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시멜로 연구 실험의 오류와 위험성
1960년 스탠포드 대학의 심리학자 월터 미쉘(W. Mischel)과 연구진은 3~5세 아동 600명을 대상으로 마시멜로 실험 진행 후 30년간 이들을 추적·조사했다. 실험은 아이 600명에게 마시멜로 한 개가 있는 접시와 두 개가 있는 접시를 보여주며 시작된다.
선생님은 "여기 마시멜로가 하나 있어. 바로 먹어도 되지만 내가 나갔다 돌아올 때까지 먹지 않고 있으면 두 개를 먹을 수 있어"라고 말한 뒤 마시멜로 한 개가 있는 접시를 두고 나간 후 15분 뒤에 들어온다. 이 상황을 마주한 아이들은 두 부류로 나눠졌다. 선생님이 나가자마자 마시멜로를 먹은 아이들과 선생님이 올 때까지 먹지 않고 기다린 아이들도 나눠진 것이다. 스탠포드 연구진이었던 미셸은 이 실험에 참여했던 아이들을 15년 후 다시 만났고, 그 결과 마시멜로를 먹지 않고 끝까지 참았던 아이들은 성장 과정이 훌륭했고 대인관계도 좋았으며, 학업 성적도 우수했다고 설명한다.
반면, 선생님이 나가자마자 마시멜로를 먹어버린 아이들은 약물중독이나 사회 부적응 등의 문제를 보였다고 했다. 이에 미셸 박사는 1981년 어린 시절 인내심을 발휘했던 아이들은 자라서도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었고, 그렇지 못한 아이들은 주위의 유혹에 잘 흔들리는 어른으로 성장한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이런 내용이 담긴 '마시멜로 실험 이야기'는 당시 엄마들 사이에서 인성교육의 교본처럼 인식돼 한 동안 큰 인기를 끌었다. 많은 학부모와 교사들이 "인내심은 학업 우수와 직결된다."는 신념으로 아이가 참을성 없는 행동을 보일 때마다 마시멜로 실험을 들먹이며 금과옥조(金科玉條)처럼 이용했다.
하지만 마시멜로 실험은 '오류'였다. 2018년 뉴욕 대학과 캘리포니아 대학 신경과학 공동연구진이 918명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실험 결과 마시멜로를 먹지 않고 참은 아이와 먹은 아이들 사이 10~20년 뒤 성공과의 상관관계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연구진들은 당시 실험대상 아이들의 설정 등 몇 가지 모순을 지적했고, 마시멜로 유혹에 넘어가는 아이들의 경우 '인내심 부족' 보다는 아이의 성장 환경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마시멜로를 먹지 않았던 아이들은 대부분 중산층 이상 잘사는 집 자녀들 이었고, 먹은 아이들은 형편이 어려운 집 아이들로 나타났다. 마시멜로를 먹은 아이들은 15분 후 다시 마시멜로를 먹을 수 있다는 보장이 없었기에 먹은 것이다. 즉 이 연구는 가정 형편과 경제적 배경 변수를 감안하지 않은 연구 실험으로 매우 큰 오류였다는 것이다.
이 마시멜로 실험은 연구 설계와 해석 상 오류이다. 마시멜로를 먹는 집단과 먹지 않는 집단간 어떤 차이가 있가를 확인하지 않았다. 단순히 먹는 아이와 먹지 않는 아이 간에는 '뇌 속의 변이가 있을 것이다.' 가정하고 실험을 한 것이다. 아이들의 가정적, 경제적, 생활상의 환경을 완전히 무시한 잘못된 연구 실험이었다.
이 실험은 삶에서 성공과 실패의 책임을 각 개인에게 귀착 시키게 할 수 있다. 한 사람의 성장에는 수많은 변수가 적용된다. 단 15분 동안 마시멜로를 먹는 행위와 먹지 않은 행위 즉 인내심(忍耐心)이 한 사람의 운명을 바꾸는 결정적인 윈인이 될 수 없다. 사람의 성장에는 수많은 변수가 있다. 이 세상에 단 하나의 원인으로 성공과 실패가 나눠지는 법칙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