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장한평에서 팔만이를 만났다.
팔만이 사무실 부근의 칼국수집에서 간단하게 식사를 마치고, 둘이서 파주 주보라의 집을 향해 출발했다.
이런 저런 얘기들을 나누면서 둘만의 데이트(?)를 즐겼다.
그런데 주말이라서 그런지 길이 많이 막혔다.
오현리에 도착하니 목사님과 사모인, 순용이가 기다리고 있었다.
또한 그 특유의 해맑은 미소를 머금고 우리를 반겨주는 주보라의 집 장애우 식구들이 너무나도 정답게만 느껴졌다.
순용이가 타주는 따끈한 커피를 한잔씩 하면서 목사님 부부와 금년 한 해 동안의 감사와 내년의 덕담, 계획등을 나눴다.
언제나처럼 우리 장애우 형제들은 우리를 얼싸안고, 얼굴을 부비며, 천진난만한 미소로 맞아 주었다.
새로운 식구들이 서너명 보였고, 기존 식구들이 서너명 가정으로 돌아갔다고 했다.
좋은 일이었다.
한 사람 한 사람 모두에게 인사를 건네고 한번씩 안아주며 새해의 건강과 평안을 기원해 주었다.
시간은 금세 흘렀다.
친구들이 보내준 12월 후원금과 나와 팔만이가 조금 더 보태서 헌금을 전달했다.
주보라의 집에 있는 모든 형제,자매들이 내년에도 더욱 건강하길 빌었다.
헤어지기 전에 목사님의 손을 맞잡고 목사님의 기도를 받았다.
짧았지만 은혜로운 시간이었다.
팔만이도 느낀 바가 많다고 했다.
앞으로도 기회가 되면 자주 방문을 하고 싶다고 했다.
큰 일이든, 작은 일이든 서로에게 관심을 쏟아주며, 함께 어깨동무를 하면서 더불어 살아 가는 것이 우리네 삶이 아니겠니?
금년 한해도 어렵고, 병들고, 가난한 이웃들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준 목사님과 사모에게 진심어린 감사를 전하고 왔다.
모두가 다 생각은 해 볼 수는 있으나, 결코 아무나 실행에 옮길 수는 없는, 무지 어렵고 곤고한 길임을 알기에 목사님 부부를 만날 때마다 그저 고개가 숙여진다.
주보라의 집 모든 가족들에게 주님의 가호와 평강이 충만하기를 기원해 마지 않는다.
사랑발전소라는 이름으로 함께 활동하며, 어렵고 힘든 주변을 돌아보고자 나름대로 많은 관심을 쏟고, 힘을 보태주는
우리 사랑하는 친구들에게도 새해 건강과 기쁨이 가득하길 소망해 본다.
Happy New Year!
2002-12-28 / 현기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