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ten by. 이현오
남북청소년 통일캠페인... '통일 편지 쓰기'에 청소년의 풋풋한 마음 그대로 전해져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 이 정성 다해서 통일...' 때로는 목청이 터지도록 열정적으로 불러보고, 때로는 격한 감정을 토로하듯 애절한 감상을 섞여 부르는 나이고하를 불문하고 남녀노소가 누구나 함께 했던 노래 '우리의 소원'. '통일' 합창이 힘차게 울려 퍼졌다.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2박3일 동안 2차 세계대전 이후 지속되었던 자유·공산 양극진영의 냉전체제를 스포츠를 통해 무너뜨린 기폭제가 되었던 '88 서울올림픽의 성지 올림픽 공원 일대에서 남북한의 청년 학생이 함께 하는 '남북청소년 통일캠페인' 캠프에서다.
3일 오전 마지막 날에 열린 행사의 대미는 홍양호 전 통일부차관의 '청소년들의 통일 준비에 대한 비전'을 중심으로 한 특별 강연에 이어 팀 단위별로 작성한 '청년 통일선언' 당선작에 대한 시상식, 그리고 장기자랑과 통일 편지 쓰기, 설문 등으로 진행됐다.
▲ 통일캠페인 참가 남북한 학생들이 각 팀별로 서로의 장기를 자랑하고 있다. ⓒkonas.net | |
특히 이 날 '통일' 편지 쓰기에는 초등학생에서 대학생, 가정 주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세대들이 함께 참여해 진솔한 마음을 그대로 드러냈다.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통일캠페인을 통해 그동안 막연히 생각해 왔던 통일을 보다 앞당기기 위해 노력해야 겠다는 각오와 다짐들이 눈에 뜨이는 등 통일에 대한 희구와 열망이 그대로 묻어 났다.
이호철(백석대 1년)군은, 시민들에 대한 캠페인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이 통일캠페인을 알게 되고, '통일'이란 단어를 한번이라도 더 듣게 된 것에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하루 빨리 통일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이번 캠페인 참가에 대한 의의를 적었다.
이혜인(백석대 4년)양은 이번 캠프에 참가하면서 자신의 생각에 변화가 생겼다고 솔직한 심정을 담았다. 이 양은 "지금까지 통일과 분단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지 못했음을 반성하고, 관심이 생겼다"며 "가까이 있어 소중함을 때론 알지 못하는 것처럼 분단 생활이 익숙한 나에게 이번 행사를 통해 너무 통일문제에 대해 소홀했음을 느껴 부끄러움을 느끼기도 했다"고 자신의 마음을 담았다.
더불어 "친구들의 통일에 대한 염원이 나의 반성으로 이어지고, 통일 캠프를 통해 분단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통일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음에 가슴이 벅차다"고 감흥까지 전했다.
▲ 올림픽 공원 인근에서 외국인에게 '통일캠페인' 상징 물을 나눠주고 있는 참가 학생들. ⓒkonas.net | |
보라매초등학교 5학년인 김연주 양은 풋풋하면서도 당찬 기대감을 표현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와 북한은 3·8선으로 갈라져 있는데, 옷이 찢어지면 바늘로 꿰매면 붙어지니 보기가 좋은 것처럼 북한과의 3·8선을 꿰매면 보기가 좋을 것"이라며 "많은 사람(나라)이 북한을 망한 나라라고 하지만 북한은 망한 나라가 아니다"고 자평을 하고는, 그러나 "북한 남한이 통일하면 우리는 통일국가가 되어 우리는 '강한 민족'이 될 것이다"고 미래를 전망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캠페인을 통해 시민들에게 나누어준 "건강 팔찌(통일 관련)에 써져 있는 '통일은 희망이다'는 글씨가 써있는 것을 북한 사람들에게도 나누어주어서 남한 사람들의 마음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전하기도 했다.
부모님 고향이 함경도 '함흥'으로 이산가족이라는 한 40대 주부는 "남과 북이 통일되면 얼마나 행복할까"하면서 "북한 함흥에 형제자매 부모님을 두고 온 우리 부모님이 더욱 생각이 난다"며 "어서 빨리 통일되어 부산에서 개성을 거쳐 중국 대륙까지 이어진 철도, 고속도로를 타고 부모님 고향에 가고 싶은 염원이 가득하다"고 이산가족들의 아픈 심회를 소소히 적기도 했다.
이 날 행사에서는 5개 분과별로 편성된 팀단위로 작성한 '청년 통일선언' 당선작에 대한 시상도 있었는데, '통일팀'은 이 선언에서 "더 이상 분단의 아픔이 심화되지 않기를 바라며, 하루빨리 남과 북이 서로 이해하고 도울 수 있는 사회가 되도록 힘을 합쳐 도울 것"이라면서 ▲우리는 평화통일을 이루고자 오늘 올림픽공원에 모였다. ▲우리의 모든 노력과 선조들의 고귀한 희생과 함께 오늘 올림픽공원에서 통일의 불을 피웠다. ▲무거운 쇳덩이와 오랜 다툼과 오해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염원하며 고사리 같은 손부터 주름 많은 손까지 모여 우리 모두를 사랑하고 억압과 핍박에서 해방시킬 것이다. ▲우리는 땅과 땅의 통일 아닌 사람과 사람의 평화통일을 이룰 것을 선언한다 고 밝혔다.
이번 '남북청소년 통일캠페인'은 국민체육진흥공단(이사장 정정택)과 선진통일교육센터(대표 도희윤) 공동 주관으로 남녀학생과 일반시민 등 150여명이 참여했다.(konas)
코나스 이현오 기자(holeekva@hanmail.net)
▲ 백두한라예술단이 북한 무용을 펼쳐보이고 있다. ⓒkonas.net | |
다음은 이 날 '통일' 편지 쓰기 내용 중 초등학생과 주부의 글을 그대로 전제한 것임.
[통일 편지 쓰기]
보라매 초등학교 5학년 김연주 양
나는 통일캠페인을 마치고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먼저 첫째는 팔찌를 다른 사람에게 직접 채워드리니까 6·25전쟁이야기를 설명해주시는 분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아주 큰 지식을 나누어드린 것 같다.
우리 할머니나 할아버지에게는 6·25전쟁이 아주 큰 전쟁이고, 우리에게는 연평도 사건이 가장 큰 전쟁이다. 통일캠페인을 마치고 우리 할아버지께서 6·25전쟁은 아주 큰 전쟁이므로 우리나라와 북한이 꼭 통일하면 좋겠다고 하였다.
사실 나는 이 통일캠페인을 마치며 많이 오랫동안 생각해 보았다. 왜 북한은 우리나라를 싫어하는 것일까? 지금의 김정일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과 손을 잡으면, 이 손을 잡으면 이라는 뜻은 그냥 잡는 것이 아니라, 3·8선이 있어서 나라가 갈라져 있다.
만일 옷이 찢어지면 바늘로 꿰매면 보기가 좋을 것이다. 북한은 모든 나라가 알다시피 망한 나라이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기엔 북한은 망한 나라가 아니다. 왜냐하면 북한 남한이 통일하면 우리는 통일국가가 된다.
우리나라와 북한이 통일된다면 우리는 '강한 민족'이 될 것이다. 남한의 기술 좋은 사람과 북한의 기술 좋은 사람이 함께 모두 다 모여서 미국처럼 강한 나라가 안되어도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가 되면 좋겠다.
아무리 김일성의 아들들이어도 아마도 언젠가는 별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북한 사람들도 이제 편히 우리 민족처럼 살았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내가 나누어주는 건강팔찌에 써져 있는 '통일은 희망이다'라는 글씨가 써있는 것을 북한 사람들에게도 나누어주어서 남한 사람들의 마음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통일은 희망이다!'
함흥을 고향으로 두고 있는 40대 주부 글
올림픽 공원에서의 2박3일의 통일캠페인을 마치며 통일과 우리나라가 직면한 현실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 가까우면서도 먼 곳 북한. 통일도 생각하면 금방 이루어질 듯 하면서도 어찌 보면 아득한 먼 곳에 있는 듯 하네.
'통일금메달을 찾아라'에서는 자주 접하지 않는 단어들을 게임으로 하니까 쉽게 북한을 이해하게 되고, 통일캠페인을 거리에서 시민들과 같이 통일을 공감하며 캠페인을 진행한 것은 뜻깊은 의미가 있었던 것 같다.
우리가 통일을 생각하며 서로 아이디어를 짜내고, 그림을 그리고 토론했던 캠페인 보드를 가지고 거리에서 시민들에게 전자 팔찌를 나누어주었을 때, 시민들은 처음에는 생소하게 쳐다보았어. 하지만 우리가 통일을 기원하며, 여기에 참석한 것을 이해하고는 친근하고 밝은 표정으로 반겨 주었어.
실생활에서 거의 잊고 있었던 통일과 북한동포들... 2박3일 동안 캠페인에 참여하면서 남과북이 통일되면 얼마나 행복할까 하는 생각이 들어. 북한 함흥에 형제자매 부모님을 두고 온 우리 부모님이 더욱 생각이 나네. 어서 빨리 통일이 되어 부산에서 개성을 거쳐 중국 대륙까지 이어진 철도, 고속도로를 타고 빨리 부모님 고향에 가고 싶은 염원이 가득하다. 앞으로도 통일캠페인이 더욱 활성화되면, 통일의 시기가 앞당겨지지 않을까 하는 소망을 싣고, 이 캠페인을 아쉽게 떠난다. 다음을 기약하며....
2011. 10. 3
통일된 서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