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남초교 28회 총동창회를 마치고...
꽃비가 내리고 생명이 붙어있는 만물은 봄볕만 쪼이면 그냥 위로 솟아오르는 4월 5일에 전국(서울, 부산, 대덕)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대덕남초등학교 28회 친구들이 모여 동창회를 하기로 약속한 광주광역시 연제동에 동용이 친구가 운영하는 왕대포 포장마차에 함께 모였다.
남도의 잔치에 빠져서는 안되는 귀하디귀한 홍어찜 향기로 주인장은 우릴 반겼고, 모임 친구들은 그 향기에 바로 훅~ 가버렸다.
평소에 음주를 하지 않는 내게 메기매운탕은 그냥 잔을 받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맛과 멋과 영양을 모두 충족시키는 저녁을 마친 후 기분 좋게 숙소인 담양 추월산 펜션단지로 향해서 가는 길은 이곳 서울에는 피었는가 하는 순간 져 버린 봄꽃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기에 충분히 아름답게 피어 있었다.
숙소에 도착하자 여수에 살고 있는 종서친구가 산지 직송해 온 새조개 샤브샤브를 풀어 처음 대면하는 나에게도 바로 손으로 막 집어 친구 입 내 입 가리지 않고 집어 넣어 넘기는데 기가 막히게 사알살 넘어갔다.
신리를 지키고 있는 우리 모두의 고향지킴이 광덕이가 그곳 어머님들께서 손수 뜯어 오신 자연산 보약 봄나물의 여왕 취나물을 데쳐 무쳐 왔는디 각자 앞접시 하나씩 들고 먹어본 그 맛은?
울 엄니가 어릴 적에 이맘 때 봄나물 무쳐 주시든 그 아삭하게 구수하던 바로 그 맛이었다.
아주 행복하고 뿌듯한 남도 음식의 식감을 다 느끼구서야...
집행부는 결산보고와 차기회장을 선출하고 나니 어느새 자정이 다 된 시간.
그렇다고 열정을 빼면 남는 게 없는 남교28회 친구들이 그냥 잠자리에
누울 순 없지......
택시 몇 대에 나누어 타고 읍내 단란주점을 통째로 빌려 7080세대들의 모든 히트곡을 섭렵하고 최신 유행가까지 모두 소리로 질러 그동안 쌓인 것들을 어느 정도 내려 놓았겠지 하고 새벽4시경 볼 일 보러 밖으로 나오니 사장아주머니 왈 테이블 위가 빈 술병과 잔으로 그득 찼으니 그만 놀고 돌아가 달라고 부탁을 했다. 돌아갈 택시들이 주욱 와 기다리는 중에도 딱 10분만 아니 20분만을 외치는 모습은 꼭 40년 전 12살 때 그 모습처럼 철없이 좋아보였다.
숙소에 도착하니 6일 새벽 5시경 주체 못할 피로감에 지쳐 그대로 누워버린 친구들과....... 또 부족해서 나무젓가락 밥상장단에 맞춰 풍악이 그대로 이어져 고요한 추월산 아침을 여지없이 깨우는 것 아닌가!
이웃 숙박 객들이 항의 방문할까 걱정했지만 다행이.......
기분 좋게 아침햇살 반가이 맞을 수 있었다.
광덕이 친구가 주방을 책임지고 끓여준 매생이 굴 떡국으로 맛난 아침을 먹고 단체기념을 촬영 후 시간은 오전 11시. 꽃길을 따라 죽녹원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여러 날을 틈틈이 한 땀 한 땀 정성들여 온 정성을 다했을 수세미를 순옥이 친구가 모두에게 선물했다.
우리 28회의 끼와 정이 넘치는 우정이 아님 흉내도 낼 수 없는 진정 이게 마음으로 전해지는 선물이라는 것이다.
순옥아 고마워!
이런 기질들이 모여 뭉쳤기에 선배님들로부터 28회는 잘도 뭉치고 시끄러운 별난 후배들이라 말 듣고 후배들에겐 참 부럽다는 말도 많이 들었다. 각자 소중한 선물을 챙기고서 고향 장흥한우로 점심을 맛나게 먹고 다시 각자 둥지를 틀고 살아가는 곳으로 가슴에는 1박 2일 그 훈훈한 사랑과 정을 가득 품고 쉰 두 번째 나이테를 튼실하게 완성해서 2015년 4월의 아름다운 만남을 약속했지요.
지난 3년간 28회 동창회를 잘 운영해준 동용, 남태, 광덕이 친구 참 고맙고 수고 많았네. 새로운 집행부 4기를 짊어진 광삼, 영진이 친구 고마워.
이번 모임에 부득이하게 참석 못한 친구들아!
앞으로 남은 시간 중 조금이라도 더 젊고 멋있는 시간이 바로 지금이잖아. 사진발 잘 받고 남은 50개의 나이테 중 가장 빨리 올 내년 봄에 함께 만나서 정을 나눌꺼지? 사랑한다!
2014. 4. 6.
(글쓴이 : 박점례 신리, 010-3261-02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