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안정적인 직장인 공기업에 재직중인 만 56세 되신 분과 노후 재무설계와 관련한 상담을 하였다. 상담 목적은 자산 재배치에 관한 것이었으나, 상담하면서 상담자가 당장 필요한 것은 자산 재배치가 아니라 자격증 중독 해소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자산 재배치 상담보다 자격증 중독 해소에 대해 컨설팅을 하였다.
상담자는 정년(60세)까지 4년 정도의 여유가 있어 재취업 준비에 시간적인 여유가 있는 편이다. 그러나 상담자는 퇴직 이후 삶에 대해 불안한 마음에 몇년 전부터 노후준비를 위한 방편중 하나로 자격증 취득을 준비하고 있다.
그래서 몇년 전부터 평일 저녁시간과 주말 온종일을 투자한 결과, 현재 5개의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전기설비기사, 전기기사, 지게차 운전기능사, 대형운전면허).
여기에 더하여 최근에 소방설비기사 자격증 시험 공부를 시작했다고 한다. 그리고 2년 후에는 공인중개사 자격취득을 목표로 공부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 정도면 자격증 수집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상담자에게 자격증을 이렇게 많이 취득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어보았다. 노후 삶에 대한 불안도 있지만 자신이 아직까지는 무능하지 않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말은 현재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50-60대의 공통적인 답이라고 생각한다. 나 자신도 이 말에 100% 동감한다. 나도 상담자의 마음과 다르지 않기 때문에.
상담자가 보유하고 있는 자격증들과 현재 담당하고 있는 업무의 연관성 등을 면밀히 살펴본 후에 자격증 중독을 해소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시했다.
상담자가 자격증 수집가(?)가 된 가장 큰 이유는 노후 불안과 자신이 쓸모 있는 존재라는 것을 확인받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우선 노후 불안에 대해 컨설팅을 하였다. 노후 불안의 가장 큰 걱정은 일정한 수입이다. 모두가 공감하고 있는 것이다. 일정한 수입이 고정적으로 들어온다면 최소한의 기본적인 생활은 가능하기 때문이다.
상담자가 보유하고 있는 5개 자격증 중 지금 현재 기준으로 가장 가성비가 좋고 당장 활용한 것이 전기기사 자격증이다. 이미 이야기 한 적이 있지만 40-60대들이 가장 많이 도전하는 인기 자격증 중에 하나가 전기기사 자격증이다. 그리고 실생활에서도 가능 활용도가 높다. 전기기사 자격증이 있으면 다른 자격증에 비해 월급도 많고 근무 조건도 좋다.
상담자에게 전기기사 자격증의 유용도와 업계 현황, 활용방안 등을 설명하고 지금부터는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가급적이면 책상에 앉아 있지 말고 전기공사 현장이나 전기공사업체 등을 방문하고 보다 현실적인 실무 경험을 쌓도록 컨설팅하였고 퇴직 후의 공백을 최소화 하고 바로 재취업이 가능하도록 전기공사 관련 업체의 대표나 종사자들과 인적 교류를 하도록 추천하였다. 자신의 경력과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선택해서 그것을 강점으로 활용하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두번째로 자기 자신이 아직까지는 무능하지 않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려는 마음과 관련해서는 당장은 어렵겠지만 조금씩 조금씩 세월의 흐름에, 자연의 이치에, 늙음에 순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하였다. 세상을 50년 이상 살면 모든 기능이 쇠퇴해지는 것은 당연하다. 20-30대 젊은 사람들과 다를 수 밖에 없다. 아무래도 체력도 점점 약해지고, 기억력, 순발력도 떨어진다. 이런 것에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자. 명심보감에 순천자는 흥하고 역천자는 망하다고 하지 않든가. 이제는 56년 동안 건강하게 직장생활 잘 한 자기 자신에게 쓰담쓰담(?) 해 주자. 스스로에게 박수를 쳐 주자. 열심히 성실하게 살았지 않는가? 이제는 자신을 다그치기 보다 칭찬하고 보다듬어 주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