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소설이다. 청소년 성장소설이다. 제 6회 사계절문학상 대상 수상작이다. 작가는 김 해원이다.
소설은 허구다.이야기다. 모순과 갈등이 있다. 그리고 결론이 있고 재미가 있다. 감동이 있다.
평론가는 소설의 누가 어떻게라는 형식에 관심을 갖지만 독자는 무엇에 관심을 갖는다. 무엇은 내용이다.
자~ 무엇을 잡으로 가 보자. 열일곱살의 털의 세계로~
I.줄거리
나 송 일호는 17살 오정고 1학년 신입생이다.
고조할아버지부터 이발사라는 직업으로 3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할아버지의 손자다. 아버지는 20년째 집을 나가 여행중이니 4대째 가업을 잇는 것은 아니다. 나도 학생이니 아직 그 계보에 넣을 수 없다. 할아버지는 이발사에 대한 자긍심이 크다. 사람은 자고로 직분에 충실하고 나랏일이라는 큰 일에 개인이 회생할 줄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할아버지는 나에게 자부심을 가지라고 한다.
엄마는 17년전 나를 뱃 속에 넣고 시댁에 들어 왔다. 바람처럼 왔다가 바람처럼 가버린 첫사랑의 집으로 살기 위해 들어 왔다. 엄마는 나를 위해 억척스럽게 살고 있다. 엄마는 나에게 단단하게 살라고 한다.
그리고 문제의 아버지. 아버지 이야기는 나중에 하련다.
내가 다니는 오정고라는 학교는 두발제한이 엄격하다. 그 선봉이 학생부장 오 세윤선생님(일명 오광두,오정고 학생들의 머리를 빛나게 하는 존재)이다. 오삼삼원칙이 있다. 앞머리 5cm,윗머리 3cm,뒷머리 3cm 원칙. 이 것을 벗어나면 여지없이 바리캉이 뒷머리를 밀고 반성문과 체벌이 서슴치 않게 나간다. 학교의 두발규제 논리는 이렇다. 학생들은 '육체와 정신이 성숙하지 않아 어른들에게 통제받아야 하는 존재'이다. 두발과 복장이 단정해야 하는 것은 단체 생활의 규율을 유지하고 면학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다. 자유로움은 대학가서 만끽하고 좋으 대학을 가기 위해서는 열심히 공부만 해야 한다.
나에게는 두 명의 친구가 있다.불알친구 황 정진, 의리있는 카칠한 반항아 문 재현. 정진이는 그 놈의 우정때문에 재현이는 저항정신때문에 나로 인해 사회봉사 벌칙을 받는다. 물론 둘은 나를 원망하지 않지만 나는 그들에게 미안함을 갖는다. 왜냐고? 다음에 그 이야기를 할께~
나는 할아버지 덕분에 FM 머리를 하고 다니다. 오광두의 눈에 들어 오정고의 모범적인 머리로 전체 영상 조회때 출연하기도 했다. 할아버지는 그러셨다. "머리칼은 네 자신을 나타내는 징표다.머리칼을 함부로 다루는 것은 네 자신을 망가뜨리는 것과 같다." 그러나 이건 아니였다. 동료를 배신한 느낌이 들어 자신이 이를 거부하지 못하는 것이 너무 한심하게 느껴졌다. 그러다 사건이 터졌다. 체육선생님이 한 아이의 머리에 라이터를 대고 불에 지지려는 제스쳐를 취하자 나도 모르게 분노가 터져 나왔다. 일명 매독이라 부르는 그 선생님의 손을 꽉 잡고 놓지를 않았다. 무차별적인 구타에도 굴복하지 않았다. 나는 매독의 행위가 반인권적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사흘동안 15장의 반성문을 쓰고 풀려났다. 나는 친구들과 두발규제를 반대하는 유인물을 만들어 뿌리기로 했다. 그러나 이 사건이 탄로나 결국 내가 주범이 되고 2명이 더 붙들렸다. 이 것이 재현이와 정진이에게 미안하게 된 이유다. 난 정학 30일을 맞았다.
이 상황에 아버지가 나타났다. 20년만에 집으로 돌아온 것이다. 생전 처음 본 아버지에게 서먹함을 느끼지만 아버지는 살갑고 친구처럼 대해 준다. 아버지는 학생부장과의 상담에서도 당당하게 아들의 죄없음을 주장한다. 나중에 내가 피켓을 들고 두발규제반대 1인시위를 할 때도 적극적으로 지지를 보낸다. 아버지는 당당하게 싸우라고 힘을 준다. 아버지는 말한다. " 나는 돌아올 때에야 그걸 깨달았어.내가 도망갔다는 걸. 싸우는게 겁나서 도망친 거지. 나는. 내가 싸우지 않고 얻은 자유는 그래서 희망이 없었어. 희망이 없는 자유란 이 차 만큼이나 맛이 없단다."
나는 피켓 시위를 했고 학교는 처음에 폭력을 사용하다가 방관을 했다. 이 대 우연히 할아버지가 나의 시위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할아버지는 자기 자식이 손자를 나쁜 길로 빠지게 했다고 생각하고 아버지에게 성을 냈다. 아버지는 무릎을 꿇고 죄송하다고 했다. 둘은 밤새 흐느끼며 혼내키며 화해의 시간을 보냈다. 정작 나는 내 자신의 신념하에 움직였을 뿐이다. 내 사건을 계기로 두 어른은 서로의 상처를 버무려주고 있던 것이다.
할아버지는 아버지와 나를 대동하고 학교로 진군했다. 여전히 학교는 오광두의 지휘아래 학생들의 머리를 바리깡으로 밀고 있었다. 할아버지는 교장선생님과 면담 후 바리깡으로 밀린 머리를 한 학생들의 머리를 다듬어 주기로 한다. 자~! 여기서 반전이 일어난다. 할아버지는 아버지와 함께 학생들의 머리에 별모양의 머리를 만들어 주고 있었다. 교장선생님이 찾아와 항의했으나 할아버지가 이렇게 말하신다.
" 저는 종로에서 이발소를 했는데......한번은 두발 단속에 걸려 머리가 깍인 학생들이 와 머리를 별모양으로 깍아 달라고 했지요. 그중 한 학생이 그러더군요. 내 자식들 머리는 마음대로 하게 놔둘 거라고요. 아이들 의견을 존중해 줄 거라고 말했습니다."
눈이 동드래진 교장선생님이 그 다음 액션을 다 밝히는 것은 소설적 재미가 없는 거지요. 그렇게 해서 오정고에서는 두발 단속에 대한 학교운영위원회가 소집되었다는 전설이 퍼집니다. 물론 나는 피켓시위를 그만두었고요.
마지막으로 엄마이야기를 할까요. 엄마는 내가 정학을 맞은 사실을 후에 알고 나를 앉혀두고 말합니다. 왜 그랬냐?내가 늬 엄마이긴 해? 죄송해?뭐가? 죄송할 일을 왜 해? 네가 너 정학이나 당하라고 발이 부르트도록 일한 줄 알어? 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내가 누굴 보고 오태 살았는데!.(1단계), 엄마는 북받쳐 웁니다.(2단계), 엄마는 울음을 애써 멈추고 묻습니다. 그래,일호야.왜 그랬니?(3단계)..전 무조건 잘못했습니다.라고 했어요. 근데 여기에서 엄마는 그래 앞으론 조심해라(4단계)로 끝나는게 수순인데 내일 같이 가서 선생님께 잘못했다고 빌라고 하네요.전 못한다고 했어요.이건 신념의 문제이니까요.눈앞의 이득만 쫓는 요령이 아니니까요.엄마는 급기야는 너하고 장단 맞추는 네 아버지랑 잘해보라고 하시곤 집에 들어가십니다. 아~ 나 때문에 아버지와 엄마는 영영 남남이 되는 건 아닌지~ 심히 걱정이 됩니다.
그러나 엄마와 아빠는 단 하룻밤의 정으로 나를 낳고 헤어져 사신 분들입니다. 그래서 사실상 처녀 총각이 서로 어떻게 해 볼까 눈치보는 그런 수준도 안되지요. 전 아버지에게 코치를 주고 배 끊기는 남이섬으로 엄마와 함께 청춘여행을 가도록 주선합니다. 물론 안가겠다는 엄마를 설득도 하고요. 드디어 아빠의 작전은 성공합니다.성공했다고 이발소에 전화가 온 거죠..저는 이렇게 아버지에게 말합니다.
" 아버지 돌아오셔서 고맙습니다. 만년필도 잘 쓰겠습니다."
만년필은 아버지가 저에게 처음으로 한 선물이였어요.
II. 느낌
이 소설의 씨줄은 학교의 두발규제에 대한 학교와 학생간의 갈등이다. 여기에 할아버지의 사연이 아버지의 사연이 엄마와 아빠의 사연이라는 가족사와 학생들간의 우정 이야기가 날줄로 엮어 있다고 본다.
이 글의 핵심은 주인공인 남학생의 고군분투 성찰사다. 주인공은 두발문제에 얽힌 학생 인권의 문제, 가족애와 친구간의 우정을 통해 성장해 간다.
어른인 나에게는 우리 시대 청소년들의 삶과 의식에 대해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어떤 아빠가 좋은 아빤지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껍데기만 집에 두고 밖으로 돌아 다니는 존재가 우리 시대의 아빠 모습임에 씁쓸한 맛도 느꼈다. 엄마의 과도한 관심과 아빠의 무심한 겉돎은 결국 미래가 불투명한 가족의 모습에 대한 불안한 자아의 발로라 누가 그랬다. 아이들과 많이 이야기 하고 같이 놀아주는 것이 그 불안을 떨쳐버리는 수단이 될 거라 생각한다. 또한 아이의 입장에서 한번 세상과 맞장 한번 떠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기도 하다. 이 소설의 아빠와 아들처럼 말이다. 유쾌하고 따뜻한 소설을 읽은 느낌이다.
III. 신선한 단어들
머슬머슬해서
의뭉스럽고 가살지다
는적거리는
늘쩡거렸지만
후터분한
희무스름하게
자금자금
앙바틈한
검질기게
질금거릴 때
빙시레
지그르르
자부락거릴
지칫지칫
자드락 땅
바장이며
수굿했던
가납사니처럼
겅정겅정
눈바래기
헤적헤적
뒤룽거리며
버르적거리기에
조몰락거린다는
구두덜거리는
첫댓글 할아버지의 반전~통제를 하면 더욱 자유가 그립고
넘 자유스러우면 어린아이처럼 관심을 받고 싶죠~
열일곱살의 털 이라는 제목이라 한번 토론에서 크게 웃은적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