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국 국제(大韓國國制)는 광무 3년(1899년)에 대한제국이 반포한 국제(國制)로, 대한제국이 독립 국가임을 알리고 국가의 주권의 황제에게 있으며, 황제의 전제주의적 권력을 강화하고 정립할 목적으로 제정하였다. 학계 일부에서는 한국사 최초의 헌법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 윤덕영의 할아버지
법규교정소 총재 윤용선(尹容善), 의정관 서정순(徐正淳), 이재순(李載純), 르장드르(李善得), 브라운(柏卓安) 등이 세운 전문 9조의 국제에 기초하여 고종황제의 재가를 받아 제정되었다. 또한 명목상 입헌군주제 도입을 밝혔으나 사실상 전제군주제 확립에 주된 영향을 끼쳤다.#
2. 내용
2.1. 원문
大韓國國制
第一條 大韓國은世界萬國에公認되온바自主獨立ᄒᆞ온帝國이니라
第二條 大韓帝國의政治ᄂᆞᆫ由前則五百年傳來ᄒᆞ시고由後則亘萬世不變ᄒᆞ오실專制政治이니라
第三條 大韓國[2]
大皇帝게ᄋᆞᆸ서ᄂᆞᆫ無限ᄒᆞ온君權을享有ᄒᆞᄋᆞᆸ시나니公法에謂ᄒᆞᆫ바自立政體이니라
第四條 大韓國臣民이
大皇帝의享有ᄒᆞᄋᆞᆸ신君權을侵損ᄒᆞᆯ行爲가有ᄒᆞ면其已行未行을勿論ᄒᆞ고臣民의道理를失ᄒᆞᆫ者로認ᄒᆞᆯ지니라
第五條 大韓國
大皇帝게ᄋᆞᆸ서ᄂᆞᆫ國內陸海軍을統率ᄒᆞᄋᆞᆸ서編制를定ᄒᆞᄋᆞᆸ시고戒嚴解嚴을命ᄒᆞ시나니라
第六條 大韓國
大皇帝게ᄋᆞᆸ서ᄂᆞᆫ法律을制定ᄒᆞᄋᆞᆸ서其頒布와執行을命ᄒᆞᄋᆞᆸ시고萬國의公共ᄒᆞᆫ法律을效倣ᄒᆞ사國內法律도改正ᄒᆞᄋᆞᆸ시고大赦特赦減刑復權을命ᄒᆞᆸ시나니公法에謂ᄒᆞᆫ바自定律例이니라
第七條 大韓國
大皇帝게ᄋᆞᆸ서ᄂᆞᆫ行政各府部의官制와文武官의俸給을制定或改正ᄒᆞᄋᆞᆸ시고行政上必要ᄒᆞᆫ各項勅令을發ᄒᆞᄋᆞᆸ시나니公法에謂ᄒᆞᆫ바自行治理이니라
第八條 大韓國
大皇帝게ᄋᆞᆸ서ᄂᆞᆫ文武官의黜陟任免을行ᄒᆞᄋᆞᆸ시고爵位勳章及其他榮典을授與或遞奪ᄒᆞᄋᆞᆸ시나니公法에謂ᄒᆞᆫ바自選臣工이니라
第九條 大韓國
大皇帝게ᄋᆞᆸ서ᄂᆞᆫ各有約國에使臣을派送駐紮케ᄒᆞᄋᆞᆸ시고宣戰講和及諸般約條ᄅᆞᆯ締結ᄒᆞᄋᆞᆸ시나니公法에謂ᄒᆞᆫ바自遣使臣이니라
(<대한국국제>, 1899년 8월 22일 『관보』1346호 발췌)
대한국 국제
제1조 대한국은 세계의 모든 나라가 인정해 온 바와 같이 자주 독립을 누리는 제국이다.
제2조 대한국의 정치 체제는 이전까지 5백년 동안 내려왔으며 앞으로는 만세토록 변하지 않을 전제정치다.
제3조 대한국 대황제께서는 무한한 황권을 행사하실 수 있으시니, 공법[3]에 이른 바와 같이 자립한 정치 체제이다.
제4조 대한국의 신민이 대황제께서 누리시는 황권을 침해할 움직임을 보인다면, 그 일을 이미 했거나 하지 않았거나를 따지지 않고 신민으로서의 도리를 잃은 자로 간주한다.
제5조 대한국 대황제께서는 국내의 육군, 해군을 통솔하시며 편제를 정하시고 계엄령을 내리시거나 해제하실 수 있으시다.
제6조 대한국 대황제께서는 법률을 제정하시고 반포, 집행을 명하실 수 있으시며, 세계 여러 나라에서 두루 쓰이는 법률을 본뜨시어 국내의 법률을 개정하실 수 있으시다. 또한 죄 지은 자를 용서하시거나 형벌을 감해 주시거나 복권(復權)시키실 수 있으시니, 공법에 이른 바와 같이 스스로 법률과 조례를 정하신다.
제7조 대한국 대황제께서는 각 행정기관의 제도와 문관, 무관의 봉급을 제정하시거나 개정하실 수 있으시고 행정상 필요한 여러가지 칙령을 반포하실 수 있으시니, 공법에 이른 바와 같이 스스로 정치를 하신다.
제8조 대한국 대황제께서는 문관과 무관을 등용하거나 파직하실 수 있으시며 작위와 훈장을 비롯한 여러 명예를 내리시거나 빼앗으실 수 있으시니, 공법에 이른 바와 같이 스스로 신하를 포상하거나 처벌하신다.
제9조 대한국 대황제께서는 조약을 맺은 다른 나라에 사신을 파견하고 머물게 하시며 선전포고, 강화(講和)를 비롯한 여러 약조를 체결하실 수 있으시니, 공법에 이른 바와 같이 스스로 사신을 파견하신다.
3. 특징 및 한계
대한국 국제의 특징은 당시 대한제국 황실을 중심으로 정부의 혁신을 통한 유의미한 발전을 꾀하며, 국가의 주권(sovereignty)을 황제에 두고 이에 따른 권력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정립하는 데 집중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는 대한제국의 전제주의적 권력구조를 명확히 드러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똑같이 헌법 비슷한 성격을 지닌 홍범 14조나, 그나마 민본주의적인 면모라도 있던 전근대 개항 이전 조선과 비교해 봤을 때도 퇴행적이었다.
국제의 내용적 한계는 대한국 대황제의 대권만을 규정한 법전이라는 데 있었다. 일반적으로 근대 국가의 헌법이 국가의 국호와 주권 소재, 국민의 권리와 의무, 주권 기관의 권한 등을 규정한 데 비하여, 대한국 국제는 국호와 주권의 소재만을 규정한 것이었다. 앞으로 대한제국의 헌법을 제정할 수 있다면 제1장의 내용만 확정한 것에 불과했다.
국사편찬위원회 우리역사넷 해설 '대한국 국제와 황제권의 위상' 中 #
대한국 국제는 인민주권(popular sovereignty), 의회주의, 그리고 기본권 보장에 대한 조항(=권리장전)을 갖추지 못하고 있어 제대로 된 근대적 헌법이라고 할 수는 없다. 국민 주권보다는 군주의 권한 확립에 중심을 두어 외견적 입헌주의로 평가되는 독일 제국 헌법이나 대일본제국 헌법조차도 제한적으로나마 기본권에 대해 헌법전의 일부를 할애하였고,[4] 전제군주국의 대명사였던 러시아 제국마저도 다음과 같이 국민의 권리와 의무를 헌법 차원에서는 명시한 것과 비교할 때, 지나치게 전근대적이고 전제적인 면모가 강하다.
2장
30조. 신민 그 누구도 법률이 예외 조항을 둔 것을 제외하면 법 위반이라는 이름으로 박해되지 않는다.
31조. 신민 누구도 합법적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구금되거나 조사되지 아니한다.
38조. 법에 저촉되지 아니하면, 특정한 목적으로 어떤 사회 단체 혹은 연맹을 조직할 권리를 신민은 갖는다. 이 조직의 조건 및 그들의 행동, 시한 및 규정 등의 합법성 획득 및 연대권한의 사용은 법률이 정한다.
또한 1908년에 제정된 청나라의 헌법인 흠정 헌법 대강과 비교해도 이 문제는 두드러진다고 할 수 있다.
흠정 헌법 대강 제2장
제1조 신민 중 법률 명령에 부합해 자격을 갖춘 사람은 문무 관리나 의원이 될 수 있다.
제2조 신민은 법률의 범위 안에서 자유롭게 언론, 저작, 출판 및 집회, 조직을 결성해 정치 활동을 할 수 있다.
제3조 신민은 법률에 정해진 바를 위반하지 않는다면 체포, 감금, 처벌이 불가하다.
제4조 신민들은 법관에게 청해 심판의 과정 중 안건에 대해 소송을 걸 수 있다
제5조 신민은 오로지 법률에 의한 절차에 의해서만 심판을 받으며 또한 관청의 심판에 응할 수 있다.
제6조 신민의 재산은 거주하는 곳에 미치며, 무고하게 침범당할 수 없다.
제7조 신민은 법률에 의거해서만 납세와 병역의 의무를 진다.
제8조 신민의 현재 세금 부담에 대해서는, 새로운 법률이 제정되기 전까지는 모두 옛 규정에 따른다.
제9조 신민은 국가 법률의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
강명관 부산대학교 한문학과 교수는 한겨레신문 기고에서 대한국 국제에 인민주권적 요소가 전혀 없으며, 대한제국 전체가 황제의 사적 소유물과 같이 묘사되어 있음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고종은 무능했지만 자기 권력 유지에는 기민했다"며, "고종에게 대한국 국제를 만들어 올린 자들 역시 고종과 한통속이었다"라고 이를 구한말 지배계급의 권력 유지의 도구라는 시점에서 평가하였다. #
고종이 대한국 국제를 통해 주권을 포함한 모든 권력을 가지고 있으므로 일각에서 한일합방의 진정한 원흉은 고종이라는 주장을 하는 빌미를 제공하기도 하였다. 이들은 일본의 대한제국 병합으로 가장 금전적, 물질적으로 이득을 본 집단이 조선 왕족들이라는 점을 꼽는데 대표적으로 이완용 평전을 집필한 윤덕한 작가와 매국노 고종을 집필한 박종인 기자가 이런 주장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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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한국 국제의 공식 영문 표제는 존재하지 않으며, 'State Law'는 한국학중앙연구원의 '박현모 (2009). How and when the Gyeongguk daejeon System Dismantled?: A Study on Political Meaning of the Daehan Empire’s Birth. The Review of Korean Studies, 12( 3), 197- 221. '의 표기를 일부 인용하였음.[2] 원문에서는 이하 '대황제(大皇帝)'라는 어휘가 나오면 모두 강제 줄 바꿈을 하였다. 이는 대두(擡頭)로서 평대(平擡)에 해당된다.[3] 당시의 국제법 해설서인 <공법회통(公法會通)>을 인용하였다. #[4] 일본이나 독일에서는 기본권을 '천황/카이저가 베푸는 것'으로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