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역으로 걸어간다.
조천만세 동산에서 18코스 방향이다.
화창하다.
이내 시선으로 바라보는 풍경은 은은한 퇴색의 포커스로 다가온다.
각자 생각나름이다.
어찌나 햇살이 맑은지요...
'조천포구'를 지나며... 설국의 한라영봉이 오름군락을 품고있다.
큰섬을 아우르는 위용이 느껴진다.
처마를 맞댄 지붕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한적하다.
조천리 마을 겨울 풍경따라...
정오를 넘어섰다.
가는 길... 오는 길...
어느 담벼락에 모양새가 간결하다.
누군가는... 정 방향으로 걸어가고 있다.
추억 가득 담으시기를...
이곳 쉼터에서 가끔씩 들러가곤 한다.
동네분들과 인사도 나누고...
동네 사랑방 역활을 톡톡히 해내는 모임방이기도 하다.
대섬... 성근 돌다리가 무성하다.
조심조심...
'루비앤네크리스'... 생소한 꽃명이다.
톡하면 터질것 같은...
역동...
쉼없이 밀려오는 파도를 온 몸으로 부여안은...
서로 질긴 풍상의 끈인지도 모르겠다.
'닭모루' 언덕가에 억새 무리가 출렁이고...
허물어진 밭담 또한 세찬 바람결을 막아내고 있다.
얼마나 긴 세월을 버텨내고 있을까...
길이 이어지고...
'계요등' 알알이...
가느다란 줄기에 주렁주렁 부끄럼을 타고있다.
초록세상...
이내 마음도 그리 물들었으면...
곱게시리...
정방향... 난 역 방향으로...
소롯하다.
'벌랑포구'가 지척이다.
파란 바닷물이 싱그럽다.
이제 바람도 적당하니 걷기에 그만이다.
느릿느릿...
밭담도 낮고 지붕도 낮고...
햇살도 낮게 내려앉았다.
도란도란...
고요하다.
묵상이라도 남겨놓고 떠나면 좋으련만...
무심(無心)의 화두는 어떤 깊음일까...
그저 떠올려보는 상상만으로도...
'별도봉' 가는 길에...
북쪽 벼랑이 이어져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곤흘동'의 아픈 흔적을 안고있다.
'별도봉'을 내려서며...
드문드문 오가는 인적이 여린 햇살을 깨우고 있다.
잠시 발품을 멈추어...
'사라봉'을 오르며...
실루엣의 한컷이 묘미를더한다.
빙빙 돌고돌아...
탑동 풍경... 그 시절 추억이 아련하다.
너무나 변해버린 모습이 안타깝다.
어쩌랴...
민들레 홀씨되여... 살짝 후후하고 불어대면 사방팔방 흩뿌려지는 모습이 압권이다.
누군가는 어찌 민들레가 홀씨냐고 따질수도 있겠지만 아마도 어느님을 향한
그리움과 애틋한 마음은 아닐까...
나 혼자만의 생각이다.
'산지천'에 다달아... 조금 더 걸어가면 동문 로타리가 보일터이다.
학창시절 무수히도 다녔던 기억이 또렸하다.
그 여운이 아직도...
날이 저물어간다.
산지천 다리에 오색불빛이 반짝거리고 있다.
이 밤을 밝혀줄 소망 한자락 띄워놓고...
'남수각' 골목길에 동화속 나래가 펼쳐져있다.
오가는 이 기척이 없다.
가로등 빛 어슴푸레 어둠을 밝히고 있다.
중앙 로타리... 도심 속 풍경이 분주하다.
먼길 걸어걸어...
종착지 '간세라운지'에서 간세를 만나다.
동네방네 휘젓고 다니던 게으름은 온데간데 없고
의젓이 그 자리를 지키고 서있다.
멋스럽기도 하여^^
2021년 1월 19일~ 별방진의 디카 일기록을 쓰며...
(Pm 12시 30분~6시 30분, 19.8km : 조천만세동산-간세라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