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우회 남산 한양도성 순성길 걷기(2018.8.31.)
氣象廳의 氣象圖를 보니 중국 산동반도에서 발달한 비구름이 서해에서 경기도와 수도권를 지나 강원도로 긴 띠를 형성하더니, 많은 비가 내려 중량천의 수위가 올라가고 일부저지대와 주변 산자락의 주민들에게 물난리를 겪기도 했다. 숭우회 산행에도 폭우를 예상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하루 전날 대장님과 논의도 했다.
금요일 아침에 지면이 말라 있는걸 보니 어젯밤에 비가 내리지 않았고, 하늘은 엷은 층의 구름이 간간이 보이나 점점 맑아지고 있으며, 기상예보도 몇 일전 예보와는 달리 비소식이 없다고 한다.
집을 나서니 어제까지는 비가 많이 내렸지만 바람이 잦아 습기도 거의 제거되어 거리도 깨끗해지고 대기의 질도 좋아져 상쾌하다.
오늘은 숭우회가 오랜만에 한양도성 순성길을 따라 백범광장을 지나 남산의 잠두봉에 이르니 그동안 황사와 미세먼지 등 오염으로 흐리게만 보였던 산들이 매우 선명하게 조망된다. 햇볕이 조금은 강하게 내리쬐지만 시원한 바람에 기분도 즐겁고 유쾌하여 견딜 만하다. 다 같이 기념사진도 찍었다. 이어서 남산 팔각정에서도 단체사진을 찍고 중식 겸 간식을 먹기 위해 관광버스 주차장 쪽으로 향했다. 평일이라 그런지 오늘따라 의외로 관광객이 많지 않다.
주차장 바로 아래 운동시설이 갖춰진 인근 정자에서 간식으로 점심을 대신하고, 새로 조성된 성곽 길을 따라 일찍 하산하여 반얀트리 골프연습장 옆 한양도성 순성길 성곽마루에서, 석식예약시간을 맞추기 위해 긴 휴식을 취한 후 대장님의 안내로 오장동 복집을 찾았다.
이홍영님 생신 때 복요리를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떠올라 오늘도 은근히 기대를 하면서 기다리는데 넓은 냄비에 미나리와 복어 등 식재료를 수북이 넣고 끓이니 국물 맛이 일품이다. 입맛이 좋으니 막걸리 5병을 11명이 가볍게 들이마시고, 간식 먹을 때 2병을 포함한 7병을 거뜬히 해치웠다.
오늘은 날씨도 좋아 계단으로 줄곧 남산 정상까지 오르고 성곽 길 따라 걷다보니 피로가 다소 누적되어 다른 산행에 비해 술 소비량이 많았다.
복탕으로 식사를 모두 마치니 피로도 해소되고 기운이 왕성해져 지난날의 이야기로 꽃을 피운다. 그러다보니 식사 시간이 짧은 것 같고! 특히 김대장님과 이홍영님의 활력있는 대화에 모두가 즐겁다. 두 분은 갈수록 더욱 젊어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