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 쉐보레, Jeep 등, 자동차 회사들의 이름은 언제, 어떻게 만들어졌을까요? 그리고 그 이름에는 또 어떤 의미가 담겨 있을까요? 완성차 업체들 이름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Alfa Romeo (알파 로메오)
알파 로메오의 Alfa는 Anonima Lombarda Fabbrica Automobili의 이니셜로, 1910년 이태리 롬바르디아 주의 주도 밀라노에서 출발했습니다. 그러다 니콜라 로메오가 1915년 인수하며 자신의 성인 로메오를 추가하며 알파 로메오가 되었죠.
니콜라 로메오는 한 때 철도회사에서 일을 했던 사업가로, 처음엔 고급 스포츠카 제작으로 출발해 고급 승용차까지 영역을 넓히며 공격적인 경영을 했지만 아쉽게도 재정적인 어려움에 빠지면서 2007년 피아트에 인수되게 됩니다.
알파 로메오 8C 스파이더 /사진=FCA
Aston Martin (애스턴 마틴)
라이오넬 마틴은 자동차 레이서이면서 정비소를 운영하고 있던 인물이었습니다. 로버트 브랜포드와 개조차량을 판매하던 그는 나중에 자신들의 이름을 걸고 차를 만들게 되죠.
브랜드가 지금처럼 정해진 건, 애스턴 클린턴 힐클라임이라는 산악 레이싱 대회에서 우승을 한 라이오넬이 이듬해인 1914년 우승을 기념해 자신의 성 마틴과, 애스턴을 합치면서였습니다.
Audi (아우디)
우여곡절 끝에 얻은 이름이죠. 1909년 아우구스트 호르히(August Horch)는 법적 다툼 끝에 'A. 호르히 & 시에' 자동차를 떠나게 됩니다. 그리고 새로운 자동차 회사를 차리게 되죠. 자신의 이름으로 세운 회사로 인해 '호르히'라는 이름을 다시 회사명으로 사용하는 건 법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이때 동료 아들이 괜찮은 아이디어를 내는데요. 라틴어로 Horch를 쓰자는 거였습니다. 그게 바로 Audi였고 호르히는 제안을 받아들여 정식 회사명으로 아우디를 사용하게 됩니다. 아우디는 1928년 DKW라는 회사와 합쳤다가 다시 아우토 유니온으로 거듭나게 됩니다. 이 때 아우토 유니온을 구성한 4개의 회사인 반더러와 호르히, 그리고 DKW와 아우디(1909년 설립)가 함께 한다는 의미로 4개의 링이 로고로 사용되게 됩니다.
BMW(비엠더블유)
칼 라프는 뮌헨공항 한쪽에서 망해가고 있는 구스타프 오토의 항공기 엔진제작 공장을 인수하게 됩니다. 인수 후 1917년 회사 이름을 Bayerische Motoren Werke 즉, '바이에른 엔진 공장’이라고 짓게 됩니다. 보통 비엠더블유라고 하지만 독일 등에서는 ‘베엠베’라고 부릅니다. 브랜드는 평범하게 만들어졌을지라도 자동차만큼은 즐거움을 주는 데 주저함이 없습니다.
Cadillac(캐딜락)
미국 럭셔리 브랜드 캐딜락은 헨리 포드와 관련이 있습니다. 원래 캐딜락은 ‘헨리 포드 컴퍼니’로 불렸었죠. 그런데 회사를 설립되고 얼마 후 포드가 회사를 떠나며 포드라는 새로운 이름의 자동차 회사를 세우게 됩니다.
선장없이 덩그러니 놓였던 ‘헨리포드 컴퍼니’를 헨리 릴런드가 인수하게 되고, 그에 의해 1902년 캐딜락이란 이름으로 새롭게 출발하게 됩니다. 캐딜락이란 이름은 1701년 디트로이트를 발견한 프랑스 귀족 르쉬오르 앙투안 드라 모트 카디약(Le Sieur Antoine de la Mothe Cadillac) 의 이름에서 따왔으며, 회사 로고 역시 카디약 가문의 문장을 그대로 가져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Chevrolet (쉐보레)
1878년 스위스에서 태어난 루이스 요세프 쉐보레(Louis Joseph Chevrolet )는 프랑스의 한 자동차 회사에서 일을 하던 중 큰 뜻을 품고 캐나다 이민길에 오릅니다. 그리고 다시 미국에서 자동차 레이서로 활동하며 이름을 크게 알리게 되죠.
그런 그에게 GM 회장 자리에서 물러난 윌리엄 듀런트가 손을 내밀게 되고, 두 사람은 쉐보레를 공동으로 설립합니다. 하지만 얼마 후 듀런트와 의견 충돌을 보인 쉐보레는 회사를 떠나게 됩니다.
포드와 맞설 유력한 인물로 여겨진 듀런트가 다시 GM 회장으로 복귀하면서 쉐보레는 GM의 자회사로 편입되는데요. 듀런트는 쉐보레를 발판 삼아 재기에 성공했지만 쉐보레는 여러 곳을 전전하다 자신의 이름을 걸고 세운 쉐보레자동차에 말단 기술자로 재고용돼 말년을 고되게 보내다 쓸쓸하게 생을 마감하게 됩니다.
Citroen (시트로엥)
1919년 앙드레 시트로엥은 군수물자를 주로 만들던 공장을 인수해 이를 자동차회사로 바꿉니다. 처음엔 부품을 만들었지만 나중에는 대량생산라인을 갖추게 되는데요. 시트로엥의 로고인 2개의 갈매기 모형은 기어의 톱니바퀴 형태에서 힌트를 얻었습니다.
시트로엥이 회사를 설립하기 이전, 그러니까 1908년에서 1913년까지 그는 Mors라는 자동차 회사에서 일을 했는데 이 회사에서는 그 말고 또 다른 의미 있는 인물이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루이스 쉐보레였습니다.
시트로엥 로고 /사진=위키피디아
Fiat (피아트)
피아트의 시작은 화려했습니다. 이태리 토리노 갑부들과 귀족들이 모여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Fiat는 Fabbrica Italiana Automobili Torino (토리노 이탈리아 자동차 공장)의 약자로 역시 BMW처럼 별다른 의미는 없습니다.
다만 피아트를 이야기할 때 빠져서는 안 될 인물이 한 명 있습니다. 직원으로 일하다 1906년 자신의 이름으로 된 자동차회사를 차렸던 빈센쪼 란치아인데요. 기술자이자 레이서였던 란치아 역시 자신의 이름을 걸고 자동차 회사를 만들어 수준 높은 스포츠카들을 선보이며 이태리인들 자부심을 드높였습니다. 하지만 알파 로메오처럼 재정난을 겪으며 결국 시작했던 곳, 피아트로 합병되어 넘어갔습니다.
Jaguar (재규어)
1927년 영국 코벤트리(Coventry) 지역에서 월리엄 라이온스가 세운 자동차 회사죠. 하지만 처음부터 재규어가 회사의 브랜드는 아니었습니다. 스왈로우 사이드카스 (Swallow Sidecars)라는 이름으로 시작했고, 보통 약자인 SS로 불렸습니다.
SS는 1935년 'Jaguar'라는 이름의 자동차를 출시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왜 모델명이 회사명으로 바뀌게 된 걸까요? 제2차세계대전 당시 SS사가 있던 코벤트리는 나치의 공중 폭격에 의해 쑥대밭이 되고 맙니다. 그런데 악명 높은 나치친위대 슈츠스타펠(Schutzstaffel)의 약자가 바로 SS였습니다. 회사명을 재규어로 바꿀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던 것이죠.
Jeep (지프)
여전히 정설이 어떤 것인지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는 자동차 브랜드 중에 하나인데요. 지프라는 이름이 만들어진 것엔 두 가지 설이 있습니다. 그 하나는 미국 군인들이 다목적이란 의미로 사용한 General Purpose의 약자 'GP'의 발음에서 나왔다는 게 있고, 또 하나는 뽀빠이 만화에 등장하는 강아지인 Eugene가 내는 소리 j..e..e...p에서 나왔다는 주장입니다. 요즘은 두 번째 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네요.
Lexus (렉서스)
렉서스라는 이름은 광고 회사 Saatchi & Saatchi에 의해 만들어지게 됩니다. 처음에는 브랜드 후보로 219개나 되는 많은 이름들이 올랐는데 그 중 가장 유력한 이름은 렉서스가 아닌 알렉시스(Alexis)였습니다.
그런데 알렉스는 80년대 미국 드라마 달라스와 함께 양대산맥을 이루고 있던 Denver-Clan에 나오는 극중 인물 이름이기도 했습니다. 미국인들에게 가장 익숙한 이름을 선택하게 된 것이죠. 하지만 막판에 계획이 수정되며 렉서스로 최종 결정됩니다. 럭셔리와 엘레강스의 의미를 담고있다고 하는데, 단어 자체엔 별다른 의미는 없습니다.
Smart (스마트)
스마트는 스위스 시계 브랜드 스와치로부터 시작됩니다. 자동차에도 관심이 있던 스와치 사장 니콜라스 하이엑(Nicolas Hayek)은 스와치의 S, 메르세데스의 M, 그리고 예술을 뜻하는 Art를 합쳐 스마트로 할 것을 제안해 이것이 받아들여집니다. 하지만 생각 이상으로 드는 비용에 부담을 느낀 그는 결국 지분을 모두 다임러에 넘기고 발을 빼게 됩니다.
Volvo (볼보)
SKF라는 특수강 제조회사의 직원이었던 구스타프 라르손과 아사르 가브리엘손은 의기투합해 자동차 회사를 만드는데 이것이 볼보의 시작이었습니다. 1927년 회사를 설립하고 그 이듬해 첫 모델을 생산해내는데요. 볼보라는 이름은 스웨덴어가 아니라 라틴어로 ‘나는 굴러간다’ 라는 아주 단순한 의미의 볼 베어링 명칭에서 따온 것입니다.
볼보 로고 / 사진= 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