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많은 복숭아>
148동으로 올라가는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김송지 어르신이 둘레 이웃과 경비원 아저씨들에게 복숭아를 나눠주신다고 하셨는데,
몇 분 정도 계실지, 드릴 때 무슨 말을 하면 좋을지 생각했습니다.
어르신은 저희가 오나 안 오나 아파트 복도에서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복숭아와 토마토를 준비하셨고, 누구에게 줄지도 이미 정하셨습니다.
날이 더우니 얼른 갖다 드리고 오라고 하십니다.
먼저 147, 148, 149동 경비원분들에게 복숭아 하나씩 전해드리고 오라고 하셨습니다.
“뭐라고 말씀드리면서 전해드릴까요? 어르신이 드렸다고 할까요??”
”아니, 내가 했다고 하지 말고, 학생들이 준비했다고 하면서 전해드려~“
무슨 말을 하면서 드리면 좋을지 여쭈니 저희가 감사한 마음에 드렸다 하라고 하십니다.
민망하기도 하고 쑥스러우신가 봅니다.
그래도 어르신의 정을 나누려는 마음이 경비원분들에게 잘 전달되도록,
저희도 소개했지만, 주신 분은 8동 16층에 사시는 어르신이라고 했습니다.
저희는 심부름꾼 역할이기 때문입니다.
“여기 손님 왔어, 손님~”
147동 경비원 아저씨께 드릴 때가 인상 깊었습니다.
청소하느라 바쁘셔서 창문 열어 조심히 복숭아를 놓은 후에, 말씀드리려고 했는데,
지나가는 한 어르신이 저희를 대신해서 큰 소리로 손님 왔다고 소개해주셨습니다.
소개해주신 어르신께 감사 인사를 드리고 경비원 아저씨께 저희가 왜 왔는지,
누가 복숭아를 주셨는지 말씀드렸습니다.
다녀와서는 김송지 어르신이 옆집인 14호에 토마토 2개를 전달해주면 좋겠다 하십니다.
14호에 갔지만, 안에 애완견은 있지만 아무도 안 계신지, 주무시는지, 불러도 반응이 없었습니다.
아무도 안 계시는 것 같다고, 김송지 어르신께 말씀드리니,
조금 고민하시다가 그러면 9호 집에 남자 어르신만 살고 있는데, 9호 집에 갖다주면 되겠다고 하십니다.
9호 집에 살고 계신 남자 어르신은 최근에 배우자와 사별하셨다고 합니다.
여자는 혼자 살아도 되지만, 남자는 혼자 살면 힘들지 않을까 싶어 김송지 어르신이 신경이 쓰인다고 하셨습니다.
또, 반찬 해 먹기 힘들 수 있으니 반찬이라도 줄 수 있을까 싶어 복지관 연락처를 직접 적어주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안에 계신가요?? 저희는 복지관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인데요,
옆에 13호에 사시는 어르신 한 분을 뵙고 인사드리러 올라왔는데,
그 어르신이 여기 9호 어르신께 복숭아랑 토마토 가져다드리라고 하셔서 이렇게 왔어요.”
“아 그래요? 왜 준대요?? 괜찮은데~, 고마워요, 잘 먹을게요, 고마워요.”
“어디 복지관이라고요? 여기 복지관은 어디 있어요??”
토마토 2개와 복숭아 1개, 복지관 연락처를 챙겨 9호 어르신 댁의 초인종을 눌렀습니다.
저희를 보고 과일을 보신 9호 어르신은 괜찮다고 하셨지만,
과일을 내밀며 옆집 어르신이 챙겨주셨다 하니, 고맙다고 잘 먹겠다고 하십니다.
복지관의 위치도 물어보셔서 구암초등학교 앞에 있는 강감찬 관악복지관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받으니 뭐라고 하셔??”
김송지 어르신은 나눌 때 저희가 드렸다고 하라고 하셨지만, 내심 궁금하셨는지 물어보십니다.
경비원 아저씨들은 정말 좋아하시고 고마워하셨다고,
과일 받은 이웃들도 감사하게 받고 좋아하셨다고,
김송지 어르신께 전해드리니 좋아하셨습니다.
“이제 우리 언제 보지?”
학생들이 더는 찾아오지 않을까 서운하신가 봅니다.
아파트에는 자주 올라오니 종종 찾아뵙겠다고 말씀드리니,
바쁠 텐데 그럴 필요는 없다고 하셨지만, 그래도 찾아뵙고 인사드리겠다 했습니다.
어르신이 웃으십니다.
찾아뵈면 이렇게 웃으시고 좋아하실 텐데,
오지 말라고 정말 안 오면 어르신이 섭섭해하실 것 같습니다.
돌아갈 때는 더운데 고생한다며 문은선 선생님께도 드리고 저희도 먹으라며 토마토와 복숭아 2개씩 주셨습니다.
돌아가기 전 놀이터에 저희가 작게 꾸며 놓은 참새를 보셨냐고 여쭈었습니다.
어르신이 귀엽게 잘 그렸다고 하십니다.
참새들 밥 주는데, 더 많이 모이는 것 같다며 좋다고 하셨습니다.
나중에 복지관에 또 전화주셔서 참새 놀이터 아주 예쁘게 잘했다고,
지용 지원이가 동네에 좋은 영향을 주고 가는 것 같다고 칭찬해주셨습니다.
좋아해주셔서 다행입니다. 칭찬을 받으려고 한 일은 아닌데, 그래서 더 기분 좋습니다.
김송지 어르신의 손과 발이 되어 경비원분들과 둘레 이웃에게 과일을 전해드렸습니다.
전해 받은 둘레 이웃, 경비원분들의 감사 인사를 김송지 어르신께 다시 전해드리는데 마음이 뿌듯합니다.
당사자가 계획했으니 당사자가 준비했고, 당사자가 하고 싶은 만큼, 할 수 있는 만큼 했습니다.
저희의 역할은 그런 당사자를 거들어드리는 것입니다.
받은 복숭아와 토마토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지원 선생님과 의논했습니다.
이것을 구실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김배심 어르신 댁에서 목요일에 부침개 하는데,
오늘 과일 갖다 드리고 목요일에 부침개를 김송지 어르신 댁에 갖다 드리면 어떨까요?”
이렇게 이웃과 이웃이 연결될까 싶어 과일을 가지고 위층에 사시는 김배심 어르신 댁에 찾아갔습니다.
“안녕하세요?? 저희 지난주에 찾아뵈었는데, 기억나세요??
아랫집에 사시는 어르신을 만나고 왔는데, 아랫집 어르신이 어르신께 챙겨드리라고 해서 이렇게 찾아왔어요.”
“아이고 뭘 이런 걸 챙겨줬대요?? 고마워요~ 잘 먹을게요.”
김송지 어르신이 주신 것처럼 하여 김배심 어르신께 드렸습니다.
김배심 어르신은 고맙다며 신발까지 신으시고 문밖으로 나오셔서 저희를 배웅해주셨습니다.
이게 구실이 되어 김배심 어르신과 김송지 어르신이 연결되면 좋겠고,
이번 주 목요일에 김배심 어르신 댁에서 부침개를 만들면 김송지 어르신께 갖다 드리면 좋겠다 싶습니다.
<중간평가>
28명이 10분씩 돌아가면서 2주 동안 보고 듣고 경험하고 느낀 것,
그 과정에서 배운 것을 나눴습니다.
중간에 과업이 있었지만,
그 시간을 제외하곤 다른 선생님의 발표를 들으려 했습니다.
2주 동안 얼마나 많은 고민, 의논, 노력이 있었는지,
필요할 땐 선행 연구 공부, 동료 선생님들의 조언을 참고했던
선생님들의 그 수고를 발표와 ppt를 보며 떠올렸습니다.
발표를 듣다 보니 신기했습니다.
사회사업에 당사자가 주인 노릇 하고 주인 되어 생각하고,
당사자의 강점으로, 당사자의 힘으로 흘러가는데, 정말 됩니다.
뜻한대로 되지 않는다면 다시 공부하고 조언 듣고
복지요결 배운 대로 살펴 실천하는 선생님들의 진심이 느껴졌습니다.
자극받고, 동기부여 얻은 도움받은 시간이었습니다.
남은 기간 더 성실하게, 최선을 다해서 후회 없는 실습 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정말 많이 떠는 저를 위해 응원해주신 문은선 선생님, 동준, 은지, 지원 선생님 감사합니다)
남은 2주 일정 공유합니다.
월 (9일) - 김송지 어르신 만남, 나눔 + 중간평가
화 (10일) - 생활복지 운동 기획 완료 + 포스터 제작, 나눔
수 (11일) - 관리소장님, 경로당회장님 생활복지운동 소개, 강점 워크숍, 포스터 나눔
목 (12일) - 김배심, 김석자 어머님 부침개 나눔 + 생활복지운동 진행
금 (13일) - 생활복지운동 진행
화 (17일) - 감사 인사 드리기
수 (18일) - 감사 인사 드리기
목 (19일) - 종결평가 준비
금 (20일) - 종결평가
첫댓글 “받으니 뭐라고 하셔??”
김송지 어르신은 나눌 때 저희가 드렸다고 하라고 하셨지만, 내심 궁금하셨는지 물어보십니다.
경비원 아저씨들은 정말 좋아하시고 고마워하셨다고,
과일 받은 이웃들도 감사하게 받고 좋아하셨다고,
김송지 어르신께 전해드리니 좋아하셨습니다.
지용 선생님의 기록을 보니 복지요결에서 배웠던 가르침이 떠오르네요.
'사람에게는 누구나 나누려는 마음을 가지고 있어 더불어 살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
김송지 어르신께서 이웃과 구실 없이도 과일을 나누는 일을 어르신의 뜻으로 행하고,
이웃의 감사함을 전해 받으시고 기뻐하시는 모습이 생생하게 살아있는 복지요결 같습니다.
김송지 어르신도 지용 선생님과 지원 선생님이 거드는 역할을 잘 도왔기 때문에 더 든든하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
자극받고, 동기부여 얻은 도움받은 시간이었습니다.
남은 기간 더 성실하게, 최선을 다해서 후회 없는 실습 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지용 선생님도 저에게 긍정적인 자극이 되고 동기부여가 되는 동료랍니다.
지금처럼 열심히 하시는 모습 보기 좋으니 저도 많이 배우겠습니다 :)
“김배심 어르신 댁에서 목요일에 부침개 하는데,
오늘 과일 갖다 드리고 목요일에 부침개를 김송지 어르신 댁에 갖다 드리면 어떨까요?”
이 사업을 구실로해서 이웃이 관계 맺도록 거들려는 선생님들의 마음이 잘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목요일에 부침개도 잘 전달되었으면 좋겠네요:)
지용선생님은 다른 사람들의 강점을 잘 봐주시는 강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항상 밝게 실습에 임하시는 것 참 보기 좋습니다.
응원합니다!!
지용선생님이 작성한 중간평가서에서 실습에 임한 자세와 노력부분에 ‘당사자’, ‘동료’ 그리고 ‘준비’ 부분을 여러번 읽게 됐습니다. 바르게 실천하기 위해, 배운대로 실천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매일 아침 8시를 조금 넘기자마자 출근해서 준비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이른 아침시간을 활용해서 선생님과 진중한 이야기도 나눌 수 있었습니다. 동료들을 생각하는 마음, 언제나 밝은 모습으로 동료들에게 힘을 주었습니다. 성실하게 다른 동료 선생님 실천기록에 댓글을 남기며 응원 지지 격려해주었습니다. 어르신들을 대하는 모습에서 바른 자세로 어르신을 대하고 존중하는 마음, 경청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이 실천하고자 노력했던 부분들은 그 누가 보더라도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했을 겁니다. 실습 지원서를 다시 보니 선생님이 수동적이고 소극적이다라고 적은 부분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선생님의 모습을 보며 거짓말을 적었나 싶었지만 선생님이 이번 단기사회사업기간동안 동료들을 위해 ,당사자와 자역사회를 위해 긍정적인 성향을 더 발전시키고자 매일 고군분투하는 게 아닐까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남은 시간동안 또 어떤 배움이 마중나와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선생님의 매일의 하루를 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