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치는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랐어요. 그곳의 추위는 겨울 수도관 동파소식으로 시작해서 3월에도 얼음길을 걸어야 할 정도였는데, 어치 남편을 따라 양산으로 이사를 왔더니, 이런 낙원이 있나~~ 아직까지도 신통방통하고 행복한 느낌을 가진답니다.
남부지방의 11월, 12월은 사실 숲체험하기 참 좋은 계절이에요. 우리를 괴롭히는 모기와 작은 벌레들이 없고, 숲이 훤해져 뭐든 잘 보이거든요. 게다가 숲속으로 들어가면 나무가 바람을 쪼개줘서 따뜻하기 때문에 밧줄놀이를 하든, 숲체험을 하든 좋은 날씨지요. 물론 요 며칠동안의 한파는 예외구요.
앞으로 추운 날에는 우리 옷을 더 껴입고 이야호~~ 하면서 겨울을 즐기기로 해요.
오늘은 창원 형아팀의 유호가 함께 해 주었어요. 시윤이, 민채, 리안이가 처음 보는 형아, 오빠와 어울리는 모습을 보는 것 참 재미있었어요. 혼합반의 장점이에요. 마냥 아기같던 우리 친구들이 형과 오빠가 노는 모습에 눈길을 주니, 저절로 바르게 잘 자란답니다.
길에 날아다니는 느티나무 열매이자 씨앗을 만나봅니다. 작은 잎을 날개삼아 멀리 날아간다지요. 큰 나무일수록 열매를 작고 숫자는 많아요. 작게 낳아 크게 키우라는 교훈은 아마 이 나무들을 보고 하는 말이 아닐까 싶어요.
저 갈색의 씨앗은 아주 고소하답니다. 열매껍질을 배처럼 만들어가지고 멀리 멀리 날아가고, 혹 물에 떨어졌더라도 떠 다니다 물가로 모이게 해 주는 배랍니다.
이곳에 느티나무와 벽오동 나무가 많아서 오늘 실컷 만나봅니다.
일찍 도착한 민채는 징검다리놀이를 합니다. 몇번을 봤는데 아직도 낯선가봐요. 어치와 눈을 마주치지 않네요^^;;
민채야 나야 어치.. 어치란다~~ 다음에 만나면 우리 묵찌빠 인사도 하자~~
이제 거미가 어떻게 되었나~~ 궁금해서 가 봅니다. 거미줄은 많이 없어졌어요. 거미줄의 주인 무당거미가 알을 낳고는 하늘나라로 갔답니다. 남은 거미줄을 세찬 바람에 이리저리 날아다니다 없어져 버려요. 우리 친구들이 지난 달을 기억하며 무당거미이야기를 합니다.
친구들이 모두 모였어요. 간단히 과일간식을 먹습니다. 모두 기억나시죠? 우리 민채가 얼마나 잘 먹는지...
항상 뭘 먹을 때 엄마 먼저 드시면 좋겠어요. 언제 어디서든, 또 커서도 엄마를 챙기게 된답니다.
간식을 먹고는 어치와 열매를 실컷 만져보고 놀이를 해요. 무슨 소리일까???
이 열매들은 모두 이곳에도 있답니다. 이중 정말 예쁜 개잎갈나무 열매를 찾으러 출발합니다. 이외에도 도중에서 만나는 많은 열매들을 체험하는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간식도 잘 먹고, 열매모으기도 열심이었던 민채가족입니다.
개잎갈나무열매와 민채랍니다. 이 열매는 마른 장미같아서 얼마나 예쁜지요. 서울에서 이사내려와 어치 동네에서 이 열매를 발견한지 벌써 20년이 넘었네요. 해마다 열매를 줍고, 나무의 상태를 살핍니다. 어느 해에는 열매를 맺지 않기도 했거든요. 나무는 주변의 상황, 기후, 자신의 상태에 따라 해걸이를 하며 열매를 맺는답니다.
시윤이는 열매보다는 부스럭 거리는 낙엽에 관심을 둡니다. 아기가 엄마의 마음과 달리 움직인다고 속상해하지 마세요. 시윤이는 시윤이의 세계가 있기 때문에 그걸 존중해야죠. 그래야 시윤이가 자주 자연에 나오고 싶어지겠지요^^
엄마는 열매 줍고, 시윤이는 낙엽 줍고^^
이것도 열매란다~~ 바람을 타고 날아가는 단풍나무의 열매를 보여주려고 했으나....엇!! 아직은 날아갈 때가 아닌게야~~ 바닥에도 많이 떨어져 있는데, 남은 것은 아직 때가 아니라 기다리는 것인지도 몰라요. 보통 이 계절에는 건드리면 휘리릭 날아가는데 무슨 연유인지 모두 가지를 꼭 잡고 달려있네요. 우리 친구들이 잔뜩 기대하며 기다리는데 체면이....
오빠와 함께 리안이와 민채... 처음 본 유호오빠는 인기가 많아요. 동생들이 서로 돌아가면서 오빠 옆에 머물더라구요.
지금 리안이와 민채가 서로 조금씩이라도 앞서가려고 신경전중이에요. 굳이 노란 은행잎을 밟으면서 말이죠^^
찰흙은 매일 매일 만져도 좋은 재료랍니다. 유아교육기관에서는 일일이 손을 씻겨야 하는 부담과 세면대가 막힌다는 이유로 찰흙대신 지점토나 칼라클레이를 쓰지요. 그러나 찰흙의 촉감과 가변성을 따라가지 못합니다. 찰흙은 굳으면 다시 물을 부어서 하룻동안 재웠다가 다시 쓸수 있구요, 자연에 두면 그대로 흙이 되기 때문에 얼마나 친환경적인지요. 저는 매일 매일의 찰흙놀이를 적극 권장합니다.
열매가 많은 요즘 계절에는 피자를 만들어야지요. 아주 근사하고 맛있어 보이지요?
어치가 피자케이스도 준비했답니다. 이제는 바싹 말랐을텐데 어떻게 처리하셨는지 궁금해요^^.
일단 어린이들이 만든 것은 모두가 보는 곳에 일주일정도는 전시하고, 자연으로 돌려보내주던지, 재활용통으로 가던지, 쓰레기통으로 가던지 어린이와 함께 정리해주세요.
우리 친구들의 표정이 정말 진지하죠? 어떻게 만들던지 모두 어린이들의 마음대로 만들게 두시면 됩니다. 소중하게 가족에게 선물하고, 그 선물받은 가족은 뛸 듯이 기뻐하고... 즐거운 상상이 시작되지요? ㅎㅎ
이 피자는 다 마른 후 아파트 뜰에 내려놓으면 새들이 열매를 먹겠지요. 아주 자연친화적인 만들기지요.
열매로는 똥누기놀이를 할 수 있어요. 우리 민채는 네살인데도 아주 잘하네요. 집중력이 대단해요^^ 솔방울을 모아 가족끼리 한번 해 보세요. 운동도 되고, 재미있어요.
열매를 줍느라고 넓게 넓게 돌았더니 피곤하다며 의자를 찾는 우리 친구들에게 계단이 짜잔~ 나타났어요. 너도 나도 올라가 앉습니다. 어쩜 이리 앉은 모습이 각기 다를까요? 풀 한포기의 꽃도 같은 것이 한개도 없어요. 한나무의 나뭇잎도 꼭~~ 같은 것은 한개도 없습니다. 나름대로의 개성과 생김의 이유를 존중해주어야 합니다. 우리 친구들도 마찬가지지요. 서로 다른 개성이 너무도 귀엽고 이뿐 우리 아기들입니다.
이제부터는 가져온 장비를 꺼내 신나게 흙놀이하는 시간. 흙놀이를 해 버릇하면, 흙놀이도구만 가지고도 전국 어디서든 잘 노는 어린이가 된답니다. 이렇게 놀다보면 어느 순간 인위적인 도구없이 나뭇잎, 솔방울만 가지고도 신나는 흙놀이를 할 수 있답니다. 흙속에는 다양한 균들이 들어있어 우리몸에 스며들면, 우리 몸은 방어력을 길러 면역력이 커진다고 해요. 옛날 흙위에서 흙도 먹고 지저분하게 자랐다고 생각했던 어치의 유년시절에는 아토피도 독감도 걸리는 어린이가 적었어요. 우리도 그렇게 놀아요.
형과 오빠와 어울리는 모습이 아주 좋아보입니다. 우리친구들이 단단한 흙위에서 무슨 놀이를 시작한걸까요? 마음껏 파고 마음껏 모으고 마음껏 만들고... 무엇으로든지 변하는 성질을 가변성이라고 하는데요, 이것은 흙놀이의 큰 장점이지요. 어린이들에게 실패감을 주지 않아 자신감을 길러준다고 해요.
놀이에 물이 추가되면 훨씬 재미있고 다양한 놀이가 되지만, 물을 가지고 노는 습관이 되어 버리면 늘 물이 있어야 놀게 되지요. 흙놀이에 있어 물은 마법을 일으키는 재료니까요. 그래서 어치는 상반기는 물을 주지않고, 하반기에 물을 줍니다. 물이 추가되면 다양한 친구들의 작품과 활동을 볼 수 있어요. 둘이서 나란히 앉아 계속해서 파기만 합니다. 이것도 즐겁고 재미있는 흙놀이^^
오늘 예준이와 유안이가 함께 하지 못했지만 우리끼리 오골오골 재미있게 놀았어요.
다음달에는 모두 함께 만나는 더 행복한 나들이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참 잘 놀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