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정주] 가루지기 28
"아짐씨, 제발 나한테 적선 한번 하시요.
아니, 나하고 도망이라도 칩시다.
어디 멀리, 성님들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으로 도망가서 우리 둘이 살아보십시다.
부잣집에서 머슴살이를 한다고 한들 설마하니, 아짐씨 입 건사 하나 못하겠소?
제발 나한테 적선 좀 하시오."
촐랑이 놈이 매달렸다.
적선이라는 말이 옥녀의 귓속에 들어와 박혔다.
죽으면 썩을 살인데 아껴서 무엇하랴는 생각도 스쳐갔다.
아니, 왕초 박달근이보다 더욱 우악스런 힘으로
사지를 조여오는 촐랑이의 힘 앞에서 금방이라도 몸뚱이가 무너져 내릴 기세였다.
그렇다고 호락호락 몸을 열어 줄 수는 없었다.
어디까지나 사내의 힘에 못 이겨 당해주는 처지가 되어야했다.
"이러지 마시요. 이러지 마시요, 이것은 사람의 도리가 아니요."
입으로는 그리 말하면서 옥녀가 손 하나를 사내의 가지랭이 사이로 가지고 갔다.
단단한 참나무 몽둥이 하나가 잡혔다.
그것이 그리운 아랫도리가 푸륵푸륵 떨었다.
"내 몸을 팔아서라도 아짐씨 입건사는 시켜주겠소."
촐랑이 놈이 무엇에 떠밀린 듯 옥녀를 뒤로 밀치고 그 위에 몸을 실었다.
안 되요, 안 되요, 하면서도 옥녀가 사내의 목덜미를 부등켜 안았다.
사내가 옥녀의 치마를 들추고 발끝으로 속곳을 내렸다.
"나는 모르겠소. 아무리 힘 없는 여자라고 억지로 이래서는 안 되는 것이요.
알아서 허시요. 책임을 진다고 했으니, 책임을 지시요.
맘대로 허시요. 함 힘나는 대로 허시요."
옥녀가 엉덩이를 깝죽거렸다.
촐랑이 놈이 알았소, 알았소, 대꾸하며
바지를 절반만 내리고 살몽둥이를 언덕 사이 옹달샘가에 철벅철벅 부딪쳤다.
그러나 아직 한번도 계집의 속살맛을 못 보았다는 말이 사실인지
살몽둥이가 옹달샘 주변 둔덕만 두드릴 뿐 길을 찾아 들어오지 못했다.
"흐참, 캄캄한 밤도 아닌데, 길을 못 찾아 혜매고 있구만이."
옥녀는 사내의 살몽둥이를 살집에 푹 꽂아주고 싶은 걸 끙끙 앓으며 참아내고 있었다.
몇 번 엉덩이를 깝죽러리던 촐랑이 놈이 온 몸을 푸르르 떨더니 몸을 쭉 뻗었다.
아직 빗장도 열리기 전이었다.
- 안 그러면 각설이라고 안 헐까싶어 문 안에는 들어오지도 못 하고
문밖에서 얼씬거리다가 문전만 더럽히고 말았네, 이 자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