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문관(無門關) 이십오칙(二十五則)
삼좌설법(三座說法) 셋째 자리의 설법,
본칙(本則) 역(譯)
앙산 화상은 꿈에 미륵이 계신 곳에 가서 세 번째 자리에 앉게 되었다. 그때 한 존자가 백추를 하고는 말했다. 오늘은 세 번째 자리에 앉은 분이 법을 설하겠습니다. 그리하여 앙산은 일어나 백추를 하고는 말했다. 대승(摩訶衍)의 법은 사구를 떠나고 백비를 끊었으니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으시오. 仰山和尚, 夢見往彌勒所, 安第三座. 有一尊者, 白槌云, 今日當第三座說法. 山乃起白槌云, 摩訶衍法, 離四句, 絕百非, 諦聽諦聽.
평창(評唱) 역(譯)
무문은 말한다. 자, 말해보라. 이것은 법을 설한 것인가? 법을 설하지 않은 것인가? 입을 열면 곧 그르치고, 입을 닫고 있으면 목숨을 잃는다. 입을 열지도 닫지도 않으면 십만 팔천 리 떨어져 있다. 無門曰 且道. 是說法不說法. 開口即失, 閉口又喪. 不開不閉, 十萬八千.
송(頌) 역(譯)
게송으로 읊다. 햇빛 쨍쨍한 밝은 대낮에 꿈속에서 꿈을 이야기하도다. 해괴하고도 해괴하여라, 한 무리 사람들을 속이는구나! 頌曰 白日青天, 夢中說夢. 捏怪捏怪, 誑謼一眾.
사족(蛇足)
앙산혜적선사(仰山慧寂禪師)는 위산영우(潙山靈祐) 선사(禪師)의 고제(高弟)다. 육조(六祖) 혜능(慧能) 선사(禪師)의 오대법손(五代法孫)이다. 위산영우(潙山靈祐) 선사와 함께 위앙종(潙仰宗)을 창종(創宗)했다. 작은 석가(小釋迦)라 할 정도로 고승(高僧)이다. 열다섯 살 때 출가(出家) 하려고 부모에게 허락을 받으려고 하였으나 허락을 하지 않자 2년간 계속 뜻을 굳히지 않고 출가를 종용하다가 손가락 하나를 잘라 부모에게 보이고 출가를 허락받고 출가를 했다. 출가 당시에는 탐원선사에게 삭발(削髮)하고 나중에 위산영우(潙山靈祐) 선사를 찾아갔다. 위산선사가 보자마자 그가 법기(法器)임을 알고 물었다. 너는 스승이 있는 아이냐? 없는 아이냐? 네! 있습니다. 누구냐? 앙산(仰山)은 동서(東西)로 왔다 갔다 하였다. 벌써 하는 짓이 선지(禪旨)가 번쩍이는 아이가 아닌가? 그래서 위산선사는 입실을 허락하였다. 이런 앙산이 꿈에 미륵불(彌勒佛)이 있는 곳에 가서 세 번째 자리에 앉았는데 꽤 높은 자리였다. 그때 한 존자가 백추를 치고 말했다. 오늘 설법주(說法主)는 세 번째 앉은 앙산선사라고 했다. 앙산은 지목이 되자 바로 일어나 마하대승(摩訶大乘)의 법은 사구(四句)를 여의고 백비(百非)를 끊었으니 잘들으라고 법을 설하였다는 것이다. 미륵불(彌勒佛)은 미래불(未來佛)인데 56억7천만년 후에 오실 부처님을 말한다. 천문학적(天文學的) 숫자다. 본공안(本公案) 화두(話頭)는 몽시(夢時) 설법(說法)이 주제(主題)다. 혜개(慧開) 선사는 평창(評唱)에서 말해보라. 이것이 설법(說法)이냐? 설법이 아니냐? 입을 열어도 그르친 것이고 입을 닫아도 십만팔천리(十萬八千里)나 떨어졌다고 하였다.
송으로 마무리를 짓기를 햇볕 쨍쨍 나는 대낮에 꿈속에서 꿈 얘기하는 꼴이라고 하였다. 안산선사가 꿈얘기로 공안화두(公案話頭) 빗장을 걸었다. 눈 밝은 납승은 코 웃음 치고 말겠지만 오처(悟處)가 없는 우치한(愚癡漢)은 꿈속 얘기에 속아서 허송세월 보낼 것은 뻔한 이치다. 여기서 백추(白槌)는 설법할 때 대중에게 알리는 종소리를 말한다. 사구(四句)는 일(一), 이(異), 유(有), 무(無)의 네 가지 범주(範疇)를 말한다. 백비(百非)는 각 범주를 각 사비(四非)를 낸다. 일비일(一非一), 일역비일(一亦非一), 비일비비일(非 一非非一), 비비일역비일(非非一亦非一), 이비이(異非異), 이역비이(異亦非異), 비이비비이(非異非非異), 비비이역비이(非非異亦非異) 유비유(有非有), 유역비유(有亦非有), 비유비비유(非有非非有), 비비유역비유(非非有亦非有) 무비무(無非無), 무역비무(無亦非無), 비무비비무(非無非非無), 비비무비무(非非無非無), 사사(四四)의 십육구(十六句)가 된다. 이것을 과거(過去), 현재(現在), 미래(未來)를 곱하면 사십팔(四十八)에 이기(旣起), 미기(未起),를 곱하면 구십육(九十六)에 근본사구(根本四句) 더하면 백비(百非)가 된다. 사구백비(四句百非)는 불교논리(佛敎論理) 변증법(辨證法)으로 유무(有無) 비유비무(非有非無) 역유역무(亦有亦無) 구시구비(俱是俱非) 또는 쌍조쌍비(雙照雙非)라 해서 긍정(肯定) 부정(否定)을 백비(百非)로 사물의 진상이 나올 때, 까지 긍정부정을 반복하는 변증(辨證) 논리(論理)를 말한다. 꿈에 미륵불 처소에 가서 앙산선사(仰山禪師)가 설법(說法)하였는데 사구(四句)를 여의고 백비(百非)를 절(絶)한다고 말하고 이 법문을 헛되이 생각 말라고 경고까지 했다는 공안화두(公案話頭)다. 불법종지(佛法宗旨)는 불립문자(不立文字) 불급언전(不及言詮)에 있다. 공안화두(公案話頭)는 체오(體悟) 체득(體得)이 요체(要體)다. 남의 입만 쳐다보면 백년하청(百年河淸)이다.
화옹송평(和翁頌評) 역(譯)
세 번째 자리에 앉아 꿈에 법을 설했다 하니, 미륵회상에서 앙산의 선화일세, 설법 주제는 사구를 여읜 것이고, 법문 요체는 백비도 끊어야 한다, 했네, 三座說法夢中說 彌勒會上仰山話 說法主題離四句 法門要諦絶百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