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한국 정치는 진영 갈등의 극한에 있다. 국회는 마비되었고, 국민은 정치를 불신한다. 이념 대립은 정책 논의를 압도하고, 승자 독식 구조는 상대방을 적으로 낙인찍는다. 그러나 역사는 가르친다. 분열을 극복한 사회만이 발전의 길을 열었다는 것을. 링컨은 정적을 내각에 등용해 국가를 통합했고, 만델라는 감옥의 원수를 포용해 인종 화해를 이루었다. 북아일랜드는 수세기의 폭력을 대화와 협상으로 종식시켰다. 지금 한국 정치에 필요한 것은 바로 이러한 '협치의 지혜'다. 이는 단순한 타협이 아니다. 상호 존중과 대화, 그리고 공동의 이익을 위한 창의적 해결책을 모색하는 정치 철학이다.
협치란 함께 다스린다는 뜻으로, 권력 분산과 상호 협력을 기반으로 한다. 이는 다수결 원리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사회적 갈등을 대화와 타협으로 풀어가는 민주적 절차다. 협치의 세 가지 핵심 요소는 첫째, 상호 인정이다. 상대방의 존재와 의견을 부정하지 않고, 다양한 가치가 공존할 수 있음을 인정하는 태도다. 둘째, 지속적 대화다. 일회성 회담이 아니라, 체계적이고 규칙적인 소통 채널을 구축하는 것이다. 셋째, 창의적 타협이다. 제로섬 게임이 아닌, 양측이 모두 얻을 수 있는 해법을 모색하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 정치에서 협치는 여전히 요원하다. 양당제는 진영을 고착화시키고, 승자 독식의 선거제도는 상대방을 배제하는 정치를 조장한다.
참 좋은 세상이란 사람과 사람 사이에 믿음과 사랑의 다리가 놓인 세상이다. 법정스님의 말씀은 정치에도 적용된다. 협치의 정치는 바로 그 다리를 놓는 작업이다. 링컨, 만델라, 북아일랜드의 사례는 가르친다. 분열을 극복한 사회만이 진정한 발전의 길을 열 수 있다는 것을. 한국 정치도 이제 승자 독식을 넘어 함께 가는 협치의 정치를 실현해야 한다. 협치는 약자의 정치가 아니다. 오히려 강한 리더십과 지혜가 요구되는 정치다. 상대방을 부정하지 않고, 대화를 지속하며, 창의적 해법을 모색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지금이 바로 그 시작점이어야 한다. 진영 갈등을 넘어 협치의 지혜로 나아갈 때, 한국 정치야말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의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다. 오직 국익만 존재한다는 신념으로 링컨은 적과도 타협했다. 한국 정치도 이제 이 지혜를 배워야 한다. 국민의 삶이 걸린 문제 앞에서, 당리당략은 의미가 없다. 오직 국민만을 위한 정치, 그것이 협치의 궁극적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