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짐승 가운데 제비만큼 빠른 새는 보기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몸매도 날렵하게 생겼으며 앉는 자리도 늘 전선처럼 천적이 다가오지 못하는 곳이다. 제비의 천적은 뱀과 들고양이다. 독수리처럼 날짐승의 저승사자라도 제비에게는 두려운 존재가 아니다. 참매나 올빼미 종류도 제비를 잡아먹지 못한다. 나는 속도가 제비를 따르는 새가 없다는 증거다. 그러나 새끼를 키우는 둥지는 뱀과 들고양이 공격의 대상이다. 초가지붕 처마에 난간을 이용해 둥지를 틀어도 구렁이가 간혹 공격하는 일이다. 뱀과 고양이는 사람을 두려워하는 일로 사람과 친하게 살아온 제비다. 그래서 사람들이 드나드는 현관 주변 처마에 둥지를 틀고 새끼를 키운다.
다른 새들이 따라오지 못하는 속도를 지닌 제비도 분포 수효가 표나게 줄어드는 현상이다. 가을이 되면 전선에 앉은 제비 떼거리를 자주 보았다. 그러나 그런 제비들이 그린 하늘의 음표는 차츰 줄어 보기도 어렵다. 고압의 동력선은 네 선으로 제비들이 늘어앉으면 흡사 음악책의 음표 같다. 정서를 느끼는 마음이 앞서지만, 제비에게는 살아나는 방법이다. 제비가 왜 삶의 수효가 줄어들고 멸종을 예고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이다. 제비 둥지 주변에 앉아있는 제비를 자세히 살피면 이상한 짓을 연속한다. 사람이 기르는 닭에게 진드기가 있어 그 진드기 잡는 형용을 하기 때문이다. 주둥이로 날개 사이 털을 비집고 연신 이 잡기 노력 중이다. 사람에게 이가 생겨서 마치 이를 잡는 노력과 비슷한 현상이다.
진드기도 옛날 진드기와 달리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전염한다. 벌초하러 갔다가 진드기에게 당해 오랫동안 후유증을 앓은 기억이다. 진드기가 사람의 피부를 공격하면 몸에 저항 기능이 총동원되어 방어하게 된다. 그 방어 후유증으로 생기는 저항 부산물로 인하여 인체에 너무 무거운 성벽처럼 무엇을 만들어 고통이 된다. 피부 흉터에 새로 자리 잡는 저항 방패가 오히려 문제로 발전한다. 의사는 그 저항 방패 제거 치료에 골몰하는 작업이 된다. 진드기 행위의 공격성과는 영 딴판으로 나타난 현상이다. 인체 자체가 추가로 만들어 내는 저항 기능 부산물이 다른 치명적인 병을 유발하는 증상 때문이다. 또 긁어서 커진 흉터 자리는 레이저로 태워 없애야 하는 듯 특수 치료 대상이다.
아마도 제비가 진드기 때문에 멸종의 우려라도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그 빠른 체구에 어디서 옮아 왔는지도 의심이다. 제비 서식처나 앉는 자리도 진드기가 서식하지 못하는 곳이다. 그런데도 새로 태어난 새끼마저 진드기 잡기에 바쁘다. 다른 짐승처럼 제비에게 진드기가 옮아가게 하는 중간 숙주동물은 없을 것이란 생각이다. 제비도 간혹 둥지를 탈취하는 투쟁이 생긴다. 지난해 이런 제비 투쟁 현상을 처음 발견했다. 제비끼리도 둥지 빼앗는 싸움이 생기는데 진드기는 다른 새가 먼저 점유한 둥지를 뺏는 일 때문인 듯하다. 다른 새가 먼저 차지한 둥지를 늦게 도착해 탈취하는 과정도 생각된다. 그래서 다른 새에 기생하는 진드기가 제비에게 옮아 온다는 가정이다.
제비의 기능지수가 생각의 3단계는 넘는 듯하다. 천적의 존재와 가해하는 수법과 피하는 방법의 강구다. 천적이 제비 배설물을 냄새로 알고 공격하는 우려를 생각한다. 그래서 새끼 배설물을 멀리 내다 버린다. 다른 새의 둥지를 빼앗을 때 기존 남의 알은 깨지 않고 부화하여 산 채로 내다 버린다. 그래서 살충제를 사용하면 될 것 같으나 위험한 생각으로 그러지도 못한다. 어떤 제3의 피해가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이다. 쉽게 사용하는 모기약이나 바퀴벌레약이 효험이 될 듯도 하나 우려 때문이다. 식품 보관용 청결제처럼 습기 흡입제와 닮은 약으로 진드기를 흡입하는 방법이 있었으면 좋겠다. 새끼 제비가 주둥이 부리로 아무리 진드기를 잡는다 해도 잡히지 않을 것이다. 아무래도 제비 멸종이 우려되는 진드기 구제 방법이 새로 개발되었으면 한다. (글 : 박용 에세이 제11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