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염소 표백제를 식초와 같은 산과 섞으면 위험한 '염소' 가스가 발생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염소가스는 제1차 세계대전 때 사용된 독가스이다. 염소 표백제와 암모니아를 섞으면 염소 가스가 방출되지는 않지만, 대신 또 다른 위험한 물질인 '클로라민' 가스가 생성된다. 클로라민은 염소보다는 독성이 약하지만 여전히 위험하다. 이 가스를 흡입하면 눈이 따갑고 눈물이 나며, 코가 막히거나 콧물이 흐르고, 목이 아프고, 기침과 호흡 곤란이 생길 수 있다. 염소나 클로라민을 과도하게 흡입하면 화학성 폐렴 chemical pneumonia이 생길 수도 있다.
그러나 클로라민에는 또 다른 면이 있다. 바로 음용수 소독제로서의 역할이다. 실제로 클로라민은 전통적인 염소 소독의 대안으로 사용된다. 염소 소독은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기술 혁신 중 하나로 꼽히는데, 이 소독이 도입되기 전에는 콜레라, 장티푸스, 이질 같은 수인성 전염병이 흔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염소 소독에는 우려되는 점이 있다. 물 속의 천연 유기물질이나 오염물질이 염소와 반응하면 트리할로메탄 THM이라는 발암성 물질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클로라민은 이런 반응을 일으키지 않는다. 그래서 많은 상수도 기관이 염소 대신 클로라민 소독으로 전환하고 있다. 또한 클로라민은 염소보다 안정성이 높고, 배관을 따라 이동하는 동안 더 오래 남아 지속적인 소독 효과를 제공한다. 음용수에 사용하는 농도인 약 1ppm 수준에서는 인체에 해가 없다.
하지만 농도가 높아지면 문제를 일으킨다. 수영장에서 눈이 따가운 경험을 했다면, 클로라민 자극을 느낀 것이다. 많은 이들이 염소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사람의 땀이나 소변 속 암모니아가 염소와 반응하여 생긴 클로라민의 자극 때문인 것이다. 2024 도하 세계 수영선수권 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황선우 선수가 수영 훈련을 하던 중에 만약 눈이 따가웠다면, 누군가가 다른 걸로 많이 더럽힌 '황금빛' 물살을 갈랐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