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의 법칙(You Can Negotiate Anything)
허브 코헨 지음, 강문희 옮김
청년정신 간
"세상의 8할은 협상이다"-이것이 저자의 첫 마디이다. 협상은 무엇인가? "협상은 당신에게 무엇인가를 원하는 상대로부터 당신에 대한 호의 그리고 당신이 원하는 무언가를 얻어내는 일이다." 그것이 명성이든, 자유이든 아니면 돈이나 정의 또는 사랑, 사회적 지위, 신체적 안전 등 무엇이든 간에 우리가 누리고자 하는 온갖 것들은 협상을 통해 얻어낼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오래 전부터 사람들은 최고의 재능을 가지고 있고, 최선의 노력을 다하며, 최고의 교육을 받은 사람들에게 성공이라는 보상이 돌아간다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오늘날의 승자는 단순히 재능을 가지고 노력하는 사람뿐 아니라,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협상을 해나갈 줄 아는 능력을 가진 사람에게 돌아간다. "협상은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긴장과 대립 속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결과를 얻기 위해 정보와 힘을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이 광범위한 정의를 깊이 생각해보면, 우리는 사생활에서든 직업과 일에 관계된 업무에 있어서든 줄곧 협상을 해오고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어쩌면 당신은 일이 아닌 지극히 일상적인 생활 속에서 수시로 협상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말에 대해 의아하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이어서 저자는 "모든 것이 협상의 대상"이라고 주장한 후, 협상에 이용되는 몇 가지 테크닉들을 소개한다(3장). 어떤 상황에서는 절실히 도움을 구하는 것처럼 행동하는 것이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것처럼 행동하는 것보다 유리하다고 말한다. 즉 협상에서는 영리한 척 하기보다는 우둔한 척 하는 것이, 애써 설득하려 하기보다는 조용히 앉아 있는 것이 더 효과를 보는 경우도 있다.
"처음 거래를 시작할 때부터 너무 빨리 '이해'하지 말라. 만나자마자 자신의 지적 수준을 드러내 보이지 말라. 자기가 말하고 듣는 비율을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하고, 비록 답을 알 수 있을 것 같아도 오히려 질문할 수 있는 여유를 가져라. 다른 사람으로부터 도움을 받으려 할 경우 사람들은 대부분 상호 이익이 되는 관계를 만들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 경우 최소한 상대측으로 하여금 시간이든 정보든 노력이든 뭔가 투자를 하게 해서 최후통첩이 먹혀들게 하고 결국 자신에게 이익이 돌아오도록 해야한다."
또한 협상에 사용되는 언어는 결코 상대방을 깔보거나 기분을 상하게 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어떤 식으로든 대안을 찾을 수 있는 여지를 상대측에게 남겨 두라고 말한다.
그러면 무엇이 협상을 좌우하는가? 첫째는 힘이다. "협상을 할 때 당신은 기꺼이 위험을 감수할 수 있어야 한다. 위험을 감수하기 위해서는 상식에 덧붙여 용기가 필요하다. 만일 당신이 계산된 모험을 하지 않는다면 상대방은 당신을 교묘하게 속일 것이다."
저자는 "항상 모든 일을 할 때는 다른 사람들의 참여를 얻어내라. 그들로 하여금 행동을 취하게 하라. 그 행동이 당신뿐 아니라 그들 자신의 것이 되도록 만들어라. 관여는 참여를 낳는다. 그리고 참여는 힘을 낳는다"라고 말한다. 또한 "당신이 사람을 만날 때, 전문가다운 이성적인 사람으로 행동한다면, 당신은 그들의 협력과 신뢰 그리고 존경을 얻을 수 있다. 지위를 이용해서 강제로 일을 시키거나 권위주의적인 태도를 보이지 말라. 그보다는 이해와 동정의 감정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려고 애써라. 다른 사람의 필요, 희망, 꿈 그리고 성취동기에 호소하라. 각각의 사람들에게 그들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희망과 함께 인정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그리고 "사람들을 설득시키고자 한다면, 그들의 필요와 욕구를 충족시키는 의미에서 당신이 말하는 것의 긴밀한 타당성과 가치를 보여주도록 하라"고 충고한다.
둘째는 시간이다. 협상의 분위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들은 여러 가지이다. 저자는 몇 가지 지침을 제시한다: 1) 인내를 가져라. 양보행위나 문제의 해결은 협상 종료 시간 가까이나 혹은 그 시간이 지나서 일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진정한 힘은 그 시간을 기다리며 놀라거나 다투지 않고 견지해 가는 능력에 있다. 2) 적대관계에 있는 사람끼리의 협상에서 당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전략은 마감시간을 상대에게 드러내지 않는 것이다. 3) 상대측이 냉정하고 평온해 보일지라도 그들에게도 마감시간은 정해져 있다. 4) 다급한 행동은 이익이 확실히 보장되어 있을 때에만 취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말해서 쉽고 빠르게 최선의 결과를 얻을 수는 없다.
세째는 정보다. "변화나 새로운 생각은 조금씩 조금씩 천천히 소개될 때에만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라. 어떤 사람의 관점이나 생각, 지각, 인식, 그리고 바람을 변화시키려고 할 때는 반드시 이 점을 기억하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상의 틀 안에 머무는 것이 쉽고 더 편하기 때문이다. 일상의 습관의 차이가 정도의 문제 이상이 아니라는 사실은 그들에게는 아무런 문제도 일으키지 않는다." 저자에 따르면, 현재 진행 중에 있는 일에 관심을 집중시키면 상대편의 느낌과 동기, 그리고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게 된다.
본서의 3부는 협상에서의 승리 방법을 이야기한다. "무슨 수를 쓰든 이긴다"는 소비에트 스타일이다. 우리는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협상을 추구해야 한다. "다른 사람에게 이기겠다는 생각에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방향으로 초점을 전환한다면 모두 다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둘 다 이기는 협상, 즉 상호 협조적인 협상이란 받아들일 수 있는 이익을 양편 모두에게 주는 결과를 만들고자 함이다. 우리는 갈등을 인간 환경의 자연스러운 한 부분으로 보고 있다. 서로간의 갈등이 반드시 풀어야 할 문제로 인식된다면, 양측이 모두 이익을 볼 수 있는 창조적인 해결책을 발견할 수 있게 되고, 그렇게 되면 양측의 관계는 더욱 가까워 질 수 있다."
저자에 의하면 협상의 출발점에서는 늘 비단결 같이 부드럽게 다가가야지 사포처럼 거칠게 다가가서는 안 된다. 저자의 말을 들어 보자. "당신의 관점에서가 아니라 그들의 관점이나 용어의 틀로 문제를 보려고 하라. 감정이입을 하면서 들어라. 즉 그들이 말하고 있는 동안에는 반박하지 말라. 상대방을 몰아세우지 말라. 상대에게 반응할 때 절대적이며 단정적인 용어를 쓰지 말라." 자유로운 상호작용과 교류를 통해서 양쪽 모두 승자가 될 수 있는 창조적인 해결책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한다.
"상대의 입장에서 문제를 바라본다면, 당신은 상대방의 압박감과 문제점들, 진짜 필요한 점들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관점을 취하는 것이 창조적인 문제 해결책의 열쇠이다. 내가 당신에게 다가갈 때 올바른 방법과 태도를 취하고 서로의 필요를 만족시킬 수 있도록 창조적인 시각을 가지고 해결점을 찾는다면 우리 모두 승리할 수 있다."
9장에서는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협상 테크닉을 소개한다. 우선 알아야하는 사실은 선택이 협상의 최종결과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환경은 우연히 좋아지지 않는다. 좋지 않은 환경은 대개의 경우 사전 진행 단계에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음으로 해서 초래되는 것이다. 실제 흥정이 이루어지기 전인 바로 그 진행 단계에서 태도가 형성되고, 신뢰가 서고, 기대치들이 생긴다. 협상이라는 사건에서 합의라는 수확을 얻는다면, 그것은 사전 진행 단계에 씨를 뿌려서 경작을 한 결과이기 쉽다."
중요한 것은 방법이 아니라 목적이다. 목적을 우선 순위에 두면 참여한 사람들 모두 일반적인 의견 차이를 극복하고 합의점을 찾으려 노력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불안을 줄이고, 적대감을 없애며, 사실과 감정, 필요를 보다 자유롭게 교류하도록 격려하게 될 것이다. 그런 창조적인 분위기에서는 광범위한 새 대안들이 나와 모두들 자기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요약하면 1) 신뢰를 형성시켜라. 2) 정보를 얻어라. 3) 그의 필요를 충족시켜라. 4) 그의 생각을 활용하라. 5) 협조적인 관계로 바꾸어라. 6) 적당한 정도로만 모험을 하라. 7) 그의 도움을 얻어라 등이다.
저자는 감정적인 적을 만들지 않는 방법도 이야기 한다. 1) 결코 자기 태도의 중요성을 잊지 말라고 말한다. "신경을 쓰라 그러나 지나치지 말라. "복수할 정당한 이유가 있다 하더라도 자제하라. 도발적인 행동 자체로는 당신의 감정을 상하게 할뿐이라는 것을 잊지 말라. "어떤 상황에서도 늘 차분하고 인상을 쓰지 않는 것만큼 다른 사람보다 훨씬 큰 이득을 얻게 해주는 것은 없다."(토마스 제퍼슨) 2) 결코 다른 사람의 행동이나 동기를 심판하지 말라고 말한다. "승리한 당신의 신념과 가치에 충실하면서 당신의 필요를 완수하는 것이다. 승리한 당신이 바라는 것을 얻으면서 상대편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을 찾아내어 그걸 얻을 수 있는 길을 제시하는 것이다."
그러면 무엇을 어떻게 협상할 것인가? 저자는 전화를 통한 협상과 합의사항 메모에 대하여 중요한 통찰을 보여준다. 우선 "상대방의 말을 효과적으로 듣기 위해서는 들려오는 말 이상의 것을 알아차리는 것이 필요하다. 효과적인 경청은 말을 이해할 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의도를 알아차리는 것이다." 결국 "의도는 말에 있지 않고, 사람에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자신을 주목하게 하라"고 말한다. "당신이 자신을 독특한 개성을 지닌, 상처받기 쉬운 인간으로서의 존재로 내보일 때, 바라는 바를 얻을 가능성이 훨씬 더 크다. 자기 자신에게 냉담하지 않으면서 자기 앞에 있는 사람을 인간적인 관점에서 무관심하게 대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되겠는가?"
사실 모든 특정 협상 상황에 맞는 보편적 처방은 없다. 사실들의 특정한 결합은 상황에 따라 다르게 존재한다. 그러나 몇 가지 일반적인 원칙이 항상 적용될 수 있다. 다음 두 가지를 잊지 말라고 당부하고 있다. 1) 상대방을 독립된 인간으로 대하지 않을 때 그를 속이는 것은 쉬운 일이다. 2) 당신 자신이 피도 눈물도 없는 통계수치에 포함되도록 허용하지 말라.
"아무리 효과적인 테크닉이라도 극단적으로 사용하면 더 이상 효과가 없다는 것을 부디 잊지 말라. 노골적이고 우스운 모양이 될 수도 있다. 그러니 중용을 취하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된다."
끝으로 저자는 "훌륭한 인생이란 당신이 살아가는 동안 무언가를 도와주는 곳에서 참여하고 있는 존재일 때 가능하다"고 이야기 한다. "당신에게는 이 세상에서 해야 할 역할이 있다. 즉 여기 존재하는 이유가 있다. 그러나 당신의 몫을 찾아내고 당신의 미래를 이끌어 가는 것은 당신에게 달렸다. 힘을 행사할 기회가 왔을 때 몸을 빼거나 다른 누군가가 행동하기를 기다리지 말라."
저자 허브 코헨은 지미 카터, 레이건 전 대통령 재임시에 대 테러리스트 상대 협상자문을 맡았던 세계적인 협상가이다. 그는 수 천 건의 대형 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지금도 일 년에 200여 일을 전세계를 누비고 다니며, 미국에서 가장 큰 기업을 대표하여 협상을 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인본주의적 접근이 엿보이는 책이지만, 지혜로운 독자는 나름대로 선한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