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와...무더위...폭염 주의보를 뚫고 평택시립도서관에서 독서모임에 참여하고 있는 초등 친구들이 찾아왔습니다.
가능한 그늘 아래 모여서 잠깐 책방 정원과 오두막 책방을 둘러보고 책방으로 들어왔어요.

4-6학년 친구들과 함께 앉아 어릴 적 나의 꿈에 대해 이야기했어요.
책으로 가득한 집에서 살고 싶었던 책벌레 소녀의 꿈...그리고 책이 가득한 집에서 살게 되었지만
책들을 독차지하고 혼자만 대화를 나누는 게 큰 재미없어서 어린이들과 함께 하는 작은도서관을 열었고,
지금은 시골에서 서점을 열고 있는 이야기예요.

서점 주인으로서 돈을 벌어서 먹고 살아야 되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지만....
만일 주변에서 작은 서점이 모두 사라지고, 출판사가 점점 문을 닫고, 더 이상 작가들이 글을 쓰거나 책을 내지
못하게 된다면 그다음엔 어떤 일이 벌어질까...그런 세상은 좋은 세상일까, 이런 이야기를 잠깐 해주었습니다.
이 어린 친구들이 제 말을 다 이해했는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어렴풋이는, 아마도
시골마을 책방지기의 마음을 눈치 챘으리라 믿으면서요.

짧은 이야기가 끝나고, 신기한 몇 권의 책을 보여주는 <북쇼>...
그리고나서 친구들은 제각기 흩어져 책을 보면서 사가지고 갈 책들을 골랐습니다.
용돈을 모아, 혹은 부모님께 특별 용돈을 받아 온 친구들.
책을 무지막지 좋아한다는 남학생은, 아예 엄마가 준 카드 한 장을 들고 와서 여러 권의 책을 구매했네요.
이거는...엄마한테 전화 한 번 해야 되는 거 아니야...ㅎㅎ...그러나 책을 많이 좋아하는 걸 알기에 어머니가
카드를 내주신 거 같아요.
한 친구는 오늘이 할아버지 생신이라 여기서 책 한 권을 선물로 사가고 싶다며 책을 골라달라 하네요.
할아버지가 어떤 걸 좋아하실지 잘 모르겠다는 손녀딸의 말에 잠시 고민하다
이철수 선생님 "나뭇잎 편지"를 골라서 곱게 포장해 주었어요.
할아버지는 오늘 너무 기쁘실 거 같아요.

어린 친구들이 오면 언제나 빼놓지 않는 책방지기의 예쁜 시엽서와 함께 파본 그림책으로 만든 책봉투에
한 권 한 권 책을 담아줍니다.

평택으로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책을 꺼내, 각자가 고른 책을 친구들에게 소개해주고
관심가는 책이 있으면 서로 돌려보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더니 버스 안에서 친구들이 열심히 책을 읽으며 갔다고 하네요.

숲속작은책방에는 어린 친구들의 책에 관한 추억의 흔적들이 점점 쌓여가고 있습니다.
첫댓글 책을 선물받은 할아버지는 그 순간 얼마나 행복하실까요!
저도 울아들이 책을 산다면 카드를 무조건 줄 수 있을텐데...ㅎㅎ
너무나 사랑스러워요 어렸을 때부터 저런 경험을 하다니 좋겠네요 ^^
행복한 책방 나들이에 마음이 꽉~찼던 하루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앗.. 평택 시립도서관에서 이런 동아리가 있군요 ^^ 반가운 소식이네요
저희학교 초등독서동아리 아이들도 데리고 가고싶은데 어떻게 내려가야할지.ㅜㅜ 서울입이다..
그러게요...길이 멀어서...부모님들이 큰 맘 먹고 차량 제공해서 함께 움직여야 가능하지 않을까요...
독서기행으로...
평택이라니 더 반갑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