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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천부경 하나부터 열까지" (이현숙 지음)에서 발췌 |
■ 한글 자음의 창조 원리
한글은 천부인(天符印) 3개인 천지인(天地人)을 형상화한 ○□△을 기본으로 하며, ○□△이 자음으로 표현될 때는 ○은 ‘하늘 소리’, □은 ‘땅의 소리’, △은 ‘사람의 소리’를 나타낸다. 우리글의 모음과 마찬가지로 자음 역시 천지인(天地人), 즉 ○□△ 3개를 기본으로 한다. 우리말과 글의 ‘○ (하늘 소리)’은 하늘과 관계된 것, ‘□ (땅의 소리)는 땅과 관계된 것’, ‘△ (사람의 소리)’은 사람과 관계된 것을 나타낸다. 현재 우리글에서 반치음이라 불리는 ‘△’은 없어지고 대신 ‘ㅅ’이 사용된다. 자음에 대한 내용은 우리말 사전만큼이나 방대하므로 우리말과 글이 만들어지는 가장 기본적인 원리와 유형들만 설명한다. 반복해서 이야기하지만 우리글의 모양은 우리말이 나타내는 뜻과 정확히 일치하므로 말과 글이 동시에 만들어졌다고 설명할 수밖에 없다.
‘○’ 하늘 소리
하늘 소리인 ‘○’은 여린 히읗 ‘ㆆ’, ‘ㅎ’, 쌍 히읗 ‘ㆅ’ 등이 있었으나 현재는 ‘ㅇ’과 ‘ㅎ’만이 사용된다.
천부경 해석에서 천일(天一)은 하늘의 본성으로 ‘낳다’를 상징한다고 하였다. 이는 ‘하늘의 정신’에 해당하는 것으로 ‘하늘’은 ‘낳다’, ‘창조하다’ 등의 의미를 가지며, 이들은 생명 또는 사물의 시작점이므로 ‘처음’, ‘시작하다’ 등의 의미도 내포한다. ‘○’은 하늘 소리로 하늘과 관련이 있거나 생명과 관련된 글들이 만들어진다.
우리말의 근원이 되는 천지인(天地人)은 하늘(우주)이 열리고, 땅이 생기고, 사람이 태어나는 것이다. 훈민정음에 따르면 자음의 순서가 ‘가나다라∙∙∙’이지만 가림다(加臨多)에 의하면 이는 천지인(天地人)의 순서에 따라 ‘아하 마가나다라바파 사자차’가 된다.
► ‘ㅇ’ 생명을 의미하는 하늘소리
하늘 소리 ‘ㅇ’에서 가장 먼저 생겨난 말은 ‘아(아래 아, ○밑에 •가 붙은 것)이다. ‘하나’가 숫자의 시작이라면 ‘아’는 우리말의 시작이다. 지금부터 설명하는 우리글의 창조 원리를 보면 모든 말과 글이 동시에 생겨났다고 설명할 수 밖에 없지만 우리말이 생겨나는 순서로 따져보면 ‘아’가 처음으로 만들어진다.
‘아’는 우리말의 첫 글자로 처음, 시작을 뜻한다.
‘아’는 만물에 대한 자각의 주체가 되는 ‘나(내)’라는 뜻이 되어야 하는데 한글에서는 ‘낳아서 세상에 나온 것’이라는 의미로 ‘ㅇ’이 아닌 ‘ㄴ’을 사용하여 ‘나’라고 쓴다. 다만, 한자는 ‘나 아(我)’라고 하여 ‘아’로 쓴다. 대신에 ‘이’는 ‘이이(이 사람)’, ‘그이(그 사람)’처럼 사람을 뜻한다.
‘아’에 우리말의 감초격인 ‘ㅣ’가 붙으면 ‘애’가 되며, 이것이 ‘아이’가 된다. ‘애’, ‘아이’에서 비롯된 추상적인 개념으로 ‘아이’에는 ‘작다’, ‘귀엽다’라는 의미도 내포된다. 일본어의 ‘아이’는 ‘귀엽다’는 뜻이다.
‘애송이’도 ‘갓 태어난 놈’, ‘처음으로 선 놈’이라는 뜻으로 ‘어린 놈’과 동일한 말이다. ‘애벌레’는 어린 벌레를 뜻한다.
‘어리다’는 아이는 어려서 세상 물정으로 모르므로 옛말로 ‘어리다’라고 하면 ‘어리석다’, ‘어리숙하다’, ‘어수룩하다’는 뜻이다.
‘얘’는 ‘이 아이’의 준말이다. “얘가 어디 갔지?”의 얘는 ‘이 애(아이)’를 뜻한다.
‘ㅇ’이 시작을 의미하는 것으로 사용된 낱말이 ‘앗’이며, ‘앗’은 ‘해(ㅇ)가 솟(ㅅ)다’라는 것으로 이는 ‘아침’을 의미한다. 아침은 하루의 시작을 나타내므로 ‘처음으로 세운(솟은)’의 뜻을 내포한다. 한자로 쓴 국명인 조선(朝鮮)도 우리말로는 원래는 ‘앗선’, 즉 ‘처음으로 세운’이라는 뜻이며, ‘앗’이 ‘아침(해가 솟는)’을 의미하기도 하므로 ‘해 뜨는 나라’, ‘광명의 나라’가 되는 것이다. 조선(朝鮮)은 ‘앗(아침)선’의 발음을 한자로 표현한 것이다.
우리말 ‘앗’이 일본에서는 아침을 의미하는 ‘아사’로 발음되며, 아사히(朝日)신문의 ‘아사히’도 우리말로는 ‘아침 해’이며, 발음도 우리말과 거의 같다.
단군조선이 도읍지로 정한 ‘아사달’역시 우리말로는 ‘처음으로 세운 땅’이라는 뜻이며, 중남미대륙의 ‘아스텍(아즈텍)’ 문명이란 것도 우리말 ‘앗터’, 즉 ‘처음으로 세운 터’라는 말로 ‘아사달’과 동일한 의미이다.
‘애초’, ‘애초 당시’는 ‘모래사장’, ‘역전앞’ 처럼 ‘애’가 ‘처음’이라는 뜻인데도 처음이라는 뜻의 한자 ‘초(初, 처음)’라는 사족을 붙인 것이다. ‘사장(沙場)’이 ‘모래밭’을 의미하는데도 앞에 ‘모래’를 붙여 ‘모래사장’이라고 하며, ‘역전(驛前)’이 ‘역 앞’이라는 뜻인데 그 뒤에 ‘앞’을 붙여 ‘역전앞’이라고 부르는 것과 같다.
‘입’은 음식물을 처음으로 받는(ㅂ) 곳이다.
‘웃다’는 입 가(입 꼬리)가 올라(ㅅ) 가는 것이다.
‘울다’는 입 가(입 꼬리)가 내려(ㄹ) 가는 것이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이모티콘을 연상시킨다.
‘울다’는 울 때 얼굴에 주름이 생기므로 표면이 반반하지 않고 우글쭈글해 지는 것을 말한다.
‘아지’는 ‘아기’의 변형으로 동물의 새끼를 가리키는 말이다. 말, 소, 개에 아이를 뜻하는 ‘ㅇ’과 ‘아지’를 붙이면 망아지, 송아지, 강아지가 된다. 그러나 ‘아지’라는 말은 아무 동물에게만 붙이는 것이 아니고 인간과 떼려야 뗄 수 없는 한 가족과 같은 동물에게만 붙여지는 말이다.
그러나 다음에 오는 ‘알’과 ‘얼’이 실제 ‘○’의 참뜻이다.
‘알’이란 생명의 씨앗으로 ‘탄생’을 의미한다. 우리말은 자음이 낱말의 주체이며, 모음은 자음의 상태를 나타낸다고 하였으나 예를 든 의성어나 의태어에서는 이들이 혼용되고 있다. 이렇게 보면 ‘알’과 ‘얼’은 유사한 의미를 갖는 낱말이다. 그러나 엄밀하게 말하면 ‘알’은 생명체의 껍질이며, ‘얼’은 알 속에 들어(ㅓ) 있는 생명의 씨앗이다. ‘알’이 육체적인 것이라면, ‘얼’은 정신적인 것이다. ‘민족의 얼’, ‘얼 빠진 친구’ 등에 사용되는 ‘얼’로 ‘넋’과도 유사한 개념이다. ‘얼’은 하늘의 정신, 우주의 정신을 상징한다.
‘알’, ‘얼’과 연관되어 어머니, 아버지, 아주머니, 어른 등의 말이 생겨난다. 이는 ‘알머니’, ‘알받이’, ‘알주머니’, ‘얼은(얼이 가득 찬, 성인)’ 등에서 유래한 것이다.
‘아비’는 아버지를 뜻하는 방언 ‘아바이’의 준말이다. ‘아바이’에서 ‘아빠’라는 말이 생긴다.
‘오빠’는 ‘오라비’에서 나온 말로 나보다 높은(올라) 남자를 부르는 말이다.
‘암’, 암컷, 암수 등에 사용하는 ‘암’이란 어미를 뜻하는 ‘엄’에서 나온 말이다.
‘아이’나 ‘아기’도 근본적으로는 ‘알’, ‘얼’과 관계가 있는 말이다. ‘알라’, ‘얼라’는 ‘아이’의 경상도 사투리다.
‘알’은 해를 뜻하기도 하므로 아랍에서는 ‘알라’를 ‘태양에서 내려온’이라는 의미에서 ‘신’을 뜻한다. 이집트의 ‘라’도 태양의 신을 뜻하는 것으로 ‘알라’에서 유래한다. ‘라’를 발음하기 전에 약하지만 ‘알’ 또는 ‘얼’의 음가가 남아있다.
‘얼굴’은 얼(마음)의 상태가 표면(ㄱ)에 나타나는 것이다. 또는 얼이 깃드는 곳인 머리(뇌) 아래(ㄹ)의 가쪽(ㄱ)에 위치하여 얼굴이라 한다. 어떤 이는 이를 ‘얼이 드나드는 굴(코)’이 있다는 의미에서 얼굴이라 했다고도 한다.
‘여름’이란 말도 원래는 알(씨앗)이 열리는 열매를 뜻하였으며, 여기에서 계절의 이름인 ‘여름’이 생긴다.
‘얼간이’는 ‘얼이 나간 놈’이라는 것으로 ‘얼빠진 놈’과 같은 뜻이다.
‘얼쑤’, ‘얼싸’는 노래를 부를 때 넣는 추렴이다. ‘얼쑤 좋다’, ‘얼싸 좋다’는 얼이 신명나게 솟아서(ㅅ) 정신이 번쩍 들 정도로 좋다는 것이다.
‘안다’는 알을 품는 것이다.
‘아름’은 ‘한 아름’에서 보듯이 두 팔을 벌려 껴안은 것이다. 또, 그렇게 안은 둘레(길이)를 의미하기도 한다. ‘아름드리 나무’는 두 팔로 안을 정도로 둘레가 큰 나무를 뜻한다.
‘아름답다’는 두 팔로 안고 있는 모습에서 나온 말이다. 한자 ‘좋을 호(好)’자도 어미가 자식을 품고 있는 모습이 보기 좋다는 의미다. 짐승이 ‘새끼를 품에 안고 있는 것(아름)’은 정겹고 보기 좋은 모습이다. 여기에서 ‘아름답다’라는 말이 생긴 것이다.
‘잊다’는 알고 있던 것이 자는(ㅈ) 것, 지워지는 것이다.
‘잎’은 햇빛(ㅇ)을 받기 위해 넓게 퍼진(ㅍ)것이다. 한자 ‘잎 엽(葉)’은 햇빛을 받는(ㅂ) 것이다.
‘안(겉의 반대말)’은 안겨있는 속을 뜻한다. ‘몸 안’처럼 몸에서는 얼이 내려온 곳이다.
‘안방’은 집 중에서 가장 안쪽에 위치하며, 주인이 기거하는 방이다.
‘알다’는 얼(정신)이 몸에 내려오면 자각을 해서 알게 되므로 ‘알다’라고 한다.
‘앗다’는 나에게로 가져오는 것으로 ‘갖다’의 뜻이다. ‘빼앗다’는 뺏어서 내가 갖는 것이다.
‘알몸’은 처음 태어날 때의 몸을 뜻하는 것으로 몸에 아무 것도 걸치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알거지’는 처음 태어날 때와 마찬가지로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상거지를 뜻한다.
‘알부자’는 알이 차서 실속이 있는 알짜 부자, 진짜 부자를 뜻한다.
‘얼다’는 해와 관련된 것으로 해(ㅇ)가 그른쪽(ㅓ)에 오래(ㄹ) 있으면 온도가 내려가서 얼게 되는 것에서 나온 말이다. 사람의 몸이 긴장해서 굳는 것도 ‘어는 것(얼다)’으로 ‘얼어붙다’라는 말이 생긴다.
‘얼음’은 물이 언 것이다.
‘어렵다’는 ‘알다’의 ‘아’에 대한 상대격인 ‘어’가 붙어 ‘알기가 까다롭고 힘들다’는 뜻이다.
‘업다’는 아이나 물건을 안(배)의 반대쪽(ㅓ)인 등에 받는 것이다.
‘없다’는 ‘있다’의 반대어로, 등쪽에 업고 있어서 앞에서는 보이지 않는 것이다.
‘엎다’ 역시 위아래를 뒤집어 놓은 것으로 반대를 뜻하는 ‘ㅓ’가 붙는다.
‘어둡다’는 해(ㅇ)가 거슬러(ㅓ) 땅 아래(ㅜ)에 있어 잘 보이지 않는 것이다.
‘어둠’은 해(ㅇ)가 땅(ㄷ) 아래(ㅜ) 머물러(ㅁ) 있는 상태를 말한다.
‘아프다’는 앞으로 엎어져 있는 모양에서 유래한다.
‘ㅇ’은 하늘을 의미하므로 ‘크다’, ‘위대하다’라는 의미도 갖는다. 원래 하늘은 ‘ㅎ’에서 유래하지만 ‘ㅇ’도 같은 하늘소리이기 때문에 이러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우리말 ‘임금’은 ‘크다’, ‘위대하다’라는 뜻에서 유래한다. 신라시대에는 한 때 왕의 이름으로 ‘이사금(尼斯今)’을 사용했는데 이는 ‘잇금’을 한자로 표현한 것에 불과하며, ‘잇금’에서 우리말 ‘임금’이 생겨난 것이다. ‘잇금’이란 ‘크게(위대하게) 선 님’이란 말이다. 이를 삼국유사에서는 이(이빨)가 많은 사람, 즉 연장자는 성스럽고 지혜로운 사람이라는 말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는데 성인의 이(齒) 수가 모두 같다는 것은 상식이다. 어떤 이는 사과를 베어 물어 사과에 난 ‘잇금’이 큰 사람이 체격이 크므로 왕으로 삼았다고도 하는데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발상이다.
‘올’은 하늘을 나는 새를 의미하는 것으로 ‘오리’라는 이름이 붙는다. ‘올’은 하늘(ㅇ) 위(ㅗ)로 오르는(ㄹ) 것이다. 영어 이름인 ‘콘돌’역시 우리말로는 ‘큰 새’라는 뜻이다. ‘올’과 유사한 ‘돌’, ‘솔’도 새를 의미하는데, 이는 ‘돌(땅[ㄷ] 위[ㅗ]에 오르는[ㄹ]), ‘솔(솟아서[ㅅ] 위[ㅗ]에 오르는[ㄹ])’ 것에서 유래한다. 평지에 둥지를 트는 것과 높은 곳에 둥지를 트는 것의 차이이다. 대충 살펴보면 오리, 해오라기, 올빼미, 비둘기, 두루미, 솔개, 솔새, 수리, 독수리, 솔부엉이, 수리부엉이 등을 들 수 있다. ‘돌’이 외에도 새의 이름에 ‘ㅇ’이나 ‘ㅎ’이 붙는 것은 ‘ㅇ’과 ‘ㅎ’이 하늘소리이기 때문이다.
※ 우리말의 새 이름은 그 울음소리에서 유래하는 것도 많다. 예를 들면, 까치, 꿩, 꾀꼬리, 기러기, 뜸부기, 뻐꾸기, 부엉이, 소쩍새 등이 있다. 까마귀, 백로, 파랑새 등은 새의 털 색에서 유래한다.
‘위’는 해가 높이 떠있는 곳으로 ‘위로 보다’라고 하면 ‘높은 곳을 보다’는 뜻도 있지만 ‘우러러보다’라는 뜻도 갖는다.
‘오르다’라는 말도 ‘위를 향해 가다’라는 의미에서 나온 말이다. ‘오르다’에서 ‘옳은 쪽(바른 방향)’, 즉 ‘오른쪽’과 ‘옳다’라는 말이 생긴다.
‘옷’은 몸 위에(오) 세우는(ㅅ, 입는) 것이다.
‘왼쪽’은 ‘외다’에서 나온 것으로 ‘외다’라는 옛말의 뜻은 ‘그르다’, ‘거짓이다’이며, ‘바른쪽’의 반대말인 ‘그른쪽’이 ‘왼쪽’이다. 영어도 ‘오른쪽’을 바른쪽이라는 의미로 ‘right(바른)’라고 쓴다. ‘올바른’은 ‘오른(옳)’과 ‘바른’이 합쳐진 말이다.
‘이다’는 사람(ㅣ)이 물건을 머리 위에 얹는 것이다.
‘일어나다’는 일을 하기 위해 잠에서 깨거나. 눕거나 앉은 자세에서 서는 것이다.
‘일’은 사람이 일어나서 하는 행위이다. 밥하고, 설거지하고, 농사짓고, 장작을 패고, 아이를 돌보는 모든 행위가 일이다.
원(○)의 둥근 형태에서 유래하는 말도 다수 있다.
‘이슬’은 풀잎 등에 둥글게 서(ㅅ)거나 맺혀 있는 것이다.
짐승을 가두는(기르는) ‘울’은 원래 그 형태가 둥근 모양에서 나온 것이지만 유목민이 거주하는 주거지(집) 역시 둥근 원형이었다. 현재도 몽고의 유목민은 둥근 천막을 치고 옮겨가며 생활한다. 사람도 울이나 울타리 안에서 생활하므로 ‘우리’는 한 가족 또는 대가족일수도 있고 확대 해석하면 씨족사회일 수도 있다. 그러나 대개는 3대가 모여 사는 대가족이 대부분으로 나의 어머니도 있고 할머니(어머니의 어머니)도 있기 때문에 ‘우리 어머니’라고 부른다. ‘우리 아버지’, ‘우리 아들’, ‘우리 동생’도 같은 맥락이다. 이것도 어떤 이는 ‘우리 어머니’를 부부간에 대상을 바꾸는 현재의 스와핑처럼 해석하기도 하는데 이도 얼빠진 놈이 지껄이는 헛소리이다.
‘우물’이란 것도 ‘둥근(ㅇ) 모양으로 땅을 아래(ㅜ)로 판 곳에 있는 물’, ‘아래에 있는 물’이라는 뜻이다.
‘우물대다’는 우물을 퍼 올리듯이 말이나 행동이 굼뜬 것을 빗댄 말이다.
‘웅덩이’도 땅이 움푹 패여 물이 괴어있는 곳을 뜻한다.
‘엉덩이’는 움푹 패인 웅덩이처럼 둥그스름한 모양에서 유래한다.
‘움막’은 땅을 파내고 그곳에 거적이나 짚을 넣어 집 모양으로 만든 막이다.
‘움’은 땅을 파고 위에 거적 따위를 얹고 흙을 덮어 추위와 비바람을 막게 한 곳을 뜻한다.
‘움막살이’는 땅을 파고 지은 움막에서 생활을 하는 것이다.
‘오막살이’는 움막살이와 같이 초라하지만 땅 위에 지은 집이다. 이는 ‘ㅗ’와 ‘ㅜ’의 차이에서 기인한다.
‘애’는 내장 중에서 밥통(위)을 의미하는 것으로 위(胃)의 둥근 모양에서 ‘ㅇ’을 붙여 ‘애’라고 한다. 이것이 위를 포함한 창자 전체를 일컫기도 한다.
‘애가 탄다’, ‘애간장이 탄다’는 말은 정말 속이 상해서 분노하거나 슬픔이 극에 달하면 속이 타 들어 가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배알이 뒤틀린다’는 것도 배 속에 있는 알(애)이 뒤틀리듯이 타 들어 가는 것을 나타낸다.
‘애쓴다’는 애가 타도록 힘을 써서 노력하는 것을 의미한다.
※ ‘이(齒, 이빨)’는 하늘(ㅇ)과 관련이 없는 소리이다. 사랑니, 송곳니, 어금니에서 보듯이 ‘이’는 ‘니’가 변한 것이다. 우리말에는 두음법칙이라는 것이 있어서 말의 초성(첫소리)에 ‘냐녀뇨뉴니’가 오면 이는 ‘야여요유이’로 발음한다. 즉, ‘녀자(女子)’의 ‘녀(계집 녀[女])’는 ‘여’로 발음되어 ‘여자’로 읽는다. 마찬가지로 ‘라러로루리’는 ‘나너노누니’로 읽는다. 예를 들어 ‘로인(老人)’의 ‘로(늙을 로[老])’는 ‘노’로 발음되어 ‘노인’으로 읽는다. 물론 이들이 글의 첫머리가 아니고 뒤쪽에 위치하면 발음대로 읽는다. ‘무녀(巫女, 무당)’, ‘초로(初老, 갓 늙은)의 신사’와 같이 원래의 발음대로 읽는 것이다.
‘이마’라는 말도 하늘(ㅇ)과 관련이 없는 말이다. 이마를 뜻하는 옛말은 ‘니맣’이며, 이는 얼굴 위쪽에 넓고 높게 자리잡은 편평한 것에서 유래한다.
‘임’이란 말도 ‘님’자를 두음법칙에 따라 발음한 것으로 ‘임’은 ‘님’과 같은 말이다. 한자 임(任)은 우리말의 발음과 동일한 한자를 사용했을 뿐이다. ‘님’은 신성한 땅(ㅁ)에 내려온(ㄴ) 높은 사람을 뜻한다.
‘니(이)’는 입 안에 낮게(ㄴ) 줄지어 늘어서 있는 것이다.
‘잇다’는 이가 줄지어 늘어서 있는 것과 같은 모양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이엉’이란 것도 짚을 이어서 엮은 것이다.
‘엉’은 ‘이엉’에서 보듯이 엮은 것을 뜻한다.
‘엉망’은 서로 뒤얽혀 헝클어져서 어수선한 것을 의미한다. ‘엉망이다’는 엉망인 상태를 나타낸다.
‘엉성하다’는 엮은 것이 성겨서 빈틈이 많은 것이다.
‘엉클어지다’는 풀기 힘든 정도로 뒤얽힌 것으로 ‘헝클어지다’와 같은 말이다.
‘엉터리’는 엉망으로 틀어진 것으로 이치에 맞지 않는 터무니없는 말이나 행동을 의미한다.
‘오이’는 둥근 것이 길게 이어진 모양에서 붙은 이름이다.
► ‘ㅎ’ 높은 하늘 소리
‘ㅇ’에 갓(ㅗ)을 씌운 것이 ‘ㅎ’이다. 즉, ‘ㅎ’은 ‘ㅇ’보다 높은 하늘 소리이다. 뒤에 설명하겠지만 일본의 신대문자(神代文字)는 우리나라 초기 가림다(加臨多)문자로 ‘ㅎ’을 ‘ㅇ’위에 갓(ㅅ)을 씌운 모양으로 적고 있다.
‘ㅎ’에서 가장 먼저 만들어진 것이 ‘하’이다.
‘하’는 원래 해를 의미하지만 ‘하늘’을 뜻하기도 한다. 그래서 ‘하’는 높고, 넓고, 크고, 밝고, 흰 것을 나타낸다. 또한 해처럼 둥근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하늘’이란 말도 높이(ㅎ), 널리(ㄴ) 퍼져(ㅡ)있는 상태(ㄹ, 오랜 시간 동안)를 의미한다.
‘해’는 ‘하’에 우리말에서 약방의 감초처럼 아무 말에나 붙는 중성모음인 ‘ㅣ’가 붙은 것이다.
‘하얗다’, ‘희다’, ‘환하다’ 등의 말도 ‘해’에서 생겨난 말이다.
‘ㅇ’에서 유래한 것이 어머니, 아버지라면 그 보다 높은 할머니, 할아버지에는 ‘하’가 붙는다.
‘한얼님’은 하늘(우주)의 큰 정신으로 ‘하느님’을 가리킨다.
‘한’은 하늘과 해에서 유래하지만 상당히 많은 의미를 갖는다. 그 중에서도 ‘높고 넓으며, 밝고 크다’는 의미가 가장 많이 사용된다. 한국(桓國)은 ‘환한 나라’, ‘밝은 나라’이지만 ‘큰 나라’, ‘위대한 나라’의 의미도 가지며, 한인(桓仁) 역시 원래는 ‘환한 님’, ‘밝은 님’이지만 ‘큰 사람’, ‘위대한 사람’이라는 의미도 갖는다.
‘학’이라는 새에 ‘ㅎ’이 붙는 것은 우리 선조들은 학을 고상하고 고고하며, 선비와 같이 품격이 높은 새로 보았기 때문이다.
‘호랑이’도 우리의 민담이나 설화에는 친근하고 익살스럽게 표현되지만 우리 선조들은 산신령처럼 신령한 동물로 여겼기에 ‘ㅎ’이 붙은 것이다. 구렁이, 누렁이(황구), 우렁이, 승냥이, 고양이처럼 우리말 ‘렁이’, ‘랑이’, ‘냥이’, ‘양이’는 짐승을 일컫는 말이다. 고라니(고랑이)란 이름도 짐승을 일컫는 이름이다.
‘호박’은 해의 둥근 모양에서 나온 이름이며, 신성하고 높은 박은 아니다.
‘해바라기’는 꽃이 해를 바라보는 데서 유래한 이름이다.
‘혀’는 해처럼 붉은 것에서 유래하며, 입안에 있으므로 ‘ㅓ’가 붙어서 ‘혀’가 된다.
‘휘다’는 해처럼 둥글게 구부리는 것이다.
‘활’은 해처럼 둥글게 구부려 놓은(ㄹ) 것이다.
‘힘’은 활이 둥글게 구부려져 있게 하는 능력이다. ‘휨’에서 유래한다.
‘흐르다’는 높은(ㅎ) 곳에서 낮은 곳으로 움직이는(ㄹ) 것이다. ‘흘러가다’는 흘러서 가는 것이다.
‘흙’은 비가 오면 땅의 표면(ㄱ)을 물과 같이 흘러 가는 것이다.
‘양지 바른 곳’의 ‘양지’나 ‘응달(음지)’ 역시 해와 관련된 낱말이다. 해가 드는 곳은 ‘양지’, 해가 없는 곳은 ‘응달’이다.
‘희미하다’란 빛이 미약하여 잘 보이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서 ‘흐리다’란 말이 생긴다.
‘흐리다’는 분명하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흐릿하다’도 뚜렷하지 않고 어슴푸레한 상태를 뜻한다. 날씨에도 ‘흐린 날’과 같이 사용된다.
‘하다’의 옛말은 ‘많다’는 뜻이다. 하늘과 연관되어 ‘크다’는 의미도 있다.
‘흔하다’는 하고(많고) 많은 것으로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는 것이다.
‘헹가래’는 하늘로 들어올려 가래질을 하는 것이다.
‘하다’의 옛 뜻은 ‘많다’이다. 이는 ‘하’가 의미하는 ‘크다’에서 파생된 것이다.
‘허’는 ‘ㅎ’에 그른(그런)쪽을 의미하는 ‘ㅓ’가 붙은 것으로 하늘의 빈 공간을 일컫는 말이며, ‘가짜’라는 의미도 갖는다. 한자로는 ‘빌 허(虛)’이며, ‘허’는 비어있는 것이다. 한자어 허공(虛空)이나 공허(空虛)도 모두 비어 있는 것을 뜻한다.
‘허깨비’도 ‘헛것’이 보이는 것이다. 도깨비를 허깨비라고도 부른다.
‘허수아비’는 새를 쫓기 위해 논에 세워 놓은 가짜 아비를 말한다.
‘허울’은 실속이 없는 겉 모양이다.
‘허방다리’는 짐승을 잡기 위해 파 놓은 함정으로 그 위에 나뭇가지와 흙을 덮어서 만든 가짜 다리이다.
‘헛소리’는 아무 의미 없이 지껄이는 소리로 ‘빈 소리’이다.
‘헛기침’도 인기척을 내거나 목청을 가다듬기 위해 내는 가짜 기침이다.
‘헤어지다’는 사이에 허(빈틈)가 생겨 멀어지는 것이다.
‘헤프다’는 공짜(허)로 생긴 것처럼 함부로 퍼 주는 데서 유래한다.
‘헐다’는 허(빈틈)를 만드는 것이다. ‘담을 헐다’라고 하면 담을 무너뜨려 없애는 것이다.
‘헐다’에서 ‘피부가 헐다’라고 하면 살갗에 허(빈틈)가 생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