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촌성당 상록수 벗은 2018년 12월 27일 우리농 매장 봉사자들이 중심이 되어 설립되었다. 교구 환경사목부에서 실시한 환경교리학교를 수료하고 생태환경사도직에 동참하고자 한 것이다. 우리 벗들(회원을 벗이라고 함)은 가정·직장·교회공동체 등 각자의 삶의 현장에서 모든 피조물들이 함께 살아가는 공동의 집인 지구를 살리기 위해 작지만 힘을 보태고 있다. 교황님이 말씀하신 ‘생태적 회개’가 일어나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가정에서는 미니멀 라이프(소유하기를 줄이는 삶)를 실천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일상에서의 편리함 때문에 사용하는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 주방용 세제 덜 쓰고 환경 친화적인 세제 사용하기, 카페에서 텀블러 사용하여 음료 받기와 빨대 사용하지 않기, 실내 적정온도를 유지하기 등 각자가 할 수 있는 일부터 실천하고 있다. 회합 시간에 도 모두가 개인 컵을 사용하고 있다. 본당 공동체에서의 활동으로는 우리농 매장에서 비닐봉지를 일체 사용하지 않기 위해 장바구니를 만들어 매장을 이용하는 신자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사목회의를 통해 일회용 물병과 일회용품 사용하지 않기를 건의하고 있고 각 단체들도 신경 쓰면서 변화하는 모습이 조금씩 보이고 있다.
초등학교 교사인 나는 직장에서 틈나는대로 아이들에게 환경보호를 할 수 있는 일들을 소개하였다. 그 결과 아이들이 교실 한 쪽에 모아둔 이면지 를 사용하는 것이 이제는 자연스러워졌고, 급식하고 난 후에도 잔반을 거의 남기지 않게 되었다.
모든 생명체는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야 한다는 생태환경 교육의 일환으로 ‘비 온 뒤 길에서 말라 죽어가는 지렁이 살려주기’ 수업을 하고 난 다음 날이었다. 아스팔트 위에 지렁이를 발견한 친구가 지렁이를 흙으로 옮겨주려고 집게로 잡던 중 지렁
이가 잘라진 사건이 벌어졌다. 아이는 자기 때문에 지렁이가 죽게 되었다고 충격을 받아 울고 있는데 그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어린아이만 같아라.’ 하신 주님의 말씀이 떠오르기도 하였다. 화단으로 지렁이를 옮겨주고, 그 아이에게 지렁이의 재생 능력을 이야기해주며 위로해주었다. 교실로 들어오면서 모든 것은 어릴 때부터 가르치고 실천하는 것이 옳겠다는 생각이 더욱 깊이 새겨졌다.
이런 환경 교육을 받은 아이들은 가정으로 돌아가 부모님들이 일회용 물병 대신 개인 물통을 가지고 다니게 하는 등 부모님에게 선생님 역할을 하고 있다. 지금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우리 기성세대가 살아온 삶의 방식 때문에 기후위기를 물려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면 너무 미안하고 무엇이라도 노력해보려는 마음이 생긴다.
어린아이만 같아라!
송화범 요안나 · 고촌 본당 하늘땅물벗(상록수 벗) 대표
-2020년 12월 27일 인천교구 주보 <믿음과 은총>
첫댓글 감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