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전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에 근무하는 7급공무원입니다.
예전에 공사준비할때 카페에서 활약도 많이하고 도움도 많이 받았는데 지금은 탈퇴해서 친구의 아뒤로 글쓰고 있습니다. 참고로 멜 같은건 보내지 말아주기 바랍니다.
전 졸업후 금융권공기업에 1년간 근무하다가 작년에 사표내고 한국방송광고공사(본사)에 최종합격하고 이어서 국가직7급 공채에 합격하였습니다. 지금은 공정위에서 열심히 근무중이구요.^^ 아마 저 학교 또는 이 카페를 통해 저 아시는 분도 있을걸로 생각됩니다.
제가 이글을 쓰게 된 이유는.. 공사카페의 태생적 한계때문일 수도 있으나 카페회원님들의 공무원이란 직업에 대한 너무 편협하고 왜곡된 평가때문입니다. 많은 분들이 공무원은 월급이 쥐꼬리이며, 특히 7급은 고시출신 뒤치닥거리나할뿐 국가정책업무에 관여하지 못한다고들 합니다.
글쎄요...
먼저 월급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공무원 쥐꼬리 연봉 맞습니다. 금융권에 있을때 삼천을 약간 웃도는 수준의 연봉을 받았고, 방송광고공사(코바코)는 월급을 받아보진 않았지만 급여면에서만큼은 공기업분야에서 그 상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높은 급여수준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코바코의 경우는 지금 제가 7급으로 받고 있는 연봉의 두배는 훌쩍 넘지요.
그런데 왜 제가 공무원을 택했을까요..?
월급이 그렇게 중요한가요? 제 생각은 그렇지가 않았습니다. 부(富)라는 것은 월급으로 만들어지는게 아닙니다. 월급 백만원 더 받는다고 가난뱅이가 부자되고, 또 삶이 윤택해지는 것이 아닙니다. 돈이라는 것이 직업적 가치까지 압도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잘나가는 벤처의 CEO정도의 위치에서이지 같은 월급쟁이끼리 몇푼 덜받고 더받는 것은 아무런 의미 없습니다. 총각때 친구들 만나면 술한잔 쏠 수 있는 정도의 의미밖에는..
아주 없는 집이라면 모르지만 부모님앞으로 괜찮은 집이랑 적금, 보험 몇개 되는 분들은 나중에 상속받으면 그게 오히려 월급으로 이룬 부보다 더 큰 부분이 될 겁니다. 우리 사회가 그런 식입니다. 그러니 월급 몇푼에 목숨거는건 신입사원 티내는 것에 다름아닙니다.
그렇다면, 공무원의 직업적가치란 무엇인가..
저희 공정위의 역할을 예로 들어 설명드리자면요..
대기업의 부당내부거래를 제한하여 시장경제의 룰을 바로잡고, 우리 사회 곳처에 기생하는 카르텔을 깨뜨리는 꽤나 거창한 일들은 별론으로 하고라도 사소하게 우리 실생활에 혜택을 주는 보람있는 일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많이 치르는 토익시험의 사전취소가 자유롭게 된 것도, 헬스클럽 부당약관 뜯어고친것도, 주공임대아파트 매년 무조건 5% 임대료 인상 약관을 철폐시킨 것도 다 공정위의 업적입니다. 외부에선 공정위를 경제검찰이라고 부른다지만, 저희는 스스로를 시장경제의 파수꾼이라 칭합니다.
공정위는 사건을 맡아 해결하는 곳이라 직원들은 수많은 사건을 각각 나누어 맡습니다. 저같은 7급 신규직원도 몇개의 사건을 혼자 처리하고 있습니다. 그런 사건 하나를 처리하면 법원판례와도 같은 위원회 심결이 나와 국민전체의 생활에 영향을 주게 되지요..얼마나 뿌듯한지 모릅니다. 공사는 공적인 업무를 담당하나 기본적으로 수익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기관입니다. 수익창출을 위해서는 때로는 국민을 속여야 하고, 독점적인 지위를 부당하게 행사하는 경우도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공정위에는 정부투자기관 등의 독점적 지위남용을 규제하는 기능도 있습니다. 이처럼 공무원과 공기업은 그 본질이 다릅니다. 공기업이 돈을 많이 주는 이유도 돈을 벌기 때문이지요. 돈을 많이 주는 것은 돈을 많이 벌어오라는 신호입니다. 과거, 그리고 아직도 일부에서는 이런 신호가 먹혀들지 않아 복지부동, 무사안일로 일관하는 직원들이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고 태평세월을 살 수 있었으나, 앞으로는 얘기가 좀 다릅니다.
과거의 공기업 또는 그 직원의 행태를 보고 그걸 답습하려는 생각으로 공기업 입사를 생각했다면 시대착오적인 발상입니다. 받는 만큼 부지런히 벌어야하는 시대입니다. 공무원도 마찬가집니다. 공기업처럼 돈을 벌어오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방향에서 보수의 대가를 치뤄야하는 것입니다.
얘기가 조금 다른 방향으로 흘렀습니다.
7급은 고시출신의 뒤치닥거리만 한다는 오해를 좀 풀겠습니다.
저두 그렇지만 요즘 7급이 누구 뒤치닥거리할 정도로 만만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낮은 직급으로 시작했으니 승진속도나 한계에 있어서는 차이가 있겠지요. 그러나 차이는 인정하면 그만입니다. 빨리 가는 그들이 조금 부럽기는 하지만 어차피 고시에 뜻이 없었고, 대기업이나 공기업보단 공무원의 직업적 가치를 더 높이 사서 선택한 곳입니다. 제가 하는 일이 보람있고, 만족스러운데 누가 저보다 조금 더 빨리 가는게 뭐가 그리 배가 아프겠습니까? 배가 아프면 또 얼마나 아프겠으며 그딴 생각이 밥먹여 주는 것도 아닙니다. 고시출신이나 7급이나 똑같이 각자의 업무 맡아서 결제 올립니다. 누가 누구를 시키고 부리는 관계가 아닙니다. 물론 공정위에서의 7급 역할이 타부처에 비해서는 크다는 것도 사실입니다만..
7급으로 시작해도 중앙부처 과장 얼마든지 가능하고 노력과 운에 따라서는 국장급도 충분히 노려봄직합니다. 중앙부처 과장이면 나라전체를 움직이는 정책의 선도자역입니다.
뭐니뭐니해도 공무원의 꽃은 유학입니다.
요즘 공무원 조직의 화두는 유학입니다. 셋만 모이면 유학얘기로 꽃을 피웁니다.
유학은 보통 2년간이며 상당히 많이 보내주는 편인데, 상대적으로 영어 좀 하는 사람이 드문 현실입니다.
유학은 영어시험에 의해서 선발하고, 영미권을 비롯한 다양한 국가가 가능합니다.
시험은 텝스형식으로 치르는데 제가 객관적으로 판단할때, 토익이 900점 이상인 사람이 7급 공무원으로 들어올 경우 유학을 갈 수 있을 확률이 99.99%입니다.
여기 카페회원들중에 저보다 토익점수가 높은 분은 안계십니다. 같은 분은 있겠네요.^^
그렇다면 제가 유학을 갈 확률은 얼마나 될까요? 제가 판단하긴 좀 쑥스럽네요..사실 방송광고공사를 버리고 공무원을 선택할때 유학이 큰 프리미엄으로 작용했습니다.
참고로 유학은 6급부터 가능하고 7급이 6급이 되는데는 중앙부처기준 3년~5년정도 걸립니다. 즉 30대 초반에 유학의 기회가 찾아온다는 것이지요. 지금 토익만점을 받고 대기업, 공기업 들어가도 유학을 기대하긴 어렵지요.. 아니 불가능하지요..
제가 볼땐 여기 회원들이 공무원 7급을 바라보는 시각이 너무나 과거지향적입니다.
과거의 7급이 어땠는지는 모르나, 현재 님들의 실력으로 7급 공무원이 되었을때 어떤 혜택을 쟁취할 수 있을지를 판단하세요. 과거 고시출신의 전유물이었던 유학티켓도 그렇거니와 그외 업무적으로도 승부할 수 있는 부분들이 지천에 널려있습니다. 고시출신이 7급보다 일못하면 쪽팔리는겁니다. 7급은 그래도 윗분들의 기대치가 낮기 때문에 얼마든지 놀랄 업적을 내어놓을 수 있구요.. 쫓기기보단 쫓는 입장이라 마음도 편안하답니다. 전 항상 오후10시가 넘어서야 과천청사를 나오지만 내려오는 발걸음이 얼마나 가볍고 가슴또한 뿌듯한지 모른답니다.
국가에 봉사한다는 것..국민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정책을 만든다는 것.. 그것이 공무원의 직업적 가치입니다. 공사또한 그런 정책을 받아서 시행하는 역할을 하지만, 2차기관인 공사의 일개 신규직원과, 정책입안에 참여한 공무원의 직업적 가치는 같다 볼 순 없다고 감히 생각합니다.
공무원의 정년보장 역시 박봉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직업적 가치를 실천에 옮기라는 요구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공무원과 공사의 갑을 관계에 대해서도 말이 많지요.
기본적으로 그런 갑을관계의 인식은 잘못된 것입니다. 공무원은 정책을 만들고, 공사는 그 정책을 실행에 옮기는 동반자적인 관계이지 누가 누구를 구속하고 규율하는 관계는 아닙니다. 산자부라는 조직이 한전이라는 공기업을 규율할 수는 있어도, 산자부 공무원이 한전직원을 규율하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예산, 감사, 총괄정책 등에 있어서 한시적인 갑을관계가 형성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공무원들이 예산이나 감사를 맡는 것도 아니고 일부에 지나지 않습니다. 대정부 업무를 하는 공기업 직원도 회사에서 일부에 불과합니다. 그것이 공무원이나 공사직원 개개인의 직업적 가치를 결정하는 기준이 될 수는 없지요.
공무원에 대해서 너무 좋게만 썼나요? 나쁜 얘기는 없는 것까지 갖다붙여서 하시니 저까지 나설 필요는 없을 것 같아서 몇가지 오해만 푸는 차원에서 글을 썼답니다. 여긴 공사카페지요. 저의 글은 비난의 타켓이 될 것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좀 좋게 보아주시기 바랍니다. 저또한 공기업에 몸담았던 몸이고, 공기업은 상당한 메리트가 있는 직장이라고 생각합니다. 허나, 공무원이 자꾸 공기업과 비교되어 도마에 오르고, 그 과정에서 공무원의 박봉이나 7급의 지위같은 매우 유치찬란한 얘기들만 떠도는 것 같아서 현직공무원으로서 자존심이 조금 상합니다. 모든 이들이 돈으로 직업을 선택하지는 않습니다. 돈에 팔려갈 만큼 엄청난 돈을 주는 공기업도 없는데 왜 그리들 돈..돈..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연봉 삼사천이 그리 대단한가요? 저는 받아봤지만 그리 대단한거 못느끼겠던데..
저로서는.. 7급공무원으로서 느끼는 보람과 자부심에 비하면 그깟 연봉 사천 정말 아무것도 아니랍니다. 연봉 1억쯤 준다는 직장이 있으면 7급 때려치는 것도 한번 고려해보겠습니다.
연봉 삼사천은 좀 적네요.. 게다가 공무원은 정년보장에 공무원연금까지 있는데, 조삼모사도 아니고 당장 통장에 푼돈 몇푼 더 꼽힌다고 혹한다는 건 저로서는 잘 이해가 안됩니다.
저의 가치를 여러분들께 강요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구요, 단지 공무원 7급에 대한 편협하고 과거지향적인 생각을 좀 고쳐매시라는 뜻에서 긴 글 남겼습니다. 내일 출근도 해야되는데..시간 너무 넘겨버렸네.. 모두들 열심히 해서 원하시는 공사 꼭 합격하시길 빌겠습니다. 아울러 혁신과 변화에 친숙한 공사인이 되시길 바랍니다. 그게 살길입니다.
첫댓글 아.. 이것 이것이 제가 지금 고민하는 거에요;; 그래도 아직은 토익에 열중하고 있지만 ㅠ.ㅠ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공무원으로 마음을 굳히자니 배운게 아깝고,, (컴퓨터 전공) 전공으로 가자니..물론, 뽑아주는 공사도 별로 없지만,, 그래도 전공 시험 보죠;; 토익이 거의 만점 가까이 나와야 하니 쩝,, 눈물이 ㅠ,ㅠ
제가 볼 땐 명문인데요. 공무원에 대한 편협한 시각을 해소시켜주기에 충분한...그렇지만 직업에 경제적 측면의 비중이 높으신 분들한테는 공감하기 힘들거 같네요. 저도 그 중 하나고요. '많이' 있는집 아니고서야 일~이천이 뉘집 개이름도 아니고 현실적으로 공무원 월급만으로 생활한다는거 고된 수행자의 길입니다.
상속을 얘기하시는 분이니 집이 잘사시나보네요. 저도 집이 잘 살았으면 공무원 준비했을지도.. but,,못살아서 ㅜ.ㅜ 공사준비했다는,,얼마전 합격^^ 근데 7급이 6급되는데 3~5년? 그건 특별한 경우고 일반적으론 훨씬 오래 걸립니다. 10년넘긴 사람도 봤음(시청에서 공익했을때). 공무원과 공사관계는 맞는 말씀이네요
잘쓴 글이지만...직업선택의 중요기준 두 가지중 하나를 완전히 무시했네요. 돈과 명예...초봉에서 1~2천차이면 나중에는 3~4천만원까지 차이나는걸 모르시나...
기보 나오기는 잘하신듯 신보랑 합병되면 구조조정하고 부실이너무크고 장기적으로 신보 무용논이 나오고 있는데 금융권공사중에서는 제일 미래가 불투명? 한듯
공무원은 20년이상 근무하면 늙어 죽을때까지 연금이 나옵니다. 그것도 매년 공무원 올급올라가면 같이 올라갑니다. 한마디로 마르지 않는 샘입니다. 공사는? 퇴직금... 그것도 이제는 매우적습니다. 거기다가 자꾸 민영화 한다고 하고 정년까지 가기 힘든 상황입니다.
제 옆집의 아저씨는 6급으로 정년퇴직했는데 한달에 160만원 정도 받습니다. 지금은 이게 우습게 들릴지 모르지만 한달 60만원에 아파트 경비하려고 나서는 것을 보면 늙어서 160만원은 거금입니다. 한달 이자 160만원을 받으려면 4억원정도는 은행에 예치해야 합니다. 한마디로 그 아저씨는 퇴직금 4억 받은겁니다.
공기업보고 철밥통이라고 하는데요.. 공무원은 다이아몬드 밥통이라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늙어죽을때까지 돈이 나오는 영원 불멸의 마르지 않는 샘이니까요/.. 한마디로 기회있을때 공무원하세요 60살때 만족할 겁니다.
저도 7급 볼까 금융계 공사 보까 하는데 갈등되네요..금융계 공사도 구조조정이 심한가요? 여성에 대한 승진 차별 같은것도 많은가요..?
아니~ 가만~ 그 좋은 7급 공무원이 왜 공기업준비 가페에 오셔서 글을 쓰셨을까?
이글 올라오고 나서 논쟁이 엄청 심했고 공준모에서 이 분께 항의를 했었지요 방송광고공사에서는 저런 케이스이 없었다고 하고 금융권 공기업 다녔다는 경력도 신뢰하기 힘들고요. 혹시 나중에 문제가 될까해서 그 때 주고 받은 이메일은 아직 보관하고 있고요.
7급인지 9급인지 공정위 공익인지는 확인못했지만 공정위 다니는 것만은 거의 확실한 것 같고요. 참 글빨 하나는 좋고 글의 전체 논지에 대해서는 동의가 되는 점도 있어서 여기 옮겨 놓은 거지요.
일개 공사 신입직원과 비교하지 말아달라고? 니가 말하는 그 보람된 직업이라는게 위,아래 나누는 밥그릇이니?고시출신이 당신보고 일개 말단공무원나부랭라고 해도 찍소리 하지 말고 받아들이길 바란다. 너같은 인간은 너보다 급이 높은 사람한테는 빌빌대는 소인배가 될께 번해. 넌 사회에 기여하는게 아니라 너가 소속된 곳의 지위를 마치 자신의 것인양 착각하고 거만하게 세상을 바라보고 싶은 것 뿐이다. 유산어쩌구 얘기는 당신네 같이 배불러서 여유있으니 돈 걱정안하고 셤공부할 수 있었겠지. 니들이 공부하고 싶어도 경제적 이유로 .. 눈물 삼키고 아둥바둥 대는 많이 이들이 있다는 걸 알기나 할까?
제가 하고 싶었던 말이네요 ^^ 2007년인 지금.. 공무원 연금? 글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