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이 되었다
병원에서도 달력은 바뀌고 떡국도 먹고 한해를
축복하는 시간을 가졌다
1월 12일이었다
초저녁 까무룩 잠을 자다 일어났는데
묘한 분위기와 불안한 기운으로 서늘했다
이 느낌은 뭘까
병원이나 동생에게 전화를 해볼까 생각했지만
얼른 시계를 보니 8시가 넘었다
동생은 잘 시간인데‥ ?
병원에 전화하기엔 조금 늦었다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다 별일 없겠지 하며
내려놓았다
서늘하도록 등골이 시렸다
평시 꿈이라던가 직관같은 것들이 잘 맞아서
더 불안했다
직감의 이유도 모른채 안절부절하고 있었다
9시가 되었다, 핸드폰이 울리는데 동생 병원이었다
목소리가 자동으로 떨렸다 받자마자 물었다
"네 무슨일 있으신가요 이 밤에"
"아 네 간호사실인데요"
"네 무슨 일‥"
"별건 아니고요 동생 분이 체했는지 자꾸 토해서요
알려드리긴 해야 할 것같아서요
상태를 보아 다시 전화드릴께요"
"체했다고요 아 네 알겠습니다 다시 전화주세요"
별일이 아니구나 마음이 진정되었다
10시가 넘었다 전화가 왔다 병원이었다
"토하는건 멎었는데요 머리가 아픈지 머리를
붙잡고 몸부림을 쳐서 간호사실 바로 옆으로
옮겨서 링겔을 꼽았는데요
감당이 안돼어 간호사 두 명이 팔을 꽉 잡고 있어요
좀 있으면 진정될거예요"
" 제가 지금 내려갈께요" 하니
"오셔도 할일이 없으시니까요
진정되면 다시 전화드릴께요" 한다
전화를 끊고 생각을 했다 그리고 병원에 전화를 했다
"저 선일이 누나인데요 걔가 뇌경색이 지병인데
아무래도 머리쪽에 이상이 생긴게 아닐까요"
그러자 화들짝 놀란 듯
"네..! 머리요??" 알겠다고 하며 일단 끊고 다시
전화를 하겠다고 한다
12시가 다 되어 병원측에서 전화가 왔다
담당의를 급히 소환하여 보였더니
뇌출혈로 진단되었다고 한다
가까운 부평 성모병원 응급실로 떠날테니
누님께서도 부평으로 바로 내려오시라고 한다
후다닥 일어나 부평 성모병원으로 향했다
보호자 싸인이 있고서야 수술실로 들어갔다
수술실로 가는 동생을 보았다
온몸이 축 늘어져 있고 노랗게 질린 얼굴에는
눈꺼풀을 끌어내린 듯이 감긴 눈
경련으로 일그러진 입
몸부림친 고통의 흔적이 처참했다
수술실로 들어가는 침대에는 죽음의 사자가
히죽거리듯 동행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