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동물도 암에 걸릴까?
2010년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국내 암 발생률은 교통사고의 10배에 달한다고 한다. 위암이 1위, 폐암이 2위로 가장 많이 발생을 하고, 그중 사망률은 페암이 1위를 차지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사람의 사망원인 중 26.7%가 암때문이라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최근들어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암 발생율이 낮아지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아직 우리나라는 아직도 OECD 국가중에서 암발생율 1위를 차지하는 영예를 누리고 있다. 그만큼 우리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질병이 암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야생동물도 암에 걸릴까? 대답은 예스다.
인간의 암 사망률은 10%. 야생동물의 암 사망률도 이와 비슷하며, 일부는 암 때문에 멸종 위협까지 받고 있다고 야생동물보존협회(WCS)가 최근 연구보고서를 발간했다. WCS 연구진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큰 육식성 유대류인 호주의 태즈메이니언 데빌은 안면암으로 멸종 위기를 맞고 있다. 이들은 서로 얼굴을 물어뜯는 습성 때문에 암이 전파되고 있다고 한다.
인간에 의한 오염 또한 야생동물의 발암 원인으로 지적됐다.
캐나다 세인트 로런스강에 사는 흰돌고래들은 대장암 발병률이 매우 높은데, 이들이 사는 물을 오염시키는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는 사람뿐 아니라 돌고래에게도 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캘리포니아 산사자, 남미의 더스키돌고래와 버마이스터돌고래 에서는 바이러스가 감염되어 번식력이 저하되는 암이 발생되고 있다는 보고가 있다.
우리나라 야생동물은 어떨까?
타동물원에서 사육하는 뱅갈호랑와 원숭이에서 암이 발생해서 죽은 사례가 보고되었다. 우리동물원에서는 지난 1년 동안 일본원숭이, 사바나원숭이, 고릴라 등 영장류뿐아니라 바라싱가와 일런드 등 초식동물의 여러장기에서 암이 발생되었다. 한동안 돌고래쇼장에서 귀여움을 독차지하던 필리핀원숭이는 통증이 심하다는 췌장암으로 고통스러운 생을 마감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에서 서울동물원만 사육하고 있던 빈튜롱이라고 하는 사향고양이과 동물이 온몸으로 전이가 된 신장암으로 죽음으로서 이제 당분간은 볼 수 없는 동물이 되고 말았다.
암은 고통스러운 질병중의 하나이다. 움직이는 것 뿐만아니라 먹기에도 통증이 따르는 무서운 질병으로 아주 긴 시간 동안 죽음과 사투를 벌여야 하는 말못하는 귀한 생명이 참으로 가엽다.
영양분이 풍부한 사료를 듬뿍주는 것이 최선인지, 우리가 야생동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아직도 과학으로는 암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이유가 명확히 밝혀져 있지 않아 답답할 따름이다.
동물병원 김보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