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리 외 3편
김덕남
밤마다 찾아드는 우물보다 깊은 고독
텅 빈 채 기다리는 네모 속 골판지다
웅크려 집어넣는 몸, 지하도의 빈 박스
코코를 모시고
패션 옷 쫙 빼입고 유모차에 올라타면
변 봉지 손에 들고 졸래졸래 따라가지
콩깍지 덮어썼나 봐, 야살 떠는 내 눈짓
니캉 내캉
종일토록 날 부른다 니캉 내캉 살자고
쥐코밥상 차려놓고 동두깨미 함께 살던
산 너머 검은등뻐꾸기 목이 쉰다, 니·캉·내·캉
정혜사지 13층 석탑
소리는 흩어져도 노래는 남아있다
월광단 한 필 풀어 층간에 드리우고
옥개석 살짝 두드려 도솔가를 부른다
- 《시조21》 2023.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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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발표작
잠자리 / 코코를 모시고 / 니캉 내캉 / 정혜사지 13층 석탑 / 김덕남
김덕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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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18 08:55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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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밤마다 찾아드는 우물보다 깊은 고독
밤마다 찾아드는 우묿보다 깊은 고독
지난 밤에도 골판지 집에 든 사람이 많았겠죠 성탄절만이라도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성탄절의 기쁨을 온 누리가 누렸으면 ....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