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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千字文(천자문) - 28
空 빌 공
谷 골짜기 곡
傳 전할 전
聲 소리 성
■ 空谷傳聲(공곡전성) : 빈 골짜기의 소리는 울림이 되어 전해지고,
虛 빌 허
堂 집 당
習 익힐 습
聽 들을 청
■ 虛堂習聽(허당습청) : 빈 집에서 말하는 소리도 울려서 다 들린다.
28. 空谷傳聲 虛堂習聽(공곡전성 허당습청)
:
역경(易經)에 이르기를(易曰),
● 君子居其室 出其言善( 역왈 군자거기실 출기선언) - “군자가 집안에서 말하는 내용이 훌륭하다면,
● 則千里之外應之 況其邇者乎(즉천리지외응지 황기이자호) - 천리 밖에서도 따르게 마련이니, 하물며 가까운 곳에서는 어떻겠는가?" 라고 했는바,
"군자는 누가 보고 듣는 것과 상관없이 항상 올바른 언행을 해야 된다"는 말씀입니다.
공(空)은 '비어 있다', '공간'의 뜻이고, 곡(谷)은 '산골짜기'를 뜻하며,
전(傳)은 '전해지다', '퍼지다'의 뜻이며, 성(聲)은 '소리', '말', '노래'를 뜻합니다.
공곡전성(空谷傳聲)이란 "빈 골짜기의 소리가 울려서 전해진다"는 말입니다.
허(虛)는 '비다', '헛되다'의 뜻이고, 당(堂)은 '집', '방'을 뜻합니다.
습(習)이란 '익히다', '버릇'의 뜻이고, 청(聽)은 '듣는다'란 뜻입니다.
허당습청(虛堂習聽)이란 "빈집의 소리도 익혀서 다 들을 수 있다"는 말입니다.
천자문 이번 편의 구절은 위에 역경(易經)의 가르침을 당시의 정치현실에 비추어 다시 쓴 것으로 보입니다.
'공곡전성(空谷傳聲)'은 군주의 말이 훌륭하면 천리 밖에서도 따른다는 것이며,
'허당습청(虛堂習聽)'은 텅빈 대청에서 말해도 결국 수많은 사람들이 듣게 된다는 겁니다.
우리 속담에도 "낮 말은 새가 듣고, 밤 말은 쥐가 듣는다"가 있는바, 말이란 누가 듣던 말던, 혼자말 마저도 조심해야 할 것입니다.
■ 空谷傳聲(공곡전성) [空(빌 공) 谷(골 곡) 傳(전할 전) 聲(소리 성)]
: 빈 골짝의 소리는 울림 되어 전해진다.
공곡전성(空谷傳聲)이란 빈 골짜기에 소리가 있으면 골짜기에 메아리가 울려 그 소리가 전해진다는 뜻입니다. 혹은 울려 퍼져 나간다는 의미가 됩니다. 골짜기에서 말하면 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이를 메아리라고 하지요. 빈 골짜기에서 소리치면 메아리가 되어 울려 퍼집니다. 군자(君子)의 말이란 골짜기에서 소리가 퍼지듯 산울림처럼 펴져 나간다는 말입니다. 그러므로 군자는 언제 어디서건 몸가짐이나 언행을 바로해야 함을 뜻한다 할 것입니다.
옛날 중국의 삼국시대의 대문장가인 조식(曹植)은 위무제(魏武帝. 曹操)의 사자(四子)이며, 문제(文帝, 曹丕)의 동생으로 진사왕(陳思王)이라 했는데, 진사왕이 어산(魚山)에 노닐다가 문득 공중에서 범천(梵天)의 노래소리를 들었는데, 그 소리가 청아(淸雅)하고 애틋하여 마음을 움직여 홀로 오래도록 들었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그 음(音)을 터득하여, 그 곡을 그리는 음부(音符)를 연구하여 범패(梵唄)를 창시했다고 합니다. 이렇듯 빈 골짝에서 나는 소리라 해도 좋은 소리는 세상에 울려 퍼지게 되는
것입니다.
≪文選(문선)≫의 張華女史箴(장화여사잠)에 ‘그러나 말은 아무리 작게 해도 거기엔 영화와 치욕이 따른다. 아무도 없는 어두운 곳이라 해도 신령스러운 눈은 어디에서나 보고 있다. 소리가 없는 광막한 들판에서도 신은 듣는다.‘라는 말이 나온다.
우리나라 속담에도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는 말이 있다. 아무도 안 듣는 데서라도 말조심해야 한다는 가르침이며 아무리 비밀히 한 말이라도 반드시 남의 귀에 들어가게 된다는 말이다.
字義
空(빌 공)
구멍(孔)을 뜻한다. 자형은 ‘구멍 혈(穴)’로 구성됐다. 공(工)은 발음을 나타낸다. 규(竅) 역시 구멍(孔)을 의미하는 글자다. 따라서 두 글자는 서로를 풀이해준다. 공(孔)은 막힘없이 뚫려있는 구멍을 말한다. 노자(老子)가 도덕경(道德經)에서 이르기를 <常有欲以觀其竅(상유욕이관기규), 사람이 욕심을 내도 겉으로 드러난 그 빈 구멍(竅)을 볼 수 있을 뿐이다.>라고 했다. 혈(穴)은 흙집을 뜻한다. 활용되어 모든 구멍을 의미하는 말로 쓰인다. 그리고 발음을 나타내는 공(工)은 ‘정교하게 꾸민 장식’이라는 말이다. 따라서 고대의 사람들이 살던 동굴(穴居)이나 움집의 뚫린 천장을 가리키는 말이라고 풀이하기도 한다. 여기에서 응용돼 ‘하늘, 비어있다’는 뜻으로 쓰인다.
谷(골 곡)
샘(泉)에 흘러나와 내(川) 통하는 것을 이른다. 자형은 구멍에서 물이 반쯤 흘러나오는 것이 보이는 모양으로 구성됐다. 천(泉)은 물이 흘러나오는 근원을 말한다. 물이 흘러나와 내를 이루는 형상을 상형했다. 이아(爾雅) 석수(釋水)에서 “천(川)으로 흐르는 물을 계(谿)라 하고, 계(谿)로 흘러든 물을 곡(谷)이라 한다.”라고 했다. 또, 석산(釋山)에서는 “산에서 통할 데가 없는 냇물은 계(谿)다.”라고 했다. 석구(釋丘)에서 “곡(谷)은 미(溦)를 뜻하는 말로 물가(涯岸)다.”라고 했다. 천(川)은 물길을 뚫어서 흐르는 물이다. 두 산 사이에는 반드시 천(川)이 있다. 시경(詩經) 대아(大雅) 상유(桑柔)편에 “나아가지도 물러서지도 못하고 모두 계곡에 막혀 있다.”라고 했는데, 여기서는 곡(谷)자를 빌어 ‘막혀 있다(鞫)’는 의미를 나타냈다.
傳(전할 전)
번갈아든다는 뜻이다. 자형은 ‘사람 인(人)’으로 구성됐다. 전(專)은 발음을 나타낸다. 급한 일을 알리는 사자(使者)가 먼 곳까지 갈 때에는 역참(驛站)에서 역참으로 사람이 교대하여 전했다. 여기에서 활용돼 ‘전하다, 보내다, 넓히다’는 뜻으로 쓰인다.
聲(소리 성)
소리를 뜻한다. 자형은 ‘귀 이(耳)’로 구성됐다. 성(殸)은 발음을 나타낸다. 음(音)은 소리가 마음에서 생겨나 밖으로 나올 때 장단이나 강약이 있는 것을 말한다. ‘궁상각치우(宮商角徵羽)’는 소리(聲)요, ‘사죽금석포토혁목(絲竹金石匏土革木)’은 음악(音)이다. 따라서 성(聲)은 귀로 들을 수 있는 모든 소리를 의미하는 글자다.
■ 虛堂習聽(허당습청) [虛 (빌 허), 堂 (집 당), 習 (익힐 습), 聽 (들을 청)]
: 빈방에서 소리를 내면 울리어 다 들린다.
解說
주역(周易) 계사상전(繫辭上傳)에서 이르기를
● 子曰君子居其室,出其言(자왈군자거기실,출기언) - 공자가 말하기를 군자가 집안에서 한 말이
● 善則千里之外 應之(선칙천리지외 응지) - 선(善)하면 천리 밖에서도 응한다.
● 況其邇者乎(황기이자호) - 하물며 그 가까운 데임에랴.
● 言行(언행) - 말과 행동은
● 君子之所以動天地也(군자지소이동천지야) - 군자가 천지를 움직이는 바탕이다.
● 可不愼乎(가부신호) - 어찌 삼가 하지 않겠는가.‘라고 했다.
≪易經(역경)≫에 이르기를
● 易曰 君子居其室(역왈 군자거기실) - 군자가 집안에서
● 出其言善(출기언선) - 하는 말이 훌륭하면
● 則千里之外應之(즉천리지외응지) - 천 리 밖에서도 따르게 마련이니,
● 況其邇者乎(황기이자호 )- 하물며 가까운 곳에서이겠는가.‘ 하였으니
군자는 누가 보고 듣는 것과 관계없이 언제나 올바른 말과 행동을 해야 된다는 말이다.
‘습청(習聽)’이란 소리가 되풀이하여 들리는 것을 말한다. 즉, 소리가 메아리처럼 울려 퍼진다는 뜻이다. 골짜기에서도 소리는 메아리가 되어 이 산 저 산에서 연달아 울린다. ‘빈 골짜기(空谷)’와 ‘텅 빈 집(虛堂)’은 사심(私心)이 없는 천하를 가리킨다. 사람의 욕심 없는 착한 마음이 이러한 천하와 공명(共鳴)을 불러일으키면 온 세상에 메아리처럼 울려 퍼진다는 가르침이다.
후한(後漢) 안제(安帝) 때 양진(楊震)이라는 고결한 관료가 있었는데, 그가 동래군(東萊郡) 태수로 임명되어 임지로 떠나가던 도중 날이 저물어 객사에 들었다. 그 무렵 지방 현령으로 있던 왕밀(王密)이라는 사람이 밤늦게 양진이 머물던 객사로 혼자 찾아왔다. 지난 날 양진은 왕밀의 학문과 재질을 헤아려 관리로 천거한 은인으로 사실상 그의 출세 길을 열어 준 셈이었다. 그런데 두 사람이 즐겁게 담소하던 중 왕밀이 슬며시 옷깃 속에서 황금 열량을 꺼내 공손하게 양진 앞에 내 놓았다. 단호하게 거절하는 양진에게 왕밀은 말했다. "단지 옛날 베풀어 주신 은혜에 대한 보잘 것 없는 정성입니다. 게다가 이런 밤중에 저와 또 누가 있습니까." 이에 양진은 왕밀을 똑바로 쳐다보며 대답했다. "자네와 나 두 사람 뿐이니 아무도 모른단 말인가. 그러나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자네가 알고, 또 내가 아네[四知 : 天知, 地知, 子知, 我知]." 그 뒤 양진의 청렴하고 고결한 품행은 더욱 널리 알려져 벼슬이 태위(太尉: 군사 관계의 최고 책임자)의 지위에까지 올랐다.
字義
虛 (빌 허)
높게 솟은 땅을 뜻하는데, 자형은 "언덕 구(丠)"로 구성됐으며, 호(虍)는 발음을 나타낸다[說文 : 虛, 大丠也. 從丠. 虍聲]. 구(丠)는 구(丘)의 고자(古字)다. 구(丠)는 높은 땅을 말하는데, 사람이 만든 것이 아니다. 북(北)과 일(一)로 구성됐으며, 일(一)은 땅을 말한다. 사람은 높은 언덕의 남쪽에 산다. 그러므로 높은 언덕[丘]이 북(北)으로 이루어졌다[說文 : 丠, 土之高也. 非人所爲也. 從北. 從一. 一地也. 人凥在丠南. 故從北]. 그래서 허(虛)는 언덕이 크고 높아서 공허하다는 데서 "속이 비어 있다"는 뜻으로 활용됐다.
堂 (집 당)
큰 집을 뜻하는데, 자형은 "흙 토(土)"로 구성됐으며, 상(尙)은 발음을 나타낸다[說文 : 堂, 殿也. 從土. 尙聲]. 궁궐 같은 풍채(風采)가 훌륭한 큰 집을 말한다.
習 (익힐 습)
되풀이하여 날개 짓을 한다는 뜻인데, 자형은 "깃 우(羽)"로 구성됐으며, 백(白)은 발음을 나타낸다[說文 : 習, 數飛也. 從羽. 白聲]. 예기(禮記) 월령(月令)에 "매가 나는 법을 배운다[鷹乃學習]."라고 했다. 여기에서 활용돼 "배워 익혀 숙달하다[習熟]"는 뜻이 됐다.
聽 (들을 청)
듣는다는 뜻인데, 자형은 "귀 이(耳)"와 "덕 덕(惪)"으로 구성됐는데, 임(壬)은 발음을 나타낸다[說文 : 聽, 聆也. 從耳惪. 壬聲]. 덕(?)은 덕(德)을 뜻하는 말이다. 임(壬)은 임신(妊娠)한다는 의미인데, 만물을 잉태(孕胎)하고 길러주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청(聽)은 귀가 좋은 것을 듣고 마음속에서 생겨 자라난다는 것을 뜻하는 글자다.
천자문 제28연의 空谷傳聲(공곡전성) 虛堂習聽(허당습청)이란 덕이 있는 군자(有德君子)의 말은 마치 빈 골짜기에 산울림이 전해지듯 멀리 퍼져 나가고, 사람의 말은 빈 집에서 해도 神(신)은 익히 들을 수가 있다는 것이다.
오늘 천자문 제28연에서는 먼저 만물의 근본원리를 담은『주역(周易)』에 대하여 살펴보기로 하자.
공자는 자신의 사상으로 '혼란과 분열'에 빠져 있는 천하를 구하고자, 기원전 497년부터 484년까지 무려 13여 년 동안 각 나라의 제후들을 찾아다니며 설득하는 일을 했다. 물론 공자의 현실성 없는(?) 주장을 귀담아 들은 제후는 단 한 사람도 없었다. 결국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자신의 고향인 노(魯)나라에 돌아온 공자는 기원전 479년 사망할 때까지 제자들과 함께 중국 고대 3왕조인 하나라, 은나라, 주나라 시대의 기록과 문헌을 정리해 책으로 편찬하는 작업에 매달렸다. 『시경(詩經)』, 『서경(書經)』, 『역경(易經 : 주역)』, 『춘추(春秋)』 등이 당시 작업의 결과물들이다. 특히 이들 서적 가운데, 공자가 죽음 직전까지 연구에 연구를 거듭한 것이 바로 『역경(주역)』이라고 한다. 공자가 그토록 이 책에 매달렸던 이유는, 고대 중국인이 생각한 만물의 근본원리를 담고 있는 『역경(易經 : 주역)』이 연구를 하면 할수록 더욱 풍부하고 새로운 사상을 제공했기 때문이었다.
요즘에는 『역경(易經 : 주역)』이 왜곡되게 받아들여져 인간의 미래와 세상사를 예언하는 점술 책으로 생각되고 있지만, 고대 중국 사회에서 이 책은 천문(天文)·지리(地理)·인사(人事), 즉 만물을 근본적으로 탐구하고 해석하는 사상서였다. 심지어 나라를 다스리는 정치의 근본 원리 역시 이곳에서 얻었다고 한다.
'空谷傳聲(공곡전성)하고 虛堂習聽(허당습청)하니라'
즉 '빈 골짜기에서도 소리가 전해지고, 빈 집에서도 들림이 겹쳐진다'는 말이, 바로 『역경(易經 : 주역)』을 정치철학으로 해석한 구절이다.
'空谷傳聲(공곡전성)'은
세상을 다스리는 자의 말이 훌륭하면 천리 밖에서도 따르고, 그렇지 않으면 천리 밖에서도 어기게 마련이라는 뜻이다.
'虛堂習聽(허당습청)'은
'빈 대청에서 말을 하면 아무도 듣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소리가 겹쳐 울려 퍼져 결국 많은 사람들이 듣게 된다.'는 뜻이다.
세상과 백성을 다스리고자 하는 사람은 마땅히 올바른 말과 행동을 해야 함을 일깨워주는 것이라 하겠다.
● 空谷傳聲 空 하늘 공 \ 谷 골 곡 \ 傳 전할 전 \ 聲 소리 성 : 텅 빈 골짜기에 메아리가 전해지듯, {설문}의 보충설명에서 서해가 말하기를, "소리 바깥의 것이 메아리이다. 참된 결정체가 소리이고 소박하면서도 들떠있는 것이 메아리이다."라하니, 사람이 빈 골짜기에서 소리를 지르면 골짜기의 메아리가 이를 맞이하여 소리를 뒤따르니 메아리는 소리를 따르는 것이다. 위 구절은 그림자가 몸을 따르는 것을 말하고, 여기에서는 메아리가 소리를 따르는 것이 그림자가 겉모습 그대로 드러나는 것과 같음을 말한다. {說文 註}에 徐偕曰 聲之外曰響이니 實而精者曰聲이요 朴而浮者曰響이라하니 人在空谷하여 有聲則谷響應而傳其聲하니 言響之隨聲也라. 上句言影之隨形也오 此言響之隨聲이 如影之著形也라. ● 虛堂習聽 虛 빌 허 \ 堂 집 당 \ 習 익힐 습 \ 聽 들을 : 텅 빈 빈집에서 듣기 쉽듯이. 허당은 텅 빈 넓은 집이다. 텅 빈 빈집에서 나는 소리도 듣기 쉬우니 집이 넓은 것은 골짜기가 깊은 것과 같다. {주역}에서 군자가 집에 머물면서 하는 말이 훌륭하면 천리 바깥에서도 따르니 하물며 가까운 곳이겠는가? 집에 머물면서 내뱉는 말이 훌륭하지 못하면 천리 바깥에서도 어기니 하물며 가까운 곳에 서랴? 虛堂空虛廣堂也라. 虛堂有聲을 亦可習聽이니 堂之有宖이 猶谷之有 也라. 易曰 君子居其室하여 出其言善이면 則千里之外應之하나니 況其邇者乎아. 居其室하여 出其言不善이면 則千里之外違之하나니 況其邇者乎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