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주시 부석면 고치령에서 선달산을 넘어 도래기재까지 걸었다
제 24차 백두대간
(1) 언제 : 2017년 5월 28일(일) 맑음
(2) 어디를 : 고치령~마구령~갈곳산~선달산 ~박달령~도래기재...26.28km(누계 464.18km)
(3) 누구와 : 나와 강쌤
(4) 산행 이야기 :
오늘 산행은 고치령에서 선달산을 넘어 울고 넘는 박달재을 지나 도래기재에 이르기까지 26.28km이다.이번코스는 지금까지 걸었던 구간중 가장 긴 구간이다.거리가 길다면 일찍 출발할 수 밖에 없다. 야간산행은 조망은 포기하고 걸어야 하지만 장거리 산행을 위하여 새벽 2시부터 걷기 시작하였다.지난밤 풍기읍 탑모텔에서 숙박을 하고 출발하여 26.28km를 12시간만에 완주하였다.어제에 이어 이틀째 산행이라서 어느정도 고생을 감수하고 시작하였으며 우려처럼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고 무난하게 완주한것 같다.이제 어느정도 내성이 생겨 장거리 산행도 곧 잘 했으며 잘 벼텨준 다리가 고맙다.
오늘의 산행기를 쓴다.

(고치령에서 강선생이 산행을 준비하는 모습)
새벽 1시에 일어나 기본준비를 하고 고치령에 차을 주차한다.
승용차 한대는 벌써 도착하여 이미 출발하셨고 우리는 새벽 2시에 산행을 시작한다.
오늘은 4번정도 큰산을 넘어야 하며 늦은목이에서 선달산(1,239m)을
오르는 구간이 가장 힘든 구간이 될 것이다.
고치령(750m)에서 950m봉까지는 처음부터 오르막 구간이며
한시간은 족히 땀나게 걸어야 한다.
어제의 피로는 아직 남았는데 가야 할 길은 멀었다.그러나 빠르지도 않고
늦지도 않게 꾸준한 걸음으로 950봉과 877봉을 넘고 미내치(830m)를 지나 1,095봉까지 오른다.
산행시작은 처음 15~20여분이 다리가 뻑뻑하다. 그러나 이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러워 진다.
짙은 어둠속에서 오로지 걷기만을 생각하고 작은산 서너개와
제법 높은 1,096봉을 넘어 마구령에 도착하니 이미 날은 밝았고 거리는 8km 정도를 걸었다.
마구령은 경상도와 충청도를 통하는 관문으로 장사꾼들이 말을 몰고 다녔던
고개라 하여 마구령이란다.그런데 경사가 아주 심하여 이 고개를 넘을때
논을 매는것 처럼 힘들다 하여 매기재라고도 한단다.(돌탑글 참조)
어제 산행후에 피로를 회복 할 정도의 수면시간이 아니여서 몸에는 피로감이 남아 있었으며
아침 산행까지 겹치니 부족한 잠이 쏟아진다.
나는 걸으면서 졸음이 몰려와 순간순간 몸의 중심이 흔들리며 약간의 어지러움까지
느껴져서 마구령 밴치에서 부족한 새벽잠을 자고 가기로 한다.
마구령 나무밴치에 그대로 누웠다. 새벽의 찬공기에 누운 돌 밴치의 촉감은 싸늘했다.
그렇지만 쏟아지는 잠을 참을 수 없어 그대로 눈 감았다.
7~8분쯤 쪽잠을 자고 일어났는데 거짓말 같이 머리가 맑아진다.
한결 머리가 맑아지니 다시 출발한다.

(마구령 돌탑)
마구령에서 늦은목이까지는 5.9km이다. 2시간30분은 가야 한다.
다행이 산이 높지는 않았고 마구령에서 한숨 잔것이 보약이였는지
894봉,1,057봉,934봉등 내리 3개의 산을 넘어 갈곶산(966m)에 도착한다.
그리고 갈곳산(966m)에서 늦은목이재을 향해 내려 가는데
뒷편에서 다가오는 인기척이 느껴지고 등산의 달인 세분이 후다닥 지난다.
그분들은 걷는게 아니라 산악 마라톤이라도 하는것 처럼 달리는 수준이다.
"대구드림산악회 2기 대간종주팀"중 선두 그룹이셨다.
고치령에서 우리보다 1시간 30분 늦은 3시30분에 출발하셨다는데 선두가 우리를 앞서더니
간간히 여성을 포함한 중간팀도 우리를 추월한다.그들의 산행 속도는 마하의 속도였다.
그들은 대구 드림산악회팀으로 30대 초반부터 나이가 우리와 비슷한 사람까지
세대가 다양한 남녀 혼성 산행팀이였다.
그 산행팀을 안내하는 리더는 백두대간을 3번 종주하고 4번째 산행중이라 하셨다.
2015년 8월 봉화산행때 월경산 사유지 울타리에서 만난 산행팀도 대구 드림산악회분들 같았다.
최근 우리는 한달에 한번 산행을 하는데 이틀간 2코스를 걷고 이분들은 격주로 당일산행을 하니
우리와 속도가 같았고 이후에도 몇번 만날 기회가 있었다.
그리고 다음 산행 예정일인 6월 둘째날 같은 코스에서 한번 더 만날것 같기도 하다.
그때 다시보면 보면 반갑겠다.
그후 늦은목이를 지나서 선달산까지는 2km남짓이니 그대로 선달산까지 걸었다.
"외씨버선길"지역에 들어 선다..
외씨 버선길이란 청송,영양,봉화,영월을 잇는 총 길이 240km를 13개 코스로
나누어 놓은 산악 트랙킹 코스이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청정지역에 만들어진 치유의 길이며
그 코스 모양이 버선을 닮았다 하여 "외씨버선길"라 한단다.
나는 외씨버선길의 사전 정보는 없었고 선달산에서 휴식중에 외씨버선길을
인터넷으로 찾아보고 보고 알았다.
제 1길은 주왕산 가는 길로 달기 약수탕길이며
7길은 치유의 길,8길은 보부상길이고,12길은 김삿갓문학길이며
13길은 관풍헌 가는길로써 각자의 이름이 있는 길이였다.

(보랏빛 꽃)

(선달산(先達山1,236m) 정상 표지석에서)

(선달산 돌탑옆에서 편하게 쉬다)
선달산(先達山1,236m)에 오른다. 먼저 깨달은 산인가? 그래서 완만한 산이였을까?
그후 늦은목이를 지나서 선달산까지는 2km남짓이니 그대로 선달산까지 가기로 한다.
지도의 표고로 보면 오르막이 심한 지형이였으나 실제 산행중 느낌은 그냥 평범한 코스 같았다.
그래서 고생하지 않고 올랐다는것은 이 산이 주는 어떤 편안함이 주는 느낌이였을 것이라 생각한다.
대구 산악회 팀분에게 부탁하여 기념사진을 찍었다.
아이구야 많이 걸었네 친구! 우리는 선달산 돌탑옆 나무그늘에 편하게 앉아 쉬었다.
7시간째 걸었고 16km정도 온듯 하이 좀 쉬었다 가세!
대구드림산악회 중간팀이 먼저 출발하고 뒤이어 우리도 출발한다.
곧이어 선달산 옹달샘 푯말을 본다.
150m아래에 샘이 있는듯 하나 준비한 물도 넉넉하여 그냥 지나친다.
선달산에서 박달령까지는 5.1km구간 완만한 내리막 길이였다.
11시 30분경 박달령 고개에 도착한다. 아주 오랜 옛날 보부상이나 민초들이
넘었을 고개를 이제는 내가 도착하여 넘으려 한다.
박달령 헬기장에 소형텐트 2개가 쳐져 있어 조용하게 텐트옆을 지난다.
텐트는 견고하게 처져 있었으며 아침 11시인데 아직 취침중인지
근처 산행을 나간건지 알 수 없었다.

(박달령 텐트)

(박달령에 점심을 먹고 쉬었다)
박달령에서 나무 움막에서 인스턴트 참치죽으로 아침겸 점심을 먹으며 등산화를 벗고
한참을 쉬었다.여기서 부족한 낮잠을 한숨 자고 가고 싶은데 우린 광주까지 내려 가야 하니
갈 길이 바빠 일어섰다. 오늘 이곳 박달령까지 20km을 넘게 걸었다.
이제 남은 구간은 6km정도 마지막으로 옥돌봉(1,244m)을 넘으면 도래기재이다.
박달령에서 옥돌봉까지는 2.7km정도 오르막인데 등로는 갈지(之)자로 지그재그 오른다.
오늘 산행의 막바지 였지만 힘을 내서 부지런히 올랐다.
옥돌봉 주변에는 여러팀들이 올라와 휴식중이시다.
옥돌봉에는 봉화 산악회서 세운 매끈하고 단아한 정상 표지석이 세워져 있었으며
주변에 평평한 지대가 있었다.옥돌봉은 도래기재에서 한시간 정도면 오를 수 있는 코스여서
일반 산악회에서 많이 오셨나 보다.이들 일행은 가스버너와 불판에 삼겹살을 굽고
소주병 많았으며 소리 요란하여 조금은 불편하였다.
언제부턴가 나는 그런 모습들이 생경하고 불편하기 시작했다.
서둘러 옥돌봉 공터를 옆으로 빠져 나가 큰나무 아래에서
우리도 마지막 휴식을 취했다.

(옥돌봉 정상에서)
도래기재에 도착하여 나의 리본 하나를 철조망에 메어 달고 오후 2시 도래기재
마지막 계단에 내려선다. 친구야 고생했다! 서로를 격려하며 하이파이브를 했다.
오늘 12시간만에 26.28km를 걸었고 어제와 오늘 51.44km를 걸었다.
우리도 이제 일반 트렉커치곤 상급자처럼 산행거리가 점점 늘어 나고 있었다.
어제 우리는 소백산 마루길을 걸으면서 넓은 초원과 시원한 조망을 맘껏 즐기며 걸었고
오늘은 신록으로 높이 우거진 봉우리인지라 조망이 안되어 하늘과 땅만 보고 걸은것 같았다.
예약한 봉화군 춘양면 택시를 타고 고치령으로 이동하면서
내가 걸은 산마루를 올려다 보니 아찔하고 오랜시간 걸은 실감이 난다.
광주에 있는 아내가 충주시까지 고속버스를 타고 올라 오기로 약속을 했었다.
이틀간 산행후에 우리가 운전하면 피곤하여 졸음운전을 할 것 같아
먼곳까지 마중 나온다니 고맙고 아내에게 미안하다.
4시 30분 충주터미널에서 아내을 만나 운전대를 맡기고 광주집으로 향했다.
다음 산행은 6월 24일(토) 도래기재에서 구룡산(1,345m)과
태백산(1,567m)을 넘어 화방재까지 가려고 한다.
2017년 5월 28일(일) 걷고 6월 8일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