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8. 1. 21. (일)
김신조 사건 이후 청와대를 둘러싼
백악산 전체가 전면 통제(폐쇄)되었다가,
2006년 4월에 와룡공원에서 창의문까지 개방된데 이어, 2020년 11월에는 백악산
북측(곡장 및 북악스카이웨이 방향)이 개방되었다.
2022년 4월초 문재인대통령 퇴임을 앞두고 북악산(=백악산) 남측(청운대 정상에서
법흥사 터 및 만세동방 길)을 추가로 개방하였으며, 윤석열대통령은 2022. 5. 10.
부터 청와대 뒷길 등산로 뿐 아니라 청와대 경내도 일반인들에게 개방하였다
우리 산악회에서는 코로나로 중단되었던 산행공지를 2년만에 하게 되었고, 산행지도
시대에 맞추어 54년만에 개방된 백악산으로 정하였다
산행코스도 5월초 산행공지 당시의 (청운대⇒ 법흥사터⇒ 삼청공원)에서,
5월 10일부터 추가로 개방된 (청운대⇒만세동방⇒빅악정⇒칠궁)으로 변경하여 진행키로 한다
2022. 5. 21.(토) 10시 30분
모입장소인 최규식 총경 동상 앞에 30여명이 모였다
코로나로 인해 오랜만에 보는 얼굴들이 반갑고, 또 반갑다
서로서로 정담을 나누고, 단체사진 찍고, 산행 코스 및 일정 설명하고, 산악회 임원들
인사하고, 산악대장의 김신조사건과 칠궁에 대한 설명이 이어진다
김신조 사건
1968. 1. 21.(일요일) 밤 10시에 일어난 북한 무장공비의 청와대 침투사건
북한산 사모바위 아래(승가사 위) 은신처에서 낮시간을 보낸 31명의 북한 무장공비가
청와대를 습격하기 위해 상명여대 앞을 지나 윤동주문학관 (자하문고개) 앞에 밤 10시경에 도착한다
초소를 지키고 있던 순경이 검문을 하자, 훈련을 마치고 복귀하는 방첩대원이라며
청와대를 향해 계속 행군한다
민간복을 착용한 윗 옷 사이로 기관총이 보이자 순경이 "이상한 사람들 출현"이라고
무전을 쳤고 마침 청와대 인근을 순찰중이던 최규식 종로경찰서장이 출동하여
경복高(中) 앞에서 31명의 무장공비들과 맞서게 된다
경찰서장 : "어디 소속이냐?"
"한발짜국도 움직이자 마라"
무장공비 : "방첩대원이다,
길을 비켜라"
라며 실갱이를 하는 중에 경복궁쪽에서 버스 2대가 올라온다
무장공비들은 버스에 지원군이 탄 걸로 알고(버스 라이트 때문에 버스 내부가 전혀
안보였음)
검문하는 경찰들을 향해 총을 난사하고 버스에 수류탄을 투척하여 현장에서 최규식 종로
경찰서장, 정종수순경이 죽고, 버스에 타고 있던 학생, 직장인, 버스기사 등 민간인 여러명이 죽는다
심야에 대대적인 군병력이 투입되어 31명중 29명이 사살되고, 김신조 1명이 세검정
인근 민가에 숨어있다가 국군에 자수(항복)하였다
(훗날, 1명은 북한으로 되돌아 간 것으로 확인되었고, 북한에서 고속 승진하여, 2000년
인천 아시안게임에 북한측 고위 임원으로 참석하기도 하였다)
파주에서 나뭇꾼 우씨 4형제에 의해 "무장공비 출현"이라는 신고가 접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군(軍)의 방어망이 모두 뚫리고, 일요일 밤 청와대 코 앞까지 무장공비가
침투하는 사건까지 벌어지자, 정부에서는 북악산과 인왕산을 즉시 폐쇄하였고,
이를 계기로 대대적인 안보 강화를 위해 주민증 발급, 군복무기간 연장, 향토예비군
창설, 3사관학교 신설, 고등학교 교련 실시 등의 새로운 조치를 취하였다
무장공비와 맞서 순직한 종로경찰서장 최규식 동상
검문 현장에서 순직한 정종수경사 흉상
최규식총경 동상앞에서 오랜만에 펼처보는 "우리산악회" 치마(?)
치마 뒤로 2년여만에 보는 반가운 얼굴들이 보인다
창의문에서 산행 시작
(彰; 드러낼 창, 義; 옳을 의 : "의로움을 펼쳐라"라는 뜻이다)
"한양도성 가는 길" "제2문"이다
2020년 11월에 이곳을 지나 청운대안내소, 곡장(曲墻), 북악정으로 향하는 길이 개방되었다
"머리조심"
굴(터널) 상단에 안전장치가 필요해 보인다
2021년 여름에 찍은 사진.....
등나무(칡나무)에 감긴 참나무가 안스럽다
지금은 숨통이 트이듯 매우 시원해 보인다.
참나무가 등나무에 감겨서 얼마나 답답했을까?
청운대안내소
건물이 깨끗한 것으로 보아 건물을 지은지 얼마 안돼 보인다
얼마 前까지만 해도 안내소에서 목걸이를 받아 산행내내 걸고 다녀야 했다
오늘은 아무런 제재가 없다
백악산 안내소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ㅎㅎㅎ.....
또, 지난해까지만 해도 산행길내내 곳곳을 지키고 있던 사복군인들이 눈에 띄이지 않는다
과거 군견(軍犬)훈련소 자리
맛있는 식사(간식)시간이다. 바리바리 싸온 음식을 먹으며 즐거운 대화를 나눈다
청운대로 올라가는 계단
좌측 성(城), 돌의 모양에 따라 쌓은 시기를 알 수 있다
주변에서 주워 온 듯한 둥그런 돌은 조선초, 반듯반듯한 사각형 돌은 숙종때 쌓은(보수) 성으로 보인다
청운대에서 바라본 북한산
좌로부터 향로봉, 비봉, 사모바위, 승가봉, 형제봉, 보현봉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사모바위 바로 아래(승가사 위)가 공비들이 1968. 1. 21.(일) 아침부터 밤 8시까지 머문 곳이다
공비들이 숨었던 바위틈에 당시의 모습을 밀납으로 만들어 놓았다
산악회에서 사모바위 산행을 하게 될 경우 꼭 안내하고 싶은 장소이다
청운대에서 단체사진
사진속에 얼굴이 없으면, 조퇴 또는 불참이다....ㅎㅎㅎㅎ......
북약산(北岳山) = 백악산(白岳山)
광화문쪽에서 보았을때 청와대 뒤로 뾰쭉하게 솟은 산이다
태조 이성계가 도음을 한양으로 정하고 백악 산신(山神)이 있는 이 곳에서 제사를 지냈
다고 하니 백악산이라는 명칭이 더 좋을 듯 싶다
일제시대에 백(白)자를 패배를 의미하는 배(北)자와 같은 북(北)자로 바꾸었다는 설도
있다(白악산→ 北악산)
청운대에 베이스캠프를 치고 몇명만 남긴채, 대부분의 정상 정복조는 백악산을
단숨에 무사히 다녀왔다...ㅎㅎㅎ...
청운대 바로아래 전망대
미세먼지가 없는, 맑은 날이면 예봉산, 아차산 검단산 등이 잘 보이겠지만....
오늘은 미세먼지가 있어서 선명하게 보이지 않는다
2022. 4. 6.에 개방된 5번 출입문(남측 개방로)
이 문을 통해 내려가면 법흥사터 또는 만세동방길로 향한다
청운대 전망대에서 5번 출입문을 지나 청와대로 내려가는 길이다
백악산 남측 개방에 맞추어 새로 만든 계단인 것 같다. 사람들도 많이 오르내린다
노란 야자수 카페트도 새 것이다
새마을운동이 한창이던 시절....
시골마을 국민학교 앞 신작로(新作路)가 떠오른다
만세 동방 성수 남극
(萬世 東方 聖壽 南極)
만세 : 10,000살,
동방 : 중국의 "3천갑자 동방삭" 에서 따온 말
3,000 X 60회 = 180,000년, 동방삭이 복숭아를 먹고 180,000년을 살았단다
성수 : 성스러운 수명(임금의 수명)
남극 : 인간의 수명을 관장한다는 남극의 별
단어 하나하나가 장수와 관련된 내용이다
남극의 신에게 "나라의 번창과 왕의 만수무강"을 기원하는 글로 보인다
이 바위에 글씨를 누가 새겼을까?,
만약에, 조선 말기의 추사 김정희가 이 곳을 방문했더라면....
누가 낙서(?) 했는지 알 수 있었지 않았을까?..ㅎㅎ...
내 핸드폰의 렌즈에 시꺼먼게 묻은 건지? 미세선지가 시꺼먼지?
아니면 김영호님의 얼굴이 원래 시꺼먼지......ㅎㅎ.....
그래도 하얀 이(齒)는 여전하다
청와대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바로 코앞 숲 가운데로 청와대 지붕 푸른 기와가 보이고, 약간 좌측에는 경복궁,
광화문에 이어 남대문으로 이어지는 세종로 길이 보이며, 남산, 관악산, 삼성산도 보인다
줌을 땡겨 찍어보니, 청와대 본관 앞에 사람들도 많이 들어 와 있다
백악정(白岳亭)
청와대 본관 뒷담장과 거의 붙어있는 곳이다
여기서 좌측(동쪽)으로 내려가면 출입기자들이 드나들던 춘추관이고 우측(서쪽)으로
내려가면 약 10일전(5/10)에 개방한 칠궁이다
칠궁(七宮)
조선시대 왕을 낳은 후궁 7명의 신주를 모셔놓고, 매년 10월에 제사를 지내는 집(궁, 사당)이다
왕을 낳은 본처(왕비)는 신주를 종묘에 모아놓고 제사를 지내지만, 장희빈사건 이후
아들이 왕이 되어도 후궁은 왕비가 될 수 없어 죽은 후에 종묘에 가지 못하고 별도로
사당을 짓고 제사를 지내주었다
숙종은 4명의 왕비와 5명의 후궁, 총 9명의 부인을 두었고, 그 사이 에서 총 6명의
자녀를 낳았다
1∼3번째 왕비가 자식을 못 낳자, 네번째 왕비를 맞이하는데 그가 바로 장희빈이다
장희빈은 비록 나인 출신이지만 정식 절차를 거쳐 숙종의 정식 부인(왕비)이 되었고,
희빈이 낳은 아들이 경종이 되었으니, 죽어서는 종묘에서 제사를 지내는 것이 당연
하나, 남편(숙종)이 준 사약을 먹고 죽고, 비에서 빈으로 강등되는 바람에 종묘에 못
들어가고 이곳에 머물게 된다
숙종이 장희빈을 멀리하면서 가까워진 이가 바로 무수리 최( = 동이 = 숙빈 최씨)이다
희빈이 죽고, 희빈 아들이 왕(경종)에 올랐으나 경종이 시름시름 앓다가 일찍 죽자,
동이(최숙빈)의 2째 아들이 왕에 오르니 이가 바로 조선의 르네상스 시대를 연 영조이다
무수리 출신 장희빈의 악행으로 장희빈법(후궁 출신은 왕비가 될 수 없다)이 만들어
졌고, 장희빈 이후 이 법을 적용받는 첫번째 피해자(해당자)가 최숙빈이다
영조는 어머니(최숙빈) 제사를 종묘에서 못 지내게 되자, 이 곳에 육상묘(후에 육상궁
으로 승격)를 짓고 200여 차례에 걸쳐 정성껏 제사를 지냈다
육상궁을 지은 이후,
각지에 흩어져 있던 경종의 어머니 장희빈, 순조의 어머니 수빈, 영친왕의 어머니
엄귀비 등 후궁 출신 왕의 어머니 6명의 신위를 이 곳으로 모셔오며 집(궁)을 지어
주니, 바로 "7궁" 이 된다
칠궁(七宮) 정문 앞
청와대 개방前에는 초청받은 청와대 방문객들의 관광코스였단다
우측 대빈궁이 장희빈 신사(神祠:신위를 모셔 놓은 사당) 이다
숙종의 정비 인현왕후와 장희빈, 장희빈과 최숙빈은 라이벌이었고, 인현왕후와
동이(최숙빈)는 친한 사이였다
역사드라머의 소재로 많이 나오고, 드라마 결과가 뻔하지만 그래도 재미있다
칠궁 안내판
단연 동이(최숙빈), 장희빈 의 궁(사당)에 눈길이 많이 간다
궁정동 공원을 지나 경복궁역 인근 뒷풀이 식당으로 이동한다
궁정동공원 가운데에서 많은 사람들이 그늘 아래서 여유롭게 휴식을 취하는데.....
이 자리가 박정희대통령이 김재규의 총에 맞은 궁정동 안가 터라는 것을 알고 있을까?
김형욱, 김재규, 박정희 등이 등장하는 "남산의 부장들"이란 영화가 떠오른다
건강을 "위하여" 원샷
간단하게 자기 소개도 하고, 다음 산행 일시 및 장소도 공지하고,
퀴즈를 맞춘 사람에게 협찬품도 나누어 주고...ㅎㅎㅎ....
일부는 길건너로 2차도 가고.......
코로나 시대도 내리막 길로 접어드는 것 같다
약 2년 반의 코로나 시대가
그동안 우리가 몰랐던 "일상 생활의 소중함"을 크게 일깨워 주었다
우리산악회 산우님들......
서서히 일산생활을 되찾음에 따라 우리산악회 임원진에서도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
하여 산행공지를 자주 올릴 예정입니다
또, 안전하고 유익한 산행이 되도록 노력하겠으니, 산우님들도 많이 참여 해 주시기
바랍니다
2022. 5. 22.
산악대장 서영석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