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 2009년7월 29일
날씨 ;하루종일 소나기
동행 ;나 홀로
산행거리 ;15.6km
걸린시간 ;8시간20분
오늘은 백두대간의 마지막 구간이다.
그렇게도 무었이 바쁜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려만 온것 같아 조금은 아쉬운 마음이다.
백담사 입구 민박집에서 새벽 3시 30분 알람을 맞추어 놓았지만 3시 조금 넘으니 저절로 잠에서 깨어난다.
조용히 창문을 열고 밖을 보니 어둠속에서 비가 내리고 있다.
불도 켜지 않은채 배낭과 산행 준비를 하고 옆에 깊이 자고 있는 후배들을 깨우니 일어나기 싫은 모양 이지만 부시시 눈을 비비며 세사람 모두 일어난다.
원래는 오늘까지 같이 동행 하기로 했는데 어제 구간에서 너무 힘이 들었는지 오늘은 아무도 산행을 하지 못하겠다고 포기해 버린것이다.
할수없이 나는 내 목표가 있기 때문에 혼자서 가기로 했다.
한사람은 더 자고 두 사람만 나를 미시령까지 태워다 주기로 하고 민박집을 나서는데 비도오고 하는데 다음에 하면 어떻겠느냐고 제안 하는데 또다시 이 먼곳까지 다시 오려면 더 걱정이 앞선다.
빗속을 뚫고 미시령에 도착하니 오히려 그 곳은 비가 오질 않는다.
감시 초소를 지나치며 동정을 살펴보니 불은 켜 있는데 차량은 보이질 않기에 멀리 주차하고 살금살금 철조망 쪽으로 다가가 조심조심 철조망을 무사히 넘는데 성공했다.
이제는 들켜도 무조건 달리면 된다는 생각에 마음이 편안하다.
시작부터 길은 미끄럽고 급경사가 시작되는데 범법자로서 기어 오르려니 숨이 헐떡이기 시작한다.
한참만에 약간 완만한 능선길에 올라 물 한모금 마시니 살것 같다.
그런데 이제 부터는 비가 오기 시작하는데 이슬비가 아닌 소나기로 시작 한다.
온 천지는 구름속이고 하루종일 비가 온다는 예보도 있었던터라 올테면 오라하고 카메라와 핸폰은 비닐로 감싸고 어두운 산길을 걷고 또 걸었다.
오늘은 구름속에서 거기에 소나기까지 오니 경치 구경도 사진도 찍기는 틀린것 같다.
1시간여를 오르니 대간에서 보기힘든 샘이 나오는데 오늘은 하나도 반갑질 않다.
비도 오고 오늘은 구간이 짧기 때문이다.
그래도 물 한모금 마시고 기록을 위해 겨우 사진 한장을 찍고 다시 한참만에 상봉에 오르니 돌탑이 하나 서있고 온세상은 구름과 비 뿐이다.
여기에서 화암제 까지는 협곡에 절벽길인데 로프 하나도 매어있질 않아 빗길에 미끄러 지지않기 위해 한발 한발 조심스럽게 내려섰다.
예상 시간보다 더 많이 걸려 화암재에 도착했다.
화암재는 강원도 고성군과 인재군을 넘나들던 고개길인데 지금은 진부령과 미시령등 새 길이 뚫리면서 사용하지 않는고갯길이다.
그 곳을 지나니 이젠 산길이 편하고 비만 오지 않는다면 편안한 산길이다.
두어군데 너덜길이 있긴 하지만 설악산 너덜길에 비하면 아무것도 안니지만 비가와서 미끄러질수도 있다는 생각에 조심조심이다.
헬기장이 나오고 저멀리 비 구름 사이로 신선봉이 희미하게 보이고 혹시 비가 그치려나 기대도 해본다.
신선봉을 지나 대간령 까지는 완전히 흙길인데 잡목 숲이라서 신발은 질퍽 거리고 옷은 젖을데로 젖어 축 늘어진 생쥐꼴이다. 그래도 길이 편해서 무리없이 대간령에 도착하니 나무에 희미하게 대간령이라는 표시가 있었다.
거기서 잠시 사진 하나 찍고 약간의 간식을 하고 아침을 먹고 싶은데 비가 너무와서 먹을 수가 없어 조금 더 가기로 하고 발걸음을 옮긴다.
또다시 급 경사 오르막길은 미끄럽고 배는 고프고 옷은 생쥐꼴이고 내 자신이 생각해도 미친놈이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든다.
비와 땀에 범벅인채 1058봉에 도착하니 비가약간 약해진듯 하여 아침을 빗물에 말아 먹으려니 하고 도시락을 꺼내니 비는 다시 굵어진다.
내가 빗물에 밥 말아 먹은게 한두번이냐 그냥 꾸역꾸역 밥을 먹고 나니 배고픈건 면 했는데 추위가 몰려오기 시작한다.
배낭을 꾸리고 서둘러 그 곳을 출발해서 조금 걸으니 추위가 사라지고 찰흙으로 된 내리막길이 이어지는데 속도가 나질 않고 자꾸 미끄러 지는데 다치지 않기 위해 조심조심 전진한다.
그때, 전화벨 소리에 받아보니 어제 같이 동행했던 후배가 반대편에서 마중 나온다고 한다.
나는 비도 오고 마지막 지점이 길이 복잡해서 위험하니 오지 말라 했더니 기어어 내가 오는방향으로 온다고 하는데 고맙기도 하고 걱정도 앞선다.
그럼 마산봉에서 만나기로 하고 마산봉에 도착하니 아무도 보이질 않는데 불안한 느낌이 든다.
황급히 전화 통화를 시도 하니 연결이 되질 않는데 불길한 예감이 든다.
할수없이 산아래에서 기다리는 후배한테 전화하여 내가 통화가 않되니 거기서 해보라 했더니 아니나 다를까 나와 만나기로 한 마산봉을 지나 나를 만나러 간다고 다른길로 가 버렸던것이다.
다행히 산아래 사람 하고 통화가 되어 한참만에 다시 되 돌아와 만났다.
그 곳에서 재회는 정말 반가웠습니다.
내 배낭을 자기 등에 매면서 형 수고 했다고 할때는 눈물이 핑 돌고 내스스로 대견한 생각이 들고 여기까지 마중 나와준 후배 동료들이 정말 고맙고 감사 합디다.
마산봉에서 내려오는길은 미끄러운 급경사길인데 조심조심 내려오니 알프스 스키장 이었고 그물망 사이로난 길을 따라 진부령에 무사히 도착 했답니다.
그래도 도착할 때 쯤은 비가 약해저 있어 다행 이었습니다.
사진찍고 고향으로 바로 오지 않고 우리 일행은 속초 대포항으로 가서 사우나 하고 바닷가 회집으로 가서 회 한접시에 소주와 맥주를 섞어 실컷 마시고 돌아왔답니다.
물론 운전은 내가 피곤한것 같아서 같이간 후배한테 부탁 했지요.
그대신 익산에 도착 해서 넷이서 또 한잔 거나하게 하고서 헤어졋지요.
집에 도착하니 온 가족들이 촛불 잔치를 벌여주고 꽃다발에 온방에 풍선까지 장식하고 환영해줘 너무 고마웠습니다.
이렇게 해서 백두대간을 모두 마쳤습니다.
도상거리 743.65Km, 이름있는 50여개의 산과 80여 봉우리, 그리고 이름없는 200여개의 크고 작은 봉우리를 넘고, 넘나 드는 고개만도 100여개가 되는 지리산에서 진부령까지의 백두대간 종주의 여정은 이렇게 막을 내린다.
진부령에서 동료들과 사진 몇장 찍었는데 다른 사람들은 백두대간을 마치면 현수막 까지 준비하고 사진을 찍는데 나는 준비를 하지 않았습니다.
마지막 마루금은 아들과 함께 하고 싶어서 진부령까지로 마감을 하면서도 아직 미완으로 남겨놓은 겁니다.
작년 1년동안 너무 힘들고 가슴 아파왔던 순간을 떠 올리며 9월달 쯤에 아들과 함께 남한구간의 마지막 백두대간 더 이상 갈수 없는 금강산 향로봉에 다녀올 겁니다.
그동안 처음 써본 글 이지만 잘 이해하고 읽어준 친구들에 감사하고 산행을 할때는 두 번 다시 더는 못할것 같았는데 끝나고 나니 다음에는 마음의 여유를 갖고 천천히 다시한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꼭 다음에 다시한번 백두대간에 도전 할 날을 기대 하면서 그동안 두서 없이 쓴 글 이지만 나의 기록이라 생각하고 읽어준 친구들 수고들 많이 하셨습니다.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