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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곡비서
선생의 성은 강씨요, 이름은 일순이요, 자는 사옥이요, 호는 증산이시니, 거금 천개갑자 5228년 단기 4204년 서기 1871년 대순 32년,이조고종 신미년 9월 19일에 조선 전라도 고부군 우덕면 객망리에서 탄강 하시니라.
부친의 이름은 문회요, 자는 흥주이라. 모친의 성은 안동 권씨니, 고부군 마항면 서산리 더라.어느날 모친께서 친가에 초행 가셨다가 하루는 하늘이 남북으로 갈라지면서 큰 불덩이가 내려와서 몸을 덮침에 천하가 광명하여지는 꿈을 얻고 이로부터 하셔서 열 석달을 하신 다음에 하실 때, 에는 가 가득하며 밝은 빛이 온 집안을 둘러 하늘에 뻗치더라. 그로부터 차차 자라심에 얼굴이 원만하시고, 이 관후하시며 총명과 혜지가 남보다 하시므로 모든 사람들로부터 과 사랑을 받으시니라.
나이 어리실 때부터 호생지덕이 많으시사 나무심기를 좋아하시며 자라나는 과 미물곤충이라도 하지 아니하시며, 또 위기에 빠진 생물을 보시면 힘써 하시니라.
서당에서 글을 배우실새, 한번 들으신 것은 곧 깨달으시고 들과 더불어 글을 지으실때 항상 장원을 하시니라. 하루는 선생이 여러 들로부터 미움을 살까하여 문장이 다음 가는 아해에게 장원을 주려고 속으로 생각하고 글을 뽑았더니 또 선생에게로 장원이 돌아가니, 이는 선생이 스승의 속마음을 미리 알으시고 와 글자 모양을 바꾸어 분별하지 못하게 하신 까닭이니라. 이렇듯 모든 일을 꿰뚫어 보심으로 보는 사람들이 놀라지 않을 수 없더라. 그러나 가세가 빈한하므로 학업을 일찍이 중단하시니라.
이십사세 되던 갑오년, 1894에 연산連에 이르사 주역을 연구하는 김일부에게 들리시니, 이때에 일부의 꿈에 하늘로부터 천주가 내려와서 강사옥과 함께 옥경에 올라오라는 옥황상제의 명령을 전하거늘 일부 선생과 함께 천주를 따라 옥경에 올라 요운전이라 쓴 금궐金에 들어가서 옥황상제께 배알하니 상제님이 선생님께 대하여 광제창생 하려는 뜻을 크게 칭찬하며 극히 대우하는지라. 일부 크게 이상히 느껴 이 꿈을 말한 후에 <>이라는 도호를 지어드리고 몹시 하니라. 그러나 <>는 받지 않으시니라. 이로부터 각지를 전전유력 하시니, 선생의 혜식은 박학과 광람을 따라 더욱 하며, 이르는 곳마다 신인이라는 칭송이 더욱 높으시니라.
선생님께서 다년간 각지를 유력하며 많은 경험을 얻으신 후 신축년, 1901에 이르사 비로소 모든 일을 자유자재로 행할 권능을 얻지 아니하고는 뜻을 이루지 못할줄 깨달으시고 드디어 전주 모악산 대원사 에 들어가사 도를 닦으시니라. 겹겹히 쌓인 깊은 을 닦으시고 드디어 무상대도를 증득하시고, 을 살피시니 는 , 인간들이 멸망당할 운세가 닥칠 것을 걱정하시고, 한 의 을 일일히 하야 혹 삼매에 드사 부동정좌로 기일을 지내시기도 하시고, 에 나시여 풍운변화지법을 혹은 도 하시니, 박금곡이 차세에 이 하셨다 하고 선생님의 하시는 뒤를 일일히 를 보아주시고 곧 천신으로 대접하더라.
김형열烈이 무술년 1880에 주평에 왕래할 때에 서당에서 처음으로 선생을 뵈인 일이 있었는데, 그때 선생은 초립동이시라. 서당 학동들과 글도 지으시고 글도 가르쳐 주시고 또 서당에 있는 아해들 사주도 보아주시고 하실적에 형렬이 아무리 보아도 범상한 분이 아니시라. 많이 의심하고 집에 돌아와서도 항시 선생의 하시는 거동이 마음 가운데 은은하던 중 풍편에 들으니, 대원사에서 도를 증득하셨다는 말씀을 듣고 한번 뵈옵기를 고대하고 있던 가운데 하루는 원평 장날에 돈 한냥을 가지고 양식을 팔려고 장에 갔더니, 마침 고망하고 있었던 선생님을 만났는지라. 하도 반가운 마음을 이기지 못하여 쌀 팔아서 권속 살릴 마음 간데없고 쌀 팔돈 한냥을 선생님께 노자하라고 드리니, 선생이 웃으면서 [나는 노자가 있으니 걱정말고 배고파 하는 권속한테 어서 쌀팔아가라] 하시기로 형렬이 더욱 죽기로써 돈을 올리면서 [만일 선생께서 이 돈을 받으시지 아니하신다면 저는 이대로 집이고 무어고 죽어서라도 선생님 뒤를 따르겠읍니다] 하고 죽기로 맹서하니, 그제야 선생께서 웃으시며 [자네가 권속앞에 죽겠으니 불가불 받겠네. 그러하나 쌀 팔아오기를 기다리는 권속 어쩌는가?] 형렬이 [예. 선생님이 돈 한냥을 받으시면 제가 마음이 좋아 생기가 나서 열냥이 당장에 생기겠읍니다] 선생이 [허허] 하시고 [그렇다면 받겠네. 그러하나 참으로 어려운 돈인데 ] 하시고 받으시는지라.형렬이 돈을 올리고는 [저의 집이 누추하나마 머지않은 곳에 있아오니 하루밤 뫼시고자 하나이다]. 선생께서 웃으시며 [돈주고 밥조차 줄라는가. 참 고마운 일이로고. 그러나 충청도에 볼일이 있어 가니, 갔다 돌아오는 길에 들릴 참이니 안심하고 어서 쌀팔 꾀나 내시오] 하시며 연연한 마음으로 형렬이 준 돈을 받아서 길을 떠나실 새, 형렬이 반가이 전송하면서 [꼭 오시기를 기다리겠읍니다] 하니 선생이 [그리하라] 하시고 떠나시니라.
형렬이 쌀팔 돈을 선생님께 드리고 장도 보지 못하고 점심도 굶고 집에 가서 할말이 없어 더욱 빚낸 돈이라 빈 지게를 질머지고 집에 돌아가니, 쌀팔아 온다고 아내가 쫓아 나오는지라. 할말이 없어 [허허 ] 웃으면서 [돈을 잃어버리고 쌀을 팔지 못하고 왔다 ] 하니, 권속이 낙담하고 아내가 탄식하며 [아침도 죽을 먹인 자식들을 점심도 못먹였는데 저녁을 굶기면 어쩔까요. 어른이야 괜찮지만은 ] 하고 가난만 탄식하고 기운없이 들어가는지라. 형렬이 보니, 한편은 반갑고 한편은 안되었는지라. 벗었던 지게를 다시 짊어지고 청도원으로 가니, 그리 친하지도 않은 사람이 일을 하고 들어가는지라. 형렬이 헛버삼아 [집에 양식이 떨어져서 외상 양식을 얻으려고 장에를 갔다가 얻지 못하고 집에 돌아오니 저녁을 하지 아니하였기로 참아 볼수 없어 나오고 보니, 해는 이미 저물어서 뉘집으로 갈 수 없고 딱한 형편에 자네를 만났으니 나를 쌀 두되만 빌려주면 돌아오는 장에 팔아줌세] 하니, 그 사람이 길을 멈추어 서면서 [좋은 일이 있네. 내 사위가 쌀을 한섬 이곡으로 놓았다가 금년에 또 놓아서 달라기로 한섬을 놓았고, 다섯말이 남았으니 갖다먹고 가을에 일곱말 닷되를 주오] 하기로 어찌 반갑던지 잘못되면 어찌할까. 그 사람 말이 [집에 양식이 떨어지면 재수도 없나니, 먹어서 벌소] 하더라.
형렬이 [그래보세!] 하고 쌀 닷말을 짊어지고 생각하니 이것이 왠일인가, 선생님 덕이로다] 하도 반가와서 어둔 밤에 노래도 부르고 배고픈 것도 간곳없고 단숨에 집에 들어가니, 밥 못하고 앉아있던 권속들이 지고온 쌀을 보고 깜짝 놀래여 [웬일이요] [이곡 닷말 얻어왔소] 아내가 하도 좋아서 [그 쌀 내가 베 나아서 갚으리다. 참으로 닷말이요. 참으로 우리 집이 잘될난가 보오. 여보시요. 돈 잃어버린 것이 복이 되었소] 하면서 권속들이 하도 반가와 하는지라. 그러나 형렬은 [우리 선생님이 오늘 저녁에 어디서 주무시는가? 언제나 또 만날꼬 ] 하고 나날이 생각더라.
하루는 선생님이 오셨는지라. 하도 반가와서 [선생님, 안으로 들어가십시다] 하니 가라사대 [여기가 제비창고라지?] [그렇읍니다. 어디서 들었읍니까?] [응! 촉나라 길이 험하다 하여도 한신이가 알더라고 천하사를 하러 다니는 사람이 제비창고를 모르겠나. 들어가자. 자네 집에 산고 들었지?] [어찌 아십니까?] [산하에 오니 말 한마리가 자네 집으로 들어갔네. 아들을 낳을 것이나 젖이 넷일 것이니 이름을 천리마()라 지어주소] 하시고 가라사대 [두집이 망하고 한집이 흥하는 공부를 하려는가?] 형렬이 대답하되 [열집이 망해도 하겠읍니다. 열집이 망하고라도 한집만 성공하면 열집이 다 성공될 것이 아닙니까?] 선생께서 [그렇지. 자네 말이 옳네. 그러나 모두 자네 같은가. 어려운 일일세] 하시고 세번 다짐을 받으시고 집으로 들어가시어 방에 앉으시는지라. 그때 선생의 춘추는 삼십이세이고, 형렬의 나이는 사십일세라. 노소는 다를망정 차차 모셔보니 감히 앞으로 다니기가 황공할 지경이더라.
그때 형렬의 내실에서 산기가 있어 아들을 낳았는데 젖이 넷이더라. 그러나 산고만 들면 산모가 복통증을 일으켜서 한달동안 욕을 보는 산후병이 있었는데, 먼저 아해 낳을 때 증거가 있어 걱정이 되었는데, 다시 복통이 일어나서 죽는다는 소리를 치니 선생께서 탄식하시고 [인생의 고초가 저렇도다] 하시고 [약 두첩을 지어오라] 하시기로 지어다 먹였더니 거짓말같이 낫는지라. 산모가 하도 반가와서 선생을 뵈옵고 집에 오래 계시기를 간청하니, 웃으시며 [세상 사람은 자기가 먼저 좋아야 남을 생각하는 법이라] 하시고 흔연히 허락하시더라.
형렬이 하도 신기하야 구릿골 친족이 다리가 아픈지 삼년에 만가지 약이 무효하야 다리를 영영 베일 지경에 있는지라.
친족집을 찾아가서 이 신효한 내력을 말하고 제비창고()로 오라하니, 그 사람이 사양하면서 하는 말이 [나의 다리는 못고친다.
이미 파이(단념한 터라] 오지 않겠다고 고집하는지라. 형렬이 가로대 [천의가 오셨으니 꼭 오라] 하니, 생각해서 하겠다 하기로 돌아왔더니 며칠 후에 하루는 선생께서 코로 냄새를 맡으시며 [어찌 이런 흉악한 냄새가 나는가?] 형렬이 깜짝 놀래어 방을 쓸고 닦아도 또 코로 냄새를 맡으시며 [썩는 냄새가 이리 나는가?] 형렬이 밖으로 나가서 변소를 덮고 야단을 치는 중에 구릿골 사촌이 다리 아푼 사람을 지고 왔는지라. 땅에 내려 놓으니 뜰밑에서 하는 말이 [선생님. 살려주소서] 선생님이 보시고 [응. 저 다리가 오니 그런 냄새가 났도다. 나는 못속이지] 하시고 [내가 하늘님이든가] [아이고 선생님, 살려주소서] [음, 내가 삼신님인가. 점잖은 손님이 오면 떠시루가 오는 법인데 나같은 손님이 오니 썩은 다리가 들어왔네. 뒷산에 가서 창출 한되 캐고, 원평 장에 가서 엿 다섯 가래 사다가 찌여 부치라] 하시기로 당장 가서 창출을 캐고 엿 다섯 가래 사다 놓으니, 한 가래를 여식애가 먹었는지라. 할 수 없이 네가래를 찌여 붙였더니, 삼년이나 고생하던 다리가 불과 십오일 내에 씻은 듯이 낫는지라.
하도 반가와서 공양물을 준비하야 선생님을 배알하고 그 은공을 사례하니, 선생님이 반기시며 환부를 보신 후에 다리 흉터가 엿가래만치 나있는 것을 보시고 웃으시며 [엿을 네가래만 찌여 붙였으니 엿 한 가래가 다리에 붙었다] 하심으로 더욱 탄복하고 그날로 선생님을 죽기로 맹서하고 따르게 되었는지라.
하루는 형렬을 불러 일러 가라사대 [형어상천형어지요, 기양간자인생兩이라. 만물지중에 유인이 최귀야라. 천지생인하야 용인하니 불참어천지용인지시不면 하가왈인생호아]라 하시고, [세계대운이 조선으로 몰아 들어오니 만불실시不 하라. 그러므로 사람이 가름 하느니라. 남아가 출세하려면 천하를 능히 흔들어야 조화가 생기는 법이라. 이 세상을 신명조화 아니고는 고쳐낼 도리가 없느니라] 하시니라. 형렬이 그와같은 말씀을 조금 의심하는 차에, 하루는 형렬을 불러 가라사대 [오늘은 천하신명을 제비창고로 몰아들일 참이니, 놀래지 말라. 제비창고 아니고는 나의 일을 할 수 없다] 하시고, 조금 있다가 형렬을 보고 [놀래지 말고 문밖을 내다보라] 하시기로 형렬이 나서서 볼라하니 [눈을 감고 보라] 하시기로 눈을 감고 바라보니 운무가 자욱한데 기치검극이 볕 저리듯 한데, 귀귀괴괴한 신장들이 말을 달리여 동구로 몰아 제비창고로 달려드는 통에 어찌 놀랬든지 [그만 보사이다] 하고 눈을 뜨니, 선생님이 웃으시며 [무섭느냐. 거짓말 같제야. 일후에 제비창고를 보라. 구중궁궐이 삼대같이 들어선 뒤 정신 부족한 놈은 보기가 어려우리라. ○○○○를 잘 기억하라] 그 후부터는 형렬이 신명 소리만 하시면 더욱 열열 복종하는지라.
하루는 형렬을 보고 [쇠머리 한 개를 사오고 떡을 찌라] 하시고 [제비창고 일을 해야한다] 하시고, 감나무 밑에 음식을 차리시고 [만수]를 부르시니 이러하시니라. [경상도 안동땅 제비원 솔씨받아 소평 대평 던지더니 그 솔이 점점 자라서 왕장목이 되었구나. 청장목이 되었구나. 태평전 대들보가 되어 어라 만수 어라 대신이야. 대활연으로 이땅으로 설설이 내립소사. 시도 여기서 일어나고 종도 여기서 마치리라] 하시고, 금산사를 넘어다 보시고 [여기를 큰집으로 할까. 여기를 적은 집으로 할까. 제비새끼 치는 날에 제비창고 가득찰거라] 하시고 쇠머리를 땅에 묻으시니라.
하루는 형렬이 선생님 출세 기일을 물으니 [응] 하시고 [나의 말을 듣기가 어렵다] 하시고 [잦히고 눕히고 엎치고 뒤치고 되려치고 내치고 이리돌리고 저리돌리고... 알겄느냐. 똑똑히 들어 두어라. 내가 서천서역 대법국 천개탑으로 나렸다가 경주용담 구경하고, 모악산 금산사 삼층전에 삼일유련留하고, 고부 객망리 강씨문에 탄생하야 경자년에 득천문하고 신축년에 대원사에서 도통하고, 임인년에 너와 상봉하고 계묘년에 동곡에 들었노라. 나의 말은 쌀에서 뉘 가리기와 같으니라. 알기 쉽고 알기 어렵고 두가지다. 알아 듣겠느냐].
하루는 형렬을 불러 가라사대 [자네는 천하명의 말을 듣겠는가, 조선명의 말을 듣겠는가? 천하명의 말을 들을테지] 하시고, [지인지감 김형렬 ]이라 하시고, 또 김준상을 불러 가라사대 [자네는 나보다 나은 사람일세. 자네를 찾아야 나를 알게될 참이니 나보다 낫단 말일세] 하시니라.
하루는 형렬이 약방 되비를 하니, 김준상을 보시고 보시기 한개를 가져오라 하시더니 [자현이 자네가 식기를 벽에 대고 마음 가는대로 돌려 떼라] 하시므로 돌려 떼니, 그 속에 음자가 나오니 가라사대 [자네 재조가 참으로 쓸 재조네. 옳게 떼었다. 그러나 음자를 아는가. 사람은 여자가 낳는 것이므로 옳게 되었네] 하시니라.
하루는 [서방백호 기운이 들어오는데 개를 보고 들어온다. 일본 사람이 백호 기운을 띄고 들어오니 왜놈이라고 말을 하라. 큰 머슴이 될것이다] 하시더라.
하루는 가라사대 [앞으로 시두가 없다가 때가 되면 대발할 참이니, 만일 시두가 대발하거든 병겁이 날 줄 알아라] 하시니라.
하루는 [개 한마리를 잡아라] 하시기로 구탕을 올리니 선생이 가라사대 [선천 도가에서는 이 고길를 추육이라 하고 먹지 아니하였으나, 후천 도가에서는 제일가는 고기가 되리라. 본래 이 고기를 농군이 좋아하는 고기라, 이 고길를 중히 여기는 사람이 농부라. 후천에는 농부가 상등 사람이 될것이니 이 고기도 상등육이 될 것이니라] 하시니라.
또 가라사대 [항우가 이십오세에 출세 하였으면 성공하였을 것인데, 이십사세에 출세 하였기로 성공을 보지 못하였느니라. 대장부 출세하는 법이 대세를 모르면 일찍 작파하여야지 대세도 모르는 놈이 출세한다고 나서는 놈은 낮에 난 토째비 같고, 저도 모르는 놈이 남을 속이고 사람을 모우다가는 제가 먼저 죽으리라. 천하에 무서운 죄는 저도 모르는 놈이 남을 모아 수하중에 넣는 죄가 제일 크다 하였느니라. 공자가 알고 하였으나 원망자가 있고, 석가가 알고 하였으나 원억의 고를 풀지 못하였거늘, 하물며 제가 모르는 놈이 세간에 사람을 모우는 자는 저 죽을 땅을 제가 짓는 일이니라. 수운가사에 기동없이 지은 집이 어이하야 장구하리. 성군취당 곡성중에 허송세월 다보낸다 하였느니라].
또 가라사대 [금산사 삼층전 미륵은 손바닥에 불을 받았으나 나는 입에다 물었노라] 하시고 입을 열어 보여주시니, 좌측 볼에 붉은 점이 바둑돌 같이 박혀 있더라. 부를 그려 소화하시며 각국 신명을 부르시는데, 각국 신명이 올적에는 각국 말을 하시고, 천상공사를 보실 적에는 천상글을 써서 소화하시고 천상말로 공사를 보시고, [육두문자가 나의 비결이니라. 육두문자를 잘 살피라. 천상말을 모르고 지상천국 도수를 어이보며, 천상글을 모르고 천상공사를 어찌 부칠까] 하시더라.
선생님이 평소에 종도들과 노르실 적에 흔히 가구 진주치기 노름을 하시는데, [다 터라] 하시고 척사를 들고 탁 치시며 [○씨가 판을 쳤다] 하시고 다 긁어 들이시고, [끝판에 ○씨가 있는줄 몰랐지야. 판안 끝수 소용있나. 끝판에 ○씨가 나오니 그만이로구나. 나의 일은 판밖에 있단 말이다. 붉은 닭 소리치고 판밖소식 들어와야 나의 일이 될 것이다]. 경학이 물어 가로대 [도통판은 어디 있읍니까?] 가라사대 [가르쳐 주어도 모르리라. 똑똑이 들어볼래? 전라도 백운산으로 지리산으로 장수 팔공산으로 진안 운장산으로 광주 무등산으로 진주 한라산으로 강원도 금강산으로, 이처럼 가르쳐주니 알겠느냐? 알기 쉽고 알기 어렵고 두가지라. 장차 자연히 알게 되리라. 내가 가르치니 알게 된다는 말이다].
하루는 선생님이 가라사대 [천지가 역으로 가니 역도수를 볼수밖에 없노라] 하시고, 다음과 같은 글을 쓰시니라. 좌선사삼팔 천지는 량망량을 주장구오일 일월은 조왕을 주장六이칠육 辰성신은 칠성을 주장운 지기금지원위대강남녀노소아동들이 모두 노래하리라.그런고로 不영세불망만사지 하였느니라.
하루는 차경석 김광찬 황응종을 앞에 세우신 후에, 공우에게 망치를 들리고 윤경輪에게 칼을 들리사 크게 소리치며 [너희들이 뒤에도 지금 나를 모시고 있을 때와 같이 마음이 변하지 않겠느냐? 일후에 만일 마음이 변한 놈이 있으면 이 망치로 뒷수리를 칠 것이요, 이 칼로 배를 가르리라. 꼭 변함이 없겠느냐?] 크게 고함치시며 항복을 받으시니라.
동곡에 계실 때에는 흔히 금산사 안골을 들여다 보시며 손으로 가르쳐 가라사대 [이곳이 나의 기지라. 장차 꽃밭이 될 것이요, 이곳에 사람으로 성이 되리라] 하시고, 또 손을 들어 가르치시며 [천황지황인황후 천하지대금산사 金]라고 말씀 하시니라.
하루는 여러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큰 운을 받으려하는 자는 서전서문을 많이 읽어라] 하시니라.
최덕겸이 여쭈어 가로대 [천하사는 어떻게 되오리까?] 선생 가라사대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를 쓰시며 가라사대 [이러하니라]. 자현이 가로대 [알 수 없습니다]. 선생이 다시 그 위에다가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를 쓰시고 차경석에게 일러 가라사대 [네가 알겠느냐?] 경석이 대답하기를 [알 수 없습니다]. 선생 가라사대 [청죽같이 속이 통통 비었는 도통자라야 안단 말이다]. 또 가라사대 [베짜는 바디와 머리빗는 빗과 같으니 알것느냐?] [알 수 없습니다]. 선생 가라사대 [판안 공부로는 알수 없을 것이요, 판밖 공부라야 알게 되느니라] 하시니라.또 가라사대 [이십사 절후문이 좋은 글인데 세상사람이 모르느니라. 속담에 절후를 철이라 하고, 어린 아해의 잘못하는 것을 철부지라 하고, 비록 소년이라도 지각이 있는 자는 철을 안다하고, 비록 노인이라도 지각이 없는 자는 철부지라 하느니라].
하루는 공사를 행하시고 [대장부 대장부라. 대장부가 여자 대장부]라 써서 불사르시니라.
하루는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과거에는 도통이 나지 안했으므로 해를 끼치면 해를 받았지만, 이 뒤로는 도통한 사람이 나오면 해를 끼치다가는 제가 도리어 해를 입으리라. 이 뒤에 도통자가 나오면 조심조심하라].
또 가라사대 [예수믿는 사람은 예수가 재림한다고 기다리고, 불교믿는 사람은 미륵이 추세한다고 기다리고, 동학신도는 최수운이 재림한다고 기다리나니 누구든지 한사람만 오면 각기 저의 스승이라 하여 따르리라].
또 가라사대 [내가 출세할 때에는 천지가 진동하고 뇌성이 대작하리라. 잘못 닦은 자는 죽지는 아니하나 앉을 자리가 없어서 참석하지 못할 것이요, 갈 때에는 따라오지 못하고 엎어지리라].
하루는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대인의 행차에 삼초가 있나니, 갑오에 일초가 되었고, 갑진에 이초가 되었고, 손병희는 삼초를 맡았나니, 삼초 끝에 대인이 나오나니라] 하시고, 대인에게 주는 찬사를 지어 불사르시니 이러하니라. [지충지의군사군 일마무장사해민 맹평춘신배명성 선생대우진일신 ]
하루는 박공우가 선생님께 여쭈어 가로대 [도통을 주시옵소서] 선생 꾸짖어 가라사대 [이것 무슨 말고. 도통을 네가 하겠느냐. 판밖에서 도통하는 이 시간에 생식가루를 먹고 만학천봉 돌구멍 속에 죽었는지 살았는지 내 가슴이 답답하다. 들어라. 각집 선령신 한명씩이 하늘 에 올라가서 제 집안 자손 도통 시킨다고 눈을 붉히고 앉았는데, 만일 판안에서 도통을 주면 모든 선령신들이 달려들어 내집 자손은 어쩌느냐 하고 야단칠 참이니, 그 일을 누가 감당하리요. 그러므로 나는 사정을 쓰지 못하노라. 판안에 너희들은 이 뒤에 닦은대로 도통이 한번에 열리리라. 그런고로 판밖에서 도통종자를 하나 두노라. 장차 그 종자가 커서 천하를 덮으리라.
[공자는 다만 칠십이인만 통예를 주었으므로 얻지 못한 자는 모두 원통하였나니라. 나는 누구에게나 그 닦은 바에 따라서 도통을 주리니, 도통씨를 뿌리는 날에는 상재는 칠일이요, 중재는 십사일이요, 하재는 이십일일 만이면 각각 도통하게 되리라].
또 가라사대 [선천 영웅시대는 죄로써 먹고 살았으나, 후천 성인시대에는 선으로써 먹고 사나니, 죄로써 먹고 사는 것이 오래 가겠느냐, 선으로 먹고 사는 것이 오래 가겠느냐? 죄로써 먹고 사는 시대에는 악한 일이 목전에 있고, 선으로써 먹고 사는 세상은 극락선경樂이 열리는 법이라. 이제 후천 세상에 선으로 먹고 살도록 도수를 짜놓았느니라.
또 가라사대 [창생이 큰 죄를 지은 자는 천벌을 받고, 적은 죄를 지은 자는 사람의 벌을 받고 신명의 벌도 받느니라].
세속에 전하여 내려오는 예식을 구경하시고 꺼려하시며 가라사대 [이것은 묵은 하늘이 저렇게 꾸민 것이니 장차 진법이 나리라].
또 제사지내는 법을 보시고 [그르다] 하시며, [깨끗하고 맛있는 것이 귀한 것이지, 그 놓은 자리가 귀하지 않은 것이니라]. 또 상복입은 것을 보시고 미워하여 가라사대 [이것은 거지죽은 귀신이 지은 것이니라] 하시니라.
하루는 종도다려 일러 가라사대 [나의 일은 어떤 탕자의 일과 같으니라. 옛적에 어떤 사람이 허랑방탕 지내더니 하루는 우연히 생각하되, '내가 일생에 하나도 한것이 없고 세월은 덧없이 흘러가서 늙은 지경에 이르렀으니 어찌 한탄스러운 일이 아니리요. 오늘로부터 마음을 고쳐 신선을 찾아 신선의 도를 배우리라' 하고, 홀로 지극히 생각하던 차에 문득 심신이 열리여 하늘에 올라 한 신선을 만나니 그 신선이 가로대, '네가 이제 마음을 고치고 선학을 배우고자 하니 참으로 가상하다' 하시고, '내가 너에게 신선의 도를 가르쳐줄 참이니 네가 도장을 닦아서 청결히 하고 동지를 많이 모아놓고 있으면, 내가 장차 너를 찾아 신선의 도를 일러주리라.' 이날로부터 도장을 청결히하고 동지들을 많이 모아 기다렸더니, 문득 공중에서 천악이 낭자하더니 한분 신선이 내려와서 일제히 신선술을 가르쳐서 신선이 되게 하였느니라].
또 가라사대 [나의 일은 여동빈呂의 일과 같으니라. 여동빈이 인간에 신선과 인연있는 사람을 가려서 장생불사술不을 일러주려고 빗장사로 가장하야 길거리로 다니면서, '이 빗을 사시오, 빗값은 천냥인데 이 빗으로 머리를 빗으면 흰머리가 검어지고, 빠진 이를 긁으면 이빨이 다시 나고 하니, 이 빗값이 천냥이오' 하고 외고 다니니, 모든 사람이 다 미쳤다 하고 사지 아니하므로 할 수 없이 한사람에게 시험한 즉, 과연 흰머리가 검어지고 빠진 이가 다시 나는지라. 그때에 오운을 타고 동빈이는 이미 하늘로 올라가는지라. 모든 사람이 모여드니 여동빈은 이미 하늘로 올라 갔는지라. 간 뒤에 탄식한들 쓸데있나].
또 가라사대 [사십팔장 느려 세우고 옥추문을 열때에는 정신차리기 어려우리라].
또 가라사대 [좋은 복을 내려주어도 이기어 받지 않으면 그 복이 다른 곳으로 돌아가느니라].
임인 사월 에 형렬의 집에서 명부공사를 행하실 때 일러 가라사대 [명부공사의 이치를 따라서 사람의 세상에 모든 일이 결정되나니, 명부의 혼란으로 말미암아 세계도 또한 혼란케 되느니라] 하시고, [최수운 전명숙 김일부로 명부의 정리공사장을 내겠다] 하시면서 날마다 글을 써서 불사르시니라.
형렬이 집이 가난하여 보리밥으로 선생을 공양하더니, 팔월 명절을 당하야 할 수 없이 밥솥을 팔아서 선생님을 공양하려고 솥을 떼내니, 선생이 보시고 가라사대 [솥이 들썩이는 것을 보니 미륵불이 출세한란가 보다] 하시고 형렬로 하여금 [쇠꼬리 한 개를 구하여 오라] 하시기로 구하여 드리니 불사르시고 두어번 돌려낸 뒤에 형렬을 명하사 태양을 바라보라 하시니, 형렬이 우러러보니 해에 세무리가 둘러있더라. 선생이 가라사대 [이제 천하대세가 큰 병마라. 내가 그 병마를 파하였노라] 하시니라.
계묘춘에 선생이 형렬과 종도에게 일러 가라사대 [옛적에는 동서양 교통이 없었으므로 신명도 또한 넘나들지 못하였더니 이제는 기차와 윤선으로 통래하게 되었으므로, 조선신명을 서양으로 들여보내어 역사를 시키려 하노니 전주를 얻어서 길을 터야 할지라. 전주를 천거하라]. 김병욱이 전주부자 백남신을 천거하거늘 선생이 남신다려 물어 가라사대 [자네 재산이 얼마나 되느냐?] 남신이 대답하되 [삼십만냥兩은 되나이다]. 또 물어 가라사대 [이십만냥으로 자네 생활은 넉넉히 되겠느냐?] 대하여 가로대 [그러하리다]. 또 가라사대 [이제 쓸곳이 있으니 돈 십만냥을 들이겠느냐?] 남신이 한참 생각하다가 [들이겠나이다]. [이제 십일 내로 들이게 하라]. 남신으로부터 돈 들인다는 증서를 받아서 병욱에게 맡기더니 기한이 되어 남신이 돈을 준비하여 각지어음 열두장을 올리니, 선생이 글을 써서 불사르시고 또 병욱에게 맡겼던 증서를 불사르신 뒤에 각지 열두장을 돌려주시며 가라사대 [돈은 이미 요긴하게 써서 일을 잘 보았으노라] 하시니, 남신은 현금으로 쓰지 아니한 것을 미안하게 여기고 돌아가더라. 그뒤에 선생이 여러 종도다려 일러 가라사대 [이 지방을 지키는 모든 신명을 서양으로 보내어 대란을 지으리니, 이 뒤로는 외인들이 주인없는 빈집에 드나들 듯 하리라. 만일 모든 신명이 일을 마치고 돌아오면 제집 일은 제가 맡아 하리라] 하시니라.
병오 이월 에 선생이 여러 종도를 데리고 익산 만중리 정춘심의 집에 이르사, 중의 옷 한벌을 지어 벽에 걸고 사명당을 외우시며 산하대운을 돌리실 새, 칠일동안을 방에 불을 넣지 아니하시고 춘심을 명하사 쇠머리 한 개를 삶아서 문 앞에 놓은 후에 [남조선 배를 운전하리라] 하시고, 정성백을 명하사 벽에 걸었던 중옷을 부엌에서 불사르시니 문득 뇌성이 윤선輪 소리와 같이하며 석탄연기가 코를 찌르며 온 집안 도량이 바람불 때 배 흔들리듯 흔들어 대는데, 온 집안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거꾸러지고 혹은 구토도 하고 정신을 잃어서 뒹굴어 다니는데, 이때에 선생을 모시고 앉았던 소진섭 김덕오 김광찬 김형렬 김갑칠 정춘심 정성백 김자현 차경석 등 일행이 전부 다 거꾸러지고, 정성백의 가족은 각각 방에서 거꾸러져서 죽고, 닭들이 날다가 떨어지고 개가 짖다가 궁구러져 죽고, 마당에 덕석이 날아다니고 온 집안에 살아있는 것은 하나도 없는지라. 선생이 청수를 들으시고 각기 입에 흘려 넣으며 부르시니 차차 회생하는지라. 차례로 청수를 얼굴에 뿌리며 혹은 먹이기도 하시니 모두 정신을 회복하는지라. 김덕오는 폐병 삼기가 넘었던 바 이날 어찌 궁구러다니며 야단하였던지 폐병이 완쾌 되었더라.종도들이 모두 기운없이 늘어앉았는데 선생님은 웃으시며 가라사대 [남조선 배가 떠나오니 어떠하냐? 육정육갑六六을 쓸어들이고 갑을청룡이 내달리면 살아날 놈 없으리라. 이 일이 우리들의 기초다. 어떠하냐?] 하시니 모두 일어나 절하며 [참 무섭습니다. 선생이 아니면 다 죽겠습니다] 하니 선생이 가라사대 [오냐. 이처럼 급할 때에 나를 불러라] 하시니라.
그 후에 동곡으로 돌아오사 수일을 지내신 후에 다시 큰 공사를 행하시려고 경성으로 떠나실 때 가라사대 [전함은 순창으로 돌려대이리니, 형렬은 지방을 잘 지키라] 하시니라.
또 여덟 사람에게 명하사 [각자의 소원을 기록하여 오라] 하사, 그 종이로 안경을 싸서 넣으신 후에 정남기 정성백 김광찬 김갑칠을 다리시고 군산으로 가서 기선을 타게 하시고, 신원일과 그외 세사람은 대전으로 가서 기차를 타고오라 하시며 가라사대 [너희들은 먼저 경성에 가서 천자부해상이라 써서 남대문에 부치라]. 원일이 명을 받아 일행을 거느리고 대전으로 떠나니라. 선생이 군산에 이르러사 여러 종도들에게 물어 가라사대 [바람을 놓고 감이 옳으냐, 걷고 감이 옳으냐?] 광찬이 대답하되 [놓고 감이 옳으니이다] 하거늘 이에 모든 사람으로 하여금 [오매 한 개씩을 지니라] 하시고 기선을 타시니, 바람이 크게 일어나서 배가 심하게 요동하야 모든 사람이 어지럽게 구토하거늘 각기 오매를 입에 물어 안정케 하시고, 이날 밤에 갑칠을 명하사 각인의 소원을 기록한 종이로 싼 안경을 [북방으로 향하여 바다물에 던지라] 하시니, 갑칠이 뱃머리에 올라서 북방을 분별치 못하여 주저하거늘 선생이 다시 불러들여 물어 가라사대 [어찌 빨리 던지지 아니하느냐?] 갑칠이 대하여 가로대 [북방을 분별하지 못하겠나이다]. 가라사대 [번개 일어나는 곳으로 던지라]. 갑칠이 명을 받고 다시 배머리에 올라서니 문득 번개가 일어나거늘 그쪽으로 향하여 던지니라. 이튿날 인천에 내리사 곧 기차를 바꾸어 타시고 경성에 이르러 [담배를 피우지 말라] 명령하시고, 광찬의 이종인 지영선의 집에 드시니 신원일 일행은 먼저 당도하였더라. 원일은 당도 즉시 [천자부해상]이라는 글자를 써서 남대문에 부치니, 온 경성이 물끓듯하며 인심이 흉흉하므로 조정은 장안을 엄중히 경계하더라. 경성서 여러 가지 법을 행하시고 십여일 후에 모든 종도들을 다 돌려 보내시고 오직 광찬만 머무르게 하셨다가 수일 후에 다시 만경으로 보내시며 [통지 있기까지 기다리라] 하시니라.
4월 그믐께 만경 김광찬의 처소에 이르러시니 이때에 최익현이 충남 홍주에서 의병을 일으킴에, 마침 날이 가물어서 인심이 흉흉하여 서로 편치 못하고 의병에 가입하는 자가 날로 많아지니 군사 세력이 크게 떨치거늘, 이때 선생께서 수일동안을 만경에 머무르시면서 비를 많이 내리시니 인심이 비로소 안정되어 각기 농사일로 돌아가므로, 의병의 형세가 약해져서 최익현이 잡혔다는 말을 들으시고 만경을 떠나 익산 만중리 로 가시며 가라사대, [금번 최익현의 움직인 일을 일찍이 진압하지 아니하였으면 조선전토가 참화중에 들어 무고한 인명이 전멸을 당할지라, 최익현의 거사가 한갓 창생만 죽게할 뿐이니 내가 어찌 차마 볼수 있으리요. 그러므로 이제 공사로써 진압하였노라] 하시고 최익현의 만장을 지어 종도에게 주시니 이러하니라. [독서최익현 의기속검극 시월대마도 예예산하모 모]. 그 후에 과연 그러하더라.
이 공사를 보시기 전에 경성에서 김갑칠을 돌려보내실 때에 명하야 가라사대 [동곡에 가서 김형렬, 정성백과 함께 사십구일 동안을 매일 기둥 한개씩을 협력하여 제조하고, 또 각기 짚신 한켤레씩 지어두라] 하심으로 갑칠이 돌아와서 일일이 명령하신대로 행하였더니, 그후에 선생께서 만경으로부터 동곡에 이르사 기둥에 각기 []이라 쓰신 후에 다 불사르시고 갑칠에게 [은행] 두개를 구하여 오라] 하시니, 갑칠이 사방으로 구하여도 얻지 못하였다가 그의 종형에게 두개가 있음을 발견하야 가져다 드리니 기둥 사른 재 속에 넣은 후에 다시 갑칠에게 명하사 [그 재를 모두 모아가지고 앞 내에 가서 한줌씩 물에 띄워내리며 하늘을 우러러보라] 하시거늘, 갑칠이 명하신대로 하야 하늘을 우러러보니 구름이 잿가루 띄우는대로 물에 떨어져서 피어 흐르는 모양과 같이 마디마디 피어나더라.
그후에 [전주동곡해원신 경주용담보은신 龍]이라 써서 김형렬의 집 벽상에 부치시니라. 그후에 군산에 가사 또 공사를 보시고 글을 써서 불사르시니 이러하시니라. [지유군창지 사불천하허 외만리 청만리 양구만리 피천하허 차천하영 不 외 ]이라 써서 불사르시니라.
정미년 1907 가을에 순창 농바우 籠에 머무르시며 공사를 행하실 새,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허미수가 중수한 성천 강선루 일만이천 고물은 녹줄이 붙어있고, 금강산金 일만이천봉은 겁기가 끼어있으니 이제 그 겁기를 제거하리라] 하시고, 김형렬을 명하사 김광찬, 김갑칠과 더불어 세사람이 동곡에 가서 백지를 일방촌씩 오려서 모실 시자를 써서 벽사방에 붙이라] 하시거늘, 형렬이 명하신대로 행한 후에 갑칠을 농바우로 보내여 일을 다 마쳤음을 고하니, 선생이 양염소 한마리를 사주시며 가라사대 [내가 돌아가기를 기다리라] 하시니라. 그후에 선생이 동곡에 이르사 양을 잡아 그 피를 일만이천 모실 시자 머리위에 바르시고 가라사대 [그 글자모양이 아라사 병정과 같다] 하시고, 또 가라사대 [사기는 김제로 보내리라] 하시더니 마침 김제수각 임상옥 林이 이르거늘 청수 깃던 사기그릇을 우탕에 씻어 주시며 가라사대 [인부를 많이 부릴 때 쓰라] 하시니라.
순창 피노리에 계실 새, 황응종이 이르거늘 선생이 가라사대 [고부사람이 오니 바둑판을 가히 운전하리라] 하시고 [영웅소일대중화 사해창생여락자 ]라는 글을 외우시고, 그후에 [최수운과 전명숙이 사명기가 없음을 한하노니 그들의 원을 끊으리라] 하시고 사명기를 각 한통씩 지어서 높은 소나무 가지에 달앗다가 다시 데어 불사르시니라.
11월에 고부 와룡리에 이르사 신경수의 집에 머무르시며 종도 20여명을 동리 문공신의 집에 모으시고, [천지지주장 만물지수창 음양지발각 ]이라 쓰시며, 기국 중앙에 다섯 장점을 배치함과 같이 정의 다섯을 쓰시고, 네귀와 중앙에 글을 쓰사 문공신의 집 벽상에 붙이시고 [요역상일월성진 경수인시曆辰 를 해설하여 가라사대 [천지는 일월이 아니면 공각이요, 일월은 지인이 아니면 허영 이라. 당요가 비로소 일월의 법을 알아서 때를 백성에게 알렸으니, 천혜와 지리가 이로부터 인류에게 유루없이 향유하게 되었느니라] 하시니라.
또 공신의 집 문에 구멍을 뚫어놓고 박공우를 위시하야 모든 종도들을 늘어세우시고 담뱃대를 들며 가라사대 [서로 번갈아서 물초리를 문구멍에 대고 입으로 북소리를 하며 총쏘는 것 같이 하라] 하시니, 종도들이 명하신대로 몇번 함에 사방에서 천고성이 일어나는지라. 이에 천지대신문을 열고 공사를 행하실 새, 김형열 김자현 문공신 박장근 이화춘 등 이십여인의 종도에게 일러 가라사대 [너희들은 문공신의 집에 있어, 비록 관리가 올지라도 겁내지 말고 나의 주소를 묻거든 숨기지 말고 바로 가르쳐주라. 만약 관리에게 붙들려서 화액을 당함에 겁난 마음이 있거든 각기 해산하라]. 모든 사람들은 다만 선생의 말씀하신 뜻을 몰라 이상히 여길 따름이더니, 마침 소관면장 양모와 동리 리장이 문공신의 집에 들어오거늘 선생이 문득 꾸짖어 가라사대 [너희들이 어찌 이런 천지공사장에 들어오느냐] 하시거늘, 면 리장이 그 말씀을 듣고 의병으로 오해하여 관부에 고발하니라. 12월 25일에 무장한 순검 수십인이 돌연히 문공신의 집을 둘러싸고 모든 사람을 묶은 후에 선생의 가신 곳을 묻거늘, 모든 사람이 비로소 선생의 하신 말씀을 깨닫고 신경수의 집에 계심을 바로 일러주니 순검들이 다시 달려가서 선생을 붙들어 도합 21인을 고부 경무청으로 잡아가니, 이 일이 일어나기 전에 김광찬과 박공우는 정읍 차경석의 집으로 보내시고 신원일은 태인 신경원의 집으로 보내시니, 대개 박공우는 여러번 관재에 곤욕을 당하였음을 알으시고 그 화를 면케 하심이요, 광찬과 원일은 성질이 과감함을 꺼려서 불참케 하심이더라. 다음 26일에 경관이 선생과 종도들을 심문한 후에 모두 옥중에 구속하니라. 이보다 먼저 선생께서 이 일에 쓰기 위하여 약간의 금전을 준비하야 갑칠에게 맡기사 경석에게 전하라 하였더니, 갑칠은 이 일이 난 후에 정읍에 가서 그 돈을 경석에게 전하니, 경석이 고부로 돌아와서 옷과 식사를 차입하니라. 간수 중 형렬과 자현을 하는 사람이 있어서 그 편리를 돕기 위하여 다른 조용한 옥방으로 옮기거늘 형렬이 간수에게 부탁하여 선생님도 같이 옮기시게 되니라. 선생이 다른 방으로 옮기신 후에 형렬과 자현더러 일러 가라사대 [삼인회석에 관장의 공사를 처결한다 하니, 우리 삼인이면 무슨 일인들 해결하지 못하리요. 또 자현에게 가만히 일러 가라사대 [비록 십만대중이 이러한 화액에 빠졌을지라도 추호의 상함도 없이 다 끌르게하여 데리고 나가리니 안심하라] 하시니라. 그날 저녁에 뇌성이 크게 일어나거늘 선생이 가라사대 [이는 서방에서 천자신이 넘어옴이라] 하시고 또 가라사대 [천자신은 엄어왔으나 너희들이 혈심을 가지지 못함으로 인하여 장상신이 응하지 아니한다] 하시니라. 무신 원일 에 눈이 크게 내리고 일기가 혹냉冷하거늘 선생이 가라사대 [이는 대공사를 처결함이라] 하시니라. 경관이 여러 사람을 취조하여도 아무 의병의 증거를 얻지 못하고 선생의 말씀은 광인의 소리로 돌리더라. 정월 11일에 옥문을 열고 여러사람을 석방한 후, 오직 선생만을 남겨 두었다가 20일 경칩절에 석방하니라. 이때에 차경석, 안내성이 금전 150냥을 가지고 와서 새옷을 지어드리려 하거늘 선생이 거절하시고 그 금전을 모든 순검과 빈궁한 사람에게 나누어 주시고, 3일을 유하신 후에 와룡리 황응종의 집으로 가시니 차경석이 따르니라. 옥에 갔을 때에 모든 종도들은 선생께서 천지를 개벽하사 선경을 열어 각각 복록을 마련하여 주실줄 믿었더니, 뜻밖에 이런 화지에 빠지게 되니 이는 허무한 말로 우리를 속임이라 하여 모두 선생을 원망하고, 문공신 이화춘 박장근 삼인은 더욱 분노하여 자주 패설을 발하며 경관에게 선생을 해담하더니, 그 3월에 이르러 이화춘은 의병에게 포살되고 박장근은 의병에게 구타를 당하여 골절이 된지라. 선생이 들으시고 문공신에게 일러 가라사대 [너도 마음을 고치라. 그렇지 아니하면 천노가 있으리라]. 또 가라사대 [이화춘은 귀신으로나 좋은 곳에 가게 하리라] 하시고 글을 써서 불사르시니라.
무신 1908 2월에 본댁으로부터 종도 신경원의 집에 이르사 그곳에서 한달동안 머무르실 새, 최창조에게 명하여 가라사대 [도야지 한마리를 삶아서 계란으로 전을 부쳐 대그릇에 담아서 정한 곳에 두고, 새 의복 한벌을 지어두라. 장차 쓸곳이 있노라]. 창조가 응명하고 정육 전야와 의복을 만들어 두니라. 3월에 동곡에 이르사 형렬에게 명하여 가라사대 [네가 태인에 가서 신경원 최내경을 데리고 백암리 최창조의 집에 가서 일찌기 준비하여 둔 의복 한벌을 3인이 한가지씩 나누어 입고, 도야지 한마리를 잡아서 삶은 후에 오늘 저녁 인적이 끊길 때를 기다려서 그집 정문밖에 땅을 파고, 그 앞에 청수 한그릇과 화로를 놓고 정한 그릇에 소주와 문어와 전야를 넣고 그 위에 두부를 덮어 그 구덩이 속에 넣고, 다시 한사람은 정육전야를 들어 청수와 화로를 넘기고 한사람은 그것을 받고 한사람은 다시 받아서 그 구덩이 속에 넣은 후에 흙으로 덮으라] 하여 자세히 일러주고 빨리 돌아오라 하시니라. 형렬이 봉명하고 태인에 가서 일일이 지휘한 후에 빨리 돌아와 집에오니, 밤이 깊고 검은 구름이 하늘을 덮어서 폭우가 쏟아지며 뇌성이 대작하는지라. 선생이 물어 가라사대 [이때쯤 일을 행하겠느냐?] 형렬이 대하여 가로대 [행할 때가 꼭 되었겠나이다]. 선생이 가라사대 [변산과 같은 불덩이가 나타나서 궁글면 온 세계가 초토가 될지라. 그러므로 이제 그 불을 묻었노라] 하시니라.
4월에 백남신으로부터 돈 천냥을 가져오라 하사 동곡 김준상의 집에 방 한칸을 수리하고 약방을 벌리실 새, 목공 이경문을 불러 약장과 궤를 제조하라 명하시고 그 길이와 척촌과 제조방법을 일일이 가르치시고, 기한을 정하여 완공하라 하였더니 목공이 기한에 완공치 못하거늘, 선생이 목공으로 하여금 그 재목을 한곳에 모아놓고 그 앞에 꿇어앉게 하신 후에 그의 잘못을 꾸짖으시며 한 봉서를 목공에게 주어 불사르시니 문득 백일에 번개가 번쩍이는지라. 목공이 놀래어 땀을 흘리더라. 다시 명하사 속히 완공하라 하시니 목공은 수전증이 나서 한달이 넘은 후에 비로소 완공하거늘, 선생이 목공에게 일러 가라사대 [약장에 번개가 들어와야 할지니 네가 몸을 정결히 씻고 의관을 정제하고 청수 한그릇을 약장 앞에 놓은 후에 정성으로써 절하라]. 목공이 명하신 대로 행하니, 문득 청천에 번개가 크게 일어나더라. 약장과 궤를 약방에 안치한 후에 갑칠에게 명하사 매일 조조에 약방을 청소케 하시며, 창문을 꼭 닫게하야 사람의 외출을 금하시고 이십일일이 지난 후에 비로소 방을 쓰실 새, 주역 통감 서전 각 한벌과 철연 삭도 등 모든 약방기구를 비치하시니라. 그후에 전주 용머리고개에 이르사 박공우에게 일러 가라사대 [천지에서 약기운이 평양으로 내렸으니, 네가 명일 평양에 가서 약재를 구하여 오라] 하시거늘 공우가 봉명하고 행장을 수습하여 다시 명령오기를 기다리더니, 이날 밤에 글을 써서 불사르시고 율목약패栗를 제조하사 패면에 [만국의원]이라 조각하여 글자에 경면주사를 바르신 후에, 공우에게 명하여 가라사대 [네가 이 약패를 원평 길거리에 붙이라]. 공우가 명을 받아 원평으로 가려 하거늘 선생이 물어 가라사대 [이 약패를 원평에 가서 붙일 때에 경관이 물으면 어떻게 대답하려 하느뇨?] 공우가 대하여 가로대 [만국의원을 설립하여 죽은자를 다시 살리며 눈먼 자를 보게 함이요, 앉은뱅이를 걷게하며 그 외에 모든 대소질병을 낫게한다 하겠나이다]. 선생이 가라사대 [네 말이 옳으니 꼭 그대로 하라] 하시고 약패를 불사르시니라.
약장은 아래에 큰칸을 두고, 그 위로 약 넣는 칸이 종삼횡오 합 15칸인데, 한가운데 칸에 [단주수명]이라 쓰시고 그 속에 목단피를 넣고 [烈不열풍뇌우불미]라 쓰시고, 또 칠성경을 양지에 종서하신 후 그 말단에 [우보상최등양명]이라 횡서하여 약장 위로부터 뒤로 내려붙였으며, 궤 안에는 [팔문둔갑]이라 쓰시고 그 글자를 눌러서 [설문] 두자를 각인하신 후, 그 주위에 24점을 홍색으로 찍으시니라. 그후에 전주로부터 약재를 사셨는데, 마침 비가 오거늘 선생이 가라사대 [이는 약탕수니라] 하시니라. 약재는 24종인데 인삼이 들지 않았거늘 황응종이 여쭈어 가로대 [속담에 약방에 인삼이 빠지지 않는다 하는데 어찌 24종 가운데 약중영장이 되는 인삼이 들지 않았읍니까?] 선생이 가라사대 [삼정은 가는 곳이 있느니라]. 응종이 가로대 [어디로 갔나이까?] 가라사대 [형렬 집으로 갔느니라] 하시니라.
약방 벽장에 [사농공상 음양]과 또 그외에 여러 글자를 많이 붙이시고 그위에 백지로 바른 후에, 자현에게 명하사 그 뜻가는 대로 식기를 대고 바른 곳을 오려떼니 [음]자가 나타나거늘, 선생이 가라사대 [정히 합하도다. 음과 양을 말할 때 음을 먼저 읽나니 이는 지천태라] 하시며 또 가라사대 [약장은 곧 안장농籠이며 또 신주독이라. 약방 벽지를 뜯을 날이 속히 이르러야 하리라] 하시니라.
그후에 약방에 배치한 모든 물목을 기록하사 박공우와 김광찬을 주시며 가라사대 [이 물목기록을 금산사金에 가지고 가서 그곳에 봉안된 석가불상을 향하야 마음으로 다른 곳으로 이전한다는 생각을 하면서 불사르라] 하시니, 양인은 금산사에 가서 명하신 대로 행하니라. 선생이 가라사대 [중천신은 후사를 두지 못한 신명이요, 황천신은 후사를 둔 신명이라. 중천신은 의탁할 곳이 없어서 황천신에게 붙어서 물밥을 얻어먹어 왔나니, 그러므로 원한을 품었다가 이제 나에게 하소연하므로 이로부터는 중천신에게 복을 맡기어 편벽됨이 없이 고르게 하려 하노라].
하루는 여러날 동안 글을 쓰신 양지로 크게 권축을 만드신 후에 광찬 형렬 갑칠 윤근 경학 원일에게 명하여 가라사대 [너희들은 문을 단단히 봉하고 방안에서 이 글을 화로에 불사른 뒤에 문을 열라. 일을 하려면 죽을 땅에 들더라도 겁내지 아니하여야 하느니라]. 모든 사람이 명하신 대로 행할 새, 연기가 방안에 가득하여 숨을 쉴수 없으므로 윤근 원일은 밖으로 나가고, 남은 사람은 다 타기를 기다려서 문을 여니라.
하루는 황응종이 이르거늘 선생이 가라사대 [황천신이 이르니 황건역사의 줏대를 불사르리라] 하시고 갑칠을 명하사 짚 한못을 물을 추겨 잘라서 줏대를 만들어 화로에 불사르시니라.
하루는 백암리 최창조의 집에 계실 때, 창조에게 명하사 포대를 지어서 나락 서말과 짚대를 혼합하여 넣은 후 황응종더러 일러 가라사대 [이 포대를 가지고 너의 집에 가서 앙아리에 물을 붓고, 그 속에 담아두고 매일 한번씩 물을 둘러저으며 또 소금 일곱 사발 빚어 넣으라. 내가 삼일 후에 너의 집에 가리라]. 응종이 명을 받고 돌아가서 그 포대를 물에 담가두고 매일 한번씩 둘러저으니, 물빛이 회색이 되고 하늘빛도 또한 삼일간을 회색이 되어 햇빛이 나지 아니하더라.삼일 후에 선생이 응종의 집에 이르러 가라사대 [이제 산하대운을 거두어 드리리라] 하시고 이날 밤에 백지로 꼬깔을 만들어서 응종의 머리에 씌우시고, 포대에 넣었던 벼를 거내어 그집 사방에 뿌리며 백지 120매와 양지 4매에 글을 써서 식염에 조합하여, 깊은 밤 인적이 없을 때를 타서 시궁창 흙 가운데 묻고 꼬깔 쓴대로 낮을 씻으라] 하시니, 응종이 명하신 대로 하여 양미간에 콩알만한 큰 사마귀가 생겨서 손에 거치더라. 이튿날 아침에 벼뿌리던 곳을 살피니 한알도 남아있는 것이 없더라. 또 가라사대 [일후에 나의 제자는 중이 되지 않고는 나의 일을 옳게 하지 못하겠으므로 종이 고깔에 회색도수를 보았다] 하시니라.
또 가라사대 [항우가 25세에 출세하였으면 성공하였을 것인데 24세에 출세하였으므로 성공하지 못하였느니라].
[출세하는 자가 대세를 모르면 봉사가 작지 잃은 것과 같으니라. 일왈, 제가 알고 남을 가르쳐야지, 제가 모르고 남을 속이는 자는 저부터 먼저 죽느니라] 하시고, [천하에 무서운 죄는 저도 모르는 놈이 남을 모아 수하에 넣은 죄같이 큰 죄가 없느니라. 공자가 알고 아였으나 원망자가 있고, 석가가 알고 하였으나 원억의 고를 다 풀지 못하였거늘, 하물며 제가 모르는 놈이 출세간에 사람을 모은 자는 낮에 난 톳재비 같으니라. 수운가사에 기둥없이 지은 집이 어이하야 장구하리. 성군취당 극성중에 허송세월 다보낸다 하였느니라].
또 가라사대 [금산사 삼층전 미륵은 불여의주을 손바닥에 받았으나 나는 입에다 물었다] 하시고 입술을 열어 뵈이니, 입 좌볼에 과연 바둑알만한 붉은 점이 박혀 있더라.
부적을 그리사 소화하시며 각국 신명을 부르시는데, 각국 신명이 올적에는 각국 말을 다하시고 [천상신명이 온다] 하실적에는 천상말을 하시고 천상글을 써서 소화 하시면서 [육두문자가 비결이니라. 아무것도 모르는 놈이 아는 체 한다. 천상말을 모르고 지상천국도수를 어이볼꼬. 천상글을 모르고 천상공사를 어이 부칠까] 하시더라.
평소에 선생이 종도들을 다리고 노르실 적에는 반드시 [가구 진주치기 놀이]를 하시는데 투전을 들고 탁 치시며 [○씨가 판을 쳤다] 하시고, 다 긁어들이시면서 [파라 파라 깊이 파라. 얕이 파면 다 죽는다. 잘못하다가는 십년공부 도로아미타불이란 말이다. 알겠느냐? 도로 본자리에 떨어진단 말이다. 나는 알고 너는 모르니 봉사잔치란 말이다. 아는 사람은 알지마는 누가 갈쳐 주나? 제가 알아야 한다니께] 하시고, 또 가라사대 [나의 일은 알다가도 모르는 일이라. 끝판에 ○씨가 있는 줄 모른단 말이다].
또 가라사대 [일을 해야되니 김성국을 데리고 오라. 천지공사를 결정하자. 우리끼리 일했으나 나의 일은 판밖에 있단 말이다]. 또 손을 오므리시고 [이 손안에 무엇이 있는 줄 아느냐? 방안에 일을 두고 마당에서 야단친단 말이다].
또 가라사대 [나의 일은 상씨름 씨름판과 같으니라. 상씨름 딸 사람은 술이나 먹고 잠이나 자면서 누워서 시치렁코 있다가, 상씨름이 나온다고 야단들 칠때 그때야 일어나서 판 안에 들어와서 '어유, 상씨름 구경하러 가자. 끝내기 여기 있다. 누런 장닭 두회 운다. 상씨름꾼 들어오라' 벽력같이 고래장치니 어느 뉘가 당적할까. 허허허 참봉이로고. 소 딸 놈은 거기 있던감만. 밤새도록 헛춤만 추었구나. 육각소리 높이 뜨니 상씨름이 끝이났다] 하시니라.
하루는 사요 일편 을 고축하신 후에 불을 사르시고 일러 가라사대 [판안 사람 둘러보니 많고 많은 저 사람들, 어떤 사람 이러하고 어떤 사람 저러하니, 판안 사람 판안 공부 할 수 없어 허리끈 졸라매고 뒷문열고 바라보니 판밖 소식 이르리라].
그후에 에게 [마음으로 육임六을 정하라] 하시거늘 공우가 마음으로 육임을 생각하여 정할 새, 한사람을 생각하니 선생이 문득 가라사대 [불가하다] 하시거늘 다시 다른 사람으로 바꾸어 정하였더니, 이날 저녁에 공우가 마음으로 정한 여섯 사람을 부르사 밤이 깊은 후에 등불을 끄고 방 가운데서 돌아다니면서 [시천주]를 읽게 하시니 문득 한사람이 거꾸러지거늘, 여러 사람이 놀래어 주송을 그치니 선생이 가라사대 [놀래지 말고 여전히 읽어라] 하시기로 계속하여, 한 식경이 지난 후에 주송을 그치고 불을 밝혀보니 손병욱이 거꾸러져 죽었는지라. 선생이 가라사대 [이는 몸이 부정한 연고라] 하시고 물을 므금어서 얼굴에 품으시니 병욱이 정신을 겨우 돌리니, 가라사대 [나를 부르라] 하시니 병욱이 목안 소리로 겨우 선생을 부르니 기운이 곧 회복된지라. 이에 일러 가라사대 [시천주에 큰 기운이 박혀 있도다] 하시고 또 일러 가라사대 이 뒤에 괴질병이 온 세계를 덮을지니, 이와같이 인명이 죽을 때에 나를 부르면 곧 살리라].
육월에 대흥리에 계실 새, 박공우를 명하야 각처에 순행을 하되 여러 종도로 하여금 [이십일일간을 잠자지 말고, 매일 새벽에 한 시간 씩만 자고 공부하라] 하시니라. 차경석이 여러날 밤을 잠자지 못함으로 밭길을 걷다가 엎어지니 가라사대 [천자를 도모하는 놈은 다 죽으리라] 하시니라.
하루는 여러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이제 앞으로 천하에 수기가 고갈될 참이니 수기를 돌려야 하리라] 하시고, 그 뒷산 피란동 안씨 제실에 가사 그집앞 동쪽 우물을 댓가지로 한번 저으시고 가라사대 [음양이 고르지 못하니 무슨 연고가 있으니 제실에 가서 물어보라] 안내성이 명을 받고 제실에 가서 사연을 물으니, 재실직이는 사훌전에 죽고 그의 처만 있거늘 돌아와서 사유를 아뢰니 또 가라사대 [다시 행날채에 가서 보라. 딴 기운이 떠서 있다]. 내성이 그 행낭방에 가서 보니 행상하는 남녀 두사람이 들어있거늘 돌아와서 사실을 아뢰니, 선생이 이에 재실 마루 위에 오르사 모든 사람으로 하여금 서천을 바라보고 [만수]를 고창케 하시고 가라사대 [이 가운데 동학가사를 가진 자가 있으니 가져오라]하시니, 과연 한 사람이 가사를 내어 올리니 선생이 그책 중간을 펴시고 한 귀절을 읽으시니 [시운 벌가벌가 여 기측불원이라. 내 앞에 보는 것은 어길 바 없건마는 이는 도시 사람이요, 부재어근이라. 목전지사 쉽게알고 심량없이 하다가서 말래지사 같쟎으면 그 아니 한일런가]. 처음에는 가는 소리로 한번 읽으시니 대낮에 문득 뇌성이 대발하거늘, 다시 큰소리로 읽으시니 뇌성이 대포소리같이 일어나서 천지를 진동하니 화약냄새가 코를 찌르는지라. 또 지진이 일어나서 천지를 진동하니, 모든 사람이 정신을 잃고 엎푸라지거늘 선생이 안내성을 명하여 각기 물을 먹이니 모두 일어나는지라.
하루는 선생이 태인 새올서 백암리로 가실 새, 박공우가 시종하더니 문득 관운장의 형모로 변하사 돌아보시고 물어 가라사대 [나의 얼굴이 관운장의 형모와 같으냐] 하시니 공우가 놀래어 어떻게 대답하는 것이 좋을지 몰라서 [알지 못한다] 하였더니, 그와같이 세번을 물으시므로 이에 대하여 가로대 [관운장과 흡사하나이다] 하니, 그제야 즉시 본얼굴로 고치시고 경학의 집에 이르러 공사를 행하시니라.
이튿날 한공숙이 이르거늘 선생이 친히 술을 부어서 공숙에게 주시며 [내 일을 많이 하였으니 술을 머시라]. 공숙이 등을 돌리고 이윽히 앉았다가 여쭈어 가로대 [저는 지난 밤 꿈에는 한 일이 있나이다]. 선생이 가라사대 [꿈에 한 일도 일이니라]. 종도들이 공숙에게 꿈 이야기를 하라 하니 공숙이 가로대 [꿈에 선생께서 저의 집에 오셔서 천하의 호구를 조사하여 오라 하시기로 봉명하고, 오방신장을 부른 후 호구조사를 하여 올리니 선생께서 받아들이시는 것을 보았노라].
하루는 박공우에게 [천지대팔문 일월대어명 금수대도술 인간대적선 시호시호 귀신세계 ]라 써서 주시며 신경수의 집 벽상에 붙이라. 경수 집에 수명소를 정하나니 네가 모든 사람을 대할 때에 그 사람이 잘하는 것만 취하야 좋은 마음을 가질 것이요, 혹 잘못하는 일이 보일지라도 잘 용서하여 삿된 마음은 절대 멀리하라]. 이때 공우는 신경수의 집에 함께 거주하는 고로 공우를 시키심이더라.
또 형렬에게 가라사대 [법이란 것은 서울로부터 내려와서 만방에 펴이는 것이니, 서울 경자 이름 가진 사람의 기운을 뽑아 써야 할지라. 그러므로 경수 집에 수명소를 정하노라] 하시고, 인하야 김경학의 집에 대학교 공사를 보시고, 신경원의 집에 복록소를 정하시니라.
하루는 동곡에 계실 새, 형렬에게 일러 가라사대 [내가 이제 화둔을 묻었으니 불을 조심하라. 만일 너희 집에 불이 나면 불귀신의 세력이 광대하여 전세계에 큰 화를 끼치리라]. 형렬이 놀래어 종일토록 불을 조심하고 마음을 놓지 아니하였는지라. 구월에 선생이 양지 일곱 장에 각기 [병자기이발 장사병쇠왕관대욕생양태포 를 써서 보아여 형렬에게 주시며 가라사대 [전주부중에 가서 누구누구 일곱 사람에게 전하고 오라]. 여러 종도들이 글의 뜻을 물은대 가라사대 [말하여도 모를 것이요, 성편한 후에는 스스로 알게 되리라]. 형렬이 봉명하고 전주부에 이르러 김낙범 김병욱 김광찬 김준상 다섯 사람에게 전하고, 그 외 두 사람은 만나지 못하여 전하지 못하고 돌아왔더니 선생이 기다려서 전하지 않았음을 꾸짖으시니라.
11월 28일에 선생이 정읍 대흥리에 계실 새, 차경석의 집에 포정소를 정하시고 공사를 행하시니 대략 이러하니라. 양지에 24방위 글자를 돌려쓰시고 중앙에 [혈식천추도덕군자]라 쓰신 후에 가라사대 [천지가 간방으로부터 시작되었다 하나 그것은 그릇된 말이요, 24방위에서 한꺼번에 이룬 것이라] 하시고, 또 가라사대 [이 일은 남조선 배질이라. 혈식천추 도덕군자의 신명이 배를 운전하고 전명숙이 도사공이 되었느니라. 이제 그 신명들에게 어떻게 하여야 만인으로부터 추앙을 받으며, 천추에 혈식을 그침없이받아오게 된 이유를 물은 즉 모두 일심에 있다고 대답하니, 그러므로 일심을 가진 자가 아니면 이 배를 타지 못하리라] 하시고 모든 법을 행하신 후에 불사르시니라. 이 때 황극수를 돌리시며 여러 종도들에게 각각 소원을 물으시고 다시 차경석에게 소원을 물으시니 경석은 열지裂를 원하거늘, 선생이 가라사대 [너는 부랑자가 마땅하리라] 하시니 경석이 불쾌히 여기거늘 선생이 가라사대 [직신이 아니면 병권을 맡기기 어려우므로 이제 특히 너에게 맡기노라] 하시니라.
하루밤에는 여러 종도들을 경석의 집앞 버드나무 밑에 벌려세우시고, 북쪽으로 향하여 휘파람을 한번 부시니 문득 방장산으로부터 한점 구름이 일어나서 사방을 둘러 문턱을 이루거늘, 선생이 가라사대 [나를 잘 믿는 자에게 해인을 전하여 주리라] 하시니라.
하루는 여러 종도들에게 명하사 [천고 이래의 모든 명장들을 써서 들이라] 하시니, 경석이 물어 가로대 [창업군주도 명장의 열에 들겠나이까?] 가라사대 [그러하니라]. 경석이 자고로부터 창업한 모든 군주와 명장을 일일이 기록하고 최종에 전명숙을 써서 올린대, 선생이 가라사대 [왜 전명숙을 끝에 썼느뇨?] 경석이 대하여 가로대 [좌로부터 보시면 전명숙이 수위가 되나이다]. 선생이 가라사대 [네 말이 옳도다] 하시고 여러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전명숙은 만고명장이라. 백의한사로 일어나서 능히 천하를 움직였다] 하시니라. 이때에 경석에게 일러 가라사대 [전일에 네가 나의 말을 쫓았거니와 오늘은 너의 말을 따르리니 모든 일을 묻는대로 잘 생각하여 대답하라] 하시고 물어 가라사대 [서양 사람이 발명한 모든 이기를 그대로 두어야 옳으냐, 걷어버려야 옳으냐?] 경석이 대답하여 가로대 [그대로 두는 것이 이로움이 될듯 하나이다]. 선생이 가라사대 [너의 말이 옳으니라. 그들이 만든 기계가 천상으로부터 내려온 것이니라] 하시고, 또 여러가지를 물으신 후에 공사로써 결정 하시니라.
또 안내성으로 하여금 몽둥이로 마루장을 치게하시며 가라사대 [이제 병고에 걸려죽는 중생을 살리려면 일등방문이라야 되지, 이등방문으로는 되지 못한다] 하시며 또 박공우에게 몽둥이를 들리사 경석이를 내리치라 하시고 [네 이놈아, 마음을 고치겠느냐? 마음을 고치면 우리 사람이요, 마음을 고치지 아니하면 너도 병고에 걸려 죽으리라] 하시며 무수히 난타를 하여 마음을 항복 받으시고, 고부인에게 무당도수를 부치시니라.
하루는 30장으로 먼든 양지책에 전면 15장에는 [배은망덕만사신 일분명 일양시생 ]이라 쓰시고, 후면 15장에는 [작지부지성의웅약 일음시생 ]이라 쓰신 후에 경면주사 가루와 식기 한개를 놓고, 광찬에게 일러 가라사대 [이 일은 살길과 죽을 길을 판정하는 일이라. 잘 생각하여 말하라]. 광찬이 여쭈어 가로대 [선령신을 부인하고 박대하는 놈은 살 기운을 받기 어려울까 하나이다]. 선생이 묵언양구良 끝에 가라사대 [너의 말이 옳다] 하시고 보재기를 종이에 싸서 주사가루를 묻혀가지고 책편마다 찍어 돌리시며 가라사대 [이것이 마패라] 하시니라
기유년 1909 정월 1일에 현무경이 세상에 출현하거늘, 안내성의 집에서 흰병에 물을 담은 후에 양지에 글을 써서 권축을 지어 병입을 막아놓고, 그 앞에 백지를 깔고 백지 위에 현무경 상하편을 놓아 두었더니, 선생이 선화하신 후에 차경석이 내성의 집에 와서 현무경을 빌려가면서 병입을 막은 종이를 빼어서 살펴보니 [길화개길실 흉화개흉실 ] 이라는 글이 쓰여져 있더라.기유년 정월 2일에 여러 공사를 다 마치시고 3일에 고사를 행하려 하실 새, 차문경이 술에 취하여 강증산이 역모한다는 소리를 큰소리로 외치니 이 말이 천원 병참소에 들리어 군병이 출동하려 하는지라. 선생이 알으시고 경석에게 일러 가라사대 [너는 집을 지키고 때를 가름하야 명일 자정에 문틈을 단단히 봉하고, 모든 제물을 화로에 구으며 술병을 마개만 열고 지성으로 심고하라. 이것이 곧 고사니라] 하시고 떠나시니라. 3일 새벽에 경석이 명하신대로 하였더니, 날이 밝음에 총을 든 군인 수십명이 달려들어 선생을 찾다가 없으니 물러가는지라. 이날에 선생이 백암리 김경학의 집으로 가시니 경석이 공우와 윤경을 보내어 무사히 된 일을 고달하니, 선생이 가라사대 [공사를 행한 후에 경석을 시험함이라. 무사히 겪어내니 다행이라] 하시더라.
하루는 동곡약방에 계시사 약방 주인 김준상이 무식한 고로 선생님 앞에 와서 [저의 처가 발이 아픈지가 우금 일년이 지났는데도, 발이 점점 썩어서 냄새가 나서 살 수가 없읍니다. 발은 영영 버렸으나 사람이 차마 볼 수 없고 해서 약국 의원에게 보이니, 돈 150냥만 있으면 발은 버리나 사람은 살리겠다 하기로 달리는 할 수 없고 집을 잡힐까하니 집문서를 하여주고 돈을 얻고자하니 계약을 써주소서] 하니, 선생님이 들으시고 [준상아. 네가 너의 아내 발 낳술려고 집을 잡히려 하는구나]. [예,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너의 집을 나한테 잡히라. 너의 아내 병을 고치려고 집을 잡히려하니, 너의 아내 병만 나으면 그만이로구나]. [예. 그렇습니다]. 준상이가 선생님 앞에 집문서를 해서 올리니, 선생께서 받으시고 [내일부터 병을 나순다. 그리 알라] 하시더니, 과연 일년이 넘도록 낫지 못하고 썩은 발이 보름만에 완쾌하는지라. 준상의 아내가 나와서 백배사례하며 좋아하니 선생께서 웃으시며 [세상은 저렇도다. 몰라서 욕을하지, 알고보면 누구나 물론하고 저토록 좋아할지라. 병이들어 죽게된 놈, 병만 나사주면 그만이지. 만법 가운데 의통법이 제일이로구나] 하시더라.
하루는 여러 종도와 더불어 하루는 여러 종도와 더불어 태인읍을 지나실새, 길가에 있던 한 부인이 아홉살 된 아해를 업어다가 길가에 놓고 하도 슬피 울거늘, 선생이 그 앞을 지나시다가 물어 가라사대 [아해는 어찌되었으며 부인은 어찌 저리 슬피 우는고?] 하시고 물으시니, 그 부인이 울음을 멈추고 말하되 [이것이 저의 자식인데 다섯살 들면서 병이난 것이 아홉살까지 낫지않고, 하도 애가타서 의원한테 갔더니 벌기가 간에 범해서 못고친다고 하여 데려가라고 해서 도로 업고오는 길입니다. 얼른 죽지도 않고 이렇읍니다. 사람들이 제각기 말하기를 나울이 들었다고 하며, 덕석자래라고도 하며 갖가지로 말을 하나, 누가 뭐라해도 자식은 놓친 자식이라 생각합니다] 하고 슬피우니, 선생이 듣고 가라사대 [설이 울지 말라] 위로하시고 돌아서시며 탄식하시고, 최창조를 불러 부인을 보고 [그집 뒷산에 조그마한 암자가 있느냐고 물어보라]. 창조가 물으니 과연 있다 하기로 그대로 아뢰니 가라사대 [아침 일찍 암자에 올라가서 절간 종을 세번씩 치면 나을 것이라고 하라]. 창조가 부인을 보고 말씀을 전하면서 [시덥잖게 듣지말고 꼭 하시오. 우리 선생님은 하늘님이오] 하니 그 부인이 [그것 무슨 말씀이오. 당장 가서 하겠읍니다] 하고 백배사례하고 주소를 묻거늘, [전주 동곡약방이라 가르쳐주라] 하시니라. 그 수일 후에 태인 길거리에서 울던 부인이 그 아이를 업고 장닭을 안고와서 [선생님, 저의 자식이 살았읍니다] 하고 절을 하고, 남자는 엎드려 일어나지 않고 절만 계속 하는지라. 선생이 웃으시며 [아해가 나았다니 그런 좋은 일이 어디 있느냐. 그러나 없는 사람이 어찌 닭을 가져왔느냐?] 하고 꾸짖으신 후에, 짚을 빼어오라] 하시더니 선생이 손수 신을 삼아서 장닭 발에다 신기시며, 닭을 보고 정색을 하시고 [이 신값이 두돈이니 사서 신어라] 하시면서 신을 신기니 앍이 발을 털고 신을 신지 아니하니, 선생님이 손을들고 닭의 뺨을 치니 닭이 놀래어 꼬끼요 소리를 치니 그제야 선생님이 [오냐. 네가 사겠다고 하니 고맙다. 진작 산다고 했으면 뺨을 맞지 안했지야] 하시고, 그 내외를 보고 [빨리 가라. 없는 사람이 놀면 못쓰나니, 병나은 자식 귀히보고 부지런히 일을하여 남과같이 살게하라] 하시니 그 내외가 백배사례하고 떠나니라. 종도들이 물어 가로대 [원평서 자래든 아이 고칠 적에는 문어 곶감 대추로 죽게된 아이를 살리기로 우리도 배웠다고 하였더니, 이번 자래든 아이는 절꽝쇠 사흘 아침 세번씩 치라하여 병이 나으니 선생님의 법은 배울 수 없다고 공론합니다] 하니 가라사대 [너희들이 본래 너희들이며, 나도 본래 나니라. 그러므로 본래의 이치를 깨달은 자를 성인이라 하느니라. 만법이 머무른 곳이 없거늘, 내가 낸 이법이 진법이란 말이다. 알아듣겠느냐? 그러므로 성인의 말은 한마디도 땅에 떨어지지 안한다 하느니라]
수일 후에 또 그 내외가 이바지를 해서 짊어지고 와서 뵙거늘 선생이 물어 가라사대 [이 음식은 무슨 음식인고?] 하니, 그 내외가 꿇어앉아 남편이 말하기를 [살림이 없는고로 짚신장사를 하는데, 아무리 잘 삼아도 한켤레에 돈반 밖에 못받아서 근근이 연명하다가, 지난번에 하느님께서 우리 닭에 두돈짜리 신을 팔으신 후로 꼭꼭 두돈씩을 받으니 이제는 살기도 넉넉하고, 우리 내외 이 덕이 뉘덕인고, 우리 하늘님 덕이라고 이바지를 해서 지고오면서 병 나은 자식도 같이 왔읍니다] 하고 사례하니, 선생께서 웃으시며 음식을 종도들에게 갈라먹게 하더라. 종도들도 그 후부터는 하느님이라 생각하더라.
하루는 선생이 모든 종도들에게 물어 가라사대 [일년 중에 가장 속히 크는 물건이 무엇이냐?] 모두 대답하되 [대로소이다]. 선생이 가라사대 [대의 기운이 만물 중에 특장이로구나. 대기운을 덜어 쓰리라] 하시더니, 그해에는 대가 크게 흉년이 드니라.
백암리로부터 동곡약방에 와 계실 때, 모든 종도들을 벌려 앉히시고 [삼국시절이 수지지어사마소 ]를 큰소리로 읽히시니라.
하루는 선생님이 일러 가라사대 [천지에서 현무가 물을 부르니, 너희들은 입술을 움직이지 말고 <>를 암송하되 기거동정에 잠시라도 쉬지말고 하라]고 지시하시니라.
하루는 약방에서 종도 여덟사람을 벌려 앉히시고, 사물탕 한첩을 지어서 약봉지에 인형을 그리시고 두손으로 약봉지를 받쳐드시고 [시천주] 세번을 읽으신 뒤에 여덟사람에게 차례로 돌려서 그와같이 시키시고, [남조선 배가 범피중류로다]를 소리내어 읽게 하시며 가라사대 [하륙하였으니 풍파는 없으리라] 하시니라.
하루 밤에는 약방에 계시사 [六삼십육만신]이라 쓰시고, 또 [관운장주문]을 쓰시사 모든 사람으로 하여금 각기 칠백번씩 마음으로 읽으라 하시며 가라사대 [이제 국가나 사가가 화둔을 묻었는데, 날마다 바람이 불다가는 그치고 학담으로 넘어가니 사람이 많이 죽을까하여 그리하노라] 하시니라.
하루는 용머리 고개에 계실 새, 공찬으로 하여금 [방약합편]에 있는 약명에 붉은 물로 점을쳐서 불사르시니라.
하루는 종도다려 일러 가라사대 [이제 청국 일을 볼터인데 너무 멀어서 가지 못하기로 청주 만동묘에 가서 천지신문을 열고자하나 또한 가기가 불편하므로, 다만 발음이 같은 [청도원]에 그 기운을 붙여 일을 보게 하려고 형렬과 공우를 데리고 청도원으로 가실 새, 청도원에 이르사 성황묘 마루에 쉬어 누우시며 [좀 지체하여 가자]고 하시고 잠깐 조으시다가 일어나시며 가라사대 [아라사 군사가 내군사라] 하시고, 김송환의 집에 이르사 글을 써서 불사르시고, 그날 밤에 유참봉의 집에서 유숙하시면서 [천지대신문]을 열고 공사를 행하실 새, 무수히 글을 써서 불사르시니라.
하루는 선생이 약방마루에 앉으시고 유찬명을 마루밑에 앉히사 순창 오선위기 와 장성 옥녀직금 과 무안 호승예불 禮과 태인 군신봉조 를 쓰이시고, 또 청주 만동묘 를 쓰이사 불사르시니라. 이때에 찬명이 좀 방심하였더니 선생이 가라사대 [신명이 먹줄을 잡고 있는데 네가 어찌 마음을 방망하느냐] 하시니라.
하루는 찬명으로 하여금 종이에 이십팔숙 글자를 좌로부터 횡서로 쓰신 후에 끊어서 자로 재이니 한자가 되거늘 이에 불사르시니라.
하루는 용머리고개에 계실 새, 수차례 마당에 촛불을 밝히시고 [천유일월지명 지유초목지위 천도재명고로 인행어일월 지도재위고로 인생어초목 ]이라 써서 불사르시니, 구름이 하늘에 가득차고 바람이 급히 불어 비가 나리되 촛불은 꺼지지 않는지라. 선생이 유찬명을 명하사 [서북 하늘에 별이 나타났는가 보라] 하시니 찬명이 우러러 살펴보매 다만 구름 사이에 별 한개가 보이거늘 그대로 아뢰니, 다시 [동남천을 보라]하시거늘 또 우러러보니 구름이 많이 흩어지고 별이 많이 보이는지라. 그대로 아뢰니 선생이 가라사대 [서북은 살아날 사람이 적고, 동남은 살아날 사람이 많으리라] 하시니라.
하루는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오늘은 청국 만리창 신명이 들어오니 접대하여야 하리라] 하시고 술을 사서 자시니라.
하루는 [청국 기우제를 지내리라] 하시고 도야지 한마리를 잡아서 찜하여 소주를 마시시고 여러 종도에게도 나누어 먹이시니라.
하루는 이도삼李에게 일러 가라사대 [사람을 해치는 물건을 낱낱이 세이라] 하시니, 도삼이 호랑이 늑대부터 헤어서 벌레 모기까지 자세히 세어서 고하니 선생이 가라사대 [후천에는 사람을 해하는 물건은 다 없애리라] 하시니라.
선생이 천지공사를 마치신 후에 [포교오십년공부종필]이라 써서 불사르시고, 모든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이윤이 49년 시비를 알고 드디어 성탕 을 도와 대업을 이루었나니 그 도수를 쓰노라. 이제 내가 천지운수길을 다시 정하여 물샐틈없이 도수를 굳게 짜놓았으니, 그 도수에 돌아닿는대로 새 기틀이 열리리라. 너희들은 다만 마음을 한결같이 가지고 변하지 말고 나아가라. 이제 9년동안 행하여온 개벽공사의 확증을 천지에 질정할 터이니, 너희들도 참관하여 믿음을 굳게하라. 오직 천지는 말이 없으니 뇌성과 지진으로 표증하리라] 하시고 글을 써서 불사르시니 문득 천둥과 지진이 아울러 일어나더라.
선생이 김경학의 집에 대학교 공사를 부치시고 가라사대 [학교는 이 학교가 크리라. 이때는 해원시대라. 천한 사람에게 도법을 전하리라. 무당 여섯 사람을 불러오라]. 경학이 명하신대로 무당을 불러오니 선생이 명하사 수건을 벗기고 각 사람앞에 물그릇을 놓이고, 그 청수를 향하여 네번씩 절을 시킨 후에 '시천주' 세번을 읽으시며 각각 따라읽게 하시고, 성명을 물으신 후에 청수를 마시라 하사 가라사대 [이것이 곧 복록이니라] 하시니라.
하루는 동곡에 계실새, 종도 아홉사람을 벌려 앉히시고 일러 가라사대 [이제 교의 운수를 전하리라] 하시고 갑칠을 명하사 대나무 한개를 끊어오라 하시고 마디를 세이니 모두 열마디거늘, 또 명하사 그 한마디를 끊게하시며 가라사대 [이 한마디는 두목이라. 왕래와 순회를 임의로 할것이요, 남은 아홉마디는 수교자의 수와 상합하도다. 하늘에 별이 몇개나 나타났는가 보라]. 갑칠이 밖에 나가서 우러러보니 흑운이 만천하고 하늘 중앙이 열려서 별이 아홉개가 나타나 빛을 뿜거늘, 그대로 아뢰니 선생이 가라사대 [이는 수교자의 수와 상응하느니라] 하시니라.
대흥리 차경석의 집에 계실새, 하루는 양지 전면에 인형을 그려서 벽에 붙이시고 제자 절차같이 진설한 후에 모든 종도에게 명하사 [그 인형을 향하여 절하고 마음으로 소원을 빌라] 하시고 선생이 그 인형 앞에 서시더니, 식을 다 마친 후에 물어 가라사대 [누구에게 심고하였느냐?] 모두 대답하여 가로대 [선생님에게 소원을 고하였나이다]. 선생이 웃으시며 가라사대 [내가 산제사를 받았도다] 하시니라.
기유년 봄에 선생이 [관운장주]를 써서 주시며 가라사대 [이 글이 대차력주라] 하시니 이러하니라. [천하영웅관운장 의막처근청 천지팔위제장 육정육갑 육병육을 소솔제장 일별병영사귀 음음급급여율령사파하
하루는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이 뒤에 평천하는 내가 할참이니 치천하는 너희들이 하라] 하시니라.
선생이 가라사대 [나는 해마를 주장하는 고로 나를 따르는 자는 모든 복마가 발동하나니, 복마의 발동을 잘 받아 이겨야 복이 잇따라 오리라] 하시니라.
또 가라사대 [무척 잘산다 하였으니, 척이 없어야 산다] 하시니라.
또 가라사대 [나의 일은 실제의 말을 해야지, 거짓말로 하였다가는 여지없이 뿌셔지리라] 하시니라.
모든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허물이 있거든 다 풀어버리라. 만일 하나라도 있으면 신명을 그르치니라] 하시니라.
[마음은 성인의 바탕을 가지고, 일은 영웅의 도량으로 하게 하라. 대인의 말은 구천에 사모치나니, 나의 말은 한마디도 땅에 떨어지지 않으리라. 나의 일은 남이 죽을 때 잘살자는 일이요, 남이 살 때에는 부귀와 영화를 누리자는 일이니라].
또 가라사대 [빈천하고 어리석은 자가 나의 제자가 되느니라].
형렬이 가로대 [세상 사람들이 선생을 광인으로 여기나이다]. 선생이 가라사대 [전일에는 거짓말로 행세할 때에는 성인이라 하더니, 이제 참말로 행세할 때에는 도리어 광인이라 하는구나] 하시니라.
하루는 모든 종도에게 일러 가라사대 [너희들이 이제는 이렇듯 친숙하나 후에는 눈을 거듭뜨지 못할지니, 마음을 바로 가지고 수련을 잘하라. 위징은 밤에는 상제를 섬기고 낮에는 당태종을 도왔다 하거니와, 나는 사람의 마음을 빼었다 찔렀다 하노라].
[속담에 맥 떨어지면 죽는다 하였으니 연맥을 잘 바루어라. 대범 판안에 들은 법으로 일을 꾸미려면 세간에 들켜서 저지를 받나니, 그러므로 판밖에 남모르는 판을 꾸며서 법을 가르치게 될 일이니라.
과거 임진왜란에 헌책을 최풍헌이 맡았으면 3일에 지나지 못하고, 진묵이 맡았으면 석달을 넘지 않았고, 송구봉이 맡았으면 팔개월에 끄르리라 하나니, 이는 선도와 불도와 유도의 법이 각각 다름이라. 옛적에는 판이 작고 일이 간단하여 한가지만 신통한 재주가 있으면 능히 난국을 바로잡을 수 있었거니와, 이제는 판이 크고 복잡한 시대를 당하여는 신통변화와 천지조화가 아니고는 능히 난국을 고치지 못하느니라.
[이제 앞으로 모든 참혹한 일이 생겨 나느니라. 그러므로 이제 신명을 조화하야 만고의 원통한 것을 끄르고, 상생의 도로써 선경을 열고 조화도장을 세워서 만고에 없는 극락세계를 세우고자 하노라].
또 가라사대 [원한의 역사의 처음인 요임금의 아들 단주의 깊은 원을 끄르면, 그로부터 수천년동안 쌓여온 모든 원한의 마디와 고가 풀릴지라. 대저 단주를 불초하다하여 천하를 맡기지 않고, 요임금이 그의 두 딸과 천하를 순임금에게 전하여주니 단주의 깊은 원을 뉘라서 만분의 하나라도 풀어주리요. 마침내 순임금은 창오산에서 죽고, 그 딸인 두 왕비는 소상강에 빠져 죽으니라. 그러므로 단주해원으로 위주하야 모든 일에 원한을 없게하고, 해원의 노정으로 나가게 하노라].
전주 모악산은 순창 회문산과 대립하여 활연히 부모산에 모든 부로 통함이 되었으니, 부모는 일가의 장으로 가족을 양육통솔하는 이유와 함께 지운을 통일한다면 부모산으로써 종주를 삼을지라. 이제 모악산을 위시하여 회문산 오선위기 를 응기하고, 태인 배례밭 군신봉조, 무안 승달산 호승예불禮, 장성 손룡산 선녀직금 기령을 통합하여 이로써 본종을 삼아 대지의 종령을 집중할지니, 궁을가에 이르기를 '사명당이 갱생하니 태평시대 불원이라' 하였나니 이 일을 이름이니라.
[선천에는 위무로써 승부를 삼아 부귀와 영화를 이길에서 구하였나니, 이것이 상극의 유전이라. 아무리 좋은 그릇이라도 쓸곳이 없으면 버리는 법이요, 아무리 궂은 것이라도 쓸곳이 있으면 이롭게 쓰게 되나니, 그러므로 의통을 알아두라].
[전쟁은 서양에서 온 무기가 종국을 끝내리라. 그러므로 모든 위무와 병법을 멀리하고, 비록 보잘것 없더라도 의통을 알아두라. 의통을 알기 어렵느니라. 의통을 옳게 알아두었다가 인명을 많이 살리면 복줄이 차차 따라들어 영원한 복을 얻으리라].
[이제 내가 하늘도 뜯어고치고 땅도 뜯어고쳐 물샐틈없이 도수를 짜놓았으니, 나의 일을 옳게 하는 자면 제 한도에 돌아닿는대로 새로운 기틀이 열리리라].
또 가라사대 [신명으로 하여금 사람의 뱃속에 출입케하여 그 체질과 성품을 고쳐쓰리니, 이는 비록 목석이라도 기운만 붙여주면 쓰임이 되는 연고라. 오직 어리석고 가난하고 천하고 약한 것을 도와 살리기를 위주하니, 부디 마음을 잘 고쳐 죄지음을 없게하라.
또 가라사대 [부호가의 창고와 청사에는 살기와 재앙이 가득히 차 있느니라].
[원래 인간에서 하고싶은 일을 행하지 못하면 분통이 터져서 큰 병을 이루나니, 그러므로 이제 모든 일을 풀어놓아 각기 자유행동에 맡기어 먼저 난도亂를 지은 후에 진법을 내이리니, 오직 모든 일에 마음을 바르게 하라. 거짓말은 모든 죄의 근본이요, 진실은 만복의 근원이라. 이제 신명으로 하여금 사람에게 임감하여 마음에 먹줄을 잡혀서 사정을 감정하여 번개불에 달리리니, 마음을 바르게 못하고 허위로 감행하는 자는 기운이 돌때에 심장이 파열되고 골절이 튀어나리라. 운수는 좋건마는 목 넘기기가 어려우리라].
[내가 이에 서천 대법국 천개탑에 내려와서 삼계를 둘러보고 천하에 대순하다가, 석가모니의 당래불 찬탄설게를 의거하여 진표율사의 당래비음을 감동하고 모악산 금산사의 금신을 세위 지심발원하던 곳에 그쳐, 삼십년을 지나면서 최제우에게 천명과 신교를 내려 대도를 수창케 하였더니, 제우가 능히 유문의 구행을 초월하고 진법을 탄명하여서 신인의 표극을 지으며 대도의 진관을 열지 못하므로, 드디어 갑자년에 천명과 신교를 거두고 신미년에 스스로 인세에 강하였노라.
[후천에는 천하가 한집안이 되어 모든 상극이 없으매 모든 모행언어언어동정가 통일하야 조금도 편색함이 없게 하겠노라].
또 가라사대 [내가 세상에 출세할 때에는 쇠병사장을 없이하고, 사시장춘에 자화자청으로 욕대관왕에 인생이 불로불사不不 하리라].
또 가라사대 [바둑도 한수만 높으면 이기나니 남이 모르는 공부를 하여두라. 이제 비록 장량과 제갈이 두름두름 날지라도 어느틈에 끼었는지 모르리라].
또 가라사대 [천고 이래로 수한도병의 겁재가 서로 번갈아서 그칠새없이 세상을 진탕하였으나 아직도 큰 병겁은 없었느니라. 당래에는 병겁이 들어오는데 천하를 진탕을 만들참이나 뉘라서 활방을 얻어 멸망하는 인종을 살리리요. 기사묘법을 알라고 하지말고 의통을 알아두라. 내가 천지공사를 맡아봄으로부터 이땅에 모든 재앙을 물리쳤으나, 오직 병겁은 그대로 두고 너희들에게 의통을 붙여주리라. 순진한 마음으로 의통을 알아두라. 몸돌이킬 여가가 없고, 홍수에 밀리듯 하리라].
[천하대세가 가구판 도박과 같으니, 같은 끝수에 말수가 먹느니라].
또 형렬에게 [너는 무엇이 장기더냐?] 형렬이 대답하되 [아무것도 장기가 없나이다]. 가라사대 [너는 무용지물이로구나. 네가 무용지물이라 하면 나는 무엇이 될거나 . 세상 사람들은 저사람이 못살면 내가 못사는 법을 모르고보니, 세상이 모두 망하고 마느니라. 제자가 못쓰면 선생이 못쓰게 되는 법을 모르다보니 이놈도 죽고 저놈도 죽으리니, 도시 마음 잘못먹어 제자 죽는줄 모르니 나의 도가 얼마나 괴로울까] 하시며, 무엇을 속으로 읽으시며 무한히 슬퍼하시니라.
하루는 형렬을 불러 가라사대 [저 건너 산에 소나무가 몇짐이나 되겠느냐?] 형렬이 대답치 못하고 묵묵히 있으니 [저렇게 보이는 것도 알수가 없거늘 안보이는 나의 법을 네가 어찌 알겠느냐].
또 가라사대 [네가 아는 한 금산사의 주지가 몇번이나 갈렸느냐?] 대하여 가로대 [몇이 갈렸읍니다]. [주지는 갈려도 미륵은 그대로 있느냐?] [미륵이야 그대로 있지요]. [그래야지. 저것까지 없으면 야단이로구나]. 또 가라사대 [돌은 뜨고 금은 처진다더니, 법은 그대로 밝아있건마는 누가 알고 갈자 있겠느냐].
또 가라사대 [금산사를 굳게 지켜라. 금산사를 난새 죽어도 귀신이라도 원한이 없이 지킬 사람이 있겠느냐?] 형렬이 꿇어앉아 대답하되 [꼭 지켜야 할것 같으면 죽어도 지키겠읍니다]. 가라사대 [꼭 알면 무슨 일이고 쉬우니라. 모르는 가운데 복을 짓지, 아는 가운데는 복이 없느니라. 금산사 지킴을 그리 어려워말라. 나의 일은 불지형체 선지조화 유지범절이라야 옳게 가느니라].
하루는 형렬을 불러 모악산을 가리키시며 [사람 같으면 눈이 어디만큼 되겠느냐?] 형렬이 말하되 [금산사가 눈이 될까요?] 선생이 웃으시며 [눈이 입에 가 붙었더냐?] 하시고 [사람의 낯바닥 상도 보기가 어렵거늘 모악산상을 보겠느냐] 하시는지라. 또 가라사대 [대저 젖은 어디만큼 되겠느냐?] 형렬이 대답하되 [구릿골 쯤 될까 합니다]. 그렇지. 그것은 네가 잘 보았다. 그러나 젖이 양쪽에 있으니 물이 양쪽에 있느냐?] 형렬이 대답하되 [청도원 골짝물이 많읍니다]. 가라사대 [그래. 그것은 네가 잘 본성 싶으다. 양쪽 젖을 한사람이 먹으니, 구릿골 앞에 둔벙못이 있느냐?] 형렬이 가로대 [예. 깊은 소가 있읍니다]. [그래야지] 하시고 역부로일부러 가서 보시더니 [좀 컸으면 좋겠다] 하시면서 [그가 젖같으면 구릿골 약방이 잘 되었구나] 하시더라.
연이어 땅에다 한발을 툭 내추시더니 [아차! 나는 무엇이라]고 하시고, 신을 고쳐 신으시고 [나의 일은 한걸음 한발자욱도 하늘에서 흉내를 내는 법인데 조금도 어김이 없나니 하늘을 보라] 하시기로, 하늘을 쳐다보니 구름이 선생님같이 생겼는데 한발을 내리셨다가 들어올리는 형상이 완연히 보이는지라. 형렬과 자현이 허리를 꾸부려서 청천을 바라보고 절을하니, 선생이 보시고 가라사대 [나를 옆에두고 구름을 보고 절을 하느냐? 이 뒤에 나의 코도 보지못한 사람이 나의 모양을 만들어놓고 얼마나 절을 할지. 나를 본자는 날같지 않으면 절을 하지 않지마는, 나를 못본 사람은 나의 모양이라 하야 얼마나 절을 할란가 알지못할 일이로다] 하시고 또 가라사대 [형렬이 구름을 보고 절하는 것 같으니라. ......네가 오늘 큰 도수를 쳤다....... 공사를 잘 넘겼다. 나를 옆에두고 구름을 보고 나라고 절을 했으니, 네가 생각해 보아도 우습지야. 그 일이 참으로 신통한 공사라고 생각하니 부끄러워 말라. ......너의 마음으로 한 일이 아니어든 어찌 그리 부끄러워 하는고] 하시니라.
하루는 갑칠이가 들어오니 [네가 갑칠이냐?] [예. 갑칠입니다]. [아, 이놈아! 육갑인데 너는 어찌 칠갑이냐? 옳지. 너를 합치니 칠갑이로구나. 그 문서 매우 어렵다] 하시고 안내성을 돌아보시고 [너는 쇠상오소 를 지녀서 농사로 기가하겠다. 농사를 얼마나 짓느냐?] [농양은 합니다]. [내성아, 부지런히 농사짓고, 내가 어디 가더라도 한탄말고 농사짓고 나를 기다리라] 하시니라.
그때 최창조가 이르러 선생님께 문안을 올린 후, 한쪽에 가서 분함을 이기지 못하고 군담소리로 이를갈며 [우리 며차람이 결사대를 모아서 저건너 주점에 가서 한놈을 죽이든지 해야겠다] 하니, 공우가 [무슨 일인고 말을 하라] 하니 창조가 말하기를 [이런 분한 일은 생전에 처음이요, 차라리 죽지 못살겠다]하니, 공우는 본래 우둔한 사람이라 창조 앞에 바짝 들어서며 [무슨 말인고 하여보라. 결사대는 말고라도 내 혼자 하고 혼자 당해야지, 공모되면 죄가 크다. 무엇인고 말을 하라]하니, 창조가 소매를 걷으며 [우리 선생님을 희롱하기로 내가 말을 하다가 여러놈이 나서서 야단치는데, 내혼자 어찌하는고. 분해서 못살겠다] 하면서 공우의 귀에대고 [선생님을 미쳤다] 하며, 창조가 분김에 선생님도 들으라고 [강탈망이 강삿갓이 강미치기를 따라다니지 말고 우리를 따라 다니면서 술이나 받아주면 고맙다는 소리나 듣지 하고, 우리를 모두 병신 뒷다리 같은 놈들이라고 하니 참말로 분하여 살겠소] 하니, 공우가 듣고는 코를 한번 풀더니 몽둥이 한개를 번쩍 들고 [구까짓거] 하고 나가는지라. 선생이 빨리 부르니 공우가 발을 멈추고 들어오지 아니하는지라. 선생님이 크게 호령하되 [공우야. 너는 금일로서 남이 되려느냐?] 이 소리에 깜짝 놀래어 [예]하고 들어가 꿇어 엎디니, 일으켜 앉히신 후에 가라사대 [아까 내가 들었노라. 이놈들아. 강미치기가 오죽 좋으냐? 그 사람들 참으로 우리 일꾼 중 상등 일꾼이다. 강미치기를 누가 따르겠느냐? 그 소리를 했다면 우리가 이 사람들을 무엇으로 공을 갚을까. 옥과 돌을 이 사람들이 가려준다. 사방으로 외다니면서 이 말을 못하면 유감인데, 너희들은 그 사람들이 그리하니 원수로구나. 수운가사에 일러 가로대 '여광여취 저양반을 따르기만 따를진대 만단설화 한 연후에 소원성취 하련마는 못만나서 한탄일세'라 하였으니, 내가 미쳤다 하기에 너희가 나를 원없이 따르게되지, 내가 만일 성인이라 하면 너희들이 처신할까? 깊이깊이 생각해보라] 하시니, 공우가 백배사죄 하면서 [참으로 공우가 금일에야 사람인가 하나이다]하니 좌우가 모두 환희하고 선생님께 사죄하더라.
선생이 고부인에게 일러 가라사대 [내가 비록 죽을지라도 마음이 변하겠느냐?] 대하여 가로되 [어찌 변할 수가 있겠읍니가?] 선생이 다시 글 한수를 외어주시니 이러하니라. [무어별시정약월 유기래처신통조 ]. 또 말씀하시되 [내가 없으면 여덟가지 병으로 어떻게 고통하리요. 그 중에 단독이 크리니 이제 그 독기를 제거하리라] 하시고 그 손등에 침을 바르시더라. 또 가라사대 그 크나큰 세살림을 어떻게 홀로 맡아서 처리하리요] 하시니, 고부인은 어느 외처에 출행하는 말로 알더라.
기유년 1909 2월에 김자현을 데리고 김제 내주평 정남기의 집에가서 일러 가라사대 [이 길은 나의 마지막 길이니 친족들을 일일이 찾으리라] 하시고, 등촉을 들리시고 밤이 깊도록 여러 집을 찾아본 연후에 이튿날 새벽에 수각리 임상국林의 집에 가서 공사를 행하시고, 만경 삼거리에 이르사 쉬시며 가라사대 [금일 오후에 흰무지개가 해를 가리우리니, 내가 잊어버리더라도 네가 잘 살펴보라] 하시더니 과연 오후에 백홍이 관일하더라.
3월에 김자현에게 일러 가라사대 [학질로도 사람이 상하느냐?] 대하여 가로대 [학질이 세죽 다음에는 거적 가지고 달려든다 하오니, 이 말이 상한다는 말일까 하나이다]. 가라사대 [진실로 그러하리라] 하시고 전주로 가셨더니 그 후에 자현의 팔십넘은 조모가 문득 학질을 앓아 세죽 되는 날 죽는지라. 선생이 돌아오사 가라사대 [학질로 사람이 상한다 하니 옳도다] 하시고, 그 준비하여 둔 관 안에 의관을 벗고 누워 가라사대 [죽어서 누울까, 살아서는 못눕겠다] 하시며 [내 몸에 맞기는 맞는다] 하시더니, 그 후에 자현을 불러 가라사대 [관재 한벌을 준비하여야겠으니 박춘경의 집에서 판매하는 관재 중에 잘 맞는 것으로 가려오라. 내가 장차 죽으리라]. 자현이 가로대 [선생이시여. 어찌 이러한 상서롭지 못한 말씀을 하시나이까?] 선생이 가라사대 [네가 내 말을 믿지 않도다] 하시더라.
하루는 모든 종도들에게 가라사대 [나의 얼굴을 잘 익혀두라. 후일에 출세할 적에는 눈이 부시어 보기 어려우리라].
또 가라사대 [예로부터 신선이란 말을 전설로만 내려왔고 본 사람은 없었으나, 오직 너희들은 신선을 보리라].
선생이 종도들을 다 모아놓고 [천지공사를 다 처결하고 내가 떠나리라] 하시기로 다 모이니 풍우가 대작하니라. [속발한다] 하시고 허공을 보고 [꼼짝마라. 오늘은 참 성인을 판단하리라] 하시고, 무슨 기를 만들어 문 앞에 세웠다가 소화하시니 뜻밖에 벽력이 일어나니 종도들을 큰소리로 부르사 [공자 부르라]. 종도들이 주저하니 선생이 크게 소리하사 [공자를 못부를까?] 종도들이 놀래어 엉겁결에 [공자 잡아왔읍니다] 하니, 선생님이 가라사대 [불러오라 하였지 잡아오라 안했는데 너무했다] 하시고 마루에 좌를 정하시고 공사를 보시고 꾸짖으시되, [그대가 무슨 성인인가? 말로는 삼강오륜을 밝히고 예의범절을 밝히는 도덕군자라 해놓고, 삼대에 그대가 먼저 출처를 하였으니 그러면 그 중생의 원억을 어찌할까? 그러고도 성인이라 할까? 저리 물리쳐라] 하시고, 또 [노자老를 부르라].
[대령했읍니다] 하니 또 꾸짖어 가라사대 [어머니가 방문을 열고 산실에 들어가실 적에 내가 이 신을 또 신을지 그렇게 산모의 고가 무섭거든, 너는 어미 뱃속에서 머리가 희도록 들어앉았으니 그 어미가 어찌될까? 그래도 네가 신선인가? 천하에 그런 죄인이 다시없다. 네가 신선의 법을 안다고 자랑을 하느냐? 당장 물리쳐라] 하시고 또 석가를 부르사, [그대가 성인인가? 종자 없이하는 성인이냐? 부모를 배반하고 일찌기 입산 수도한다고 부모를 영영 잊은 죄가 말할수 없거든, 나중에는 사람의 음양을 영영 없액 생각을 하니, 너의 도가 천하에 펴인다면 사람의 종자가 남겠느냐? 네가 중생을 위하여 공부했다 하나 무슨 중생을 제도했느냐? 저자도 물리쳐라] 하신 후에, 공자 노자 석가를 다시 부르라 하시더니 [들어라. 너희들이 인간으로서의 대우는 상대우를 받을만하나, 자네들 도덕을 가지고는 포덕천하와 광제창생 할 수 있는 가치는 못된다는 말일세. 앞으로 나의 도덕이 세상에 나오거든 모두 자네들이 그 도덕 안에서 잘살도록 하소. 자네들의 도덕이 전혀 못쓴다는 말은 아니로세. 니의 말이 옳은가? ㅤㄷㅡㅆ으면 옳다고 대답하소] 크게 소리하시니 천지가 진동하야 문지방이 떨떨하는지라. 그제야 일어서시며 [수천년 미래에 오는 공사를 금일에 판결하니, 일체 원억이 오늘로부터 고가 풀리리라] 하시니라.
또 가라사대 [사람의 죽음길이 먼것이 아니라 문턱 밖이 곧 저승이니, 나는 죽고 사는 것을 뜻대로 하노라].
하루는 모든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이 시대가 너무 악하여 몸 둘 곳이 없으므로 장차 깊이 숨으려 하노니 어느 곳이 합당하리오?] 신원일이 가로대 [변산에 은둔할 곳이 많으니 그곳으로 가사이다]. 선생이 들은체 아니하시니라. 또 가라사대 [내가 금산사로 들어가서 불양답이나 차지하리라]. 또 가라사대 [내가 금산사로 들어가리니, 나를 보고싶거든 금산사로 찾아오라].
황응종에게 일러 가라사대 [내가 없을 때에 네가 나를 보지 못하여 애통해하는 너의 거동이 내눈에 소연히 나타나노니, 내가 너의 등뒤에 있어도 너는 보지 못할 것이요, 내가 찾아야 서로 만나리라].
또 모든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내가 이제 몸을 피하려 하노니 너희들이 능히 찾겠느냐?] 모두 대하여 가로대 [찾겠나이다]. 선생이 가라사대 [너희들은 나를 찾지 못할 것이요, 내가 너희들을 찾아야만 나를 보게 되리라. 속담에 이제보니 수원나그네라 하나니, 누구인지 모르고 대하다가 다시보니 낯이 익고 아는 사람이라는 말이니 낯을 잘 익혀두라. 내가 장차 열석자 도수로 다시 오리라] 하시니라.
6월 중순경에 모든 제자들에게 6월 23일에 동곡약방에 모이라는 통지를 띄우시니라. 22일에 모든 제자들이 동곡약방에 모이니, 선생께서 모든 사람을 벌려앉히시고 물어 가라사대 [너희들이 나를 믿느냐?] 모두 대하여 가로대 [믿나이다]. 또 가라사대 [죽어도 믿겠느냐?] [죽어도 믿겠나이다] 하니, 대개 제자들은 천하사 하려는데 위험한 곳에 들어가서 죽을지라도 믿겠느냐는 뜻인줄 알았더라.
이때 선생님이 돈 40원을 궤속에 넣으사 다른 곳에 쓰지 못하게 하시더라. 이때 갑칠에게 기령기운을 붙여 서양으로부터 우사를 넘기신 후에, 유찬명이 가로대 [이러한 묘법을 세인이 알지 못하오니 원컨대 세인으로 하여금 널리 알게 하소서]. 선생이 가라사대 [너는 내가 오래 살기를 바라는구나] 하시고, 그날 밤에 선생이 김송환으로 하여금 김자현을 부르사 물어 가라사대 [네가 나를 믿느냐?] 자현이 대답하여 가로대 [내가 만일 믿음이 적었을진대 고부화란 끝에 배반했을 것입니다]. 선생이 가라사대 [네 말이 옳도다. 내가 이제 일이 있어서 장차 어디로 떠나려하니 돌아올 때 까지 믿고 있어라. 만일 나의 그늘을 벗어나면 죽나니라]. 자현이 청하여 가로대 [제가 함께 모시고 따라가겠읍니다] 하니 [너는 따라갈 곳이 못된다] 하시더라.22일에 형렬을 불러 가라사대 [네가 나를 믿느냐?] [믿나이다]. 가라사대 [성인의 말은 한마디도 땅에 떨어지지 아니하나니, 옛날 자사는 성인이라. 위후에게 말하되 '약차불이면 국무유의不 '라 하였으나, 위후가 그의 말을 쓰지 않았으므로 위나라가 참멸하였나니, 나의 말도 땅에 떨어지지 아니하리니 너는 나의 말을 믿어라. 나의 말을 믿는 자가 한사람만 있어도 나의 일은 되리라] 하시니라.
또 형열에게 일러 가라사대 [네가 나의 사무를 담당하겠느냐?] 형렬이 대하여 가로대 [재질이 둔박하고 배운바가 없사오니 어찌 담당하오리까?] 선생이 가라사대 [미유학양자이후에 가자야라. 순임금이 역산에서 밭갈고 뇌택에서 고기잡고 하빈에서 질그릇을 구울 때에는 선기옥형의 법을 알지 못하였나니, 당국하면 아느니라].
또 가라사대 [모든 일에 삼가 조심하여 무한유사지불명不하라. 마속은 공명의 친우로되 처사를 잘못하였으므로 휘루참지 하였나니라.
6월 중순부터 식사를 피하시고 소주만 마시다가 22일에 형렬에게 명하사 [백반을 지어오라] 하시니, 곧 지어올리거늘 선생이 보시고 [가져다 두라] 하시더니 반나절이 지난 후에 또 가져오라 하시기로 가져오니 밥이 쉬었는지라. 보시고 [이는 절곡이라] 하시니라.
23일 오전에 여러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이제 때가 바쁜지라. 너희들 중에 임술생으로서 누이나 딸이 있거든 수부로 내세우라] 하시니, 형렬이 대하여 가로되 [수부는 저의 딸로 들여세우겠읍니다]. 가라사대 [세수시키고 빨은 옷을 갈아입혀서 데려오라] 하시니 형렬이 명하신대로 그의 딸을 약방으로 데려오거늘, 선생이 종도들로 하여금 약장을 방 한가운데로 옮기게 하신 뒤에 형렬의 딸을 명하사 약장 주위를 세번 돌게 하신 후에그 옆에 서게 하시고, 경석에게 명하사 [ 대시태조출세 제왕장상방백수령 창생점고후비소]라는 글을 쓰게 하시니, 경석이 받아씀에 후비소를 ?후비소라 썼거늘 가라사대 [잘못썼다] 하사 불사르시고, 다시 쓰게하사 약장에 붙이게 하신 뒤에 가라사대 [이것이 예식이니 너희들이 증인이 되라] 하시고 형렬의 딸을 돌려보내신 다음에 경석으로 하여금 그 글을 거두어 불사르시니라.
6월23일에 약방에 누웠다가 다시 마루에 누웠다가 또 뜰에 누웠다가 또 사립믄 밖에 누웠다가, 형렬에게 업혀서 형렬의 집에 가시어 누웠다가 다시 약방으로 돌아오사 또 형렬에게 업히어, 이렇게 하기를 4∼5차를 왕복하고 나니 형렬이 피곤하거늘 또 차경석이 가름하여 두번을 더 왕복하신 후에, 또 다섯 사람을 시켜서 사지를 네사람이 어깨에 메고 머리를 한사람이 두손으로 받쳐들고 약방에 오신 후에, 마루에 누우시며 가라사대 [죽고 살기는 쉬우니, 몸안에 있는 정기를 흩으면 죽고 모으면 사느니라] 하시고, 경석으로 하여금 [ 전라북도 고부군 우덕면 객망리 강일순 서신사명]이라 써서 불사르시니라.
이날 밤에 박공우를 부르사 침실에서 함께 주무실 새, 심야에 공우보고 [너의 입술에 곤륜산을 달아라. 무진년 동지에 기두하여 묻는 자가 있거든 의통인패 한벌을 전하라. 좋고 나머지는 너희들의 차지가 되리라] 하시니라.
23일 아침에 경석을 불러들이사 흘겨보시면서 [똑똑치도 못한 것이 무슨 정가냐] 하시니라.
24일 신축 사시에 선생이 형렬에게 밀수 한그릇을 타오라 하사 마시시고, 마루에 앉으사 형렬의 몸에 의지하여 곧 선화 하시니라. 형렬 경석 등 모든 제자들이 선생님 사체를 방안으로 모시고 모두가 탄식하여 가로대 [참으로 허망하도다. 성인의 죽음이 이리 허망하리요] 하고 모두 탄식하니 비가 뿌리며 뇌성이 진동하는지라. 이날 고부로 통지하여 선생의 부친을 모셔오고 곧 치장하니라.선생님 유언에는 다음의 말씀이 있었느니라.
금산미륵은 여의주를 손에 들었으나 나는 입에 물었노라] 하시고 아랫입술 안에 붉은 점이 있었느니라.
[나는 천지일월이니라].
[내가 곧 삼리화노라].
[선생의 왼손 바닥에는 북방 임자와 오른손 바닥에는 별 무자의 무늬가 있었느니라.
또 선생의 양미간에는 불표가 계시니라.
선생의 얼굴이 원만하사 미륵의 얼굴과 같으니라.
대순전경을 기술할 때 주지않고 남겨둔 김형렬 김자현 등 다섯 집에 전해진 유서를 가지고 현무가 자세히 쓰시되, 의심나는 구절을 정성들여 살펴서 의심없이 한 후에 기록하였으니 자세히 보라. 제비창고 서씨 말과 청죽의 말은 다 빼고 썼으니, 우리는 이책을 보고 인쇄하여 남녀노소 할것없이 다 보도록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