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코스] 호산버스터미날-임원항-용화레일바이크역 구간
호산버스터미날에서
숙소와 식당들이 많은 임원항으로 이동을 했다.
피곤도 하고 해가 지기 전에
빨리 쉬고 싶은 마음에서
터미널 근처에 있는 제법 새건축물인 듯한 숙소에 들어갔다.
남편은
배낭을 벗고 곧장 저녁식사로 정한 치킨을 사러 나갔고
방문을 열고 들어온 나는 깜짝 놀라
그대로 얼음 상태가 되고 말았다.
온방이 울긋불긋 거울이 여기저기 ㅜㅜ
황당한 나는 생각이 많아졌다
이 시간에 다시 다른 곳으로 가야하나?
아님
적응을 해야 하나?..
갑자기 오늘 하루의 피로가 물밀듯이 밀려오기 시작하기 시작했다..ㅜ
한참의 시간이 흐른후에 남편은 치킨을 사가지고 돌아 왔다.
어떻하지? ㅜ
배는 고프고
피곤하고..
길을 걷는 동안 여러 숙소를 만났지만
거의가 만족스러웠는데.
이번 해파랑길 일정의 마지막 날인 숙소가
황당한 곳을 만나 보고..ㅜ
사람들 취향도 다양하고 여러가지이고 하니
때론 무신경도 필요하다는 생각도 했다.
앞으로는 꼼꼼히 숙소를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ㅜ
[30코스] 용화레일바이크역-궁촌레일바이크역
어제 저녁 황당한 숙소를 만나는 바람에
아침 일찍 숙소를 빠져나와
임원항에서 산길로 가는 대신
바로 용화항 입구 까지 버스로 이동을 했다
이른 아침 버스 안에는 병원가는 동네 할머님 들이 몇몇 타셨는데
교통이 불편함을 내내 불만으로 얘기들 하셨다.
할머니들 병원행차 하시는 말을 듣고 있는데
버스 뒤좌석에 앉아 있던 젊은 현지 여자분이 나에게 말을 걸어 왔다.
저..
나도 배낭메고 하고 싶어요..
눈빛이
간절해 보였다..
망설이지 말고
그냥
하세요..
생각이 많으면 용기가 사라집니다..
그냥, 하시면 됩니다...
시간이 허락되면 많은 얘기들이 오갔을 텐데
용화까지 가는 짧은 구간이라
아쉬움을 남기고 서로 인사만 하고 헤어졌다.
여행이란 이런거 같다
길위에서의 만남이
인연을 만들고
서로의 마음을 읽고 조언도 해주고 ..
이른 아침의 공기와 빛은 너무도 아름답다.
나는, 이 맛이
너무도 좋다...
우리시대의 영웅이 였던 황영조
원평해수욕장
하루종일
아침에 버스에서 만난 젊은 여인의 눈빛이 떠나지 않았다.
아마도..
삶에..
가족에게..
일에.. 억매여
자신에게 투자할 마음의 여유를 좀처럼 내기 어려웠을 것이다.
나도 60이 가까워져 갈때 서야
용기있게
세상밖으로 나올 수 있었으니 말이다..
궁촌레일바이크역에서 이번 여정을 마무리하고
버스를 타고
삼척을 거쳐 동해역으로 갔다
미리 예약해 두었던 기차 시간에 맞춰 동해역에 도착했는데
출발 몇분전에
엊그제 영등포역 열차 탈선 사고로
정상적인 철도 운행에 차질이 생겨
언제 운행이 재개될지 알수 없다는 안내 방송이 계속 흘러 나왔다.
부랴부랴
열차표를 환불하고 동해종합버스터미날로 이동해서
예상시간 2시간을 더 소비하고 늦은 시간에 서울에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