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인 2014년 10월 17일(금요일) 19시 19분 경.
이 카페에 ‘후아유…뜨거웠던 27일 간의 뒤안길!’이라는 글을 쓴 적이 있다.
이 글은 ‘후야유’를 중단함으로 인해 듣던 분들에게 사과 성격의 글이다.
9월 23일(화요일) 후야유가 중단되고 정확히 23일 쯤 된 시점이다.
사과하는 게 당연하다 생각했으며 일정부분 욕을 먹을 수도 있어 마음의 각오도 했다.
그런데 의외로 후야유 중단으로 인해 질타는 거의 없었다.
아마도 익명방이 아니어서 닉네임이 노출되는 까닭이기도 하다.
그런데 몸 글과는 상관없어 보이는 문제로, 나와 난타전을 벌인 이가 있었으니 ‘커쇼’다.
닉네임 ‘커쇼’는 댓글을 통해 기자가 쓴 기사에 대해 물고 늘어졌다.
“사실 확인도 하지 않았다”는 주장과 “정상적인 기자가 되기 위해서는 기본부터 지키는 최소한의 상식이 필요한데,
기본부터 배워야 할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러니까 커쇼의 주장에 따르면 나는 ‘정상적인 기자’가 아니다. 그렇게 정의한 거다.
나는 22년의 기자생활을 비정상적으로 한 거다.
우선 커쇼가 몸 글과 관계가 없는 것으로 이곳에서 난타전을 벌인 이유가 무얼까?
기사의 신뢰성에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면 ‘언론중재위원회’를 통한 제소가 가능하다.
그 보다 더 강력한 방법으로는 출판물, 혹은 통신보호법 등에 의한 명예훼손을 이유로 민·형사상의 소송을 전개하면 된다.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아니면 그 전에 기자에게 이러한 사실에 대해 항의할 필요도 있다.
커쇼의 댓글을 보면 그의 분노가 읽힌다.
무엇이 커쇼를 분노케 했을까를 곰곰이 생각하고는 했다.
그리고 이렇게 저질카페라 부르는 이곳에서 항의를 할까 생각했다.
우선 커쇼는 댓글로 항의한 부분에 대해, 수많은 사람들이 드나드는 카페에서, 기자를 망신 주겠다는 의지로 읽었다.
그런데 작은 댓글이라 해도 전해져 오는 무게감이라는 게 있다.
그냥 ‘촉’이다.
크신 분이 행차한 것이 아닐까 하는 그런 ‘feel’ 말이다.
커쇼의 댓글은 엄하고 번뜩였으며 ‘글쟁이’들이 감지할 수 있는 어떤 상류층일 것이라는 막연한 ‘촉’ 하나가 스쳤다.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만약 내가 느끼는 ‘촉’이 사실이라면 심각하다.
그들에게 이 카페는 들어와도 안 되고 보아도 안 되는 ‘빨갱이(?)’ 집단이다.
그리고 자신의 감정을 이렇게 쉽게 노출을 한다?
그렇다면 더더욱 재미가 없다.
내공이 엄청난 무림의 고수가 말이다.
그러나 ‘촉’만으로 섣불리 확정짓다가는 그야말로 제대로 ‘삽질’할 수 있다.
당시 커쇼는 댓글을 통해 2014년 9월 24일 <주간OO> 기사를 문제 삼았다.
그렇다면 문제의 기사는 어떤 것인가?
그 때의 기사는 ‘<연속기획3> 사랑의교회 갱신위 회계비리 후폭풍’으로 ‘갱신위 후원금 제멋대로 쓰고 딴청,
결재라인은 ’나 몰라라‘는 부제를 달았다.
이 기사는 제목 그대로 갱신위 회계부정을 폭로한 기사다.
따질 수 있다. 이해한다. 항의 할 수도 있다.
더 나아가 소송을 해오면 대응하면 된다. 그 것도 이해한다.
하지만 몸글과 관계없는 댓글로 항의는 좀 어색하다.
그러나 정작 나를 당혹케 한 장면은 다른 것이다.
갑자기 커쇼가 변화구를 던졌다.
커쇼는 시작점인지 중간쯤인지 댓글을 통해 갑자기 ‘기레기론’을 들고 나왔다.
지금도 커쇼의 댓글을 보면 느닷없이 첫 마디에 ‘특히’하고 나오는 부분이 있다.
문장이 어색해서 앞부분이 있었을 것으로 누구나 추론 가능하다.
아무튼 기레기란 ‘기자와 쓰레기’의 합성어로 그냥 욕이다.
나를 정조준해서 댓글로 비아냥한 것이다.
커쇼의 폭포수 커브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그러자 포수석에 ‘가시’방석을 깔고 앉은 누군가가 “기레기가 무슨 뜻이냐”고 받았다.
커쇼가 두 번째 커브로 상세하게 설명하자, ‘가시’방석에 앉은 포수는 “그런 뜻이냐”는 등으로 받아냈다.
나는 이 두어마디 댓글 대화를 유심히 관찰했다.
쓸데없는 관찰력이다.
스크랩할까 하다 그냥 말았다.
그런데 아뿔싸 댓글이 사라졌다.
아마 커쇼도 너무 막나가는 ‘빈볼’ 난사에 뒤늦게 자기 컨트롤이 발동한 까닭일 수도 있다.
그런데 의구심 하나.
댓글이라는 것이 원작자가 지운다 해도, 그 밑에 따라 단 댓글러의 글은 남는다.
다른 이들의 삭제된 원 댓글을 보면 알 수 있다.
커쇼와 ‘가시’방석에 앉은 포수가 주고받은 폭포수 같은 변화구는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커쇼가 기레기론에 대한 원 댓글을 지우자, 포수도 따라 지웠는지는 모른다.
커쇼가 기레기론에 대한 원 댓글을 지우며 포수보고 지우라 했는지도 나는 모른다.
이 날의 찜찜함을 마음에 담고 커쇼를 묵상하는 날이 늘어갔다.
그로부터 정확히 2틀 뒤인 10월 19일(일요일)
강남예배당에서 회계와 관련해 많은 이들이 모였다.
갱신위가 뚜껑을 열고 궁금한 것 등을 세무사를 통해 대화하자 복선을 깔았지만, 다분히 정치적이다.
테이블에 17명, 지켜보는 이들까지 대략 30여 명은 넘어 보였다.
이미 예전에 현장스케치로 이 날의 일들을 대략 보고했으니 ‘패스’하자.
문제는 이 날도 회계와 관련 없는 기사에 대한 어떤 분의 항의다.
“존경하는 노 기자님”이라는 비아냥으로 시작해, 자신이 “왜 2선이냐?”는 항의였다.
그리고 L권사에 대해 “배후가 있는 것 아니냐?” 몰아친 적 없다고 했다.
‘배후’에 대한 논란은 이 카페를 통해 ‘push in’을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해석한 것임을 밝힌 바 있다.
당시 기사에서는 ‘2선이라는 의심을 받아 오는 이’라고 했는데, 지금은 일선에 나오셨다 평가할 만하다.
그런데 이상하다.
나는 왜 그 분의 항의를 받으며 ‘커쇼’가 떠올랐는지 모른다.
그냥 ‘촉’이다.
그런 것 있다. 주장하는 바가 비슷한 부분들 등 그냥 감각에 의한 ‘쐐’한 것.
영화 살인의 추억의 한 장면처럼 범인이 궁금해 답답한 형사가 무당을 찾아간다.
무당이 “방금 얼굴 하나가 막 지나 갔어, 개가 범인 같아”하는 그런 거 말이다.
그러고 보니 그 분이 주장하는 것도 ‘갱신위 회계비리 후폭풍’, 동일 기사에서다.
그 것도 자신을 거론한, 몇 줄 기사다.
물론 명예는 매우 중요하다. 그 것 때문에 더 분노했나?
그 날 이후 커쇼와 그 분을 동일선상에 놓고 묵상했다.
그 뒤, 나는 커쇼의 행방을 모른다.
커쇼가 더 큰 무대,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운영위원회’에 있는지 알 길이 없다.
그리고 ‘가시’방석에 앉았던 그 포수가 메이저리그에서 이제는 선발투수로 뛰는 지도 알 길이 없다.
동시에 스카웃 된 것인지, 커쇼와 1+1로 함께 간 것인지도 나는 모른다.
그로부터 두 달 뒤인 12월 13일(토요일)
메이저리그를 ‘홈’구장으로 쓰는 마무리투수 하나가 댓글로 나를 비아냥하고 나왔다.
이미 그 전에 갱신위 관련 기사를 두 번 정도 내 보낸 뒤다.
그들로서는 상당히 아팠을 것이지만 댓글로 비틀고 나온 것이다.
나는 이때도 댓글로 치고 나오는 모양새를 보고 ‘촉’ 하나가 막 지나갔다.
이미 그 전에 순장반 등 시끄러울 때마다 나와서 ‘저격’하여 마무리 하곤 했다.
상당한 승률을 자랑하는 마무리 투수다.
나를 ‘지명’하여 불렀으니 도망하는 것도 우습다.
지명타자로 나섰다.
하여 상세하세 설명했다. 물론, 나도 감정이 상해 일정부분 긁었다.
그리고 그들도 이해는 했다. 받은 상처가 있을 터이니 말이다.
그리고 돌아서는데, 나의 꼭지를 제대로 땄다.
마무리투수가 ‘기레기론’을 들고 나온 것이다.
순간, 커쇼의 변화구를 사사받아 장착한 마무리투수로 보였다.
떠도는 ‘사제지간’이 어떠한지는 모른다.
잘하면 커쇼를 만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무엇보다 나는 ‘기레기’라는 폭포수 같은 몇 번의 변화구에 맛이 갔다.
분명 ‘사생결단’의 심정으로 뛰어 들어 ‘갱레기’로 받아 쳤다.
‘홈’그라운드의 이점은 대단했다.
전설의 노장 투수들이 덕 아웃에서 마무리투수의 지원군으로 나섰다.
오래된 치어리더들의 응원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물론 댓글로 지원했는데, 한 겨울임에도 그라운드는 ‘푸른 오월’ 같았다.
‘가시’ 방석에 앉아 커쇼의 공을 받던 포수가 머나먼 메이저리그로 오는 동안 몇 번의 ‘말’을 갈아탔는지는 확실치 않다.
13일부터 15일까지 어웨이 3연전 치뤘다.
나는 아직도 사라진 커쇼의 ‘기레기’ 댓글 행방이 궁금하다.
첫댓글 커쇼! 지금도 투수가 누구건 폭포수 변화구 던지고 있지요. 그런데 너무 변화구를 남발하다보니 투수들이 다 알아버렸어요. 이제 위력이 없어 머지안아 마이너로 추락직전입니다.
힘내세요 노기자님! 띵까 띵까:::::후아유 다시 재개하시고 게스트 첫번째로 커쇼를 초대하시면 어떨까요? tv화면발도 좋던데요...
커쇼가 현란한 커브로 타자를 요리하지만
타자로도 나올때가 있습니다.
노기자님에 묵직한 돌직구를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