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성경학원이 세워진 강경은 한국 침례교의 역사와 특별한 관계로 인연이 된 곳이었다. 금강 연안에 자리 잡고 있던 강경은 중요한 해상교통의 요지였다. 나는 어린 시절을 보냈던 원당리가 군산에서 70리, 강경에서 40리 떨어진 가운데 위치하고 있었기 때문에, 강경을 자주 왕래했다. 특히 우리 면소재지인 갓개(笠浦)는 수심이 깊은 포구였다. 군산 앞바다에서 만선이 된 고기잡이배들이 청포 돛을 달고 줄지어 돌아오는 광경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특히 군산은 1832년 독일계 화란 선교사인 구츨라프(K. Gutzlaff) 목사가 상륙하여 40일간 체류하면서 통상조약을 시도하고 중국어 성경과 전도지를 지역 주민에게 나누어준 일이 있던 곳이다.
또한 1895년 미국 보스톤 클레랜돈침례교회의 엘라씽 선교회(Ella Thing Memorial Mission)가 한국에 처음 파송한 파울링(E. C. Pauling) 목사 부부와 스테드만(F. W. Steadman) 선교사, 가데린(Amanda Gadeline) 양도 군산 항구를 통해 금강 상류로 진입하여 강경과 공주 등지에 정착했다. 아마도 강경에 1896년 3월에 세워진 교회가 남한에서 세워진 최초의 한국 침례교회일 가능성이 높다. 그 다음 공주, 칠산, 원당(1905년 4월) 순으로 교회가 설립되었다. 따라서 강경은 한국 침례교의 역사에서 결코 잊혀질 수 없는 중요한 곳이다.
남한 최초의 강경교회 예배처소로 알려진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