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회 KASSE 포럼을 10월 22일 오후 1시 40분 한국파스퇴르연구소 대강당에서 오후 1시 40분에서 2시 55분까지 개최하였다.
이영백 학술 부회장의 사회로 대한민국 의학한림원 부원장이자 K-헬스미래추진단 PM 한희철 교수의 “의대 증원 정책으로 인한 의정 갈등의 의미”란 주제 발표에 이어서, 본 협회 심창구 의약 분과위원장이 좌장을 맡아 지정 토론자인 전 대한의학회장 이윤성 교수(의약 분과), 전 한국분자세포생물학회장 정헌택 교수(농식품‧바이오 분과) 및 전 부산과학기술평가원장 민철구 박사 (과학기술정책 분과) 3인의 발표로 이어졌다. 이어서 주제발표자인 한희철 교수의 답변과 참석한 회원들과 열띤 자유토론 시간도 가졌다. 아래에 주제 발표와 지정토론 요약을 소개한다.
주제 발표
한희철 교수 주제발표
지난 2024년 2월 정부가 의대 정원을 2천 명씩 5년간 증원한다는 발표에서부터 시작된 의대 증원 정책에 대한 의료계의 반발로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하고 의대생들이 집단 휴학 함으로써 오히려 의사의 양성이 중단되며 의사와 전문의의 배출이 급감하는 사태가 초래되면서 사회문제로 발전하였다.
정부는 고령화 사회, 응급실 뺑뺑이 등을 대비하기 위해 지역의료를 강화하고 필수 의료 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필연적인 정책이라고 하였지만, 의료계는 이러한 문제들을 의대 정원을 증원하는 것으로 해결하려 하는 것은 문제에 대한 정답이 될 수 없다는 논리로 강력하게 저항하면서 1년 이상 전공의와 의대생의 교육이 멈추게 되었다.
이번 사태 이전인 2020년에 발생했던 의정 갈등에서는 지역 의사 400명 증원을 위해 공공의료 대학원을 설립하겠다는 정부 정책에 반발하여 의료계는 총파업으로 대응하였고, 정부는 당시 당·정·청 합의사항임에도 불구하고 결국 9.4 의정 합의를 통하여 정책을 철회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의사 1만 명을 증원하기 위해 의대 정원을 5년간 2천 명씩 증원하는 과학적 근거가 부실하며, 지역의료 및 필수 의료 문제는 왜곡된 의료전달체계, 의료수가 체계 등 구조적인 해결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맞섰다. 정부는 국민이 찬성한다는 여론조사를 등에 업고 강력하게 밀어붙였으나 결국 또 한 번 물러서게 되었으며 또한 의료계는 전공의들이 교수를 중간 착취자라 하면서 사제간의 불신이 발생하면서 의학 교육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번 의대 증원 정책으로 인한 의정 갈등의 의미를 더욱 심도 있게 분석할 필요가 있는데 특히 의료를 떠받치고 있는 과학으로서 의학의 발전이라는 관점에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며 이는 우리나라 의료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기 때문이다.
지정 토론
주제발표에 이어 협회 심창구 의약 분과위원장이 좌장을 맡아 지정토론을 진행하였다.
첫 지정 토론자는 전 대한의학회장 이윤성 교수(의약 분과)였다. 의대 정원 증원 정책이 유발한 사태가 “1년 반 만에 해결 국면에 들어섰다.”라고 한다. 2026학년도에 한하여 각 대학이 의과대학 모집인원을 증원 전인 2024학년도 입학정원(총 3,058명)으로 확정하고 2027학년도 이후는 <의료인력수급 추계위원회>에 미뤘을 뿐이다. 더욱이 대통령 공약 사항인 공공의대 신설이 꿈틀거리고 있다.
지역의료와 필수 의료에 의사가 부족하다. 의사가 부족하니 의대 정원을 늘리면 되는 것이 아니다. 어떤 의료가 필요한지가 먼저다. 의료를 사회적 공공재로 볼지, 아니면 시장에 맡길지를 논의하지 않았다. 전자라면 의료인과 의료기관, 제도 등을 생산이나 설립부터 운영, 유지하는 일에 사회가 투자하여 관리해야 하고, 후자라면 공급과 수요, 가격 등을 시장에 맡겨야 한다. 의료 투자는 민간에 맡기고 공급과 가격은 엄격히 통제함으로써, 전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고품질-저수가 의료를 성취하였다. 그 이면에 의료는 불필요한(?) 검사와 비급여 의료로 과도하게 기울었고, 지역 의료와 필수 의료는 소외되었을 뿐이다.
건강보험 보장은 지나치게 넓고 얕다. 지금보다 좁더라도 깊게 보장할 필요가 있다. 좁히거나 늘여서 생긴 여유를 필수 의료와 지역의료에 집중 하면 보험 재정을 늘이지 않더라도 효과가 있지 않을까?
지정 토론 좌장과 지정 토론자
유독 우리나라에는 의료사고가 형사사건인 경우가 많다. 피해를 본 환자에게는 적정한 보상을, 의료인에게는 안전한 의료 환경을 제공하는 제도에 생각하여야 한다.
그다음 지정토론자는 전 한국 분자세포 생물학회장 정헌택 교수(농식품‧바이오 분과)였다.
의대 증원 정책으로 인한 의정 갈등은 단순한 정원 확대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의학의 정체성과 학술 의학(Academic Medicine)의 기반을 위협하는 구조적 문제로 볼 수 있다. 발표자는 정부의 의대 정원 2천 명 증원 정책 (5년간 총 1만 명)이 전공의와 의대생의 집단행동을 불러와 오히려 의사 양성 자체를 중단시킨 상황을 짚으며, 의학을 과학으로써 정립하고 의과대학과 대학병원이 교육·연구·진료라는 본연의 역할을 회복해야 함을 강조하였다.
특히 이번 사태에서 전공의들이 교수를 “중간 착취자”라고 표현한 점은 사제간 신뢰 붕괴를 보여주며, 이는 단순한 갈등을 넘어 의학 교육의 근간을 흔드는 문제이다. 의대 교수들이 병원 운영을 위한 진료에 과도하게 집중할 수밖에 없는 구조, 그리고 전공의 수련이 학술적 훈련이 아닌 노동력 동원으로 전락한 현실이 근본적 원인임이 드러났다. 다음과 같은 보완적 논점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장기적으로 한국형 NIH 설립, 학술 의학 정체성 확립, 헬스케어 산업의 분류체계 확립과 같은 큰 틀의 개혁이 필요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전공의 교육 환경 개선과 지역의료 인프라 확충 등 합의 가능한 해법을 병행해야 한다.
둘째, 젊은 의사들의 요구를 제도적으로 반영하고, 교육·근로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셋째, 국민 신뢰 확보를 위해 의료계가 사회적 책무성을 전면에 내세우는 전략이 필요하다. 넷째, 학술의학(연구 중심)과 진료 중심의 의학이 균형 있게 발전할 수 있는 연계 모델이 마련되어야 한다.
결국 이번 의정 갈등은 단순히 의사 수 확대 여부가 아니라, 한국 의료의 지속 가능성과 의학 교육의 방향성을 묻는 근본적 질문이다. 앞으로의 논의는 교육의 정상화, 연구 인프라 강화, 국민 신뢰 회복, 공공성과 산업화의 균형이라는 네 축 위에서 전개되어야 한다고 본다.
전 부산 과학기술평가원장 민철구 박사(과학기술정책 분과)가 마지막 토론자였으며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한희철 부원장님의 발표에서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구었던 현안에 대한 깊은 이해와 성찰하는 계기가 되었고, 오늘 발제한 내용을 학습하면서 가필에 해당하는 추가적 대안을 제시해 본다.
첫째, 필자는 범부처를 아우르는 ‘한국형 NIH’ 설립을 제안하셨고, 저도 이에 적극 동의한다. 사실 범부처 기구를 남발하는 것은 국가 행정력의 남발로 귀책될 수도 있지만, 국민 건강 그 이상의 국민 요구와 국가적 책무가 또 어디 있겠는가. 이런 점에서 총리 직속의 KNIH(대한민국 국립보건원)을 신설하여, 국민 건강과 보건을 총괄하는 기구의 작동이 시급하다 하겠습니다. 이 기회에 KNIH이라는
작명도 활용해 보는 것이 어떨까 한다.
둘째, 세기적 새로운 6가지 첨단기술 영역 6T에 HT를 추가하여 7T로 바꾸자는 혁신적 제안에 적극 찬성한다. 국민적, 국가적, 정책적 레토릭(7가지 핵심기술 안에 Health가 존재한다는 선언)이 의학의 혁신적 발전에 필수적이라는 점, 그리고 국민적 이해도 증진이 정부의 정책적·재정적 지원 획득과 직결된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매우 합리적이며 시의적 제안이다.
다만, BT + HT = LT(Life Technology)로 승화하여 기존 6T를 유지하되, 보다 확장된 LT로 대체하는 것도 고려해 보아야 한다. 이 경우 의료·바이오의 본격적 융합기술 개발이 촉진될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미래 의료 기술과 의학 혁신의 근본은 ‘과학으로서 의학에 대한 철저한 이해와 정진’만이 해답이라는 저자의 혜안에 깊이 공감한다.
자유토론 및 마무리
많은 의미 있는 질문을 포함했던 지정 토론에 이어 주제발표자인 한희철 대한민국 의학한림원 부원장의 대응하는 성실한 답변이 있었다. 모든 질문에 답하려 하였으나 시간 관계상 적절히 조절되었다. 토론 좌장인 심창구 분과위원장의 사회로 다소 짧았던 자유토론이 진행되었다. 김태연(과학기술정책 분과), 나도선(의약학 분과), 박성현 회장 등이 참여하였다. 최종적으로 토론 전체에 대해 좌장이 정리하였다. 주제 발표와 지정 토론 그리고 자유토론이 보완적으로 서로에게 근접했고, ‘의대 증원 정책으로 인한 의정 갈등의 의미’에 대한 의미와 대책을 진지하고 깊게 있게 논의한 장이 되었다. 이와 같이 협회 2025년 가을 학술대회와 같이 진행된 제27회 KASSE포럼이 종료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