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액션영화를 연출했던 조명화 감독이 지병이 악화되어 지난해 말 별세(12월 16일 경 추정)하셨다. 말년까지 영화수입배급사인 '더쿱'에 근무하며 외화 수입일을 하였다.
조명화 감독은 1945년 서울생으로 서라벌예대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1965년 강범구 감독의 조감독으로 입문하여 다소 긴 세월을 조감독으로 지냈다. 조감독은 강범구 감독의 <내가 반역자냐>, 김선경 감독의 <밀명객>, <흑룡강>, 이두용 감독의 <최후의 증인>, <피막>, <해결사> 등 문제작을 거쳤고 1982년 <소림사 왕서방>으로 감독 데뷔 후 40여 편을 연출했다. 주로 액션영화를 연출하였는데 성인용, 어린이용 등 다양한 연출세계를 보여준다. 당시라면 한국액션영화에 부정적인 시각이 팽배했던 때이지만 그는 아랑곳없이 액션영화 연출에 종사했다. 그의 조감독 참여작인 이두용 감독의 <최후의 증인>은 세경영화사에서 제작했는데 이소룡의 <정무문>을 수입하여 대흥행하여 탄탄대로를 걷던 때이다. <최후의 증인>은 무려 4시간용 영화로 제작되었는데 당시 윤삼육 시나리오 외에 감독이 직접 원작소설에 줄을 그어가며 콘티를 짜 시나리오 외 추가촬영을 하여 대작이 되었다고 한다. 이 영화는 검열 심의를 2시간 반 버전으로 받았고 2시간 버전으로 재편집되어 극장 상영되었다고 증언한다.
세경영화사는 이후 침체상태로 운영되다가 서초동 삼호아파트 인근의 1000여 평 셋트장을 정창화 감독의 화풍흥업에 팔았고 이후 이런저런 30억 원 정도의 세금을 물고 도산했는데 현재 김화식 사장은 별세하였고 유가족은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그래서 세경영화사가 제작한 모든 영화들의 저작권자가 없는 상태로 되어 있다. 이런 모든 것을 소상히 알고 있는 것은 그가 세경영화사에서 몇 편의 제작에 참여했고 훗날 미국에서 유가족을 만났기 때문이다.
그는 흥행작 <우뢰매> 시리즈를 연출하였고 특히 <우뢰매4>를 호주 스튜디오에서 촬영한 바있고 1997년 <테러리스트2>, 2000년 <깡패법칙> 등의 액션영화를 연출하였다. 그는 합작영화를 감독하지 않았고 대명에 의한 위장합작영화에도 관여하지 않았다. 그것은 그의 올곧은 성격의 단면일 수도 있다. 2003년에는 영상자료원의 영화인 다큐멘터리 작업에도 참여하여 박노식, 윤일봉 편을 연출한 바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