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배규한
사진:박노일
긴 한가위 연휴 뒤라 아침 교통이 복잡했음에도 약속시간보다 7분 빠른
09:08에 운서역에 8명이 집결 완료했다. 모두들 정성이 대단하다. 임원택 사무총장만 유고로 못나왔다.
운서역은 멀었다. 9호선 전철로 김포공항역에 내려서 인천공항으로 가는 공항전철로 갈아타고 운서역에 내려 1번출구로 나갔다.
운서역은 인천공항 두 정거장 전 역인데, 여기에 이러한 도시가 형성돼 있을 줄 몰랐다. 서울 도심처럼 빌딩이 즐비하다.
버스시간이 안맞아서 택시 두대에 나눠타고 삼목항으로 갔다.
10:10 삼목항 출발, 장봉도로!
언제 봐도 바다경치는 아름답지만, 오늘은 쉴새없이 갈매기 날고 비행기 내리는 모습이 참 이채롭다. 재담꾼 성욱이가 "해외여행 떠난다"고 해서 모두 웃었다.
10:54 인천광역시 옹진군 장봉도에 도착했다. 10:59에 배 시간에 맞춘 듯 대기 중인 버스에 올랐다.
장봉도는 인구 900명 정도의 길쭉한 섬인데, 섬마을 선생 노래가사에 담긴 섬 경치가 아니라, 조용한 전원마을에 온 것 같다. 아스팔트 도로가 깨끗하고, 들판에는 벼들이 황금물결을 이루고 있었다.
전원주택처럼 깨끗한 집에 정원은 아기자기하게 잘 가꾸어져 있고, 텃밭도 깔끔하게 손질돼 있다. 대한민국 참 좋아졌다. 1980년대 미국에 갔을 때 카드를 태그하고 버스타는 게 참 신기해 "선진국은 다르구나!" 싶었는데, 어느새 우리도 섬마을 버스까지 다 교통카드를 찍고 탄다.
11:15 종점에 내려 가막머리 전망대로 산행을 시작했다. 3km라고 했는데 길이 생각보다 멀었다. 산길과 해안길을 구비구비 10여차례나 오르내리며,
쉬엄쉬엄 세 시간만에 14:20 가막머리전망대에 도착했다. 산길은 오르막 내리막이 가파르고, 해안길은 울퉁불퉁 바위와 올망졸망 조약돌과 날카로운 굴껍질이 뒤엉켜 걷기가 좀 힘들었다. 그런데도 아직은 모두들 잘 걷는다. 아무 사고없이...
가막머리 전망대에 도착하니,
아~ 탁 트인 바다, 시원한 바람, 멀리 어깨동무한 듯 겹겹이 보이는 정겨운 섬들이 힘들었던 산행길의 피로를 싹 씻어주었다. 낙조가 가장 아름답다는 이곳! 그러나 우린 오늘 그걸 볼 수가 없다. 그러면 배가 끊어져 섬에서 자야 하니까.
범하가 "담에 혹시 내가 갑자기 사라지면 여기 와 있는 줄 알아라."고 했다. 여기가 그 정도로 좋은가 보다.
내려올 때는 완만한 능선을 따라 편안하게 내려왔다.
"올라갈 때도 이 길로 갔으면 좋았을 걸..." 했더니, 박 대장이 "그래도 한바퀴 돌아야지" 한다.
중간에 봉수대가 있었다. 옛날엔 여기에서 당나라 침입해 오는 걸 지켜보며 육지로 비상신호를 보냈나 보다.
16:20 버스를 타고 선착장으로 와서 17:00 배를 타고 나왔다.
18:00 운서역 앞에 도착하여 돼지김치찌개와 맥주, 소주로 푸짐한 저녁식사를 했다.
오늘 점심은 건너뛴 셈인데, 모두들 간식을 많이 가져와서 오히려 더 많이 먹은 것 같다. 떡, 한과, 쿠키, 치즈, 와인, 배 등등. 오늘 간식 중 가장 요기가 된 건 성욱이가 많이 갖고 온 떡이고, 최고 맛은 진곤이가 칼까지 갖고 와 직접 깍아준 달고 시원한 배였다.
수요산행이 늘 그러하듯 오늘도 즐겁고 유익하고 건강한 하루를 보내고, 19:00에 공항전절을 타고 귀가길에 올랐다.
[참석] 박노일 권형국 배규한 김진곤 이상근 김성욱 배연균 김범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