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4/ 두 정탐꾼의 보고는 허위 과장보고가 아닌가?
또 여호수아에게 이르되 진실로 여호와께서 그 온 땅을 우리손에 주셨으므로 그 땅의 모든 주민이 우리 앞에서 간담이 녹더이다 하더라(수2:24)
여리고에 파송되었던 두 정탐꾼은 라합 덕분에 무사히 살아서 싯딤의 진으로 귀환하였다. 그리고 두 사람은 여호수아에게 그들이 정탐한 내용을 보고한다. 그것은 "진실로 여호와께서 그 온 땅을 우리 손에 주셨으므로 그 땅의 모든 주민이 우리 앞에서 간담이 녹더이다"라는 보고였다. 그런데 여리고 정탐 전후 사정을 고려하면 이런 보고는 일종의 허위 과장 보고로 보인다. 왜냐하면 그들이 여리고에서 한 일이란 라합의 집에 들어가 그녀를 만난 후 사흘 동안 산에 숨어 있다가 온 것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물론, 본문에 그들이 라합의 집에 들어가 얼마나 거하였는지에 대한 정보는 없다. 그러나 분위기로 보아 그들이 도착하던 날 곧바로 여리고 왕의 추격을 받게 된 것 같다. 정황상 충분히 그럴만하다. 왜냐하면 여리고 측에서 바짝 긴장하여 도처에 방어망을 쳐놓고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여하튼 분명한 것은 그들이 다른 여리고 사람들에게서 얻은 정보는 없다는 것이다. 그들의 보고 내용은 라합에게 들은 말뿐이다. 즉 그녀가 그들에게 했던 "우리가 듣자 곧 마음이 녹았고 너희의 연고로 사람이 정신을 잃었나니"(2:11)를 자신들의 표현으로 바꾸어 보고하였을 뿐이다. 그런데 그들은 "진실로 여호와께서 그 온 땅을 우리 손에 주셨다"고 확신 있게 말한다. 그리고 더 나아가 "그 땅의 모든 주민이 우리 앞에서 간담이 녹더이다"라고 말한다. 허위 과장 보고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그들의 보고는 허위 과장 보고가 아니라 믿음의 보고이다.
두 정탐꾼은 가나안 정복에 대한 여호와의 약속을 믿는 믿음의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마치 38년 전 모세의 명으로 가나안 땅을 탐지했던 12명의 정탐꾼 중 믿음의 보고를 한 여호수아나 갈렙과 같은 사람들이었다. 그 당시 그들 이외의 정탐꾼들은 "그 땅 거주민은 강하고 성읍은 견고하고 심히 클 뿐 아니라 거기서 아낙 자손을 보았"(민 13:28)다고 하였다. 이 보고는 사실이었다. 모세도 "그 성읍들은 크고 성벽은 하늘에 닿았으며 그 백성은・・・ 장대한 아낙 자손이라"(신 9:1~2)고 하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갈렙과 여호수아는 "여호와를 거역하지는 말라 또 그 땅 백성을 두려워하지 말라 그들은 우리의 먹이라 그들의 보호자는 그들에게서 떠났고 여호와는 우리와 함께 하시느니라 그들을 두려워하지 말라"(민 14:9)고 하였다. 지금 40여 년이 지나 여리고를 다녀온 이 후배 두 정탐꾼의 보고도 바로 이런 차원의 보고인 것이다. 그렇다. 믿음을 지닌 자에게는 믿음의 소리가 들린다. 사람은 무엇에 관심이 있느냐에 따라 자기가 듣고 싶은 소리를 듣는다. 곤충의 아버지라 불리는 파브르가 온갖 소음이 들리는 도시 한복판을 걷다가 아무도 듣지 못한 귀뚜라미 소리를 듣고 걸음을 멈추었다는 저 유명한 일화가 그 사실을 단적으로 나타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