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출근하면 제일먼저 이녀석과 대면하고 앉는다.
어언 10년간 동거동락 했는데 제대로 실행되지 않는가
싶으면
굼벵이같이 느리거나 화면전환이 되지 않는다.
그동안 몇번 서비스센터에가서 토닥 토닥 달래고 어르며
지금까지
써왔는데 이제는 노트북이 기력을 다해 교체할 수 밖에
없었다.
구의동 테크노마트에 가기전에 가끔씩 찾는 맛집 장*루에서
짬뽕과 탕수육을 먹을까 생각 하니 온몸에서
엔돌핀이 솟는다.
예전에 압구정동에 있는 단골 중국집이 있어서 일주일에
2-3번정도
맛난 즐거움을 누렸었는데 가게를 그만둔다는 말도 없이 문을
닫고
사라져 짬뽕생각이 날때마다 아쉬움이 있었다.
얼큰하고 감칠맛나는 푸짐한 짬뽕을 찾아 여기 저기
다녔지만
그져 그런 맛에 짬뽕이란 단어는 내 머릿속에서 지워진지 오래
되었는데
어느날 짬뽕이 먹고싶어 인터넷 맛집정보를 검색해
보니
광장동 워커힐아파트 앞에 장*루라는 중국집이 있어 찾아가
보니
예전에 압구정동에서 맛있는 짬뽕집을 하던 사람이 거기에 있는 것이
아닌가
반갑게 인사하며 한동안 찾았는데 말도 없이 떠나 서운했다는 말을
하니
많이 미안해 하며 써비스로 맛있는 만두를 준다.
그렇게 하여 가끔씩 장*루를 찾아 짬뽕과 탕수육을
먹곤하였는데
노트북사러 가면서 올만에 얼큰한 짬뽕과 탕수육의 데이트를
즐긴다.
짬뽕은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초마면(炒碼麵)으로 순화라고 되어있다.
초마면이란 음식은 원래 요리를 만들고 남은 부스러기
재료를
한데 모아 볶고 물을 부어 국물을 낸 다음,
거기에 국수를 말아 먹는 것으로 중국식 표기로 챠오마몐이다.
이 차오마옌에 고춧가루를 풀어 얼큰하게 한 것이 한국식 짬뽕이다.
짬뽕이란 이름은 일본 나가사키의 푸젠 성 출신
화교들의
"밥을먹다"라는 뜻의 "차폰"이 일본어 "잔폰"으로 바뀌었고
한국으로 건너와서 짬뽕이 되었다는 것이다.
나가사키 짬뽕은 돼지고기 육수를 쓰며,
한국의 빰뽕은 주로 마른새우 국물을 육수로 쓴다.
옛날에 중국집에가면 항상 고민이었던게 짬뽕을 먹느냐
짜장면을 먹느냐가 항상 갈등이었지만 몇년전부터 한그릇이
둘로나뉘어 짜장면과 짬뽕이 한그릇에 나오는
짬짜면이라는
메뉴가 나와 평생고민을 간단하게 해결하게 되었다.
예전에 가끔 갔었던 옛날맛나는 짬뽕집이 삼각지에
있었는데
안가본지 오래되어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다.
탕수육(糖醋肉.당초육) 은
상하이의 대표적인 요리로서
돼지고기를 먹기좋게 썰어 후추.생강으로 간을 한후 달걀흰자와
전분을 반죽해 묻혀 기름에 바삭하게 튀긴 뒤.식초.간장.설탕.
녹말.파인애플.피망등을 넣고
끓인 소스와함께먹는
음식이다.
재미있는 것은 아편전쟁을 탕수육전쟁이라고도 하는데
중국이 아편전쟁(1840-1842)에서 패한뒤 다섯항구를
개방하면서 많은 외국상인들이 들어왔는데 젓가락질을
못해
포크로 먹을 수 있도록 돼지고기를 사각형을로 잘라 만들어
주면서 많이 알려졌고 그로써 아편전쟁을 탕수육전쟁
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닭고기를 사용할경우 탕수기,
버섯을 사용할경우 탕수이라는
말을 붙여 각각 치킨탕수육.버섯탕수육이라 부른다.
옛날에 탕수육은 졸업식때나 한번 먹어보는 음식이어서
탕수육을 보면 졸업이라는 추억이 떠오르곤 한다.
중국집에서의 빼갈은(고량주) 모든이들의 즐거운
추억이다.
얼마전 향일암(向日庵)에 계시는 스님께서 갓김치와
파김치를
보내와 익지 않은 갓김치의 바삭하고 아릿하고 콤콤한 맛에 반하고,
파김치의 알싸하고 톡쏘는 맛과 미미한 젓갈맛이 일품이다.
귀한 음식 보내주신 스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여수의 향일암은 예전에 몇번 다녀왔었다.
동백이 피어 있었으니 봄이었으리라.
두번째 갈때는 내가 복덕을 많이 배풀지 못했는지
그 아름다운 절경을 볼수없었다.
날이 흐리고 안개가 잔뜩끼어 10미터 앞도
안보였는데
이제나 저제나 안개가 걷히고 잠시나마 거북섬과 멋진
바다를
볼수있을까 기다렸지만 끝내 안개는 바다를 보여주지
않았다.
향일암(向日庵)은
해를 향한 암자라 하는데 스님들은 해를 품은 암자라 한다.
지방문화재 제 40호이며,
낙산사의 홍연암,남해 금산 보리암,
가화도 보문암과 함께 한국의 4대
관음기도처이다.
한국관광공사와 문화체육관광부가 뽑은 한국인이
좋아하는.
죽기전에 꼭 가봐야하는 "한국관광 100선에
들어있다.
향일암앞에는 갓김치를 바로 만들어 파는 곳으로
유명한데
갓김치를 안주로 막걸리 한사발 들이키면 짜릿한 목넘김에 숨이 탁
막힌다.
그리고 향일암과 그일대에 있는 동백은 나에게 큰 떨림으로
다가왔었다.
꽃잎이 하나,둘 떨어지는게 아니라 한송이 자체가 툭
하고
떨어져 길가에 붉게 수 놓은걸 보면 파란낙옆이 떠올라 마음이
짠해진다.
꽃말은 자랑.겸손한 마음.아름다움.매력인데 10월부터 4월까지
피는데
겨울과 이른봄 꽃이 없을때 피어서 사람들이 더 애착이 있는것
같다.
동백에 대해 좋은 시도 많지만 조영남의 노래 모란
동백과 남진의 노래 상사화의
주제가 모란동백이 이라서 나의 18번에 들어가
있다.
이스리 얼큰하게 한잔하고 촉촉한 목소리로 길게 뽑아내면 마음이 툭
떨어진다.
동백이 피는 어느날 불현듯 찾아가 동백과 반가운 해후를 하고
갓김치에 막걸리 한사발 들이키고 세상시름 바다에 수장(水藏)시켜야
겠다.
지금은 한참 삼복(三伏)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복날에는 대부분 고기.삼계탕.옻닭등을 먹는데
이번에는
홍어탕과 어죽을 먹었다.
콤콤하게 삭은 홍어탕국물이 온몸의 세포를 일깨우고
날개살의
오도독 씹히며 알싸한 암모니향이 퍼지면 혀가 찌릿 감전이
된다.
맛의 세계로.......
홍어에 대해서는 7월 17일 내 블로그에 올려서 더 이상 부연하지는
않는다.
어죽은 뚝배기에 가는국수를 넣어 끓이면 다 먹을때
까지
뜨겁워 맛있게 즐길 수 있고,
좀 부족하다 싶으면 남은 국물에 밥을 말아 먹으면
또 다른 맛이 난다.
어죽에 라면,국수,수제비,칼국수,쌀등 뭐를 넣어도
맛있다.
간기능개선,원기회복,임산부의 산후조리,체력보강에
좋은
고단백 영양식이라 가끔은 먹어줘야 맛있는
음식에 대한 배반(背反)이
아니다.
장맛비가 내리는 이 즈음에는 지짐이도 좋고
매운탕에
이스리 한고뿌도 좋은데,
불현듯 그 옛날 아버지가 남겨주신 고봉밥이 생각난다.
(고봉밥 ; 밥을 퍼 놓은 모양이 그릇 위로 수북한
밥)
어머니는 쌀이 없어 자식들은 수제비를 먹게해도 7남매의 생계를
책임진
아버지가 늦게 퇴근하면 보리밥이라도 고봉밥을
해드리면
다 드시지않고 옹기 종기 모여앉아 밥상만 쳐다보는
자식들에게
남겨주신 참으로 맛있었던 고봉밥이
생각난다.
얼굴 하나야
손바닥 둘로
푹 가리지만
보고 싶은 마음
호수만
하니
눈 감을 밖에 (호수.정지용)
靑山兮要我以無語 (청산혜요아이무어)
蒼空兮要我以無垢 (창공혜요아이무구)
聊無愛而無憎兮 (료무애이무증혜)
如水如風而終我 (여수여풍종아)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하네
사랑도 벗어놓고 미움도
벗어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중략)
청산은
나를 보고 (나옹선사)
첫댓글 ㅠ..갑자기 얼큰한 짬퐁이생각나게하는군요.좀초대하이소.^^.여수 향일암바다속으로 풍덩~들어가고싶네요..은제함 이쁜와이프랑나들이가입시더.. 보신으로하모탕을 대접하리다..머찐글 쌩유^~^
고맙습니다.^*^
여유롭게 함 가야하는데 언젠가 기회가 오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