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불 대통령으로 불러주오
이성칠
세종대왕 휘인 도는 모르지만,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은 잘 왼다.
당 태종 이세민은 쉽지만,
신라 태종 무열왕 김춘추는 너무 길다.
고려 태종은?
2대 혜종의 다른 묘호이자 휘는 무다.
시험에 안 나올 이름이니까.
초등학교 친구들 모처럼 만나니
야! 정말 반갑다! 김00! 이00! 박00! ...
참 오랜만이다. 야!
은퇴 후 만나고 보니,
어이구 김여사! 이사장! 박회장! ...
정교장! 장교수!, 최부장! ... 오랜만일세!
이름이 사라졌다.
두 글자 모를리 없지만 체면 치롄지?
영가 혼백, 지방엔 이름이 없다.
현 고 학생 부군 신위
현 비 유인 00 0씨 신위
초등학교 문앞도 못가본 부모님
학력 허위기재로
염라대왕 벌 받을까 걱정했지만,
함자 없으니 누구를 혼내리!
언젠가 저승 가면
면죄부 받으려 연습 중인가 보다!
35년 된 동기부부 모임서
기어이 터졌다.
박사, 국장, 교수,
게다가 시인 등단까지,
어떻게 부르면 되지?
야! 임마! 친구끼리 무슨!
이름 부르면 되지, 자슥아!
그리 말해 놓고서,
은근슬쩍 호박씨 까듯 엉큼하게
아직 살날 창창한데,
기왕 가불해서 대통령이면 좀 좋아!
초등 5학년 담임선생님!
‘000 군 정말 고맙다.’
‘앞으로 더욱 전진하기를 기원한다.’
눈시울 찡하게 명답을 주셨네!
보세요!
대통령은 임금님,
임금 군자 쓰잖나!
이제부터 ‘000 군’으로 불러주오!
(220724)
카페 게시글
이성칠
가불 대통령으로 불러주오 - 시인지 수필인지 점점 더 어렵습니다!
이성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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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24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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