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글
2024년 9월 17일 추석날 아침이다.
이른 새벽 송정해변 숙소에서 나와 동해 일출을 맞이 했다.
먼 바다에서 아침해가 검은 밤을 부수고 나오고
온누리 세상이 서서히 밝혀지고 있다.
이 순간 어떤이는 기도를 하고,
어떤이는 기념 사진을 찍어대고,
한 남성은 강아지와 해변을 걷고 있었으며,
젊은 여성은 바다 수영을 즐기고 있다.
그리고 더 먼 바다에서는 서핑을 타는 사람이 있었고
나는 기도하는 마음으로 한참이나 바라다 봤다.
- 걸었던 날 : 2024년 9월 17일(화요일)
- 걸었던 길 : 해파랑길 40~41코스.(사천진해변-연곡-영진-주문진해변-남애항-광진해변-죽도해변)
- 걸은 거리 : 24.9km (약37,000보, 7시간)
- 누계 거리 : 597.2km.
- 글을 쓴 날 : 2024년 9월 20일(금요월).
2024년 9월 17일 추석날 아침 강릉 송정해변 델타호텔에서 일어나 새벽바다 일출을 봤다.그리고 다시 길을 걷기 위해 채비를 하고 밖으로 나왔다.오늘은 40번코스 시작점 사천진 해변에서 41번 종점 죽도해변까지 두개코스 24.9km를 걸을 계획이다.어제 무리하게 걸어서인지 발바닥 통증도 있고 나는 잠자리가 불편해서 허리에도 약간의 통증이 있어 몸상태는 흐림이지만 참고 걸어 보려 한다.어제 중단했던 사천진의 작은 해변 지방도로 갓길에 주차를 했다.(주차지역임)
어제 날씨와 달리 오늘은 따가운 폭염이다.햇빛 차단제을 바르고 마스크로 얼굴 무장을 하고 양산를 쓰고 걷기 시작했다.먼 남지나 바다에서 발생하는 태풍 12호(리피)부터 14호(플라산)가 연달아 북상하면서 뜨거운 공기를 몰며 올라 오고 북녁의 찬공기는 태풍의 영향으로 더운 공기를 만나 남하를 하지 못하여 한반도 상공에 갇혀 버린 뜨거운 공기 때문에 9월 내내 무더위가 지속되고 있다고 한다.본래 9월의 가을 추석은 시원한 찬 바람이 불고 수확을 하는 계절인데 지금은 폭염을 동반한 뜨거운 여름이다.이제 지구는 뜨거워졌고 추석에도 해수욕을 하는 사람이 많으니 추석을 하석으로 바꾸어 부르고 24절기 동양사상의 의미도 달라져야 할 판이다.이는 미래에 살아가야 할 세대들이 참고를 해야 하는 일이기도 하다. 오늘 코스는 주구장창 해변 도로을 따라 죽도해변까지 걷는 길이다.
명절이라서 오징어 항구 주문진항에는 배들이 가지런히 정박중이고 항구는 한산하다.해파랑길은 주문진 등대가 있는 새뜰마을로 인도하여 얕은 산을 오르고 다시 도롯가로 내려 온다.
갯바위에서 한가로이 낚시 하는 사람을 본다.도롯가 가까운 해변 얕은 물가에서 어떤 고기가 잡힐까? 의문이지만 저 강태공에게는 소망과 희망이 있고 또한 즐거움이 있는 시간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이번 추석연휴는 14일(토)부터 18일(수)까지 5일간이다.이런 휴가철이면 사람들은 각자 취미 생활과 휴식,그리고 충전의 시간을 갖을 것이다.그러나 나처럼 축산을 하는 사람에게 휴가는 늘 부담스러웠다.축산 현장은 동물을 계속 유지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직원들은 교대로 근무를 하게 되고 나는 현장에 있어야 할 때가 많아서 그렇다.오늘도 나의 양돈장 현장은 평상시와 다름없으며 근무하는 직원이 있어서 유지가 되고 있고 그들에게 늘 미안하고 고맙기도 하다.
출발하기전 호텔에서 삶은 계란 두개와 보이차 한잔을 마시고 출발했었고 3시간째 큰 휴식없이 걸었더니 시장하다.편의점 CU에서 샌드위치 한개와 2+1 커피를 사서 나누어 먹으며 잠시 쉬었다.나도 어느덧 편의점 애용자가 되고 있었다.
주문진 해변을 지난다.한반도의 가을 하늘은 한 없이 맑고 푸르고 깊은데 아직 하얀구름 머물고 있어 차라리 한바탕 소나기라도 뿌려주길 기대 했지만 뜨겁기만 하다.가을의 하늘 깊은 창공은 어디가고...?
주문진해변을 지나면 경포대 호수를 닮은 향호를 만나는데 그냥 지나치며 지경리해변과 원포해변을 지난다.이제 양양의 남애항을 향해 고고!
드디어 양양군 지역에 도착한다.
남애항이다,.언젠가 유튜브 채널에서 남애항 이야기를 시청한적이 있어 친숙한 항구 이름이다.남애항은 감포와 후포항처럼 큰 항구는 아니지만 오징어와 가자미 그리고 자연산 광어의 어장이며 어장 활동이 활발한 항구 같았다.
남포항을 지나 걷다가 뒤돌아 본 스카이 워크 전경이 아담하고 소박하며 아름답다.마냥 걷다보면 멋진 절경을 놓친 경우가 많은데 뒤돌라 본 스카이 워크를 보며 아내가 "멋진곳이네~" 라고 말하는데 가보지 못하고 지나쳐서 조금은 미안하다.
남애항을 지나 12시 멍비치 해변 작은 마을에 도착한다.이제 점심을 해결 할 식당을 찾는데 대부분 식당들은 명절휴무이다.다행스럽게 "처녀횟집" 한곳이 영업을 하고 있었다. 횟집에 들어가 보니 이미 여러 일행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으며 추석날 영업을 하기 어려운 일인데 이곳은 아버지와 아들이 회를 썰고 어머니가 써빙을 하는 가족형 횟집이였다.우리는 잡어 회덮밥을 시켜서 맛나게 먹고 카스도 한잔했더니 든든하고 다시 힘이 난다.
그리고 인구해변을 지나 죽도해변에 도착하는데 죽도해안에는 서핑을 배우고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파도를 타러 양양간다는 소리가 빈말이 아님을 본다.모래해변에서 유치원생 같은 두 아이도 아빠와 서핑을 배우는데 보드에서 일어서는 자세을 진지하게 연습을 하고 있었으며 곧 큰 파도라도 탈 자세이다.양양은 써핑의 바다이다.
오후 2시 양양 하나로마트 앞에서 41번코스를 마감했다.이제 사천진 해변으로 가서 광주로 돌아가야 한다.그래서 오전에 서둘러 더 걸었다.연휴 마지막 날이라 돌아 가는 길은 번잡 할것이고 휴가지역인 강원지역을 빨리 탈출해야 했기에 그랬다.양양 개인택시를 탔다.그리고 기사님과 잠시 몇 마디 나누는데 택시 기사님은 자기 만족도가 높으시다.운행도 재미있고 영업도 짭잘하고 체력적으로 할 만하여 세친구를 이 지역의 개인택시업을 하기 위해 데려 왔다고 자랑을 하신다.그분은 수원에서 공직자로 계시다가 정년 은퇴하셨고 고향에 와서 개인택시 운행를 3년째 하고 계신 분이셨다.양양은 개인택시 면허 값이 2억원에 육박하지만 그만큼 수입도 괜찮다는 설명이셨다.정년 은퇴후에 직장으로 고민하는 사람들이 참고 할 만한 일인듯 했다.오후 3시경 승용차를 회수하고 부지런히 귀가를 시작했다.영동고속도로를 한시간여 달리는데 차량이 많아지고 길이 막히기 시작하여 평창군 진부면에서 고속도로를 탈출했다. 그리고 국도를 따라 평창군과 영월군을 거쳐 충주로 나오고 다시 중부고속도로를 타고 광주에 도착하니 밤 10시였다.양양에서 광주에 도착하는데 7시간이상 소요한 셈이다.이렇게 이번 추석 4일간의 연휴를 서울에서 2박하고 강릉에서 양양까지 해파랑길 4개코스 58.4km를 걸었다.이제는 다시 일상이지만 한달 후 다시 떠날 해파랑길이 그리워 질 것이다.그렇게 나는 또 걸을 것이며 내가 살아가는 의미이기도 하다.
2024년 9월 20일(금) 새벽에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