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먹음을 탐색하다.
서울에서 아버지 49재를 치르기 위해 내려온 친구가 전화를 했다.
지난번 들려준 유전자키가 궁금했나보다.
차타고 오가며 들려주었는데, 무슨 말인지 몰라 궁금증은 많아지는데, 어떤 원리를 발견할것 같은 기대가 들었나 보다.
지난번 딱 맞는 것 같다며 기쁘게 듣더니, 하나도 모르는 듯한 반응이다. 다시 원점에서 설명에 들어갔다.
그런데 계속 어먼 소리만 하며 도통 알아 듣지 못하는 모습이다.
그래서 구체적으로 사례를 들려주었다. 호주에서 지인들과 불화로 인해 어려움에 처한 딸과의 통화를 통해 3분만에 마음이 평안해진 이야기와, 청소년이 시무룩하다가 "무기력해 도 괜찮아. 그 경험을 충분히 하고나면 결단할 수 있는 힘이 생겨. 그때 너는 무적이야~" 그 말로 인해 꽃처럼 피었났다는 이야기와, 동네에서 분열의 순간에 서로의 욕구에 주목하며 미덕을 발견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렇게 장황하게 말해도 깊이 생각하지도 않고, 또 어먼 소리만 반복한다.
그래서 화가 나서 꽤액 소리를 쳤다.
"와마~~참 나~~유전자키에서 너의 지금 상태를 한번 찾아보자!"
"오! 세상에~ 43번 귀먹음."
"지금 딱 너야. 귀먹어서 계속 시끄럽게 떠들고 있어. 깊이 묵상해 보지도 않고. 그런데 너의 귀먹음은 당연해. 처음 접한 이야기가 바로 지혜로 들려올 리가 없지. 너가 머리가 나쁘다고 걱정하는 반응을 하거나 시끄럽게 이 말 저말 하며 떠드는 것도 괜찮아. 잘 못알아 먹는 마음을 수용하고, 그렇구나 허용할때, 빛처럼 통찰이 오기도 해. 그냥 묵상해 보는 거지. 차타고 오가면 하루에 한단어만. 계속 들여다 보는 거야. 똑똑한 사람들도 한 키워드로 한달씩 묵상한다는데, 우리는 하루라도 해 보자."
유전자 키를 보며 나의 귀먹음도 동시에 풀려서 친구에게 덤으로 말했다.
"오늘 49재에 아버지에게 고마웠던 일을 하나씩 꺼내 나누어 보아라. 고마움이라는 감각은 언제 어디에서라도 행복할 수 있는 습관이야. 우리는 고마움을 나누는 시간이 필요해. 아버지도 평생의 삶을 기뻐하며 떠나시도록 하고, 너의 자녀들도 아버지의 삶이 남긴 흔적으로 더욱 잘 살아갈 힘이 될거야~~"
그 말을 들은 친구의 얼굴이 평안과 감사로 가득한 느낌이 들었다.
유전자 키가 주는 통찰과 연결이 참 감사하다.
43번
그림자-귀먹음
억압-걱정하는
반응-시끄러운
선물-통찰
시디-에피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