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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계룡산 갑사에서 동학사까지 순례 및 산행
-계룡산 용문폭포에서 금잔디고개까지-
공우탑을 뒤로 하고
11시 28분, 이제 갑사를 떠날 시간입니다. 예정대로라면 예정보다 50분을 넘긴 셈입니다. 인원을 점검하고 용문폭포로 향하는데 묘법님과 자주감자님 소재가 파악되지 않아 통화를 시도했는데 이미 용문폭포에 닿았았다는 전언을 듣고 서둘러 올라갔습니다. 지척에 모셔 진 약사여래입상을 참배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습니다. 생각해 보니 그 뿐이 아닙니 다. 지금까지 갑사를 세 번 왔는데 번번이 살피지 못한 곳이 있으니 표충원, 영규대사비, 성보보장각, 월인석보보장각, 팔상전 등등 많이 있네요. 다음에 오게 되면 이곳을 찾아보 려 합니다. 용문폭포는 갑사에서 불과 600m 거리에 있습니다. 11시 45분, 용문폭포에 도 착했습니다.
용문폭포(龍門瀑布) 해발 260m
계룡산은 이른바 계룡팔경(鷄龍八景)이라 하여 경치가 뛰어난 여덟 곳을 선정하여 놓았는 데 이 용문폭포가 있는 이곳은 단풍으로 유명하여 팔경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고 합니다.
계룡팔경의 제1경은 천황봉일출(天皇峰日出)이요 제2경은 삼불봉설화(三佛峰雪花), 제3경 은 연천봉낙조(連天峰落照)요, 제4경은 관음봉한운(觀音峰閑雲), 제5경은 동학곡신록(東鶴 谷新綠)이요, 제6경은 갑사곡단풍(甲寺谷丹楓)입니다. 제7경은 은선폭운무(隱仙瀑雲霧)요, 제8경은 남매탑명월(娚妹塔明月)이라 합니다.
특히 우리가 서 있는 용문폭포는 계룡팔경 중 제6경인 갑사계곡 단풍으로 유명한 곳입니 다. 이 갑사계곡은 다시 갑사구곡(甲寺九曲)이라 하여 멋진 바위마다 글자가 음각되어 있 다고 합니다. 여기는 팔곡(八曲) 용문폭(龍門瀑)이라 쓰여 있네요. 누가 각자를 해 놓았는 지는 모르지만 갑사계곡에는 바위마다 다음과 같이 글씨를 음각해 놓았다고 합니다.
일곡(一曲) 용유소(龍遊沼), 이곡(二曲) 이일천(二一川), 삼곡(三曲) 백룡강(白龍崗), 사곡(四 曲) 달문택(達門澤), 오곡(五曲) 군자대(君子臺), 육곡(六曲) 명월담(明月潭), 칠곡(七曲) 계 명암(鷄鳴巖), 팔곡(八曲) 용문푹(龍門瀑), 구곡(九曲) 수정봉(水晶峯).
갑사계곡을 오르며 이 글자를 찾는 것도 묘미이겠으나 우리는 여기에 뜻을 둘 여력이 없네 요. ^^
너무 멀리 잡았나?
용문폭포 기념샷
빨리 찍으슈~
나머지 분 여기 다 모이슈~
용문폭의 맑은 물. 心如水.
즐거운 가운데 용문폭포를 즐기고 나자 갈 길을 재촉했는데 자주감자님내외는 더이상 갈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 승용차가 갑사 주차장에 있고 볼 일이 있기 때문에 여기서 작별할 수 밖에 없다고 하십니다. 여기까지 동행해 주신 것만 해도 감사한 일입니다. 그래서 아 쉬운 작별을 고했습니다. 자주감자님은 이곳에서 좀더 머물다 가신다고 하시며 어서 올라 가라 손짓하시며 잠깐의 만남을 뒤로 하였습니다.
이곳부터는 경사가 다소 있었는데 시간이 많이 지체 되었기에 300m쯤 서둘러 올라가다가 뒤를 돌아다 보니 보화님과 김경란님이 한참 뒤쳐져 느린 걸음으로 힘겨운 듯 오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저런 걸음으로 어떻게 험한 금잔디고개를 넘을까 싶어 염려 되었는데 옆의 비니초님이 "저 분은 안 되겠다. 저 분 무리하다가 큰일 나겠다." 그래서 저는 빨리 판단했 습니다. 한 분 때문에 많은 분들이 희생을 하면 안 되기에 초입에서 하산시키는 것이 나 을 듯 싶었습니다.
김경란씨는 장애를 가진 분이었습니다. 말로 못하고 듣지도 못하는 이중고를 가지고 계셨 는데 표정은 무척 밝아 보였습니다. 성격도 쾌활해 보였습니다. 보화님의 지인으로 그 분의 보조를 맞추다 보니 보화님도 늦을 수 밖에 도리가 없었습니다. 그래도 다행한 일은 자주감자님이 아직 용문폭포에 계실 터이고 그리로 안내만 하면 하산은 문제 없을 듯 싶었 습니다. 일행에게는 신흥암에서 만나자 해놓고 저는 자주감자님과 통화를 시도했습니다.
자주감자님께 전화를 드리니 아직 용문폭포에 계신다고 하여 "여기 일행 중 한 분이 건강 상 도저히 올를 수 없어 하산해야 하는데 이 분의 인상착의는 연두색 상의에 빨간 등산화 를 신었는데 말도 못하고 듣지도 못합니다. 수고스럽지만 하산을 도와 주시고 동학사로 안내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하고 참으로 송그스럽고 죄송한 마음으로 부탁을 드렸습니 다.
그러자 자주감자님은 쾌히 그러시겠다고 염려하지 말라고 하셔서 송구한 마음과 다행한 마음이 동시에 들었습니다. 갑사에서 동학사는 먼 길입니다. 계룡산을 돌아가는 길이니 참으로 먼 길입니다. 거듭 자주감자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그리고 그 긴 시간을 김경란씨 혼자 어떻게 지내나 걱정되기도 했습니다. 김경란씨가 말도 못하고 들을 수는 없지만 핸드폰 문자메세지는 가능하다고 하여 보화님은 또 분주히 메세지 교환을 하여 안 심시키기도 했습니다. ^^
신흥암지경
신흥암은 갑사에서 1.3km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아직 100m는 더 가야 하네요.
신흥암
12시 7분 이곳에 도착했습니다. 신흥암은 갑사의 부속암자로 경관이 빼어난 곳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곳에는 신비한 천진보탑(天眞寶塔)이 있어 발길을 멈추게 하는 곳 이기도 합니다.
신흥암은 1905년에 창건된 암자로 나한전, 산신각, 칠성각 등이 있는데 시간이 없어 자세 히 살피지 못하고 간과하였습니다.
신흥암 절경
신흥암 법당
절에는 기도가 한창이었습니다. 법당 뒷편으로 살짝 천진보탑이 보입니다. 천진보탑은 사리탑이기에 법당엔 불상을 모시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천진보탑은 일반적인 석탑이 아 니라 자연 암반입니다.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있습니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대열반에 드신 지 400년 지나 인도를 통일한 아쇼카왕이 부처님의 법을 널리 펼치고자 큰 서원을 세우고 사리보탑에 있던 부처님의 사리를 동서남북을 관장 하는 사천왕들로 하여금 마흔여덟 방향에 봉안케 하였다. 이때 북쪽을 관장하던 다문천왕 (비사문천왕)이 동방 남섬부주 가운데서도 명산인 계룡산의 자연 석벽에 봉안한 것이 지금 의 천진보탑이다.
그 후 고구려 승려 아도화상(阿道和尙)이 신라최초 사찰인 선산 도리사桃李寺)를 창건(創 建)하시고 고구려로 돌아가기 위해 백제땅 계룡산을 지나가게 되었는데 이때 산중에서 상 서로운 빛이 하늘까지 뻗쳐오르는 것을 보고 찾아가 보니 천진보탑이 있었다. 이로써 탑 아래에 배대(拜臺)에서 예배하고 갑사를 창건하였는데, 이때가 420년(백제 구이신왕 원년) 이다.』
저 바위가 천진보탑(天眞寶塔)
이 귀한 천진보탑을 시간이 없는 관계로 가까이 가서 참배하지 못하고 멀리서나마 이렇게 합장배려 올립니다. 나무석가모니불 나무석가모니불 나무시아본사 석가모니불 ()()() 이 보탑에 맑은 마음으로 기도하면 천진보탑이 방광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6.25 당시 미군 병사가 여기서 방광하는 모습을 찍어 미국에 전송하여 외국에까지 알려졌 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곳에 계셔야 할 일행들이 보이지 않습니다. 어찌된 일인가 싶어 미소님께 전화 를 드리니 늦은 것 같아 좀더 진행하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더 이상 진행하지 마시고 쉬 고 계시라 해놓고 부랴부랴 올라가 합류했습니다. 앞으로 전 천진보탑은 훗날 다시 찾아 뵈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하여 주린 창자를 위로할 적당한 장소를 찾아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12시 25분 경의 일입니다.
각자 준비한 밥 내놓기
즐거운 공양시간입니다.
각종 먹거리
각자 내놓고 보니 음식이 풍성합니다. 정파님은 김밥과 과자를 내놓으시고 보화님은 초밥 을 내놓으시고 미소님은 김밥과 떡을, 묘법님은 포도를, 비니초님은 밥과 반찬을 내놓으니 진수성찬이 따로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남들이 흔히 가져오는 육류와 술은 없습니다. 순례날 만큼은 가급적 욕망을 자제하고 청정한 마음으로 기도하는 마음과 수행하는 마음 을 가지기 위해서입니다. 감사히 잘 먹었습니다. 그리고 마침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떡을 앞에 놓고 생일자 축하를 하였습니다. 주인공은 보화님으로 마침 그날 보화님이 생 신이었습니다. 또 저도 그 주에 생일이었기에 덩달아 생일축하를 받았는데 노래를 함께 부르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런 후에 식후 커피 한 잔에 모든 피로를 떨어내고 기운을 내봅니다. 12시 57분 금잔디 고개로 향합니다. ^^
돌 길이 이어집니다.
신흥암에서 금잔디고개에 이르는 고개는 일종의 깔딱고개로 약 1km에 이릅니다.
가파른 경사길 열심히 올라오십니다.
힘들어도 힘들지 않은 표정입니다. 미소가 흐릅니다.
미소님께 카메라를 넘겨드리고... ^^
금잔디 고개. 해발 620m
갑사에서 2.3km 올라온 지점입니다. 능선에 다다른 것입니다. 1시 20분에 도착했습니다. 이 고개가 금잔디고개란 이름이 붙은 것은 이 주변에 금잔디가 많아서 멀리서 보면 금빛이 났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 이제 남매탑이 멀지 않았네요. 남매탑 전에 삼불봉고개로 가야 합니다. 삼불봉 고개는 불과 400m 거리에 있습니다. 깔딱 고개를 올랐으니 잠시 휴식입니다. ^^
자~ 여기 앉으시지요.
한 발 늦게 영차영차 올라오시는 묘법님.
잠시 휴식입니다.
갑사에서 금잔디고개에 이르는 시간을 3시간 10분으로 느긋하게 설정했는데 막상 올라와 보니 약 2시간 밖에 안 걸렸으니 갑사에서 늦춰진 시간을 만회하고도 남아 여유가 있었습 니다. 이제 삼불봉고개로 떠납니다. (계속)
☞ 계룡산 삼불봉에서 남매탑까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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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뭐니뭐니해도 식사 시간이 드시는 분이나 보는 사람이나
거운 것 같습니다. 제일 눈길이 많이 가네요. 
자주감자님께서 큰 도움을 주셨습니다. 
계룡산도 신후경이지요. 저는 새벽밥도 먹고 왔으나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다보니 앞산이 네 개로 보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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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점심공양... 다시 힘써 깔닥고개를 오른뒤 삼불봉 오르기 전 잠시 휴식으로 에너지 충전... _()_
이렇게 각자 싸 오면 수월하고 먹거리도 다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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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공양과 생일축하를 같이했습니다.계룡산 명산에서 생일 축하를 받으신분들은 일년내내 건강하실것 입니다_()_
아이고 그 내용을 깜빡 했네요. 추가로 써 넣어야겠네요. 보화님이 그 날 생신이었지요. 덩
아 저도 당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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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준비도 안해 갔는데 푸짐한 점심 넘 잘 먹었지요. 헌데 과식을 했나 배에 찬기가 살살~~ 산행 하는데 쬐금은 힘들었지요....나무묘버연화경()()()
어째 산행만 하시면 배에 냉기가 돌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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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늦게 올라오셨리라 짐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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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법님이 머리가 카락이다 어디로같을까요
글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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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뽕나무, 하수오, 고구마 등을 많이 드셔야 할 듯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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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문폭포 기대 많이 했는데... 김경란씨 걸음걸이를 보니 걱정이 되더라구요. 이날 보화님 생신이라 더욱 뜻 깊었습니다. 먹는 시간이 제일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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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이 승천하기엔 비좁은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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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란씨를 빨리 조처한 것은 잘 된 일입니다. 보화님 생신날 더없는 자연의 
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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