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나무
강변에서 볼 수 있는 가장 흔한 나무는 아마 ‘버드나무’가 아닐까 싶다.
그런데 버드나무는 특정 식물의 이름이기도 하지만 버드나무 속(屬)에 속하는 버드나무 류(類)를 총칭하는 용어이기도 하다.
버드나무 과(科·Salicaceae)는 사시나무 속 (屬·Populus)과 버드나무 속 (屬·Salix)의 2속으로 구별된다.
사시나무 속에는 양버들과 미루나무가 있고 버드나무 속에는 버드나무, 왕버들, 갯버들, 능수버들, 수양버들, 키버들, 호랑버들, 용버들, 선버들, 눈갯버들, 참오굴잎버들 등 국내에 약 48종류가 분포하고 있다.
버드나무와 관련된 이야기
이순신 장군이 무과에 응시를 해 말을 타고 달리다가 그만 말에서 떨어져 다리가 부러졌는데, 주변에 있던 버드나무 가지의 껍질을 벗긴 뒤 다리를 동여매고 시험을 무사히 마쳤다고 한다.
또한 고려를 건국한 왕건이 목이 말라 물을 청할 때, 물을 담은 바가지 위에 버들잎을 띄워 줘 체하지 않게 한 총명함으로 후일 왕비가 된 장화왕후 이야기도 있다.
한반도에 불교가 포교되면서 이를 닦는 수행인 ‘양지질’이 널리 보급됐는데, 양지(楊枝)란 버드나무 가지라는 뜻으로 우리 선조들은 이 버드나무 가지 끝을 솔처럼 만들어 이를 닦는 데 사용했다.
고대 중국에서는 이(齒)가 아플 때 작은 버드나무 가지로 이 사이를 문질렀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이쑤시개를 일본말로 ‘요지(楊枝)’, 즉 ‘버드나무(楊)의 가지(枝)’라고 부른다.
기원전 5세기경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는 환자들의 고통을 경감시켜주고자 버드나무 잎을 씹게 했다고 한다.
1820년대 버드나무에 살리신(salicin)이라는 통증 완화 성분이 들어 있음을 알아냈는데, 살리신은 너무 써서 먹을 수가 없었다.
그 후 1897년 독일 바이엘사의 호프만 박사가 류머티즘으로 고생하던 아버지를 위해 살리실산의 고약한 맛을 줄이고 위(胃)에 부담이 적은 아세틸살리실산, 즉 아스피린을 개발했다.
또한 1648년 벨기에의 헬몬트는 버드나무를 대상으로 최초의 광합성 실험을 했다.
이처럼 버드나무는 설화, 의학사, 과학사에 걸쳐 인류와 인연이 아주 깊은 식물이다.
버드나무류는 산포력과 발아율이 높고 초기 생장 속도가 빠르며 부정근을 형성함으로써 침수에 대한 높은 저항력 등을 보인다.
이런 특성으로 인해 사주와 하천 제방을 안정화시키는 목본성 개척 식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이들은 이른 봄, 다른 식물들보다 빨리 꽃을 피워 곤충들에게는 꽃가루와 꿀을 제공하는 밀원식물로 초식동물에게는 잎을 제공함으로써 그들의 든든한 양식이 된다.
또한 11월 이후까지 잎이 떨어지지 않아 녹음을 유지함으로써 사람들에게는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한다.
강변의 버드나무 그늘에서 바람에 흔들리는 가지를 바라보며 사람 사이의 관계도 너무 딱딱하지 않고 버드나무 가지처럼 유연해졌으면 하고 기대해 본다.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버드나무류, 다시 한 번 자세히 보면서 그 가치와 아름다움을 느껴보자.
살아가는 일이 우리를 지치게 할 때, 그 부드러움으로 우리를 위로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