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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당송〉 | “자, 목마른 자들아, 모두 물가로 오너라.”(이사 55,1). |
〈복 음〉 | “선생님, 물이 출렁거릴 때에 저를 못 속에 넣어 줄 사람이 없습니다.”(요한 5,7). |
〈독 서〉 | “그 무렵 천사가 나를 데리고 주님의 집 어귀로 돌아갔다.”(에제 47,1). |
〈화답송〉 | “강물이 줄기줄기 하느님의 도성을, 지극히 높으신 분의 거룩한 거처를 즐겁게 하네. 하느님이 그 안에 계시니 흔들리지 않네. 하느님이 동틀 녘에 구해 주시네.”(시편 46[45],5-6). |
제12처 순교자, 목이 잘려 물과 피를 모두 쏟고 죽으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깊은 절을 하며)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 순교 복자 김정득 베드로와 복자 김광옥 안드레아와 대흥고을의 모든 순교자들이여, 저희를 위하여 빌으소서.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주소서.
【묵상】
망나니가 번쩍 내리치는 칼날 아래에서 생사가 순식간에 갈렸다.
순교자의 잘린 머리는 물고기처럼 몇 차례 펄떡였고, 심장이 뛸 때마다 목에서 물과 피가 솟구쳤다.
세상에서 얻은 것은 모두 쏟아버렸다.
순교자는 창으로 옆구리를 찌르자 곧 피와 물이 흘러나온(요한 19,34) 주님처럼 되었다.
“다 이루어졌다.”(요한 19,30)는 ‘사는 것도 죽는 것도 다 끝났다’가 아니다.
죽음은 멈추어 묻히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열림이다.
이스라엘이 출애굽 여정에서 죽음을 맞닥뜨릴 때마다 새로운 열림을 경험하였듯이, 골고타의 죽음에서 전혀 다른 새 삶이 열렸듯이 순교자는 새로운 삶을 열어 제친다.
골고타 십자형틀에 발만 남은 대흥봉수산순교성지 제12처에서 “오늘은 내 차례, 내일은 네 차례 Hodie Mihi, Cras Tibi!”를 본다.
최후만찬 때 제자들의 발을 잡으시고 하소연하시던 주님의 손과 눈빛과 음성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이 발로 나를 믿고 따르다가 새로운 생명으로 들라.
순교자가 남긴 발자국을 따르면 틀림없이 그리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