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도 가을 학술대회가 10월 22일 성남시 판교테크노벨리에 있는 한국파스퇴르연구소 대강당에서 개최되었다. 학술대회 중 분과별 활성화와 분과 회원 간 친교를 위해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분과별 회의’도 가졌다.
분과초청 강연
오전 일정으로 재료·소재 분과의 주세돈 회원(현 포항공대 재단 부이사장, 전 포스코 부사장)의 ‘대한민국 철강산업의 새로운 지평’ 이라는 한국 철강산업의 비약적 발전상에 대한 초청 강연이 행해졌다.
대한민국은 조선, 자동차, 전자, 화공 등의 기간산업이 국가의 부를 견인해 왔고, 여기에는 품질 좋은 철강 소재가 값싸게 공급된 점이 크게 이바지하였다. 앞으로도 국가 경쟁력을 유지 혹은 강화하기 위해서는 원활한 철강 공급이 필수적이다.
지구 온난화, 무역 관세 등의 새로운 국제 환경에서 국내 철강산업은 크게 위협받고 있으며, 오로지 기술 개발로써 이를 극복할 수 있다. 현재 대형 고로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량을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탄소 대신 수소로 철광석을 환원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우리의 부족한 자원 환경을 고려하고, 이미 우리가 개발에 성공한 분철광 유동화 기술을 적극 활용하여 독자적인 수소 환원 제철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또한, 현장 전문 기술과 AI 기술을 접목한 지능형 제철 시스템을 구축하여, 원가 및 품질에서 해외 철강사들을 압도해야만 국내 기간 산업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게 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대한민국에서의 철강의 의미와 문제점, 그리고 현재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수소 환원 제철법과 지능형 제철소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혁신적인 제철 기술을 기반으로 철강 제품뿐만 아니라, 제철 공법도 수출하는 철강 대국의 모습을 기대한다.
두 번째 초청 강연이자 오후 첫 일정으로 전기·전자·정보통신 분과의 조석팔 회원(협회 감사)의 “디지털 혁명과 인공지능, 그리고 생성형 AI”에 대한 강연이 진행되었다.
사회가 어떻게 변했는지 돌이켜보면, 우리는 농업 사회에서 산업 사회, 정보 사회, 그리고 이제는 지능화 사회로 전환되었다. 그 과정에서 자연의 모든 것이 디지털화되어 인간의 개입이 줄어들고 기계와 AI가 운영하는 자급자족 사회로 이어졌다. 이러한 변화의 핵심은 아날로그 세계가 디지털화됨에 따라 디지털 지능을 기반으로 구축된 AI가 가져온 변화에 있다. 지난 수십 년간의 변화는 지난 수천 년간의 변화보다 훨씬 더 깊었다. 게다가 디지털 혁명은 전 세계적으로 정치, 사회, 경제, 문화, 교육 전반에 걸쳐 엄청난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전환과 AI, 즉 디지털 리터러시를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인간의 역할 지원, 문서 작성, 디자인, 교육 지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디지털과 인공지능이 어떻게 활용되어 생산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지 살펴보고, 궁극적으로 우리는 AI와의 조화가 인간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미래를 기대한다.
세 번째 초청 강연은 농식품·바이오 분과 김경진 회원 (전 한국뇌연구원장)이 “신경과학의 미래”에 대해 강연하였다.
뇌의 기본 단위는 뉴런(neuron)인데 뇌에는 약 천억개 신경세포가 있으며, 신경세포는 수천 개 다른 신경세포와 시냅스(synapse)를 이루고 있다. 이와 같은 뇌의 복잡성은 밤하늘에 빛나는 별들에 비견하여 뇌를 소우주라고 한다.
소우주인 뇌는 여전히 신비에 싸여 있으나 지난 수십 년 동안 뇌 연구 블랙박스의 한구석은 무너져 내렸다. 다양한 분자생물학적 연구 방법, 단일 이온 채널의 활성을 측정하는 전기생리학적 방법, 그리고 PET, MRI와 같은 뇌영상 기법 등에 힘입어 우리는 뇌 구조와 기능을 분자세포 수준에서 살펴볼 수 있게 되었다. 현대의 신경과학은 신경회로망의 작동 메커니즘을 규명함으로써 다양한 신경전달물질과 수용체들을 조절하는 유전자들의 놀랍도록 정교한 분자 협주곡에서 인간의 행동과 사고, 정신활동과 단서를 찾고자 한다.
신경과학의 가장 중요한 틀은 시냅스 가소성(synaptic plasticity)이며 생명체마다 독특한 발생 유전학적 프로그램에 따라 신경회로망이 결정되며, 학습과 기억과 같은 요인에 의해서 신경회로망은 역동적으로 재구성된다. 21세기 프론티어인 신경과학의 흐름과 변화, 최근 동향과 미래를 살펴보았다.
네 번째 초청 강연은 김현길 (주)인스텍 CEO(전 한국원자력연구원 부장)가“첨단 3D 프린팅 기반 공정혁신 기술의 원자력 및 관련 산업 적용”에 대해 강연하였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안보와 관련된 안정적인 전력공급과 기후변화, 탄소중립 이슈 해결을 위한 방안으로 원자력발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기존의 대형 원전뿐만 아니라 분산형 전원 공급과 공장 생산 적용을 위한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 중심의 원자력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원전 선진국들은 차세대 SMR 등 원자로 노형을 개발하고 있는데 경수형 또는 비경수형으로 70여 종의 다양한 개념의 SMR이 개발 중이다.
차세대 원전용 혁신적인 기기 제작 기술과 관련하여 최근 도입되고 있는 주요 기술로는 초대형 PM(Powder Metallurgy)-HIP(Hot Isostatic Pressing) 기술, 대형 EBW(Electron Beam Welding) 기술 및 DLC(Diode Laser Cladding) 기술 등이 있다. 또한 원전의 계속 운전 안전성 확보를 위한 각종 소모성 부품의 제작(손상 부품의 복원 또는 복잡 형상 단종 부품의 역설계 제조) 관련 혁신 기술도 요구되고 있다. 이러한 차세대 원전용 혁신 기기 제작과 관련된 DLC 기술, 손상 부품의 복원 그리고 복잡 형상 및 단종 부품의 제조 관련 핵심기술은 적층 제조 기반 3D 프린팅 기술이다.
혁신제조 방식인 3D 프린팅은 특정 소재 분말을 적층하여 부품의 형상을 구현하므로, 적층 중에 다양한 소재를 적용하면 한 부품에 여러 가지 소재가 복합적으로 하이브리드화된 새로운 형태의 부품 제조도 가능하게 된다. 첨단 3D 프린팅 기술은 우리나라 원자력용 재료 기술에 혁신을 가져올 수 있다고 판단된다. 또한 이러한 제조혁신 신기술은 원자력 분야뿐만 아니라 국방, 항공우주, 석유화학, 해양플랜트 및 자동차 산업 등에서도 활용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마지막 초청 강연은 김호 회원(전 서울대 보건대학원 원장)의 “기후변화 연구에서의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 활용 방안: 국내 적용 사례를 중심으로”에 대한 초청 강연이 이루어졌다.
기후변화는 인간 건강, 생태계, 사회경제적 시스템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전 지구적 위협으로, 이에 대한 과학적 이해와 대응을 위해 방대한 양의 데이터 분석이 요구된다. 최근에는 위성 관측 자료, 기상청 데이터, 건강보험료 청구 자료, SNS 기반 시민 체감 정보, 이동통신 기반 인구밀도 자료 등 다양한 출처의 빅데이터를 통합·활용하는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를 분석하고 예측하는 데 AI 기술이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기후변화 연구에서의 빅데이터 및 AI 기술 활용의 국내외 동향을 소개하고, 특히 다음과 같은 한국 내 사례들을 중점적으로 다루었다.
PM2.5 고해상도 예측 모형 개발: 머신러닝 앙상블 모델을 활용하여 한국 전역을 대상으로 1×1 km 수준의 초미세먼지(PM2.5) 농도를 시공간적으로 정밀하게 예측한 연구(Environ Health, 2025). 이는 건강영향평가와 조기경보 시스템에 활용되고 있다.
열사병 위험 예측 시스템: 고온 노출과 열사병 발생 간의 연관성을 분석하기 위해 건강보험 자료와 기상 데이터를 결합하고, 시계열 기반의 딥러닝 모델을 이용해 고위험군을 사전에 예측하는 시스템을 구축하였다.
도시 열섬 효과 및 기후 취약지역 자동 탐지: 위성 열 영상과 국토 모형 데이터를 통합하여 도시 내 열섬 현상을 정량화하고, AI 기반 공간군집 알고리즘을 활용해 취약지역을 식별함으로써 지역 맞춤형 기후 적응 정책 수립에 기여하였다.
이러한 연구들은 정밀한 환경 노출 평가와 건강 영향 예측, 정책 설계에 있어 AI와 빅데이터 기술이 갖는 잠재력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데이터 품질 확보, 윤리적 데이터 활용, 예측 모형의 설명 가능성 확보 등 현재의 한계와 향후 발전 방향에 대해서도 논의하였다.
기후 위기 시대에 효과적인 대응을 위해서는 기술 기반의 접근뿐 아니라 학제적 협력과 정책 연계가 필수적이며, 본 발표는 그 방향성을 모색하였다.
학술대회 마무리
이영백 학술위원장이 마무리 시간을 간략히 진행하였다. 다섯 건의 분과초청 강연이 우수하였고 모든 강연이 다른 학회의 기조 강연 수준이었다. 이는 곧 협회의 높은 학술 수준을 말하며 이런 수준을 유지하거나 더욱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특히 언론 홍보에 더 신경을 쓰기로 하였다. 협회에서는 내년 봄 협회 10주년 기념 심포지움을 잘 준비하여야겠다는 감사 인사를 끝으로 2025년 가을 학술대회가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