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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현대수필100년
사파이어문고15 (이연배 수필집)]
『벼랑 끝에 핀 꽃』
979-11-7155-050-0 / 224쪽 / 150*210 / 2024-04-15 / 13,000원
■ 책 소개 (유튜브 영상 바로보기)
“삶을 돌아보며 아쉽고 후회스러운 일을 관조하면서 어려운 이웃과 주변에 훈기가 되고 위로가 되길 바랄 뿐이다. 좋은 글 한 편이라도 써서 한 사람이라도 공감한다면 무얼 더 바라겠는가.” (「내가 수필을 쓰는 이유」 중에서)
좋은 글을 써서 주변을 따뜻하게 하는 것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다는 작가가 들려주는 근면, 성실, 인내, 겸손, 양심, 원칙, 책임감… 등, 세상사의 소중한 덕목이 진실하고 진정성 있는 수필로 탄생했다. 이연배 수필가의 두 번째 수필집인 『벼랑 끝에 핀 꽃』, 한국현대수필100년 <사파이어문고> 열다섯 번째 책이다. 47편의 작품이 벼랑 끝에 의연하게 핀 작은 꽃처럼 제각기 모두 곱고 예쁘다.
“생도와 장교 생활 10년, 군과 서울시, SH공사에서 40여 년 동안 몸담았으니 보고 겪고 느낀 것들이 얼마나 많겠는가. 응어리진 것들을 풀어놓고 싶었다.”
농촌과 자연에 관한 글, 생도 시절과 군 생활에 관한 글, 공직생활에 관한 글 등, 시련을 극복하며 달려온 젊은 날의 체험과 지금의 일상에서 눈여겨본 아름답고 거룩한 삶의 모습들이 힘과 용기, 평화를 주는 작품이 되어 책 속에 담겼다. 진솔한 수필이 주는 소박한 감동에 책 읽는 재미까지 주는『벼랑 끝에 핀 꽃』이다.
“삶은 한 편의 드라마요, 역경을 딛고 일어선 벼랑 끝에 핀 꽃이 아닌가.” 가슴 뭉클해지는 이 말의 가치와 의미를 정감 있는 수필로 그려낸 작가의 작품은 한 편 한 편이 마치 지금 정다운 사람과 마주 보고 정담을 나누고 있는 듯 지극히 편안하다. ‘훈기’가 되고 ‘위로’가 되고 ‘공감’이 된다.
■ 저자 소개
이연배(李然培)
- 전남 해남에서 출생하다.
- 목포 문태고등학교, 육군사관학교, 연세대학교 산업대학원(석사) 졸업하다.
- 육군 대위 예편
- 서울시 공무원(지방부이사관) 명예퇴직
- 서울시 SH공사 본부장 역임
- 우면산인프라웨이(주) 대표이사 역임
- 기술사, 홍조근정훈장(2010)
- 《에세이21》 2014년 수필 등단
- 《문학사계》 2016년 시 등단
- 산영수필문학회, 한국문인협회 회원
- 제17회 ‘세계문학상’ 수필 부문 대상
- 수필집 『모든 게 기적이었다』 『벼랑 끝에 핀 꽃』
■ 목차
책머리에
1부 벼랑 끝에 핀 꽃
별일 없는 날 / 밥을 먹으며 / 벼랑 끝에 핀 꽃 / 무지개처럼 / 건강하고 좋을 때 / 그들의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 입양 자격 / 좋은 전망대 / 물과의 인연 / 이유가 있다
2부 석양처럼 아름다운
빨간 모자 / 꽃 피우기 / 뿌리 / 꽁무니도 때가 있다 / 일타쌍피 / 신발 / 한계가 있기에 / 우산 없이 빗속을 / 철새처럼 / 석양처럼 아름다운
3부 기적을 꿈꾸며
기적을 꿈꾸며 / 행운의 물고기 / 열정이 있었기에 / 인연이 이어지려면 / 내가 수필을 쓰는 이유 / 10년 차 / 좋은 인연이었으면 / 멍 / 그네
4부 신발 두 짝
마라도 여행 / 신발 두 짝 / 코로나 / 화산 / 꽃보다 아름다운 / 너에게 부탁한다 / 고마운 콩깍지 / 생활의 지혜 / 애프터서비스
5부 고향 가는 길
고향 가는 길 / 어머니의 미수(米壽) 날에 / 꽃 핀 시기 / 원기소 / 내비게이션 / 진정한 보호자 / 어쩌란 말이냐 / 눈대중 / 그러면 만족했을까
│발문│上善若水(상선약수)의 삶을 내면화 _장호병
■ 출판사 서평
어린 시절 시골에서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외롭게 자라며 녹록지 않은 삶의 길을 걸었다. 그러나 장애인 수영 선수 김세진과 마우스 페인터 마리암 파레의 피나는 노력이 이룬 영광(「벼랑 끝에 핀 꽃」)만큼 작가 역시 자신의 삶에서 최선을 다해 노력했고 마침내 소망을 이루었다. 기술직 공무원으로 자신의 분야에서 실력과 전문성을 쌓기 위해 기울인 인내의 시간을 그린 작품 「뿌리」, 기술사 자격시험 합격이라는 “목표를 향해 기울였던 집념과 열정”(「열정이 있었기에」), 창의시정 발표회 때의 추억과 보람(「빨간 모자」), 공정한 공직 업무에도 불구하고 억울한 민원으로 힘겨웠던 기억(「우산 없이 빗속을」), 우여곡절 끝에 얻은 승진의 기쁨(「그네」) 등을 보면, 공직생활 동안 국가의 공복으로 사심 없이 이바지한 작가의 곧은 마음가짐이 우리 가슴에 감동으로 들어온다.
그 시절에 깨닫게 된 교훈을 담은 작품으로는, 상선약수(上善若水)와 유지승강(柔之勝强)이라는 삶의 원리를 되새기는 「물과의 인연」, “반란에는 이유가 있다. 지상의 일들이 못마땅하면 하늘도 불만을 터트리고, 지하수도 억압받으면 분출을 한다. 하물며 같은 땅에서 권력이 있다고 약한 사람을 억압하려 든다면 세상이 가만히 있겠는가.”(「이유가 있다」), “저토록 힘겹게 자란 나무들이 숲을 이루어 찾는 이에게 즐거움까지 주고 있다니. 숭고한 나무들의 모습에 나 자신 숙연해졌다.”(「뿌리」) “소중한 나의 밑받침이요, 길 안내자”였던 고마운 「신발」, “한계는 사람을 겸손하게 한다. 한계는 분수를 알게 하고 자신을 알게 한다. 나 자신 한계를 느꼈기에 뒤돌아보고 젊은 시절의 만용을 알게 되었다. 한계는 사람을 만든다.”(「한계가 있기에」) 등이 있다. 또 삶을 바꾸는 좋은 만남을 회상하는 작품 「좋은 전망대」, 「행운의 물고기」도 있다.
“자신에게 과분하고 한계가 있는데도 욕심과 체면 때문에 그 일을 계속 맡고 있다면 자신은 물론 주변에도 상당한 피해를 주게 된다.”, “높은 지위를 맡으려는 사람이 언론이나 공식 자리에 나와서 자기가 했던 행위나 일에서 꽁무니를 빼려고 말을 돌리며 책임 회피하는 걸 보면 정말 가관이다.”(「꽁무니도 때가 있다」 중에서)
“그렇다면 과연 어떤 것이 좋은 일일까. 어려운 분들이나 이웃에게 훈훈하고 힘이 되는 일, 생산적이고 의미 있는 일, 시간이 흘러도 후회스럽지 않고 가슴 뿌듯한 일들이 아닐까. 또한, 국가나 인류발전에 도움 되는 일도 있을 것이다. 거창한 일도 있겠지만 소소한 일도 많이 있으리라. 나에게 좋은 일이란 좋은 글을 써서 주변을 따뜻하게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비록 신을 만들어 내지 못할망정 한 사람이라도 위로받고 공감하는 글을 쓴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다.”(「꽃 피우기」 중에서)
함께 사는 우리 세상을 위해, 자신이 알게 된 덕을 회향(回向)하는 작가의 고마운 마음이 담긴 작품으로, 밥과 반찬, 그 위에 스친 모든 정성과 손길을 감사히 기억하자는 「밥을 먹으며」, “다양한 색깔과 성향의 사람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사회”를 만들자는 「무지개처럼」, 국가를 위해 고귀하게 희생된 전몰군경들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그들의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입양의 자격을 다시 생각해보는 작품 「입양 자격」 등이 있다.
퇴직 후 고향같이 정겨운 시골 강화에서 농사를 짓느라 도농을 즐겁게 오가는 작가(「좋은 인연이었으면」)의 눈에 비친 일상은 모두가 고맙고 소중한 인연이다. “특별하게 기쁜 일이 없더라도 무탈한 날이면 고맙고 소중하다. 해가 뜨고 별을 보며 별일 없이 잠들 수 있는 날이면 행운이요 기적이다.”(「별일 없는 날」), 철새처럼 잠깐 왔다 떠나는 삶(「철새」) 석양처럼 아름다운 마무리(「석양처럼 아름다운」)를 위해 “어떻게 살 것인가. 무엇을 하며 어떻게 마무리할 것인가는 각자의 몫이다. 어떻게 살든 시간은 가고 석양은 온다. 젊은 시절 기세에 눌려 이리저리 휘둘리고 시간에 쫓기며 살았지만, 인생 후기에는 자기가 하고 싶은 것 하고, 더는 후회 없이 사는 게 중요하다고 여겨진다. 그중에서도 지금까지 고마운 사람, 감사한 사람, 보고 싶고 사람을 찾아보고 만나며 사는 것은 어떨까. 감사하고 보답하며 마무리하는 삶도 뜻있고 아름”(「건강하고 좋을 때」)답다고 이야기한다. 후회 없는 삶을 위해(「그러면 만족했을까」) 최선을 다한다면 “어떤 일이든 생각하기에 따라 일타쌍피가 되기도 하고 일타삼피가 되기도 한다.”(「일타상피」)라는 초긍정의 마음이 참 넉넉하다. 농사의 어려움에서 배운 겸손(「어쩌란 말이냐」)과 기쁨, “작물을 기른 기쁨은 생기와 희망, 알찬 결실을 얻는 데 있다면, 글을 쓴 보람은 만남과 소통, 공감하는 데 있다.”(「기적을 꿈꾸며」), “글쓰기도 농사처럼 알면 알수록 쓰면 쓸수록 어렵기만 하다. 글쓰기에 20년은 넘어야 하지 않을까. 나이는 붙잡아 둔 채, 또다시 10년을 기다려본다.” (「10년 차」) 등, 시련 속에서 인내하고 얻은 평화로운 인생의 모습이 진솔하다.
“힘든 여정 짧은 만남, 삶의 한 단면 같다고 할까. 억센 제주도 바람으로 우리는 더 강해지고 성숙해졌으리라.”(「마라도 여행」), “부부는 신발 두 짝이다. 젊은 시절 맞지 않던 신발도 몇십 년 신다 보면 길들어지고 익숙해진다. 신발이 발에 맞춰지는 건지, 발이 신발에 맞춰지는 건지. 닳으면서 닮아가는 신발 한 켤레. 한쪽 신발이 없어지면 한쪽으로 버티느라 얼마나 힘들 것인가. 묘한 신발 두 짝이다.”(「신발 두 짝」), “세상에 콩깍지가 없다면 얼마나 삭막하고 밋밋할 것인가.”(「고마운 콩깍지」), 양보(「생활의 지혜」), “그래서 하나님은 조금은 미흡하게 점 하나 찍어서 사람을 태어나게 했는지 모른다. 부족한 부분은 각자 채우면서 겸손하게 살라고. 아쉬운 부분을 스스로 애프터서비스하면서 감사하며 살라고.”(「애프터서비스」), 「생활의 지혜」 등의 작품에서 알 수 있는 행복한 삶의 비결도 책을 읽으며 얻는 소소하지만 귀한 소득이다.
『벼랑 끝에 핀 꽃』에 실린 작가 자신 삶의 원천인 어머니에 관한 작품들은 애틋하고 특별하다. 짙은 그리움을 담아 서정적으로 그려내는 어머니! “고향이 그리운 것은 어머니가 살아 계셨기 때문이요, 시골집이 가고 싶은 것도 어머니가 계셨기 때문이었다. 어머니가 계실 때는 먼 길도 가까웠는데, 떠나고 나니 시간은 가까워졌어도 멀게만 느껴진다. 어머니가 없는 고향, 반겨줄 사람 없는 시골. 설레지도 않고 가고 싶지도 않아졌다. 가 있어도 즐겁지 않고 쓸쓸한 바람만 인다.”(「고향 가는 길」), “내가 맞아야 할 큰비 우박은 모두 어머니가 막아 주셨습니다. 어머니는 얼마나 아프셨는지요.”(「어머니의 미수(米壽) 날에」), “언제나 웃고 있는 꽃나무, 항상 전성기인 꽃나무. 그건 바로 우리 집 베란다에 있는 꽃기린이다. 화려하게 잠깐 피었다가 지는 것보다는 수수하게 오랫동안 피어있는 꽃이 한없이 아름답다,”(「꽃 핀 시기), 「원기소」- “어린 시절부터 좋아했던 그 고소한 맛과 냄새는 어머니의 훈기요 향기였다. 평생 나를 흐뭇하게 하고 활기 있게 해준 고소한 맛과 냄새. 어머니의 그 고소한 맛과 냄새를 어디서 다시 만날 수 있으랴.”, 「내비게이션」- “고된 일을 마칠 때마다 어머니에게 고했다. ‘어머니. 나 이렇게 힘든 일 해냈어요.’ 그러면 어머니는 바로 ‘내 아들 잘했다, 참 장하다!’ 하고 칭찬해 주셨다,”, 「진정한 보호자」 등, 어머니에게 받은 숭고한 사랑으로 힘겨운 인생길을 헤쳐나와 벼랑에 핀 꽃처럼 환한 작가의 인생이 한없이 아름답다.
“여송(如松)은 공직 수행에서 터득한 수지칠선(水之七善)을 우리가 갖추어야 할 미덕으로 받아들이고 삶에서 내면화하려 한다. 또 어머니나 가족, 강화의 작물에 보내는 사랑과 정은 교유하는 이웃은 물론 자연물에 이르기까지 나누어야 할 사적 주관으로서 객관화하려고 한다. 이런 진솔함이 이 작품집을 읽는 즐거움을 배가시킬 것이다.”(장호병/(사)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