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1993년 7월에 본사로 발령을 받아 서울 근무를 시작하였다.
그 전에는 지역에서 근무를 하며, 해당 지역에 있는 교회들을 출석하면서
신앙생활을 하였다.
지역 교회들은 교인들의 수도 많지 않았고, 교회에서 이루어지는 일들이
체계적이고 안정적이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내가 출석한 관기교회에서나
보은교회, 그리고 영동 성광교회 등이 대체로 그러했다.
그러면서 내부적인 갈등들이 잠재되거나, 때로는 그 갈등이 표면으로 들어
나면서 나의 신앙생활에 불편함과 장애를 주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나는 이런 경우에 갈등을 조정하거나 해소하기 위해서 내 나름대로 노력을
기울였다. 그럼에도 역부족으로 해결이 잘 되지 않아 안타까울 때가 있었다.
이럴 때면 나도 좀 더 안정적이고 비교적 교회 규모도 큰 교회에 출석하며,
평온하게 신앙생활을 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였다.
그래서, 나는 이를 위해서 아래와 같은 기도를 드렸다.
"하나님 아버지,
출석하며 섬기는 교회가 평온하지 못하여 마음이 무겁고 안타깝습니다.
저도 성장한 교회에서 여러 훌륭한 선배님들의 지도를 받으면서, 보람된
신앙생활을 하고 싶습니다.
푸른 초장이나 잔잔한 물가에서 평온함을 즐기는 양떼들처럼, 저에게도
사랑과 은혜가 넘치는 교회에서 주님을 섬기며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인도해 주옵소서. 좀 더 배우고 익혀서 보다 성숙한 신앙의 사람이 되도록
은혜를 베풀어 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후에,
나는 청주복대장로교회(담임 : 민병억 목사님) 에서 8년 동안 신앙생활을
하였다. 참으로 은혜스럽고 보람있던 시절이었다.
나와 나의 가족들은 이 교회에서 담임 목사님을 비롯한 여러 교우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러다가 다시 서울로 근무지가 옮겨지게 되면서 출석
교회도 옮기게 되었다.
그렇게 해서 서울에서 출석한 교회가 바로 노량진장로교회였다.
나는 이 교회에서 올해로 29년 째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역시 훌륭한 목사
님들과 여러 장로님들 그리고 많은 성도들로부터 역시 큰 사랑을 받아 안수
집사와 장로를 거쳐 오늘에 이르렀다.
20대와 30대의 젊은 시절, 지역교회들의 부흥과 성장을 위해 동분서주했던
시절을 추억하면서, 오랜 세월을 그토록 바라며 기도했던 안정되고 평온한
교회에서 사랑과 은혜의 주님을 섬기고 있는 것이다. 실로 감사하고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