감상글 제목 : 학교에 간 사자 책 제목 : 학교에 간 사자 저자 : 필리파 피어스 출판사 : 논장 작성자 : 14기 김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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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가 어린 시절 학교에 다닐 때면, 나는 늘 걱정이 많았다. 아이가 워낙 온순했기 때문에 학교에서 자기 목소리를 잘 낼 수 있을까, 친구들 사이에서 눌리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끊이지 않았다. 실제로 드센 아이에게 당하는 모습을 보기도 했고, 그때마다 아이가 주눅 들지는 않을까 마음을 졸였다. 다행히 크게 기가 죽지는 않았지만, 그 시절 나는 아이가 학교를 힘들게 여기지 않을까 늘 예민하게 살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필리파 피어스의 『학교에 간 사자』를 읽으면서 작은 아이의 마음이 더 깊이 이해되었다. 작은 아이는 학교에 가기 싫어했는데, 그 이유는 큰아이에게 괴롭힘을 당하며 학교가 즐겁지 않은 공간이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그런데 작은 아이 앞에 어느 날 갑자기 사자가 나타나 학교에 데려가 달라고 한다. 교문 앞에서 애완동물은 데려올 수 없다는 말에 사자가 “나는 애완동물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장면은, 사자가 단순한 동물이 아니라 아이 마음속 용기의 상징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듯했다.
사자는 교실에서 “자사”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수업에 참여한다. 동화 속에서만 가능한 이런 엉뚱한 상황은, 오히려 독자에게 새로운 시선을 열어 준다.
이야기의 전환점은 사자가 큰아이에게 큰소리를 치는 순간이다. 그 모습을 본 작은 아이는 자신을 괴롭히던 큰아이가 사실은 생각만큼 무서운 존재가 아니라는 걸 깨닫는다. 사자는 단순히 큰아이를 제압한 것이 아니라, 작은 아이가 스스로 용기를 발견할 수 있도록 돕는 거울 같은 존재였다.
이 장면을 읽으면서 나는 도라에몽이 떠올랐다. 도라에몽은 언제나 진구의 문제를 대신 해결해 주는 외부의 힘이다. 그래서 진구는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기회를 잃곤 한다. 그러나 사자는 다르다. 도라에몽이 외부의 힘이라면, 사자는 내면의 용기를 일깨워 주는 상징이다. 그래서 사자는 모든 걸 대신해 주는 존재가 아니라, 작은 아이가 자기 안의 힘을 발견하도록 돕는 존재라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특히 마지막에 작은 아이가 큰아이에게 “조심해, 잭 톨”이라고 말하는 장면에서 나는 묘한 대리 만족을 느꼈다. 늘 눌려 지내던 작은 아이가 마침내 자기 목소리를 내는 모습은 통쾌했고, 동시에 내 아이가 용기를 내는 모습을 보는 듯해 마음이 시원했다.
『학교에 간 사자』는 단순히 엉뚱하고 재미있는 동화가 아니라, 두려움을 극복하고 스스로 용기를 발견하는 과정을 보여 주는 이야기였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아이들이 이 이야기를 통해 자신만의 사자를 만나고 용기를 찾을 수 있기를 바랐다. 그리고 부모로서, 결국 내 아이에게 가장 해주고 싶은 말이 “용기를 가져라”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첫댓글 좋은 감상글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