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스로 들어가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면서 3명의 함장이 등장하지요. 모피어스가 그토록 의미를 두는 3척의 함선, 그리고 세 명의 함장.
아시겠지만 서양인들의 숫자개념에서 3은 완전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삼위일체이기도 하고요. 4는 인간을 의미하고요. 그러니 3과 4를 합친 7이 행운이 아니겠어요. 9는 지고의 쾌락이라는 의미랍니다. 지상 최고의 낙원이라는 의미지요.
세 명의 함장 중에는 나이오비가 있지요. 모피어스의 연인이었던 나이오비..
그녀는 그리스 신화의 니오베입니다.
니오베, Niobe, 물론 아시겠지요. 7명의 딸, 7명의 아들을 낳았던 테베의 왕비 니오베는 자식들 자랑에 침이 마릅니다. 결국은 여신 레토보다 자신이 더 낫다고 뽐내다가 여신의 분노를 사서 여신의 딸과 아들인 아르테미스와 아폴론의 화살에 14명의 자식을 모두 잃습니다. 슬픔에 겨운 나머지 돌이 되어 끊임없이 눈물을 흘린다고 하지요.
그 니오베가 시온에서 빠져나와 세 척의 함선 중 한 축을 이루지요. 물론 모피어스의 느부갓네살호와 니오베의 배만 남고 다른 한 척은 센티넬의 폭탄 공격에 당하고 맙니다. 니오베는 살아남는 거지요. 시온이 멸망해도..
나중 일이지만 이들이 타고 있던 느부갓네살 호 또한 폭탄공격으로 당합니다.
느부갓네살은 누구일까요? 그는 성경에 나오는 왕으로 신 바빌로니아제국을 세운 교만한 왕입니다. 그는 거대한 금신상을 세워 섬겼다고 하지요. 그 느부갓네살 호가 폭파됩니다. 우상, 아니 허상을 쫓았기에 그랬던 것일까요.
source, 소스, 근원, 출처
키 메이커의 희생을 딛고 매트릭스의 심장부인 그곳에 들어섰을 때 거기 한 인물이 있었지요.
네오를 기다리고 있던 것처럼.
대단히 익숙한 외모의 그를 보는 순간 웃음이 터져 나오는 걸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다소 유행이 지난, 촌스러워 보이는 흰 정장과 대단히 정성을 기울였을 듯한 수염, 그리고 조끼를 갖춰 입고 손을 가슴에 얹은 그는 누구를 닮았던가요?
이미 아실 겁니다.
워셔스키의 유머감각이 참으로 유쾌한 순간이었습니다. 아니 풍자라고 해야 하나요.
일반적인 의미와는 다르지만 그는 또 다른 형태의 권력가임에 틀림없으니까요.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현대인의 의식에 대단히 큰 영향을 끼친 그를 그렇게 비틀어서 표현하다니.. 정말 적절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더군요. 인간의 의식과 의식속의 세계, 그리고 인간의 의식을 통제하는 왜곡된 권력, 그리고 프로이드...
의상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일반적인 SF와는 사뭇 다른 그의 설정이 어쩌면 그리도 유쾌하던지요.
SF에서는 한결같이 스탠드칼라의 딱딱한 옷을 입은 권력자가 등장합니다. 그런 스타일의 옷은 최신 유행은 아니지만 그런 대로 받아들여지지요. 아마 우리들은 고정된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일 겁니다. 어느 누구로부터 그런 생각이 나왔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제가 좋아하는 뤽 베송 또한 “제 5원소”에서 권력가, 대통령을 스탠드칼라의 제복을 갖춰 입은 모습으로 그리고 있더군요. 스티븐 스필버그는 말할 것도 없고 말입니다. “스타워즈”를 보신 분은 기억하실 테지요. 루크 스카이워커가 입던 옷을..참 불편할 텐데 왜 저런 옷을 입을까 사뭇 궁금했었지요. 추측컨대 독재자를 혹은 권력을 잡은 사람을 공산권의 권력가와 동일시하는 데서 그런 복장이 비롯되지 않았나 싶군요.
소스에서 사람의 모습이 등장했다는 것 또한 약간은 의외였지요. 무의식중에 전 소스에는 사람이 아닌 그저 모니터, 기계만 있기를 기대하고 있었던 겁니다. 매트릭스는 기계였으니까요. 그러나 어떤 모습으로든 매트릭스를 좌지우지 하는 권력가가 자리하고 있을 거라는 생각은 했던 거지요. 물론 의식에 떠오르지는 않았지만 여태껏 보아온 설정에서 혹은 여태껏 보아왔던 영화에서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 건 자연스럽지 않을까요. 하긴 누구나 그런 생각을 했을 테지요. 우리는 어느새 길들여져 있던 것 아닐까요.
이렇게 등장한 그는 자신을 architect, 건축가라고 소개합니다.
이 또한 참으로 적절한 표현이 아닐 수 없습니다. 건축, 설계, 프로그램.. 프로그램 또한 설계니까요. 아니 ‘창조자’도 되는 셈이지요. 이름답지 않나요.
이름이 운명을 좌우한다는 것은 조금 지나친 생각이 아니냐구요? 절대로 그렇지 않습니다. 현실세계라면 모르되 영화는 인간의 머릿속에서 나온 것이므로. 여기서 한 번 더 이야기를 해야겠군요.
핵심, 여기서 우리는 반전을 만나게 됩니다.
여태껏 우리가 믿어왔던 것들이 뒤집어지게 되는 것이지요. 워셔스키답다고 그랬지요.
정석대로 죽 끌어오다가 결정적인 장면에서 한방 멋지게 날리는 거지요.
매트릭스 1편의 그 숨 막히는 전개를 생각해보십시오. 탄탄한 짜임새를 돌이켜 보십시오. 이러 저러 해서 네오뿐 아니라 보는 관객도 과연 네오가 ‘그’일까를 반신반의하게끔 이끌어 왔지요. 겨우 그임을 인정한 네오가 힘을 발휘해 혹은 능력을 발휘해 모피어스의 생각대로 믿음대로 시온을 구원할 자가 되었는데 혹은 매트릭스를 파괴할 사람이 되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그가 매트릭스와 정면 대결을 벌이리라 생각합니다. 에이전트 따위는 문제없이 물리치리라고 생각했지요. 그런 추측은 맞아 들어가고 있었고 우리는 그의 활약을 보면서 내심 자신의 기대가 맞는 것을 흐뭇해합니다.
이제 네오는 험난한 길을 걸어 소스까지 들어갔습니다. 매트릭스가 존재하는 핵심이지요. 여기서 그는, 네오는 유능한 해커답게 프로그램을 넣어 사람들을 자각시켜야 옳았습니다. 각자의 관속에 누워 꿈꾸고 있을 뿐인, 그렇게 평생토록 꿈만 꾸다 살아갈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어야 옳았습니다. 어떤 방식으로건 직접 느끼고 직접 보고 직접 먹는, 살아 있는 생으로 바꾸어야 옳았습니다.
그게 아니라면 정면대결을 해야 옳았습니다. 핵심부분을 펑 날리던가. 아니면 에이전트라도 모두 쓸어버려야 옳았지요. 그도 아니라면 시온과 힘을 합쳐 무엇이로든 매트릭스와 싸워야 했지요. 당연히 우리는 모두 그가 어떤 형태로든 매트릭스를 파괴하리라고 생각했던 겁니다. 저만 그렇게 생각했던 걸까요?
그게 정석이 아닌가요?
그렇지만 워셔스키는 그런 기대를 가차 없이 날려버립니다.
어디 한군데 찢어진 곳 없는 튼튼한 그물처럼 온갖 사실들을 모아서 정점인 부분을 향해 탄탄하게 조여 가다가 어느 순간 펑 터뜨릴 듯 했는데... 그런데 여기서 그는 확 바꾸어버리지요.
매트릭스의 핵심에서 날아가는 것은 우리의 기대내지는 여태껏 그려왔던 전개입니다.
모피어스의 허상이 깨어지는 순간이지요.
아니 모피어스가 생각했던 것, 네오가 그라는 것은 사실일 테지요. 그러나 3명의 선장과 3척의 함선이 이루리라고 기대했던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모피어스는 무엇을 기다렸던 것일까요?
그는 시온이 살아남으리라고 생각했고 네오가 선봉역할을 하리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므로 네오는 핵심에 들어가서 무언가 했어야 했는데..
그런데 네오가 발견한 것은 자신이 거짓된 허상을 쫓아왔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자신과 같은 해커가 5명이나 더 있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모든 것은 선택으로 인한 확률에 지나지 않는다는 냉엄함이었던 겁니다. 똑같은 모습의 네오가 자신보다 앞서 왔었고 자신의 정체는 프로그램을 설계한 이조차도 어쩔 수 없는 변수라는 사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충격적인 것은 프로그램을 없애려하는 그가 오히려 그 프로그램이 살아남을 수 있게 하는 아이러니라는 거였지요. 시온마저도 프로그램의 일부로 매트릭스에서 진실을 깨달은 이들이 찾아나갈 수 있는 탈출구로 남겨놓은 외부세계였던 겁니다. 오라클은 그런 이들을 안내하는 역할을 했던 거구요. 키 메이커 역시 마찬가지였던 겁니다.
거짓 속의 또 다른 거짓, 아니 진실인 줄 알았던 것이 거짓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네오는 당황합니다.
그 역시 모피어스의 환상에 설득 당했던 거니까요.
그가 무엇을 하려고 핵심에 들어왔는지는 자신도 몰랐을 겁니다.
그러나 자신의 수많은 모습을 본 네오는 납득합니다.
그리고 선택합니다.
시온인가 아니면 트리니티인가.
함정, 아니 위험에 빠진 트리니티의 모습을 본 네오는 서슴없이 그녀에게로 달려가는 것이지요. 그가 영웅답게 트리니티를 포기하고 시온을 택해야 옳았을까요? 그렇다면 매트릭스는 멸망하는 것이었을까요? 그렇다면 매트릭스는 없었을 것입니다. 그의 말대로 네오가 5번 나타났고 이번 매트릭스가 6번째 작품이라면 말입니다.
우리는, 관객은 여기서 한 번 더 헷갈립니다.
살짝 고개를 젓게 되는 거지요.
네오가 구원자임을 확신했는데 그가 사랑을 택한다? 구원자임을 자각하는 것도 그렇게 오래 걸렸는데 그 위치를 서슴없이 팽개친다?
하나 정정했습니다 .숫자 9의 의미입니다. 9은 10 이전의 숫자, 완벽 이전 단계로서 단테의 신곡에 나오는 클라우드 나인에서 유추한 것입니다. 클라우드 나인은 관용어로 사전에도 나와 있습니다. 마약의 한 종류이기도 하고요. 노래도 있습니다. 우리 나라에서는 한때 클라우드 나인이라는 담배를 판매했다고 하는군
별꽃님.................몸둘바를 모르겠네요. 이 글은 작년에 쓴 것이고 단숨에 써내렸기 때문에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주절주절하다가 끝을 어찌 해야 할지 몰라 마지막이 분명치 않습니다. 나중에 손봐야지 하다가 쓰느라고 몸살했던 기억이 남아 있어 손보고 싶지 않아 여태 그대로입니다.
전 글을 쓰고 나면 이빨이 무척 아픕니다. 저도 모르게 이를 꽉 물고 있거든요. 종일 먹고 쓰고 먹고 쓰고. 대체 왜 그러는지 저도 모르겠습니다. 한번 붙잡으면 끝까지 써내야 하는 이상한 습관때문에 긴 글 쓰고 나면 이빨이 너무 아픕니다. 그래서 몸살했지요. 매트릭스 쓸 당시..
첫댓글 네오와 함께 미궁속에 갇혀서 이 세계와 자신의 근본이 조화된 질서가 아니라 카오스 그 자체같군요. 이 카오스를 처음 깨달을 때, 무지 절망한 옛 기억이 납니다. 희야님, 문동이(글쓰는 신동??)
하나 정정했습니다 .숫자 9의 의미입니다. 9은 10 이전의 숫자, 완벽 이전 단계로서 단테의 신곡에 나오는 클라우드 나인에서 유추한 것입니다. 클라우드 나인은 관용어로 사전에도 나와 있습니다. 마약의 한 종류이기도 하고요. 노래도 있습니다. 우리 나라에서는 한때 클라우드 나인이라는 담배를 판매했다고 하는군
반발이 사뭇 대단했다고 들었습니다. 클라우드 나인이라는 이름의 담배....하여간 천국은 아닙니다. 지상최고의 행복을 의미합니다. 즉시 정정했었는데 이 글에는 그냥 남아 있군요. 죄송합니다.
별꽃님.................몸둘바를 모르겠네요. 이 글은 작년에 쓴 것이고 단숨에 써내렸기 때문에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주절주절하다가 끝을 어찌 해야 할지 몰라 마지막이 분명치 않습니다. 나중에 손봐야지 하다가 쓰느라고 몸살했던 기억이 남아 있어 손보고 싶지 않아 여태 그대로입니다.
전 글을 쓰고 나면 이빨이 무척 아픕니다. 저도 모르게 이를 꽉 물고 있거든요. 종일 먹고 쓰고 먹고 쓰고. 대체 왜 그러는지 저도 모르겠습니다. 한번 붙잡으면 끝까지 써내야 하는 이상한 습관때문에 긴 글 쓰고 나면 이빨이 너무 아픕니다. 그래서 몸살했지요. 매트릭스 쓸 당시..
"이명, 이를 악물고 글을 쓰다" 소설 제목으로 해도 되것다^^ 아니지, 좀 시시한가? 이명, 이빨로 매트릭스를 분해하다 - 이건 좀 살벌? 이명, 이빨로 일필휘지하다 - 에구, 점점 헷갈리네^^ 하여간 대단하심!
앗! 이빨이 아픈게 아니고 아귀가 아프다고 해야 맞지 않을까요. 뭐라 해야 맞지요? 꽉 물고 있으니까... 턱이 아픈가? 이상하네요. 아귀가 아프다.. 가 맞겠지요?
우이씨.. 역시 몽돌은 심술이 돌돌돌 뭉쳐져서 만들어진 돌같다는 느낌이 맞아. 돌돌돌돌돌....
지금 쇼핑몰에 나와 잠시 접속. 글은 못 읽어요.^^; 집에 가서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어볼께요. - 잠시 하나 아는 척, Cloud 9은 페르소나랑 마지막까지 경합이 대단했던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 브랜드네임. 친구가 담당했거든요.
이 아픈건 저두 예전 학창시절, 경험했던 일이라 .. 덕분, 당시의 치열했던 시간들이 기억나네요. 이가 너무 아파서 손수건을 물고 공부했더랬습니다. 글세..고치려 햇지만, 저도 모르게 악물게 되니원.