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도를 대표하는 것이 태양염전(여의도 약 2배넓이)인데 이를 잘 볼 수 있는 곳이 50m 높이의 자그마한 동산에 만들어진 전망대이다. 낮다고 깔보다간 큰 코 다친다. 7분정도 거리라 하지만, 8월초 한 낮에 가파른 오르막을 오른다는 것은 역시 힘든 일이다. 다행히 소금토핑이 얹어진 아이스크림을 들고 오르기에 그나마 괜찮았다.
끝없이 이어진 소금밭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염생식물원도 한 눈에 다 들어온다. 6월 전후에는 물길은 하늘색, 녹색은 더 진한 녹색, 약간 누리끼리한 색은 붉은빛깔로 가장 화려한 색상을 선뵈인다고 한다. 그러나 그때 또 올 수 있다는 보장을 못하니 여기서 대신 감상해 볼 일이다.
확 트인 전망대에선 어디에서나 배경 자체가 멋지다보니 모든 사진이 화보다.
언제 다시 와 보겠냐면서 눈에 꾹꾹 눌러 담으시라고 하니, 한번 더 꼭 껴안는다.
전망대 둘러본 심정을 표정에 담아보라니 모두의 얼굴 위로 행복한 미소가 웃음소리와 함께 파도치며 지나간다.
남자들이 주막집을 그냥 지나치기 어렵듯이, 여성동지들이 가게란 표지판을 따라 자석에 끌린듯 스르르 들어선다. 함초가 들어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소금값이 금값이다. 천연적인 약효가 듬뿍 들어간, 자연에서 온 선물이란 설명에 말릴 틈도 없이 지감을 연다.
네번째 방문지는 화도이다. 2007년 정혁, 공효진 주연의 MBC 16부작 가족애를 그린 드라마 <고맙습니다>의 촬영장으로 세간에 알려진 곳으로, 앞에 보이는 섬이다.
바닷물이 만조가 되면 섬 모양이 꽃봉오리 처럼 아름답다고 하여 화도(花島)라 불린다. 전설에 따르면 옥황상제의 딸, 선화공주가 귀양살이 하는 동안에 꽃을 피워 꽃섬이라고 불리게 됐다고 하니 꽃님들이 어찌 아니 와 보겠는가
우리가 절묘하게 설물 시간 때를 잘 맞추어 하루 두차례만 모습을 드러내는 노두길을 안전하게 들어올 수 있었다.
수심이 깊은 곳은 나룻배로 다닐 수 있지만, 수심이 얕아 배를 띄울 수 없는 곳은 이렇게 (지금은 시멘트포장이지만 이전에는 갯벌이 드러나는 곳에 자갈이나 돌을 깔아 만든)노두길을 만들어 통행했다.
장장 1.2km의 긴 노두길 위에서 우리들의 퍼포먼스를 펼친다.
비록 지치고 힘든 세상살이가 우리를 아무리 힘들고 지치게 할지라도
그대와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행복함이 더 클진데... "항상 고맙습니다"
다섯번째 방문지는 신안갯벌센터이다. 1층 입구에 들어가서 눈으로 대충 둘러보니, 전시된 내용물이 지방특산물을 판매하는 선전수준으로 낙후되어 있는데도 입장료까지 받고 있어서 관람은 생략하기로 하였다.
대신 바로 위쪽에 설치된 엘도라도리조트를 구경하기로 하였다. 실내수영장 전경은 넓직하게 다소 이국적이었지만, 물대포나 미끄럼틀 같은 물놀이 기구가 따로 없어 약간은 허전한 풍경이었다.
리조트 1층 휴게실에서 세상에서 가장 편한 자세로 앉아서 지친 다리를 잠시 쉬게한다.
편하게 누워보라니까 너무 어색해 한다. 언제 한번 편하게 지내보지 못한 탓이니, 남자분들 반성 좀 하셔야합니다
여섯번째 마지막 코스는 증도의 가장 남쪽인 발끝이다.
왜 그런 이름이 붙여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정면으로 바라보이는 섬 이름이 벼락섬이다. 아마도 이곳 왕바위에 붙어있다가 벼락이 치면서 떨어져 나간 이유는 아닐까하고 혼자 상상해 본다.
어찌되었든 우리가 이 뜨거운 여름날에 이곳까지 꿈과 희망을 안고 온 보람이 아는지, 우리들의 함성소리에 신안 앞 바다도 조용히 물결친다.
이곳에 유일한 식당이다. 하지만 맛집으로도 알려져 예약하지 않으면 자리가 없는 곳이기도 하다. 우리는 짱뚱어탕을 주문하였다. 음식이 다소 짜다는 불평이 있었지만, 이젠 울산까지 갈 일만 남았기에, 더 이상 불만표시를 안하고 한그릇 뚝딱 먹어치운다.
울산으로 가는 길에 들린 섬진강휴게소이다. 섬진강 전망대로 오르는 계단에 음계건반을 깔아놓아
밟을 때마다 경쾌한 소리를 낸다. 산토끼를 연주하는데, 소리는 발로 쳐 나는데, 왜 온 몸을 비트는지 모르겠다.
아무리 유쾌하게 떠들어도 장시간 차량여행은 피곤해서 잠이 절로 오기도 한다. 원래부터 배우기질이 있었는지 몰라도, 잠자는 와중에도 카메라 들이대자마자 몸아 스스로 포즈를 취한다. 대단한 순발력이다.
드디어 울산에 도착했다. 저녁까지 해결하고 헤어진다. 이틀동안 정말 쉼없이 달려왔다. 무엇이 우리를 이렇게 달리게 하였는지 몰라도, 보고 듣고 느끼며 생각했던 모든 것들이, 육체는 피로하다고 외쳐되지만, 마음은 더욱 더 청아해지며 스스로를 대견해 한다. 정말 우리는 이번 여행길에서 무엇을 얻었을까? 이 글을 쓰는 내내 생각하고 또 생각해 보았지만 답을 아직 찾지 못했다. 아마도 답을 찾기 위해서라도 또 다른 여행지로 찾아 나서야 할까보다. 조금은 무리한 듯 빡빡한 일정을 온 몸으로 이해하며 따라주신 모두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장장 5시간 이상을 쉬지도 않고 피곤함을 스스로 다독이며, 우리 모두를 위해 기꺼이 운전해 온 김태헌씨에게, 거듭 감사의 말씀을 오리며 이번 여행기를 마친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